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44
김세인의 말에 안나 쓰로운은 다소 난감한 기색이 되었다. 김세인은 두고두고 자신의 일을 거론하면서 다른 사업장의 인허가를 방해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인허가 서류를 제출한 것이니 만만치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다가 김세인이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단순히 인허가 문제가 아닌 자신의 배후를 알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혹시라도 누군가 추적을 당한 것은 아닐까?’
김세인의 행동을 보면서 그런 의심이 들었다. 굳이 자신을 따로 만날 이슈가 별로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우군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석연잖았다.
“그럴 수도 있지만, 재량권이라는 게 있으니 케이스 별로 판단이 다를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약간 얄미운 느낌이 드는 어조로 빈정거리듯이 반박을 했다. 그런 모습에 김세인은 자신에 대한 반감을 가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뭔가 자신을 테스트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그런 행동은 일관성이 없기에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당장 그 대상이 되는 건 이쪽이라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 시작 자체가 하워드 레지턴스 의원의 권유를 받고 한 일이니 그리 절실한 것은 아닙니다.”
김세인의 말에 안나 쓰로운은 자신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확신은 아닐지라도 의심하는 낌새가 보였다.
“아, 하워드 레지턴스 의원이 먼저 투자를 권유했다는 말씀인가요? 하긴 샌버너디노를 지역구로 두고 있으니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나선 것 같군요. 그분도 골치가 아프겠군요.”
먼저 자신이 권해놓고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한 상황이니 난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도록 누군가 압력을 가했을 것인데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더구나 넬리 킴이나 김세인이 만만한 존재는 아닌데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니 대략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이미 2천만 달러나 공장과 연구소를 지을 땅을 확보하는데 투자한 상황이라 포기하기도 애매합니다.”
김세인의 허탈해하는 모습에 안나 쓰로운은 하워드 레지턴스에 대하여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자 안나 쓰로운은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30년 가까이 정보전쟁의 세계에 있으면서 스스로 얼마나 냉혹하고 비정한 존재인지 잘 아는 상황인데 그런 감정이 들다니 기분이 묘했다. 눈앞에 있는 어린 남자에게 연정이 아닌 가족의 정이나 모정 비슷한 감정이 생겼다.
이는 김세인이 에스퍼를 끌어올려 매력 마법을 전개하고 수지가 보조로 휴먼해킹을 전개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김세인의 감정에 동조하여 김세인의 처한 상황을 동정하게 되었다.
“자신을 믿고 돕기 위해 나선 사람을 배신하다니, 정말 문제가 심각하군요. 그런 인사라니 너무나 실망이 큽니다.”
안나 쓰로운은 자신도 모르게 하워드 레지턴스를 비난하고 나섰다. 아울러 하워드 레지턴스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일었고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그에게 협력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도 시리아나 리비아의 업체와 계속 거래할 거예요? 거기와 거래하다니 운도 좋군요. 제가 보기에 기회의 땅인데.”
순간 다소 딱딱하게 말을 하던 안나 쓰로운의 어투마저 다소 부드럽게 변했다. 그러면서 약간 걱정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거래하면서 기회를 잡았죠. 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장담할 수는 없죠. 그래도 거기가 차츰 안정되는 상황이니 계속 거래할 생각입니다. 물론 조건이 맞아야겠지만요. 그쪽에서 물자를 공급해달라고 하는 상황이라동남아시아나 중국에 거래처를 물색하는 중입니다.”
“물자공급만 할 건가요?”
“지금은 그렇지만 복구사업이나 유통이나 서비스업 분야에도 진출할까 합니다. 현지에 투자하여 제조업에도 진출하고 거기에 뿌리를 내리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만 요원한 이야기죠.”
김세인은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그것은 순수한 사업가의 입장이었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강하게 드러났다. 원한다면 언제라도 가능하지만 그런 모습은 절대로 보이지 않았다.
“사실 두 나라가 이렇게 빨리 안정을 찾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분쟁지역이나 위험지역으로 분류하여 다들 거래를 피했는데 김세인 회장님은 과감히 거래하는 게 특이하군요. 뭔가 정보가 있었나요?”
안나 쓰로운은 궁금한 기색을 지으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해나갔다. 물론 그러면서도 김세인을 걱정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두 가지 느낌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었다.
