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28
128. 중국진출과 한국통일 (3)
“요즘 미국 IT 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아. SI 연구소에서 슈퍼컴퓨터의 OS를 개발한 것이 큰 충격을 준 것 같네. 우리 일성도 10여 년 전에 슈퍼컴퓨터 OS를 개발하고 모토롤라의 견제로 크게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데 그와 비슷하네.”
당시에는 일성이 독자적인 모바일 OS를 개발할 것이란 말이 돌았고 사실상 절반 정도는 달성했다. 모토롤라 베이스의 핸드폰 운영체제를 개량하여 한국형 운영체제로 만들었는데 이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그런 일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혹시라도 독자적인 모바일 OS나 칩셋이라도 개발할지 몰라서 A사와 G사, Q사에서 난리라도 칩니까?”
빤히 그들과 통화한 것을 알지만 모르는 척 질문을 던졌다. 그들이 협조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일성 그룹에 압력을 가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면도 있네. 우리가 그렇게 하면 G사나 Q사는 차기 스마트폰 국제표준에서 멀어질 수도 있으니. RG 전자까지 동조하면 완전 끝일 수도 있고. 우리야 그럴 생각은 없지만 그럴 가능성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을 걸세.”
“그렇지 않아도 미국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장을 세우려고 했는데 견제가 들어오더군요. 그러다가 미국의 반도체 시장이 포화상태를 넘어 공급과잉이 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반도체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을 늘리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과 배치가 되는 일이지만 경쟁자의 성장을 두려워하는 업체의 입장이 더 중요했다.
“결국 IT 산업의 거물들이 자네의 성장을 두려워하는 상황일세. 더구나 넬리 킴 회장님 같은 배경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경계하는 것일세. 이번에 굳이 OS를 자체적으로 설치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일세. 성능 때문에 꼭 설치할 것이라면 다 설치한 이후에 새로 포맷하고 설치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인데.”
이건주 회장이 요령이 없다고 타박을 했다. 김세인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일부러 밝힌 면도 있었다. 굳이 그런 사실까지 말할 이유는 없기에 그저 묵묵히 듣기만 했다.
“이미 일어난 일인데 어떻게 합니까?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습해야죠. 일본 소나에서도 난리를 치고 있다면서요?”
이건주 회장은 미국만이 아닌 일본에서도 압력을 받고 있었다. 그렇기에 상당히 괴로운 처지이기도 했다.
“그런 상황일세. 더구나 ASML마저 소나와 동조하여 압박하는 상황일세. 자네의 소부장 쪽과 협력한다면 대만의 TSMC를 전력으로 밀어줄 것이라 압박하는 상황일세.”
노광기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난리를 치는 상황이라면 일성전자도 함부로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았다. 김세인이 경영하는 SI 반도체는 일성전자에 비해 기술 수준이 두 단계나 아래인 상황이니 굳이 ASML의 장비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일본의 견제를 이기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보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소프트웨어 입찰에 나설 것인가?”
“그럴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민간의 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할 것입니다. 정부조달은 실적이 없으면 응찰할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니 말입니다.”
실적이라는 장벽은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뛰어넘을 수가 없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일성 SDI와 경쟁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그렇기에 굳이 경쟁할 필요는 없었다.
이건주 회장이 만나자고 한 이유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김세인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이 되었다. 경쟁할지, 한동안 협력을 할지 판단이 쉽지 않았다.
“일성, RG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의 IT 업계에서 견제를 당하는 한국의 업체가 되었군. 앞으로 사업하는 게 쉽지 않을 걸세. 사사건건 방해가 들어올 거야.”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할 걸 하지 않을 수는 없죠. 서로 밥그릇 싸움인데 악착같이 챙겨야죠.”
김세인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말을 했지만, 말하는 어조는 단호했다. 그들이 어떻게 하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나도 저들이 두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네. 적절하게 타협할 수밖에 없네. 자네도 굳이 저들과 부딪칠 이유는 없네. 그래봤자 서로 손해일세.”
“적당히 물러나라는 말씀입니까?”
