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23
123. 서버센터 (5)
“공존하자니 밀려날까 두렵고 싸우자니 그것도 쉽지 않아. 정공법으로 경쟁하자니 그 결과는 빤하고. 더구나 SI 인터내셔날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매출마저 증가세를 보이니….”
“차라리 GH 그룹을 지원한 것이 나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건 진짜로 멍청한 짓일세. 거기와 싸워서 무슨 득이 있다고. 그랬다가 우리 일성 그룹이 헤지펀드의 공격대상이 되어 판국 경제가 초토화가 되었을 것일세.”
일성 그룹에서 조사한 GH 리조트의 M&A 과정을 살펴보면 정체불명의 자본이 들어와서 김세인을 지원했다. 금융감독기관에서 불법 여부를 조사했지만,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그것만 봐도 만만치 않은 존재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 이길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전장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그렇게 되는 순간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거야. 그걸 알기에 다들 몸을 사린 것이고.”
모기업인 SG 그룹도 손을 뗀 것도 바로 그걸 감지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정체를 감추고 다양한 국적을 위장하여 들어온 자체가 그들의 능력이 범상치 않다는 증거였다.
설날이 지난 직후에 서버센터의 건물은 아직 완공이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서버와 중앙통제장치가 납품이 되기 시작했다. 완공이 되기 전에 들어와야 사전작업을 할 수 있기에 일찌감치 발주한 상황이었다.
“일단 중앙통제장치를 비어있는 다목적 실험동에서 조립한 후에 OS를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OS의 테스트 결과는 문제가 없었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막상 설치한 후에 에러가 날 수도 있습니다. 조그마한 오류로 먹통이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찾고 보면 간단하지만 찾기가 쉽지 않아 오랜 시간 헤매기 일쑤입니다.”
에러가 발생하면 모든 프로그래머가 달라붙어 그 원인을 찾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았다. 설사 찾아서 오류를 수정해도 해결이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여전히 오류가 남아있다는 증거였다. 그런 문제로 모든 것이 멈추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일단 모든 프로그램을 인스톨시키도록 합시다.”
김세인은 OS를 설치하도록 했고 설치가 끝나자 작동을 시켜서 오류가 없는지 테스트했다. 테스트도 간단한 것이 아니었기에 여러 가지 장치를 설치해가면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실험을 계속했다.
“서버를 연결하고 외부회선까지 연결한 후에 작동 여부를 테스트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서버를 전부 연결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그렇습니다. 버그는 조금만 오류가 생기면 발생합니다. 평상시에는 발생하지 않다가 특수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초기에는 버그를 잡는 것만 해도 벅찹니다.”
“다음에 들어오는 슈퍼컴퓨터도 같은 회사에서 발주한 거죠?”
“그렇습니다. 같은 시리얼인데 3세대 차이가 있는 제품입니다. 물론 옵션이 다양하기에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출시한 기준으로 따지면 5~6년 차이가 납니다.”
“지금 도입하는 제품이 최첨단 제품은 아니죠?”
“그렇습니다. 3년 전 모델이라 구형입니다. 하지만 최첨단 제품은 미국에서 반출 자체가 되지 않기에 우리가 구입할 수 있는 제품 중에서는 최고 사양입니다.”
슈퍼컴퓨터는 전략물자라 돈이 있다고 해도 맘대로 살 수가 없었다. 이번에 도입한 컴퓨터는 어렵게 한국 정부의 보증까지 받아서 매입할 수 있었다. 그만큼 한국의 기술력이 뒤처져 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아예 우리가 제작할 수는 없죠?”
“라인에서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수작업을 해야 하기에 사실상 제작은 불가능합니다. 설사 개발해도 판매처가 없기에 경제성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일부 보조장치를 만들어서 부착하거나 개조하는 정도가 최선일 겁니다.”
차량을 튜닝하듯이 컴퓨터도 튜닝이 가능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슈퍼컴퓨터에 적용된 기술을 전부 다 이해할 수 있어야 가능했다. 김세인이라면, 사실 수지가 나서는 것이지만 잘 알고 있기에 도입한 컴퓨터의 성능을 개선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마음대로 개조하면 고장이 났을 때 A/S가 되지 않았고 특정 부위는 봉인이 되어 있어 분해도 할 수가 없었다.
“자체 개발한 OS를 탑재하다니 놀랍군요. 동급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게 테스트결과입니다.”