“특별한 정보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저 거래를 주선해준 곳에서 신용이 확실한 거래처니 믿어달라고 당부해서 손해를 감수하고 나섰죠. 다들 위험하다고 거래 자체를 피하는 실정이었고요. 후발 업체이니 그런 일이라도 할 상황이기도 했고요.”
“주선해준 곳이라고 했는데 뭔가 연줄이 있나요?”
안나 쓰로운은 조심스러운 기색으로 눈치를 보면서 물어왔다. 사실 그 질문을 하기 위해 지금까지 대화한 것이기도 했다. 김세인도 그런 것을 알지만, 모르는 척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
“사실 제가 GH 리조트를 M&A를 통해 인수할 때 도와준 곳에서 요구한 일입니다. 정체가 불분명한 곳이라 사실 꺼림칙하지만, 물건을 공급해달라고 하는데 할 수밖에 없었죠. 자기가 손해나면 메꿔준다고 하고요.”
“아, 그런 곳도 있어요? 참, 그 일도 화제가 되었죠. GH 그룹과 지금도 그리 사이가 좋지 않죠? 그런 내막을 들으니 김세인 회장의 심정도 공감이 갑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는 관계인가요?”
“사실은 그의 정체를 잘 몰라요. 우연한 기회에, 한 4~5년 전부터 알던 외국인이 있었는데 일본 투자에 성공한 이후 연락을 해왔어요.
므I GH 그룹과 분쟁을 할 때요.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과 일본을 무대로 활동하는 투자자라고 하더군요. 지진이 날 걸 알았 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런 꿈을 꾸었는데 가까운 미래였고 그래서 미친 척 투자했다고 했죠. 그 후에 GH 그룹과 분쟁에서 도와주었고 알고 보니 시리아와 리비아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세력과 연관이 있더군요:’김세인은 두루뭉술하게 설명했다.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면서 사실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고 그러면서 매력 마법을 강하게 전개했다.
‘서로 거래하는 관계 정도로 정리하면 될 거야.’
‘이 여자가 그렇게 보고하면 그게 정설이 되겠지?’
‘그래. 네가 그 주체라고 알려지지만 않으면 될 거야. 그러면서 네 우군으로 만들어. 저 여자가 관여할 이권도 꽤 돼:수지가 나서서 중간에 정리해주었다. 안나 쓰로운과 대화를 하면서도 그렇게 의사 교환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미국 상공인들의 모임이기에 한국의 기업과는 큰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기업과 연관이 많아 놀랐습니다. 어떻게 보면 엄청 무서운 곳이더군요:’김세인은 슬쩍 안나 쓰로운을 추켜세워주는 언급을 했다.
“그런 면도 있죠.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부여받은 여러 가지 권한도 있고요. 또한 미국의 무역위원회에서 위탁받은 업무도 있고. 민간단체이지만 공공기관의 성격이 강하죠.”
그런 권한이 있기에 안나 쓰로운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인맥을 키우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김세인 회장님이야 미국 영주권도 있고 오래지 않아 시민권도 획득하실 것인데 당연하지요.”
다시 서로 립서비스를 하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변했다.
김세인은 레이튼과 회사의 집무실에서 마주했다. 고모할머 니와 같이 있는 자리에서 논의할 내용이 아니기에 따로 만났다.
“멕시코 건은 어떻게 되었어요?”
“현재 협상 중입니다. 한데 켄팅턴 일가의 이그니아가 그쪽 수뇌부 중에 하나인데 꺼림칙합니다. 로사리오 켄팅턴을 봐서 알지만 그들은 돈이 되면 뭐든 하는 자들이니 말입니다.”
이그니아의 존재를 감출 수도 있지만 그건 공공연한 비밀이기에 레이튼에게 감추지 않았다. 그런 사실 때문에도 고모할머니가 있는 곳에서 언급을 자제했다.
“그보다 캘리포니아 골드 마트와의 협상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얼마 전에 금융권과 부도유예협약을 체결했다면서요?”
김세인의 질문에 가져온 서류를 건넸다. 일종의 인수하기 전에 사전에 조사한 자료였다.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기 전에 간단히 접촉한 상황이었다.
“그쪽이야 빨리 해결하기를 원하죠. 채권단 쪽에서도 인수를 원한다면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이고요. 하지만 인수가격은 원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아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해외 수입 부문이 매입의 70%에 달히는군요.”
