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26
126. 중국진출과 한국통일 (1)
김세인은 SI 인터내셔날에서 작성하여 올린 사업계획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신년에 진행할 사업계획을 좀 더 자세하게 작성한 서류였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고 포화상태인 미국, 유럽, 동남아를 제외하고 인도, 중국, 중동, 러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의 시장을 개척하자는 말인데 애매하군요.”
앞에 있는 최영석 사장을 보면서 혼잣말 비슷하게 언급했다.
“특히 중국에 진출하자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직접 투자는 위험하기에 유통 쪽, 특히 중국 기업의 수출을 대행해주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수입대행업체를 세운다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SI 인터내셔날의 자회사를 세우는 것은 중국의 견제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가 있습니다.”
중국의 소비재 생산능력은 세계 최고였다. 그렇기에 중국의 물품을 제외하고 국제무역에서 제대로 활약할 수는 없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을 취급하지 않고는 국제 무역의 중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죠?”
“맞습니다. 시리아나 리비아에서도 중국산 제품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동남아시아의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을 대체하는 것도 한계가 있죠. 그래서 홍콩에 5개. 싱가포르에 5개의 현지법인을 만든다는 말인가요. 물론 그 자회사들로 중국의 주요 도시에 진출하고요?”
“그렇습니다. 제조업이나 중국의 유통업에 진출하는 건 위험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수출을 대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보따리 장사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긴 중국업체가 양아치짓을 많이 하죠. 그러니 단발성 거래라 생각하고 최대한 저가로 현금 박치기를 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거겠죠?”
“그렇습니다. 제품의 인도도 중국 내부에서 받고 물건을 출하는 현지법인이 진행하도록 하는 게 위험을 최소화할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더라도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러면 현지 업체를 소개해 줄 것이니 합작하도록 합시다. 리오 메탈 같은 법인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통하면 위험을 상당히 줄일 것도 같습니다.”
김세인은 수지와 연결하여 사업을 하도록 결정했다. 그러면 실제 업무의 진행은 수지가 담당하고 SI 인터내셔날은 중국 외부에서 물품을 유통하면 손실을 보지 않은 것도 같았다.
“합작이라면 자금도 투자합니까?”
“그 부분은 현지에 있는 법인과 논의해서 결정하면 됩니다.”
김세인은 무역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수지가 가진 재산을 자신의 자산으로 만들기로 했다. 이 계획은 중국에 진출하면서 자금도 불리는 일거양득의 작업이라 생각했다.
SI 홀딩스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고 SI 인터내셔날의 지분은 자신과 SI 홀딩스가 100% 보유한 상황이니 자본거래는 수지의 명의에서 자신의 명의로 넘어오는 것이기도 했다.
김세인은 고모할머니와 이야기를 하다가 고향인 황해도 금천에 관하여 말하게 되었다. 명절이 지났지만, 고모할머니는 여전히 명절 분위기에 젖어 흘러간 옛날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통일되어 고향, 금천에 가고 싶기도 하다. 거기도 강원도 정도는 아니지만, 큰 산이 많았는데.”
“거긴 평야 지대가 아니에요? 예성강과 임진강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들었는데요. 비옥한 금천평야가 있고요.”
“그렇지만 북쪽에 큰 산맥도 있고 동쪽에도 산이 많았어. 거기로 방문하라는 초청도 받기도 했는데.”
“진짜요? 북한에서 접촉도 했어요?”
“빨갱이들이 미국에도 들어와서 활동했고 지금도 많아. 미국에서 조금 성공했다 싶으면 접근해서 북한으로 가자고 하는 놈들이 많았어. 조국을 위해 헌금해달라고 하는 놈들도 있었고.”
“진짜요?”
“그래서 한국인이라 생각되는 사람과 아예 만날 생각을 하지 않았지. 잘 아는 몇 사람 외에는 연락도 받지 말라고 했고 접근을 막았어. 조금 지나 월남전 터지면서 광풍이 불었어.”
당시 매카시즘이라 칭하는 반공 열풍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조심했던 이야기를 했다. 아시아인이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통일이 되었으면 좋을 텐데 아쉽기 짝이 없어.”
그러면서 증조부와 증조모의 묘는 이장해 왔지만 나머지 묘는 그대로 선산에 두었다고 이야기했다.
“더구나 나는 외할머니, 외숙모들이랑 아주 친하게 지냈는데 인사도 못하고 내려왔어.”
