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45
28. 소재, 부품, 장비
시간은 빠르게 흘러 벚꽂이 피는 시기가 되었고 총선을 며칠 앞둔 시점에 이 연구소가 완공되면서 개소식을 하게 되었다. 아직은 제대로 조경이 되지 않았고 몇 개의 장비가 들어오지 않아 휑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공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산하 기업, 자회사는 그대로 둘 겁니까? 연구소에 통합하기로 했는데 존속시키려는 걸로 보입니다.”
개소식을 마치고 김세인이 소장실로 가자 황진우 소장이 다소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질문을 했다. 기존의 업체와 GH 그룹에서 넘겨받은 벤처기업을 연구소의 자회사로 두었는데 연구소와 통합하려다가 결국에는 포기했다.
연구하는 연구소와 제조, 유통하는 기업을 통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거기다 회사의 직원을 연구소 소속으로 돌릴 경우 대부분 할 일도 없었다.
“인수할 당시에는 연구소에 통합하려고 했지만, 근본적으로 제조업이기에 연구소 편제와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연구소 산하의 독립법인으로 그냥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구소 본부에 경영지원팀을 두고 자회사의 경영을 지원하고 연구소와의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독립 경영을 위해 기존의 경영자나 임원을 고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하여 제조업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런 면이 있지만, 연구소에서 별도의 자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이 생소해서 말입니다.”
“그렇게 못할 것도 없지 않습니까? 명칭이야 연구소이지만 사실은 제조업, 유통업, 경영 컨설턴트,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영리를 추구하는 법인인데 말입니다. 연구소는 연구실에서 연구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편견에 불과합니다. 거기다 자회사들은 대부분 반도체 제조 관련 소부장 업체이지 않습니까?”
김세인의 말이 맞는 것 같지만 뭔가 억지스러운 면이 있기에 황진우 소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냥 통합하여 연구에 집중한다면 단출할 것인데 그럴 생각은 없어 보였다.
산하에 들어온 업체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얼마나 많은 자금이 투자되어야 할지 계산이 되지 않았다. 수천억 원이 투자되어야 할 수도 있고 제대로 설비를 갖추려고 한다면 수조 원이 필요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반도체의 영업력이나 연구소의 능력은 전부를 끌고 가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설비를 갖추고 생산능력을 확충해도 판로가 없습니다. 국내 반도체 업체는 일본업체에 의존하는 실정이고 그런 수요를 가져올 역량도 없습니다.”
황진우 소장의 말에 김세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연구를 하는 것과 제조업을 하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그걸 알면서도 강행한 상황이었다.
“경영지원팀을 보강할 겁니다. 그래서 기획조정실의 역할을 맡길 겁니다. 회사가 커지면 전문인력을 계속 충원하여 본부장 셉┠? 갈 겁니다. 거기서 산하 기업은 관리하고 황진우 소장은 지금처럼 연구소 일만 집중하면 됩니다.”
“하지만 결국 자회사이니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죠. 더구나 소부장이라면 연구소와 긴밀하게 연결이 될 건데, 제대로 영업이 될지 걱정입니다. 적자가 계속 누적될 겁니다.”
연구소와 SI 반도체에서 주는 일감만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 많은 일감이 필요했다.
“瀛逵? 손해 보면서 영업하면 됩니다. 그걸 투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우리가 계속 운영하면 일본의 소부장 업체의 가격경쟁력도 하락할 겁니다.”
결국 덤핑으로 시장을 엉망으로 만들겠다는 말이었다. 자금력이 충분히 받쳐 준다면 시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세인은 그럴 역량이 있을지 의문이라 걱정이 되는 것 같았다.
“유럽이나 인도, 중동의 시장도 개척할 겁니다. 그 시장에서 일정량의 생산물을 받아준다면 적자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어떨까요?”
김세인의 질문에 황진우 소장은 다소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사실 가장 골치 아픈 경쟁자가 중국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이 소부장에서 저가 공세를 취하면 피해가 클 수도 있었다.
“그리 좋은 방향은 아니라고 봅니다. 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게 크지만, 그들과 연관을 맺는 순간 최종적으로는 그들에게 종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은 기술만 유출될 것입니다.”
“물건만 내보내도 말입니까?”
“유지보수를 하려면 결국 설계부터 각종 노하우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후에 통관을 막으면서 현지에 공장을 세우라고 하고 하나둘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현지에 공장을 세워야 하고 그렇게 끌려가다가 현지에서 임직원 억류되어 범죄자가 되고 사업체를 빼앗기고 말 겁니다.”
황진우 소장은 중국에 투자하는 것에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반일 감정도 강했지만, 한편으로 반중 정서도 강했다.
“더구나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주도권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결국 미국과 대립할 겁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당장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게 조금 아쉬워서 그쪽으로 눈길이 돌아갑니다.”