레이튼이 가져온 서류를 살피다가 그렇게 질문을 던졌다.
“그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취약점이기도 합니다. 미주는 멕시코, 칠레. 페루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 수입처는 중국이고 다음은 동남아시아입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가 소비재 쪽은 최대 생산자였다. 물론 인도도 동남아시아 각국보다 많지만, 월등히 높은 痼? 아니었다.
“NAFTA에 속한 멕시코는 고작 8% 정도에 불과하군요.”
“관세 혜택이 있지만, 페루나 칠레도 비슷한 혜택이 있습니다. 거기다 멕시코의 경우에는 육로로 운송을 하는데 통관할 때 좀 까다로운 면도 있습니다. 워낙 마약도 많이 들어오고 품질문제도 있기에 규제가 심합니다.”
마약의 유입 루트이기에 철저하게 검사를 했고 조금만 이상해도 거래에 대한 추적조사를 당했다. 그러니 같은 가격이면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려고 했다.
“수입하는 상품 중에 마트와는 상관이 없는 자원이나 각종 부품도 있군요. 수입 부문은 별도의 영업을 하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상당한 흑자를 냈지만, 작년 초에 구매본부장이 바뀌면서 오히려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작년에 영업 실적이 곤두박질쳐서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서고 3, 4분기는 대규모 적자로 인해 사실상 부도가 나고 말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프란코 로드워스 회장이 재작년 초에 타계했습니다. 이후 세 자녀와 배우자들이 협력하여 공동경영을 했는데 그 후유증이 나타난 겁니다. 다들 무능력하고 적당히 탐욕스럽습니다.”
“적당히 탐욕스럽다니 이상한 표현이군요?”
“서로 욕심을 내지만 독식하지 않는 게 그렇습니다. 누군가 혼자 독주했다면 차라리 나을 것인데 그렇지 않고 세 사람이 적당히 욕심을 내면서 자신의 사람을 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욕심을 차리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니 유능한 사람은 일찌감치 회사를 떠나거나 밀려나고 사전에 줄을 선 자들이 고위직에 발탁되면서 회사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인수한다면 경영자는 누구를 임명할 겁니까?”
“CEO는 거기서 사실상 해고된 해리엇 리건 전무, 전직 수입본부장을 영입하려고 합니다. 부사장인 C00로는 역시 거기서 근무하다 4년 전에 떠났던 해리슨 레퍼트를 영입하려고 합니다.”
“여기 두 사람에 대한 정보가 있군요. 회장 직속이었는데 그 자녀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군요.”
“조사한 결과 막판에는 회장과도 그리 사이가 좋았던 건 아닙니다. 자녀들을 신뢰하지 않고 경영승계를 반대한 면이 있습니다. 지주회사인 홀딩스를 설립하여 자녀들은 2선으로 물러나는 방안을 주장했는데 거절을 당했습니다.”
“지금의 사태를 예견했다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회장은 자기 자식들이 잘 경영할 것이라면서 끝까지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었죠. 소매사업, 무역, 관리 파트를 전부 세 자녀가 책임지도록 했고요.”
결국 세 자녀가 회사를 망하게 만든 주범이었다. 큰 실책을 저지르지 않고 그렇게 했다니 그것도 능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자잘한 실수와 횡령이 계속 발생하면서 회사는 조용히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경쟁자인 웰빙 마트와 코스트마켓의 약진도 영향이 크고 온라인, 앱 판매에서 부진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군요. 온라인 판매의 강자인 A사와 E사에서 시장을 잠식했군요.”
“그런 면도 있죠. 인수한다면 온라인 판매에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온라인 판매 전문회사와 제휴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건 인수한 후에 판단할 문제이지만.”
변화를 해야 할 시점에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결국 뒤처지고 회사가 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무능하면서 적당히 탐욕스러운 경영자가 얼마나 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예였다.
“멕시코의 투자가 성공하려면 빨리 유통업체를 갖춰야 합니다. 그러니 돌아가는대로 인수를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SI 인터내셔날과의 협력은 문제가 없죠?”
“회사에 전담 지원팀을 구성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서 물품을 도입하는 문제도 잘 처리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관련 문제를 논의한 후에 전화로 통화하기 곤란한 몇 가지 일을 협의하였다. 특히 하워드 레지턴스나 암리치 회장의 공격을 어떻게 방어할지 다시 한 번 논의했다.
끝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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