고모할머니의 외할머니가 70 정도였다고 이야기했다. 나이가 얼마나 되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외갓집이 같은 금천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보통 같은 면 안에서 상대를 정해 결혼했어. 멀어도 군을 벗어나지 못했지. 마을에 댁호가 있는데 같은 면에 있는 마을이 대부분이었어.”
그러면서 댁호와 지명을 줄줄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하여 기억하면서 만나기를 원했다. 전쟁으로 인해 피난을 오면서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랬으면 하는데 그게 쉽겠어? 지금 같아서는 네 생전에도 어려워 보인다.”
“그럴 것 같아요. 국제사회에서 큰 사건이 터져서 난리가 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거예요. 소련 무너질 때 북한도 같이 무너졌어야 했는데 너무 아쉬워요.”
“그때가 기회였는데 앞으로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겠지.”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둘 다 아쉬움을 표했다.
“북한을 무너뜨려야 해. 그러지 않고는 불가능해.”
“설사 무너진다고 해도 중국이나 러시아가 통일되게 할까요? 거기다 일본놈들까지 방해할 것인데요.”
“그렇지. 한국의 통일을 원하는 나라는 없을 거야. 미국도 통일되면 한국이 커질까 걱정해서 쉽게 통일시키지 않을 거야.”
김세인은 통일에 대해서는 그리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고모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통일을 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통일해도 문제일 거야. 중국 사람을 만나 봐. 그들은 생각하는 것이 우리랑 달라.”
“정말요? 만나봤어요?”
“여럿 봤지. 중국 개방되고 만났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그러면서 북한도 똑같은 것이라 걱정했다. 실향민인 김아현은 통일이 되었으면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통일될 수 있을까 이야기했지만,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하게 되었다.
에스퍼를 수련하고 난 다음에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하여 이야기하다가, 중국진출과 한국통일에 관하여 이야기도 했다.
“중국에 진출하여 물건을 사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거기에서 장사하거나 공장을 운영할 수는 없어.”
김세인은 국가의 힘이 너무 강하고 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중국을 신뢰할 수는 없었다.
“그럴 거야. SI 인터내셔날은 중국에서 횡포를 부리면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내가 그런 일은 담당하지. 세인이 원하는 대로 적자를 보도록 할게.”
자금의 이전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상품 대금의 20% 정도의 자금을 이전하여 SI 인터내셔날의 수익을 높일 것이라 했다.
“중국 외에 시장이 불안정한 곳은 내가 감당할게. 중간에서 SI가 개입하여 자금을 흡수하도록 해주지.”
SI 인터내셔날은 중국산 제품을 살 때 헐값에 넘겨받고 다시 판매할 때 높은 가격을 받는 방향으로 일을 하기로 했다.
“한국과 무관한 거래이기에 현지법인에 자금을 두어도 상관이 없을 거야. 가능하면 세금이 적은 곳에 법인을 두어야 하고.”
결국 외국에 김세인의 자산을 은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기에 불법은 아니었다.
“지금 상황에서 한국의 통일이 가능할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어렵지. 하지만 리비아나 시리아처럼 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수지가 통일방안에 대하여 언급했다. 어쩌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시리아처럼 북한의 지도층을 폭사시키는 거야. 그러면 북한이 혼란에 빠질 수 있지. 그러면 중국, 러시아가 국경에 군대를 배치하여 한국이나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려고 할 거야. 그러면서 암중에 친중, 친러 인사를 내세워 북한의 정권을 장악하려고 할 거야.”
“그럴 때 시리아에서처럼 네가 나선다는 말이지. 여러 개의 세력으로 나누어서 각 지역을 장악하면서 외세의 앞잡이는 모두 다 제거하고. 한편으로 식량과 생필품을 보급하기 위해서 밀무역을 활성화시켜 사실상의 개방을 시키고?”
“그래. 그런 다음 각 세력을 모아서 연립정권을 세우는 거야. 그러면서 핵무기를 보다 발전시키는 거지.”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수도 있었다.
“그러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밀고 들어오지 않을까?”
“그러면 진짜 전쟁을 하는 거지.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야. 암중에 무기공장을 많이 만들어야지. 핵무기 보유도 알리고 열세라면 우주선에 있는 무기를 사용하면 되고.”
김세인의 등급이 이제 B등급이라 그런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리아보다 조금 더 어려울 것이지만 계획은 비슷했다.
