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21
121. 서버센터 (3)
“그래서 그걸 몽땅 다 차지할 거란 말이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처리해야지. 중국의 비자금도 마찬가지이고. 방치된 비자금도 꽤 있는 것 같아. 조사하면 꽤 많아 보여. 이번에 저들의 도발을 응징하느라 에너지 소비가 많았는데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챙겨야 할 것도 같고.”
“마치 일당이나 거마비라도 받아야겠다는 말이네.”
수지가 하는 일이니 설사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어떻게든 해결될 거라 생각하여 걱정하지 않았다. 단지 그로 인해 낭패를 당할 권력자들이 불쌍했지만, 그것도 자업자득이라 생각하니 별로 마음의 가책이 느껴지지 않았다.
“일본은 어때? 거기도 뭔가 움직임을 보일 것 같은데.”
“내가 하는 일은 문제가 아닌데 최근 SI 연구소와 반도체, 인터내셔날을 조사하는 것 같던데. 곳곳이 난리야.”
그러면서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상무관이 일본에 보고한 내용과 그걸 받은 산업성에서 한국에 파견되어 있는 연락관에게 지시한 내용을 보여주었다.
“소부장이나 반도체 설계, 라인 개량, SI 인터내셔날의 자원 유통 등을 조사하고 있군. 탈탈 털라는 말인가?”
“한국에서 일본 스파이들이 활개를 치고 있어. 더구나 한국인들마저 일본 업체의 의뢰를 받아 산업 동향을 보고하고 있지.”
“거기에 우리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는 말이지?”
“그래. 지금이야 대충 조사하는 수준이지만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집요하게 파고들 거야. 특히 일성과 협력하려는 사실을 알고 난리를 치고 있어. 소부장이 한국의 약점인데 그걸 제거하는 꼴은 볼 수 없다고 난리를 치고 있지. 더 늦기 전에 조치하라고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어.”
그러면서 정부와 업체에서 SI 연구소의 움직임을 보고하고 대책을 세우는 장면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거기서 테러나 다름없는 방안까지 언급이 되고 있었다. 특허 침해로 공격하는 것부터 연구원 납치나 연구소나 공장의 폭파까지 이야기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이야기이군.”
“맞아. 결국 대책을 세운다는 것은 모든 방도를 검토하는 것이니. 합법인지 불법인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그들을 탓할 수는 없었다. 그저 검토단계를 가지고 탓할 수는 없었다. 과격한 방법까지 언급되었지만 당장 어떤 행동을 하기보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조사하는 걸로 결론이 났다. 그들도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김세인은 설날을 바로 앞두고 카오스톡의 김정준 회장과 김영훈 사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는 이장우 사장과 황진우 소장이 배석했다. 또한 실무자로 카오스게임의 유치열 본부장과 이지현 부장이 참석했고 연구소에서 성낙현 팀장이 실무자로 참석했다.
김정준 회장은 일명 투자자 접대에 나와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김세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볼 필요도 있기에 이 자리를 만들었다.
23세의 군필 대학생, 미국에서 성공한 고모할머니 덕에 큰 재산을 받았고 그걸 바탕으로 일본에 재난이 발생할 때 운 좋게 투자하여 막대한 부를 형성했고 그걸로 몇 개의 기업을 인수하여 최연소 재벌이 된 사람이지만 쉽게 판단이 되지 않았다.
일단 투자절차도 완료되어 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고 새해가 되었기에 인사를 겸해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이번에 SI에서 투자해줘서 급한 불은 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아 상장해서 추가적인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인사가 끝나자 바로 카오스톡의 상황을 가감 없이 언급했다.
“모든 기업이 다 그렇지만, IT기업이 성장할 때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입니다. 아울러 어느 정도 성장하면 시너지를 일으킬 좋은 파트너와 결합하는 것도 필요할 겁니다.”
김정준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우미와의 합병을 넌지시 언급하자 놀란 기색이 되고 말았다. 몇 사람만 아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 자리에 나온 모든 사람이 그리 놀라는 표정이 아닌 것을 보면 SI 홀딩스에서 다 아는 것 같았다.
“아시는 바와 같이 도우미와 합병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업가치 평가에서 이견이 워낙 커서 진전이 없습니다.”
도우미는 벌써 10년 이상 된 업체이고 카오스톡은 이제 4년 정도 지난 회사이니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았다.