“물러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니겠지만 굳이 대립할 이유는 없네. 부딪칠 사안도 당장은 없으니. 단지 저들의 신경을 거슬려서 괜히 초반부터 힘을 뺄 필요는 없다는 것일세. 자네가 주목을 받으면 우리 일성까지 귀찮은 상황에 연루될 가능성이 커.”
일성 그룹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은 원하지 않으니 적당히 자제하라는 요구였다. 실리를 취하려는 상황에서 시끄러워져 같이 견제받고 싶지 않으니 조용히 있기를 원했다.
“적절히 대응하도록 하지요. 지금 저들과 부딪쳐서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이고 내가 깨져나갈 것입니다.”
김세인은 이건주 회장과 척 질 생각이 없기에 수긍을 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따를 생각은 없었다. 그저 자신의 처지에서 최선을 선택하다 보니 합치하는 면이 있었다.
넬리 킴 회장은 집에서 유희원과 같이 보내면서 서울 관광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상황을 보고받으면서 김세인을 대신하여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
김세인은 이장우 사장이 보고한 내용을 전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물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를 수도 있고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지적할 수도 있었다.
“사업을 하면서 항상 직면하는 문제이지. 그나마 미국의 경우에는 정치자금을 전달할 때 절차만 지키면 문제가 없어 처벌받을 위험은 많지 않지만, 한국은 다르지.”
그러면서 미국의 정치자금 제공이 얼마나 양성화되어 있는지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정치자금의 제공이나 사용이 훨씬 엄격함을 언급했다.
“돈 안 드는 선거를 하자고 하면서 묶어놓은 것은 좋은데 그건 너무 도덕주의적이야. 선거운동 하는 사람에게 실비를 제대로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좋지.”
그러면서 돈을 제대로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략 50명 정도 사람을 고용하면 그 정도는 인건비로 지급하도록 해야지. 식비도 마찬가지고 교통비도 지급하고. 미국은 이를 후원금으로 사용이 가능한데 한국은 사용할 수가 없어.”
그렇게 돈 안 드는 선거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금권정치를 막는다? 그것도 허구지. 차라리 그런 것도 그냥 풀어야 해. 돈으로 개지랄을 한다고 해서 찍어 줄 것 같아?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어. 그렇게 막으니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고 난리를 치는 거야.”
그런 말을 하더니 약점을 잡히지 말라고 당부했다.
“법은 법이니 지켜야지. 지키지 않으면 뭣 주고 뺨 맞아. 차라리 주지 않고 뺨을 맞으면 억울하다고 하소연이라도 하지. 그러면 자신만 바보 되는 거야. 대신에 네가 키우고 싶은 자들을 키워. 그렇게 키운 자들이 나중에 힘이 될 것이니.”
그러면서 고모할머니가 정치인이나 직원들을 어떻게 육성했는지 설명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렇게 지원한 자들이 성공하면서 지금에 이르러서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결국 장학생을 육성하라는 말씀이군요.”
“장사 중에 사람 장사가 최고라는 말도 있잖느냐? 그것처럼 인재를 육성하는 게 최고이다. 그렇다고 옳은 놈을 키운다고 반골을 키워서는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
그러면서 너무 자신의 고집만 내세우는 외골수는 절대 키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오히려 가까이하다가 다치는 수가 있었다. 무난한 사람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네가 용서받지 못할 패륜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면 너를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남에게 어떻게 하건 너에게 잘하는 사람이 최고야. 따라서 작은 흠결을 가지고 뭐라고 할 필요는 없다. 대해는 큰물, 작은 물을 가리지 않기에 대해이다.”
“잘 생각해볼게요. 시작한다면 이번 선거부터 할 건데 겉으로 드러나면 그것도 문제라 고민입니다.”
김세인은 그런 일이 정치자금법 위반이자 세법을 위반하는 것이기에 주저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거야 수지를 통하면 당장 책임질 일은 없을 거라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생색은 내면서 위험은 회피할 수 있어 보였다.
김세인은 리오 메탈의 일이 중국 최고의 공작팀인 888부대에 배정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어이가 없었다. 관련자를 전부 말살하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특수작전요원 350여 명에 지원 부대까지 더하면 4000여 명에 달하는 대부대라는 말이지?”