제작사에서 온 설치 전문가가 슈퍼컴퓨터의 테스트 결과치를 보여주었다. 제작하면서 기대한 표준성능과 실제 성능의 수치를 비교하여 보여주고 있었다.
“상당히 결과가 양호하게 나왔군요.”
“이 정도라면 OS로서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테스트 결과만 본다면 당사에서 제작하는 다음 시리얼 제품과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OS의 명칭은 정했습니까?”
“민첩하다는 뜻의 민과 빠르다는 뜻의 속을 써서 민속이라 부를 겁니다. AI까지 적용이 되어 있기에 이 컴퓨터를 민속이라고 부를 겁니다.”
“혹시 OS를 당사에 제공할 의향이 없습니까? 아, 당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옵션으로 판매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적용이 가능한 OS 제작사 리스트를 보여주었다. 거대 IT 업체와 클라우드 업체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었다. 그런 쟁쟁한 회사와 슈퍼컴퓨터 OS 시장에서 경쟁할 수도 있다고 설득했다.
“현재 슈퍼컴의 OS 성능은 G사가 가장 앞서있고 AM사가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기본항목의 결과치를 보면 1위인 G사와 견주어도 더 좋게 나왔습니다.”
“그건 서버까지 연결한 후에 최종으로 테스트를 한 후에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실제 성능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김세인은 당장 결정할 문제가 아니기에 그렇게 말을 했다. 소스가 유출될 위험도 있기에 함부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었다. 자칫 특허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미국 모처 몇 명의 인물이 모여서 식사하고 있었다. 넓은 방에 총 7명의 인물이 거대한 원탁에 둘러앉아 있었다. 배석한 인물도 없이 그들만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놀드, 한국에 슈퍼컴 2대를 판매했다고 들었네.”
B컴퓨터 회장인 아놀드는 건너 편에 앉아 있는 A사의 스테파놀 회장을 슬쩍 봤다.
“고작 1억 달러도 되지 않는 거래일세.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미국 밖으로 나가는 것은 B, C 그레이드에 불과해서 큰 이득이 없어.”
슈퍼컴이라고 해도 구형 모델이라 3천만 달러, 6천만 달러에 불과했다. 구형이라 사실상 양산형에 불과했다.
“OS를 설치한 후 성능 테스트 결과가 대단했다면서?”
그러면서 G사와 AM사의 회장을 봤다. 두 회사는 슈퍼컴퓨터의 OS와 클라우드 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회사였다. G사의 래리 회장과 AM의 비요셉 회장이 ‘끙’하는 신음을 내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한국의 이름도 듣지 못한 회사에서 독자적인 슈퍼컴퓨터 OS를 개발하여 설치했고 테스트 결과 자신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보다 더 성능이 좋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같은 사양의 슈퍼컴퓨터를 테스트한 결과이니 결국 성능을 좌우한 것은 OS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사용된 반도체나 각종 부품이 약간 다르기에 기기에 따른 편차가 있지만 드러난 결과를 본다면 그런 것마저 무시할 정도로 차이가 컸다.
“자네도 웃지 말게. 그 회사에서 발표한 바람의 왕국이라는 게임에 사용된 게임엔진이 M사의 신형 게임엔진을 능가한다고 하네. 10년 넘게 고생해서 겨우 정상권에 올라섰는데 한순간에 후발주자가 뒤따라왔으니.”
스테파놀 회장의 말에 M사의 빌 회장이 고개를 저으면서 노려보았다. 둘 사이에 시선이 마주쳤고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빌 회장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시선을 피하자 대립하던 분위기가 곧 해소되었다.
“음, SI는 넬리 킴 회장의 손자인 세인 킴이 운영하는 회사이니 조만간 미국에 건너올 걸세. 다들 긴장해야 할 걸세.”
조용히 식사하던 80대 노인이 한소리를 했다. 넬리 킴 회장과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 투자전문가인 H사의 베피트 회장이었다.
“한데 자네는 어떻게 그 소식을 들었나? 고작 두 시간 전에 보고된 내용인데. 우리 회사에 스파이라도 심어 놓았나?”
아놀드 회장의 추궁에 A사의 스테파놀은 큰 소리로 웃다가 정색을 했다.
“한국에서 이미 파다하게 소문이 났네. 우리의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일성에서 비호하는 상황이라 주시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사실이 알려진 것일세. 일성에는 일성전자 외에 일성SDI라고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도 있는데 난리가 났다더군.”
