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37
137. 흑막의 배후 (2)
김세인이 미국에서 돌아온 직후에 4학년 1학기가 시작되었다. 4학년이지만 부전공을 이수하는 상황이라 이수할 학점이 많아 매일 빠듯하게 움직여야 했다.
전에는 하루 정도 비워야 해서 하루에 들어야 하는 수업이 많았지만, 이번 학기는 5일에 걸쳐 균등하게 수업을 배분했다.
대신 오후 늦게라도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점심 전이나 늦어도 3시 이전에 수업을 마치도록 시간표를 짰다. 그 때문에 5일 내내 아침 일찍 학교에 갔다.
대신 주말에는 고모할머니와 유희원을 데리고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그러면서 자신이 경영하는 SI 리조트의 경영상태도 같이 점검했다. 여행과 일을 겸할 수 있어 좋았다.
“날씨가 참 좋죠. 공기도 상쾌하고요.”
양평에 있는 리조트로 가서 한강이 바라다보이는 산책로를 유희원과 고모할머니와 같이 걸었다.
“그래. 이렇게 산책을 하는 것도 좋지. 애도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하니 자주 다니도록 하자. 여기도 리조트 소속이지?”
“일을 겸해서 오는 거죠. 이렇게 다니면서 문제가 없는지, 좋은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추후 개선하거나 마케팅 계획을 세울 때 참조할 예정입니다. 혹시라도 말이 나올까 봐서 제 돈으로 다 결제하고 있습니다.”
혼자 다닌다면 회사 비용으로 결제하면 되지만 주말에 가족과 같이 다니는 상황이라 주의를 하고 있었다. 그런 것도 나중에 문제 삼으면 귀찮아질 수 있었다. 심지어 경호원들 비용까지 있기에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다.
“사소한 것부터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네가 그렇게 할 때 임직원들 모두 정해진 규정을 잘 지킬 것이다. 그건 돈보다 더 중요하다. 그나마 적자를 면하는 사업장은 리조트가 유일하다면서? 다른 사업체도 빨리 적자를 면해야 할 거야.”
“그러면 좋지만, 투자 쪽에서 수익이 크기에 전체적으로 흑자입니다. 올해 안에 반도체 부문이나 인터내셔날은 흑자로 전환될 겁니다. 문제는 연구소인데 그건 2~3년 정도면 궤도에 오를 겁니다. 그 정도 시간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습니다.”
“임대 부문은 크게 문제없지? 그것도 방만하게 운영하면 자칫 적자를 볼 수도 있다.”
“항상 주의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제 개인적인 수입은 생활비를 제외하고 전부 다 투자로 돌리고 있습니다.”
김세인은 생활비와 경호 비용을 제외하고 지출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 정도로 건실한 생활을 하는 편이라 모이는 돈이 엄청났다. 그렇기에 이번에 낼 소득세가 엄청날 걸로 예상되었다.
“내일은 시간을 내서 골프라도 쳐. 우리랑 같이 산책만 하는 것도 재미가 없잖아. 골프도 잘 친다면서?”
몇 번 골프를 치기도 했고 집에 와서 스코어를 말하기도 했다. 타수가 보통 80타 이내이기에 싱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에스퍼를 사용하면 더 잘 칠 수도 있지만 대충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죠. 그렇지 않아도 내일 오전 골프장의 본부장과 임원들이 한 게임 하자고 하더군요. 골프라도 치면서 여기 상황을 들어봐야죠.”
“리조트는 그냥 이대로 운영할 거냐? 확장은 생각하지 않아?”
“몇 군데 콘도를 증설하는 것 외에는 달리 투자할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더 투자해도 관광객이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이상 수익이 늘어나지 않을 것 같고요. 대신 사업장마다 편의 시설은 확충할 계획입니다. 운영 시스템도 개선하고요.”
“편의 시설, 어떤 것?”
“주차장이 문제인 것 같더라고요. 도심지라면 주차타워를 세우는 것도 방법이고 그 외의 지역은 토지를 매입하여 주차장을 새로 만들고요. 그 외에 어린애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를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죠.”
“골프대회는 여기에 하나 있는 것 같은데 다른 골프장은 유치할 생각은 없고? 인지도를 높일 필요도 있지 않을까? 그것이 이용요금을 인상할 때 도움이 되는 것 같던데.”
“그건 검토가 필요합니다. 대회를 유치하면 인지도야 올라가지만 결국 영업일이 줄어 회원들이 싫어하기도 합니다. 물론 매출도 줄고요. 여긴 미국과 좀 달라요.”