“믿을만한 사람이 없으면 대역을 내세우면 되는 일이지.”
통일을 시키려면 정치적인 타협이 필요하지만, 그것도 대역이 수뇌부를 장악하면 문제 될 것이 없었다.
“할까? 작업하면 1년 정도면 가능한 일이야.”
“일단 보류해. 좀 더 검토해보자.”
김세인은 시리아나 리비아는 먼 나라라서 쉽게 생각했는데 막상 북한의 일이라 생각하니 선뜻 결정이 쉽지 않았다. 고려할 것이 너무나 많았고 준비할 것도 많았다.
SI 홀딩스의 이장우 사장은 전화를 끊은 후에 고개를 저었다. 요즘 부쩍 여러 군데서 전화가 오고 있었다. 총선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이기에 정치자금을 요청하고 있었다.
SI 그룹이 재벌로 알려졌지만, 끝자락이니 오히려 더 만만하게 보고 달려들고 있었다. 더구나 기업의 총수가 어린 대학생이니 더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겁니까?”
김세인은 이장우 사장의 보고를 받고 대책을 물었다. 정치 초년생들이라면 그냥 무시할 수 있지만, 연락을 한 사람들 대부분은 여야 모두 2선 이상의 비중 있는 인사들이었다.
“무시하자니 문제이고 그렇다고 요구에 응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자금이라는 게 문제가 되는 순간 빠져나가지도 못합니다. 상대도 막을 능력을 상실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자금으로 털면 걸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상황인데도 건재한 것은 그걸 막을 힘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표적이 되어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되면 무사할 수 없었다.
“전부 다 무시하죠. 그 명단만 주세요.”
김세인은 정치자금을 요구한 정치인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이 들었기에 블랙리스트에 올릴 생각이었다. 물론 바로 조치하지 않을 것이지만 감시를 하다가 좋지 못한 움직임을 보이면 정리할 예정이었다. 방법이 없다면 그냥 제거하면 그만이었다.
“혹시 어떤 일을 벌일 겁니까?”
“굳이 그럴 필요는 없고 대비할 생각입니다. 당선되고 난 이후에 귀찮게 할 소지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사람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그러자 이장우 사장은 명단을 하나 전달했다. 프린트가 된 것이 아니라 수기로 적은 것이었다. 그런 내용은 컴퓨터로 작업하는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었다.
“2선 이상만 23명이라? 후원금을 요청한 정도라면 이해가 되지만 20명이 추가적인 자금을 요청했다니.”
기업에서도 정치가에게 합법적인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데 그게 후원금이었다. 후원금은 세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기에 의지만 있다면 줄 수 있었다.
“후원금이야 모두 다 드러나 있고 합법적인 비용 외에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뒤로 조직을 움직이려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비자금을 조성하여 현금으로 달라는 말이겠군요.”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럴 겁니다.”
김세인은 더 이야기해서 좋을 게 없는 내용이라 그 정도에서 논의를 마쳤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그 자체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어쨌든 우리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약점이 생깁니다. 그러면 더러운 꼴을 봐야 합니다. 약점이 또 다른 약점을 만들게 됩니다.”
한 번 약점을 잡히면 그걸 빌미로 더 큰 요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김세인은 절대로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괘씸죄로 몰려 힘들지라도 정치자금은 제공할 생각이 없었다.
“더구나 올 연말에는 대선까지 있기에 골치가 아픕니다. 그때는 또다시 얼마나 시달릴지 머리가 아픕니다.”
“편하자고 하다가 더 어려운 일을 겪을 겁니다. 그렇게 알고 절대로 가담하지 마십시오. 만일에 그걸로 앙심을 품고 귀찮게 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겁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방해하면 회사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고모할머니도 있습니다. 저번처럼 미국대사관이나 주한미군을 움직일 수도 있고 필요하면 언론의 힘을 빌릴 수도 있고요.”
이장우 사장이 다소 걱정스러운 기색이었지만 그걸로 뭐라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죽일 생각부터 하는 자신의 자세를 반성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정치자금 달라고 하다가 안 준다고 보복한다고요? 그런 쓰레기는 어떻게든 매장시켜야 합니다.”
김세인의 과격한 언사에 이장우 사장은 걱정스러운 기색이었지만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세인이 그런 이면에는 그런 말이 외부에 흘러나가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