그러면서 일성SDI가 매년 10여 대 정도 도입되는 한국의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5대 이상의 OS를 납품하는 상황인데 갑자기 경쟁사가 등장하여 난리가 났다고 말을 했다.
“거기 웃고 있는 클락슨 회장도 좋아할 것 없어.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에 조만간 반도체공장이 들어설 수도 있으니. 한국의 SI 연구소에서 팹리스를, SI 반도체에서 파운드리를 시작한다고 하니. 원래 반도체를 먼저 시작했다던가?”
A사의 스테파놀 회장이 클락슨 회장까지 건드렸다.
“알고 있네. 하지만 우리보다 G사의 래리 회장이나 Q사의 암리치 회장이 더 급할 걸세. 슈퍼컴퓨터 OS를 개발할 능력이 있다면 조만간 모바일 OS나 칩셋에도 진출할 것이니. 내가 알아보니 SI 연구소를 세울 때 워너비가 Q사와 ARM이라고 했던가?”
그 자리에 있는 자들은 모두 미국의 IT 산업계의 거물들이었다. 그들이 사실상 세계의 IT 산업을 주도하고 있었다. 여기에 한국의 이건주 회장을 비롯하여 비슷한 숫자가 모인다면 세계 IT 산업을 주도하는 자들의 모임이 되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조그마한 업체를 가지고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아닙니까?”
조용히 듣고 있던 암리치 회장이 한 마디를 툭 던졌다. 자존심이 상한다는 표정이었다. 그들이 모인 자리에서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거 참, 캘리포니아의 드림호프가 Q사의 지분 3.2%를 가진 대주주란 사실은 모르고 있나요?”
투자전문가인 베피트 회장이 암리치 회장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드림호프가 가진 것은 알지만 그게 SI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좀 이상하군요?”
“이거, 넬리 킴 회장의 패밀리컴퍼니가 바로 드림호프인데 얼마 전에 지분 100%가 전부 다 그 손자인 세인 킴에게 증여되었네. 우리 A사의 지분 1.1%도 그자에게 넘어갔어.”
스테파놀 회장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실도 모를 수가 있냐는 표정이었다.
“아마 여기 있는 회사 지분을 상당히 가지고 있을 걸.”
베피트 회장의 지적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IT 버블의 붕괴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헐값에 드림호프가 그들 회사의 지분을 매집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실 일본 지진이 났을 때 세인 킴이란 자가 등장했지. 엔화 선물에 유가 선물까지 많은 투자를 성공했고 지금은 각종 금융상품에 단기 투자를 하여 성과를 내고 있네.”
베피트 회장이 김세인에 대하여 소개했다. 드림호프와 SI 홀딩스, 김세인 명의의 계좌로 얼마나 많은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수익률이 어떤지 설명했다.
“그 많은 자금의 상당 부분이 IT 분야에 투자가 되고 있네. 한국에서 20억 달러, 미국에서도 20억 달러 정도가 상장사 지분 투자나 벤처 기업에 투자가 되고 있네. 이렇게 2~3년 정도 투자가 이어진다면 강력한 경쟁자로 성장할 것일세.”
암리치 회장은 나이도 20여 살이나 많고 시장에 대해 해박한 베피트 회장의 경고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자신의 무지함만 드러낸 것이니 당연했다.
“작년 연말에 미국 10위로 랭크가 되었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이면 아마도 5위권으로 올라 설 수도 있어. 더구나 나나 빌에 비해서 뒤처지지 않는 천재라고 하더군. OS나 게임엔진이나 그가 개발했다는 정보가 있어.”
스테파놀 회장이 그렇게 말해 장내에 있는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그 말에 G사의 래리 회장이 크게 놀란 표정이 되었다.
“정말인가요? 슈퍼컴퓨터의 OS나 게임엔진이 개인이 개발할 영역인가요? 연구소 단위로 개발해도 버거운 것일 텐데요?”
래리도 한 때는 천재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저 개발을 총괄하는 정도지 실제로 연구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미 그가 어떻게 할 수준을 벗어난지 오래였다.
“그가 개발해서 연구소로 들고 왔다고 하더군. 그렇지 않다면 외부에 숨겨진 연구소가 있던가.”
스테파놀 회장은 한국의 IT 산업을 항상 주시하고 있고 동향을 정기적으로 보고받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수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 정도 수준으로 언급되었지만 IT 산업의 중요 인사들이 김세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