“지금은 시기상조입니다. 앞으로 2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겁니다.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히 도우미의 가치를 뛰어넘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상장을 해야 합니다.”
김세인도 상장의 필요성을 언급하니 더 이상 이견은 없게 되었다. 단지 서버에 투자했지만, 한계가 있기에 그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고 카오스톡과 카오스게임이 반년 안에 완공될 SI 서버센터의 서버를 일부 대여하여 사용하기로 합의가 되었다.
사실 그것도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내용이기에 특별히 덧붙일 필요는 없었다. 물론 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카오스톡 전용 서버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김세인은 김정준의 요청으로 만났지만, 특별히 할 말이 없기에 사전에 논의된 것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대화를 진행했다. 자신이 직접 모바일 메신저 사업에 뛰어들 상황은 아니었다.
“앞으로 IT 산업의 핵심은 스마트폰과 앱, 그리고 무선통신일 겁니다. 그것에 중점을 둔다면 카오스톡이 중심에 설 것이라 판단이 됩니다.”
김정준은 자화자찬일 수도 있지만 당당하게 카오스톡의 장래가 유망하다고 선언했다. 그런 모습에 김세인은 달리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반박하지 않았기에 화기애애한 가운데 식사가 이어졌다.
“문제는 콘텐츠입니다. 현재 카오스페이지나 뮤직도 있지만, 카오스게임이 가장 중심에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SI의 ‘게임판’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사실 김정준이 그 자리를 만든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게임 때문이었다. 현재 카오스게임에서 가장 핵심적인 아이템이 바로 ‘게임판’에서 론칭한 게임들이었다.
그 게임들은 연간 계약으로 서비스를 하는 상황인데 계약이 종료된 후에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면 카오스게임은 무너지고 말았다. 카오스게임이 부진하면 카오스톡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당장은 ‘게임판’을 붙잡아야 했다.
“신규 게임의 제작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그 질문에 카오스톡 인원들은 성낙현 팀장을 봤지만, SI그룹에서 온 사람들은 다들 김세인의 눈치를 봤다. 성낙현 팀장은 눈의로 어떻게 대답할지 물었다.
“우리 SI 연구소에는 게임엔진이 두 개 있습니다. 그것을 베이스로 하여 현재 4개 정도가 제작 중에 있습니다. 스마트폰 전용게임엔진을 기반으로 한 것이 3개, 앱과 웹 병용 온라인게임엔진을 기반으로 한 ‘혈통전쟁-3개의 종족’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앱 전용 게임 세 개는 2개월 안에 론칭할 예정이고 혈통전쟁은 6개월 안에 론칭할 예정입니다.”
김세인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자 김정준 회장은 의아한 기색이 되었다. 실무진이 아닌 그룹 총수가 그런 일정까지 챙기는 것이 의아한 기색이었다.
하지만 그것들의 핵심적인 기획이나 개발. 심지어 코딩까지 김세인이 전부 관여하는 실정이었다. 그렇기에 김세인의 작업속도가 개발 일정이나 마찬가지였다.
“게임엔진의 개발은 쉽지 않은데 SI 연구소에 능력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혹시 기존에 개발된 개임엔진을 개방할 생각은 없습니까? 신규업체들 중에 개발능력은 있는데 게임엔진을 확보하지 못해 성과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영훈 사장이 게임엔진을 제공해줄 수 없는지 물었다. 물론 공짜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로열티 지급을 전제로 하는 말이었다. 서로 윈-윈 하는 시스템일 수 있었다.
“사실 국내 게임산업은 핵심이 되는 게임엔진의 개발에 다소 소홀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산 게임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외국의 게임엔진을 가져다가 겉만 바꾼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큰 업체마저 그런 상황이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김정준 회장이 안타까운 기색으로 그렇게 한탄했다.
“오픈 소스들을 사용하여 개발하기도 하는데 결국은 상업화를 할 경우에는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고 그로 인해 게임의 성능향상을 기하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인기를 끌던 게임이 시리즈를 내지 못하는 것도 그런 문제 때문이기도 합니다.”
김영훈 사장의 말에 김세인은 무슨 말인지 알지만 바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그런 것은 김세인이 결정할 문제이기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우리 SI 연구소는 게임엔진을 계속 업데이트해 나갈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다른 업체에서 발주하면 게임엔진을 제작해서 넘겨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갑을 관계가 형성되기에 게임업체들이 싫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허접한 게임엔진을 사용한 것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마저 묻히는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SI 연구소에서 게임산업의 기반을 탄탄하게 닦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검토해보도록 하지요. 좋은 사업일 것도 같습니다.”
