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32
132. 미국 이주 준비 (2)
‘특별한 것은 없을 거야. 하지만 세인을 어르고 달래서 적당히 이용하려는 의도로 보여. 그게 그자의 특기이니.’
그러면서 당사자가 아닌 비서들이 수군대는 내용을 보여주었다. 레이튼에게 연락하기까지 부산하게 비서실이 움직였고 그 일이 끝나자 비서들이 불만을 이야기하면서 의견을 말했다.
“아마도 차기 총수 문제 때문이겠지? 구니스 사장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려는 것 아닐까?”
“그런 용건도 있지만, 김세인이란 사람이 갑자기 투자에 성공하면서 IT 업계의 중요 인물로 부각이 되었잖아? 만나서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려는 거겠지. 회장님은 호기심이 생기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잖아. 오늘도 갑자기 그러는 것 보면 그렇잖아.”
“그것도 있지만 M사나 Q사, 또는 한국의 일성전자와 한바탕 싸우도록 만들려는 것일 수도 있지. 거기서 이번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하는데 그걸 지원할 수도 있어.”
“하긴 회장님 성격이라면 Q사에서 반대하니 찬성할 수도 있겠네. 그러면 싸움 붙이고 지켜보려고?”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겸사겸사 만나는 걸 거야.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비서들의 말에서 상황이 어떤지 대략 이해했지만 특별한 현안이 없기에 의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아마도 호기심을 채우고 너를 부추겨서 분쟁을 유발하려는 것 같아. 이번 일도 자신이 암리치 회장을 부추겨서 생긴 일이란 것을 알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을 거야. 우리가 그런 사실을 모를 것으로 생각할 거야.’
‘설사 말한다고 해도 회합을 가졌던 사실 정도만 말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언급하지 않겠지. 그런데 스테파놀 회장이 반도체 공장 건립을 지지할까?’
‘겉으로는 지지할 거야. 스테파놀 회장은 트러블 메이커로 그동안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해 분쟁을 키우는 행보를 보였어. 그렇게 해서 세인이랑 암리치 회장이랑 싸우도록 유도할 거야.’
그러면서 그가 한 짓이 보도된 기사를 보여주었다. 커다란 기업분쟁이 날 때마다 언론에 대고 평론을 하거나 어느 한쪽에 대한 편을 들었다. 보통 어느 한쪽을 자극하거나 불리한 쪽에 유리한 언사를 하여 싸우도록 유도했다.
‘악취미야. 그의 독설로 인해 적도 많아.’
그러면서 IT 업계의 대부분의 수장이 스테파놀 회장과 적대적인 관계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분쟁을 유발하려고 김세인을 자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친놈 아니야? 하는 짓이 성격파탄자로 보이는데.’
‘맞아. 그 때문에 자신이 설립한 A사에서 쫓겨났다 10년 전쯤에 복귀하기도 했지.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어.’
김세인은 이런 사람을 굳이 만나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만나서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기로 했다. 아울러 뭐라고 헛소리를 할지 기대가 되었다.
한국 무역협회와 무역공사는 다른 조직이지만 사실상 한 단체처럼 움직였다. 두 조직은 산업부 소속으로 수출을 진흥하고 무역을 하면서 봉착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했다.
“자리에 앉도록 하죠.”
무역공사 대회의실에는 모처럼 경제부처 수장이 모였다. 각종 경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조만간 총선이 치러지기에 경제정책을 조율하기 위해 모였다.
경제부총리이자 재무장관인 홍경환이 입장하여 자리에 앉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앉으라고 했고 참석자들도 자리에 앉았다. 공직자들이라 그런 의례를 중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는 산업부장관인 이용상, 관세청장인 윤문식, 수출입은행장 고장현, 무역협회장 이상하, 무역공사 사장 현흥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몇몇 실무책임자가 뒷자리에 배석했다.
겉으로는 무역 관련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지만 사실은 총선 대책 회의였다.