“그래. 1개 공작팀에 10명, 후방지원팀만 100여 명이야. 35개 팀이 있고 그중 하나의 공작팀에 리오 메탈의 조사가 배정이 되었어. 조사라고 하지만 책임자의 판단에 따라 언제라도 무력을 사용할 수 있지.”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말레이시아까지 추적해왔다면서?”
“저들이 먼저 조사한다고 귀찮게 해도 직접 관련이 있는 자만 처리했지. 그런 사실을 알았다면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멈춰야 정상이지. 그런데도 특수작전팀을 투입한 건 전쟁을 하자는 건데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전부 다 정리할 생각이야.”
“저들이 ‘사막의 암류’를 언급한 것 보면 수지, 너의 정체는 모르지만, 배후가 존재하는 사실은 알려진 것 같다.”
“바보가 아니라면 뭔가 이상한 건 알겠지. 다양한 세력이 모여서 연립정권을 설립하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달려들면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해야지.”
수지는 단호한 어조로 말을 했지만 한편으로 뭔가 기대하는 느낌이 역력했다. 분쟁을 아주 즐기는 인공지능이었다.
“기밀총국의 책임자만 처리하는 것이 어때? 아니면 공산당의 최고 책임자만 처리하던지?”
“기밀총국은 당 군사위원회 소속이야. 또한 기밀총국의 담당주임은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자 중국군 총참모부 정보참모로 재직 중인 롄상 대장이지. 그 위로 군사위 부주석이자 정협 상무위원인 투린, 군사위 주석이자 당 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인 호금창이 있지.”
“호금창이나 투린을 처리할 수는 없고 기밀총국 주임인 롄상을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겠군. 그를 처리하는 것은 가능하지?”
둘을 처리했을 경우 발생할 문제를 생각하면 선뜻 손을 쓰라고 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중국이 무너질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 인사를 제거했을 때 발생할 문제는 상상을 초월했다.
“물론 가능하지. 필요하다면 최고 책임자인 호금창도 가능해. 하나 더 처리해야지. 그를 처리해서는 무슨 이유로 죽었는지 모르니. 기밀총국 작전3국 국장을 처리하는 것이 좋을 거야.”
그러면서 기밀총국의 조직도를 보여주었다. 이번 일에 투입된 팀이 속한 곳이 작전3국으로 해외에서 반중 활동을 하는 세력을 주로 처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 임무를 부여한 것이 바로 리오 메탈의 배후를 조사하는 일이었다.
“그럼 둘은 오늘 밤 처리할 거야?”
“그렇게 하려고. 리오 메탈과 연관된 자들을 모두 죽이라고 했으니 그들도 죽을 준비가 되어있겠지. 중국 속담에도 비슷한 말이 있더라고. 칼을 들고 휘둘렀다면 상대의 칼에 찔릴 수도 있음을 알라고.”
“그보다 중국에 진출하기로 해서 법인을 새롭게 만든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진행된 거야?”
“일단 동남아시아 위주로 법인을 만들고 있어.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에 근거지를 마련 중이야. 그들을 중국 30대 도시와 성도 위주로 진출하고 있어. 다행히 무역회사 지사라서 독자법인의 설립이 가능해.”
“거래 물품은 소비재 위주로 할 거야?”
“소비재가 주된 품목이지만 자동차 부품이나 전자부품도 취급을 할 거야. 그리고 중국에서 필요로 하는 부품이나 중간재도 취급하고 자원의 수입도 취급하려고 해. 단지 자원을 수입하려면 일종의 면허가 필요해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어느 나라나 자원의 취급은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고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심했다. 불량 자재를 수입하여 유통하는 경우가 많아 규제가 심했는데 그걸 빌미로 하여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얼마 전에 난리가 난 광업총국이 자원 수입에 관련된 인허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한 일이야. 더구나 그들에게 뇌물을 줘야 한다는 것이, 참.”
“휴먼해킹으로 해결이 되지 않지?”
“하려고 하면 할 수도 있는데 뇌물 없이 허가가 나면 표가 날 수가 있기에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놈들에게 줄 돈이야 다른 곳에서 그만큼 가져오면 되지.”
무슨 의미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일단 눈에 띄지 않도록 남들처럼 한다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