게임엔진의 개발은 게임산업에서 가장 핵심일 수가 있었다. 가장 고부가가치의 사업이었다. 단지 아무나 진출하지 못하는 건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기에 경쟁력확보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2차를 가자는 김정준 회장의 권유에도 김세인은 자리를 마무리했다. 접대 자리라면 술집에 갈 것인데 썩 내키지 않았다. 김세인이 자리를 마무리하니 다른 사람들도 같이 갈 수가 없었다.
결국 자리를 파하고 밖으로 나온 그들은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연구소의 황진우 소장이나 성낙현 팀장은 홀딩스로 오려면 별도로 시간을 내야 했기에 간단히 정리하기로 했다.
“우리의 게임엔진을 원하는 업체가 많습니까?”
“여러 업체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게임엔진을 제공해 줄 수 없는지 묻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제공해주는 것은 사실 간단한 일이 아니기에 거절하고 있습니다. 사실 카오스게임은 후발 플랫폼이기에 협력업체의 기술력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닙니다.”
김영훈 사장이나 김정준 회장이 나서서 게임엔진을 언급한 것도 그런 문제를 인식하기 때문이었다.
“몇 개의 대형 게임업체도 있지만, 그들도 아직은 웹에 특화되어 있고 앱 쪽은 시작하는 단계라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성낙현 팀장이 앱에 적용할 게임엔진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나마 일찌감치 스마트폰이 도입된 미국에는 앱 게임엔진이 몇 개 공개되어 있었다.
“그러면 평판이 좋은 몇 개 업체를 골라서 그들이 개발하려고 하는 게임이 있는지 파악해 보기 바랍니다.”
“다른 업체에도 게임엔진을 제공해줄 생각입니까?”
“게임엔진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으면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거기다 게임에 맞춰 최적화를 하지 않으니 제대로 성능이 나오지 않을 것이니 결국 그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그럴 바에는 초기에 협력하는 것이 좋죠.”
독점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협력한다고 하니 의아한 기색을 보였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아 보였다.
“지금 미국에서 오픈한 것들을 공짜로 사용하는데 그것들이 득세하면 우리에게도 득이 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게임엔진을 제공해서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최선입니다.”
굳이 경쟁자를 키울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도움을 줘 우군을 만드는 것이 나았다.
“우리는 게임개발보다 게임엔진이나 개발툴 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그걸로 매출을 올리는 것이 낫습니다. 게임으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대체 불가한 게임엔진 개발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번 게임을 개발하고 론칭하면서 잘 알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게임의 개발은 중단한다는 말씀인가요?”
황진우 소장이 다소 걱정된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나마 현재 수익을 창출하는 곳은 게임이 유일했다. 그 사업을 포기하면 유일한 수익창출 수단을 포기했다.
“게임개발을 포기하자는 게 아니라 병행하면서 게임엔진의 개발과 개발툴의 개발에 중점을 두자는 말입니다. 물론 그 분야에 대한 개발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연구원을 확충하면서 교육을 하면 될 문제이고요.”
김세인의 말은 둘 다 하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게임엔진과 개발툴에 두자는 말이었다. 그것이 소프트웨어 연구본부를 둔 취지와도 부합했다.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게임엔진도 계속 개발하면 익숙해지고 그렇게 하다 보면 독자적으로 개발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겁니다.”
“하지만 현재 연구소의 역량으로는 둘을 다 하기에 사람이 부족합니다. 무작정 연구원만 늘릴 수는 없습니다.”
“필요하다면 채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필요한 사람이 없으면 신입사원을 뽑아서 육성하면 됩니다. 경력직을 스카우트하는 것도 좋지만 신입을 키우는 것도 방법입니다.”
김세인은 더 투자할 여력이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연구소의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하도록 했다.
“서버센터도 인원이 필요합니다. 최소 100명 정도는 필요할 겁니다. 완공된 이후에 그 인원을 채용할 계획은 아니죠? 사전에 선발하여 충분히 교육해야 합니다. 아울러 슈퍼컴퓨터를 전담할 팀도 구성해야 합니다.”
보안이 중요하기에 내부에서 육성할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OS에 대한 교육 일정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