“미국과 환경이 다르니 그럴 수도 있겠다. 미국은 대회를 유치하려고 상당히 노력하는데. 그래야 명문 골프장이 되어 제대로 운영이 된다는데. 한국은 골프장이 부족한 실정이니.”
“그런 면도 있죠. 사실 골프 치려고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엄청나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하니까요. 지금도 주말 부킹 청탁 때문에 골프장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김세인은 사업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고 경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유희원도 간간이 대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혹시 너무 피곤한 건 아니지? 여행이 부담되지 않아?”
저녁에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들자 걱정이 되어 물었다.
“별로 피곤하지 않아.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고 중간에 휴게실도 자주 들려 쉬어주니 편안해. 더구나 여자 경호원도 여러 명 있어 불편하지 않고.”
전에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에는 여자 경호원도 여럿 채용하여 유희원이나 고모할머니가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건강한 것 같지만 항상 조심해. 아버님이나 어머님은 올해까지만 청주에 있기로 했지? 그 후에는 어떻게 한다고 해?”
“따로 이야기한 것은 없어요. 하지만 우리 쪽에서 일하지는 않겠다고 말씀하시는 편이에요. 그러니 도와달라고 하지 말아요. 예원이 대학 보내고 두 사람 먹고살 정도는 벌었다고 하니까요.”
조금 유난스러운 면이 있지만, 김세인에게 도움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유희원도 그런 의견에 동조하는 태도였다. 귀찮게 하지 않아 좋지만, 너무 그러니 오히려 불편했다.
“알았어.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마음인 것 같으니 그렇게 하자고. 예원이 처제도 마찬가지야?”
“나중에야 어떨지 모르지만, 걔도 나랑 성격이 비슷해. 나도 아버지 덕 보지 않겠다고 RG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어. 물론 자기가 오라고 하지 않았다면 나중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김세인은 그런 면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종 처가나 시댁에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행패를 부린다고 하는데 그런 걱정은 없으니 그것 하나는 다행이었다.
“그런데 정치권은 어떻게 할 거야? 자기가 미국에 가 있는 동안에도 회사에서 말이 많던데.”
유희원이 알 정도로 선거자금 문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렇기에 뭔가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아예 안 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할 거야. 물론 내가 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해서 문제가 없도록 해야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어떻게든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니.”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것을 알게 되니 좋지 않지만 그런 사실을 알아야 이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잖아? 자기 돈으로 현금을 찾아서 지원하려는 거야? 그렇게 하면 표가 날 텐데.”
유희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정치자금을 제공할 때는 법정 후원금을 줄 때 외에는 흔적이 남게 줘서는 안 되었다. 만일에 흔적이 남으면 바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걸려들었다.
“그거야 다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 알아서 할 수 있으니. 필요하다면 수천억 원도 어렵지 않게 동원할 수 있어.”
그렇게 말하고 구체적인 것은 말하지 않았다. 아무리 아내일지라도 굳이 알릴 필요는 없었다. 그저 미지의 조력자가 있다는 정도만 암시하면 되는 일이었다.
“미국 시민권 문제는 어떻게 할 거야?”
“학교를 마치고 결정할 생각이야.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한국 국적을 보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대학원은 어떻게 할 거야?”
“굳이 다닐 필요가 있을까 싶어. 시간 낭비라는 생각도 들고. 지금 내 상황에서 학위를 받아도 쓸모가 없고. 한편으로 학교에서 배울 것도 별로 없는 것도 같고. 공부할 게 있다면 독학하면 되는 일이고. 그게 효율적이지.”
“그건 그렇지. 자기가 직접 할 필요는 없고. 연구 분야에 관여하더라도 지금 정도면 다른 사람보다 나은 실력이니.”
김세인은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 과정에 진학할까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진학도 포기하기로 했다.
수지는 로잘린과 그 일당의 대화 장면을 보여주었다. 김세인은 그걸 보는 순간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여자 천재야? 어떻게 저 정도로 추리를 하지?”
김세인은 로잘린이라는 여자를 보면서 소름이 끼쳤다. 더구나 그 여자가 가진 재산이 20억 달러가 넘어가는 슈퍼리치라는 사실에 또 놀라고 말았다. 스파이 노릇을 하면서 온갖 이권에 관여하여 로비스트로도 활동을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되는 굵직한 방산사업에도 관여하여 커미션을 챙기고 있었다. 심지어 국내 여러 무역회사에서 진행하는 해외 프로젝트에도 관여하여 온갖 이권을 챙기고 있었다.