“당장 특별한 일은 없지만, 고유가 대책을 세우라는 요구가 많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고유가는 전량 외국에 의존하는 한국에게 있어 그리 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고유가 시기가 되면 항상 해외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그러다가 덤터기를 쓰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상황이 불안해지면서 무역환경이 악화되었는데 그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홍경환이 그런 의제를 제기하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고유가 사태의 원인이 중동과 아프리카의 불안정에서 야기된 면이 있기에 같이 논의할 문제였다.
“우선 이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한국의 SI 인터내셔날이 시리아와 리비아에 진출하여 꽤 성과를 내고 있는데 그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으면 합니다.”
수출입은행장인 고장현이 나서서 그런 말을 하자 다들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민간 회사가 거론되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장현은 부총리도 어떻게 하기 어려운 중요 인물이기에 그런 사실을 지적할 수도 없었다. 모종의 이유로 정계를 떠났지만 3선 국회의원이자 중간에 건설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던 인물이고 지금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운 인물이었다.
그러면서 SI 인터내셔날이란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그들이 다른 국내업체와 달리 성과를 내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단순한 중계무역인데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시는 것 아닙니까? 우리의 집계에 포함된 것이 없습니다.”
“수출입 물량에 SI는 그리 변화가 없고 하위권이며 그런 실적은 없는데요. 거래한 자료가 없습니다.”
무역협회장과 관세청장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료에 그런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 자리에는 각자 준비해온 서류가 각 자리마다 놓여 있었다. 둘이 가져온 자료도 배포가 되어 있었다.
“국내로 들어왔다 나가는 것이 아니니 실적에 포함된 것은 아닙니다. 이 정보는 현장, 현지에 나가 있는 수출입은행의 지점에서 수집한 정보입니다. 수억 달러의 각종 소비재를 두 나라에 한국계 무역회사가 납품했다는 소문이 있기에 조사했고 그 결과 SI 인터내셔날이 포착되었습니다. 더구나 시리아산 원유의 거래에도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고장현이 뭔가 대단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듯이 설명했지만 다들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을 그 자리에서 논의할 정도로 중요한 일인지 의아한 기색이었다.
“고유가 사태인데 시리아산 원유를 국내에 납품하도록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현물거래로 국제 시세보다 10%는 낮게 거래가 된다고 합니다.”
시리아산 원유는 국제원유시장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높은 가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더구나 여전히 UN 경제제재의 일부가 발효되고 있었다.
“자금이 테러단체에 흘러 들어갈 수 있기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출처가 확실한 기름이 아니라면 통관도 쉽지 않습니다.”
관세청장이 도입 자체에 부정적인 표정이 되었다.
“그거야 중간에 확실한 업체를 끼면 되는 일이지.”
고장현의 말에 윤문식은 아무런 말도 못했다. 그런 식으로 문제가 있는 물품이 국내에 반입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런 것을 따지면 통관한 물건 중에 절반은 하자가 있었다. 원산지, 제조자 등이 불명확해 하자가 있는 물건이 허다했다.
“이 문제는 추후에 논의하도록 합시다.”
고장현이 언급했지만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묻히는 것 같았지만 그 자리에 배석한 한 인물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김세인은 막상 움직이려고 해도 아는 사람이 없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드림호프의 일과 자신의 자금을 운용하는 일을 처리했다. 고모할머니도 없기에 저택에서 캐시에게 상황을 일부 보고받고 자산의 관리현황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기도 했다,
그런 일은 한나절 정도면 끝나는 일이라 나머지 시간은 드림호프의 사무실에 가서 그동안 진행된 일을 살피고 있었다.
“꽤 실적이 좋군요.”
김세인은 영업실적을 살피다가 그렇게 치하했다. 수지가 김세인의 명의로 계속 메시지를 전송했고 그걸 레이튼과 담당 직원이 수행하고 있었다.
“세인 도련님이 준 지침에 따라 운용을 하니 그렇죠. 드림호프의 자산이 연초 대비 20억 달러가 증가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세인 도련님의 자산도 10억 달러 증가한 상황입니다. 일찌감치 증여한 덕분에 증여세를 감축한 것 같습니다.”