“내 뒤에 네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거란 말이지. 우리가 너무 허술했나? 아니면 저 여자의 추리가 뛰어난 거야?”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자본의 이동이 불가능하기에 어쩔 수가 없어. 사실 저런 정보는 정당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획득이 불가능한데 무단으로 넘겨진 게 문제이지. 막을 수도 있지만 놔두었는데 내가 너무 방심한 것 같아. 하지만 알다시피 확증은 없어. 그저 짐작일 뿐이야.”
심증과 상상력으로 무장한 사람이 추측으로 확증편향으로 흐르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몇 가지 사실만 가지고 진실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어떻게 할 거야? 싹 청소할 거야? 그렇다고 해도 정보를 은폐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당장은 저 여자와 담당 윗선만 처리하면 되겠지만 그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데.”
김세인은 고민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워낙 여러 가지 흔적인 남아 있었다. 그걸 다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동안 수지가 확보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로잘린을 세인이 포섭하면 어떨까? 직접 만나서 매력마법이나 세뇌 마법 같은 정신계열 마법을 사용하고 나도 휴먼해킹도 동원하고. 그게 최선일 것 같아. 대역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그건 제거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게 될까? 나이라도 30대 정도이면 미남계라도 사용한다지만 50대 아주머니인데. 그건 할 짓이 아니지. 더구나 재산도 20억 달러 이상이라 돈으로 매수하기도 어렵고.”
“매력마법과 세뇌마법을 사용하면 정신지배가 가능하지 않을까? 설사 지배는 불가능하더라도 어느 정도 통제는 가능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저 여자가 가진 능력을 100% 다 이용할 수 있어 보이는데. 슈비스케나 이그니아는 워낙 멍청해서 그냥 대역으로 대체했지만.”
그러면서 저런 여자를 수족으로 부리면 상당히 편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저 여자의 손에 한국과 일본의 거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저 여자는 워낙 의뭉스러워서 모든 사실을 다 보고하지 않아. 둘에게 사실을 말했지만, 알고 있는 것 전부를 말하지 않았어. 확신을 가진 것 같지만 사실 가능성 수준이야.”
그러면서 랭글리 본사로 보고한 내용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김세인이나 넬리 킴이 흑막이라는 식으로 보고한 내용은 없었다. 그저 단편적인 몇 가지 사실만 보고하고 있었다. 그만큼 신중하면서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보고하지도 않고 있었다.
“SI 인터내셔날이 취한 수익이 공작금이란 말이지?”
“뭔가 새로운 일을 꾸밀 자금으로 받았다고 판단하고 있어. 그 일이 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고.”
수지는 그 여자가 그럴듯하게 추리했지만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그저 몇 가지 단서 수준의 정보만 확보한 상황이었다.
“사실은 잘 몰라. 그저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두 사람을 내몰았어.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지 살펴보려는 거야. 실패하면 청와대와 국정원의 공작으로 몰아붙여 꼬리를 자를 거야.”
“그럼 내가 먼저 저 여자를 만나는 것도 방법이겠네. 3월 중순에 주한 상공회의소 만찬이 있지.”
“그럴 거야. 미국인 경영자와 미국에 우호적인 경영인을 초청하지. 고모할머니와 세인도 초대장을 받을 거야.”
“일단 지켜보자고. 정 문제가 되면 최후의 방법을 사용해야지. 문제는 저 둘인데 어떻게 할까?”
“대역을 사용하면 되는 문제이지. 그렇게 하면 신분을 드러낼 필요도 없고. 5억 원 정도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지.”
수지가 그렇게 말을 했다. 전이라면 곤란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출처가 드러나지 않게 현금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역도 사용할 수 있었다.
“아직은 찾아오지 않은 상황이니 기다려 보자고. 직접 만나서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고. 저들도 포섭하자.”
“그러면 마법을 사용해야지. 둘이 같이 만나면 작업하기 어려우니 따로 둘이 만나서 작업해. 그래야 정신 마법을 전개하기 편리할 거야. 옆에서 방해하면 마법이 해제되니.”
김세인은 로잘린만이 아닌 다른 두 사람까지 회유하기로 했다. 장학생을 키울 예정이었으니 그런 작업의 일환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수지는 직접적으로 휴먼해킹을 하게 되었다면서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