드림호프의 자산이 증가할수록 지분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재산이 증가하면 그만큼 증여세도 높아졌다. 70%를 증여할 때에 비해서는 6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이 증가한 상태였다.
“유럽의 상황은 어떤가요?”
김세인은 회사의 실적을 파악한 후에 우회적으로 역외법인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
“큰 문제는 없습니다. 거기도 제법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기로 적은 내용을 보여주었다. 일종의 기호로 표기를 한 내용이라 내막을 모르면 해독 자체가 쉽지 않았다. 전에 비교하여 10% 이상 금액이 증가한 상황이었다.
“한국에도 상당한 자금이 들어가 있죠?”
GH 그룹과 분쟁이 났을 때 가세했던 자금이 여전히 그대로 한국에 남아 있었다. 굳이 비용을 들여 철수할 필요는 없었다.
“꽤 이득을 봤습니다. 한국의 경제 상황이 나쁜 편은 아니라서 주가 상승이 큰 편입니다. 지금은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상황입니다.”
“우량주 위주로 투자를 해놓으면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 1년 후에는 제가 미국에 건너올 것인데 그 준비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구소를 세우는 것 말씀이죠? 그건 자료조사를 하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그것도 있고 몇 가지 했으면 합니다.”
“지금은 몇 군데 사설 연구소와 접촉 중입니다.”
한국은 연구 전문기업이 많지 않지만, 미국에는 상당히 많았다. 특히 IT 산업이나 바이오 계통에 많았다. 그런 기업들 상당수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레이튼은 김세인에게 그런 연구소 목록을 가져왔다. 드림호프에 투자해달라고 수많은 연구소에서 IR 자료를 제출한 상황이니 내부 자료만 취합해도 충분했다.
“비영리 연구재단도 꽤 있지만, 모기업이나 대학의 경영상태가 어려워지면서 정리하려는 연구소도 많습니다. 어디나 그런 상황이겠지만요.”
연구소를 설립하려면 그것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기존의 것을 인수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었다. 이런 일은 인허가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LA 주변에 12군데의 연구소가 있고 샌프란시스코 주변에 14개가 있습니다. 이들 중에 서너 곳을 인수하여 합병하여 하나의 연구소로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김세인은 매물로 나온 연구소의 연구역량도 중요하지만 실험실의 수준을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인수하는데 그리 큰 비용은 들지 않겠군요. 연구소의 재정 상태가 취약해서 부채가 많은 편이니.”
“사실 그냥 줘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부채는 갚아야 하고 자산은 대부분 무형자산인데, 이게 장부에 자산으로 올라있지만, 실제는 그 정도 가치가 없죠. 청산하면 부채만 남죠.”
레이튼의 설명을 듣고 다시 살펴보니 대부분 자산이 마이너스인 상태였다. 그나마 역사가 오래된 몇몇 연구소는 부지와 시설이 자산으로 잡혀 있지만, 그것도 그리 크지 않았다.
“이대로 기준에 맞춰 진행했으면 합니다.”
김세인은 자신이 세운 연구소 설립계획을 전달하고 설명했다. 그저 희망 사항을 적어놓은 것이지만 상당히 방대한 규모였다.
“매물로 나온 연구소 중에 규모가 크고 연구범위가 넓은 하나나 두 개의 연구소를 인수한 후에 합병하여 하나의 연구법인으로 만든 다음 각 연구소를 자산인수 방식으로 통합하라는 말씀이죠? 이러면 매년 2~3억 달러가 소요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부채만 남은 연구소를 인수하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겁니다. 차라리 연구원 그동안의 연구성과만 가져오는 것이 이득일 겁니다. 아니면 연구원만 채용하던지요.”
그러면서 SI 연구소와 유사한 형태의 연구조직을 구성하라고 요청했다. 레이튼은 자금만 투자되면 어려운 일이 아님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팹리스이자 연구 전문기업이 되는데 전망이 썩 밝지 않다고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