김세인은 당장 상황이 어려우니 그런 유혹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걸 실제 행동으로 옮길 생각은 아니었다.
“중국에 진출한 재벌그룹들도 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시장과 비용 절감을 위해 진출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철수하려고 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고요.”
그러면서 중국에서 철수하려고 했다 곤욕을 치른 사례에 대해 언급했다. 온갖 구실을 다 붙여서 귀찮게 하고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했다. 그로 인해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다.
“일성 그룹도 어쩔 수 없이 중국에 투자했지만, 손실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 상황이라 철수할 기회를 보고 있지만, 중국에서 탈출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들어갈 때는 맘대로이지만 나갈 때는 허락을 받고 나가라는 말인가요? 평생 끌려다니겠군요:’
“그렇다고 봐야죠. 한국 기업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 일본이나 유럽의 기업의 처지도 비슷합니다. 절대 가서는 안 됩니다.
특히 중국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 반도체라면 계속 붙잡혀서 모든 걸 다 털리고 말 겁니다:’그러면서 연구소에서 돈을 보고 중국으로 넘어간 연구원의 이야기도 했다.
연봉을 서너 배 올려준다고 갔다가 6개월 이후에 2년 동안 노예나 다름없는 처지가 되어 고생하다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 토해내고 어렵게 돌아왔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소장님도 어지간히 중국을 싫어하시는군요.”
“일본은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없게 해서 싫지만, 중국은 연구 결과를 도둑질하고 연구원을 빼가려고 해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그런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이가 갈립니다. 일본이건 중국이건 정말로 가까이하면 안 됩니다.”
황진우 소장은 김세인보다도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SI 인터내셔날은 국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겨우 현상 유지를 하는 수준이었다. 대신 시리아나 리비아 시장에 각종 소비재를 납품하면서 국제적인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었다.
더구나 멕시코에 진출하면서 미국 시장의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고 미국 소비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동남아시아의 공급망을 미국 시장공략의 거점으로 활동한다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저가 제품 위주로 해시 계속 발주를 하니 품질이 안정되면서 중저가 수준의 제품도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미국도 그 시장이 가장 크기에 그쪽을 공략해도 될 겁니다. 어느 나라나 중저가 쪽이 가장 물량이 많습니다.”
“그렇게 하죠. 문제는 일부 품목의 경우 중국산이 대세인데 미국의 경우 통관을 할 때 원산지 규정이 까다로워 그걸 맞추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대응 방법이 있나요?”
“일부 품목에서 공급이 안 되면 포기하면 되죠. 다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중뮌? 자원시장이 상당히 성장하고 있으니 그쪽을 공략할까 합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捻炷潁? 공급받기 위해 접촉한 자들이 국내에 자원을 도입하려고 기를 쓴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자원이 부족한 중국의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자원의 블랙홀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 것 같군요.”
“맞습니다. 거기다 농수산물도 엄청나게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들에게 적당히 확보한 물량을 넘기려고 합니다.”
수지와 연관이 있는 업체가 확보한 품목의 리스트 일부를 SI 인터내셔날과 공유하고 있고 그걸 영업하고 있기도 했다. 현재 그런 물량을 국내와 유럽으로 판매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우리의 정체를 드러내면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적당히 현지법인을 내세우도록 해요. 중국에 충분히 거점을 만들어 두었죠? 물론 언제라도 철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요.”
“리오 메탈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 철저하게 SI 인터내셔날이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현지법인을 내세워서 이임을 알 수 없도록 합니다.”
“국내의 영업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아무리 해외 영업이 호조라도 결국 본거지는 한국인데 말입니다.”
“일단 중소기업 위주로 거래처를 확보해 나가는 중입니다.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큰 성과는 내지 못하지만 영업망을 유지할 정도의 매출에 도달했습니다.”
“리조트나 반도체에서 GH 유통과 트러블은 없습니까?”
“구매대행을 전환하는 과정에 문제가 적지 않지만 계약기간이 만료된 상황이니 그들도 기득권을 주장할 수는 없죠. 내부거래 문제가 걸리지만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우리가 소매유통 분야는 아직 진출하지 않아 적당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소매유통까지 진출할 필요는 없죠?”
“그 분야는 워낙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 굳이 우리가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세부 품목의 일부는 우리가 수입하여 GH 유통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드림호프에서 조만간 캘리포니아 골드 마트를 인수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재 분야를 납품해야 하는데 그 준비는 차질이 없죠?”
“물론입니다. 멕시코 쪽에서 몇 개 업체를 개발하고 있고 그 업체가 정상 가동되면 문제가 없을 겁니다. 현재는 내수에 집중하면서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構? 있습니다.”
“거긴 노동의 질이나 품질 관리가 좀 엉망이죠?”
“한국과는 좀 다릅니다. 사고관이 다르니 어쩔 수 없죠. 직업윤리도 다르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개선이 될 겁니다.”
“노사분규 문제도 심각하죠?”
“노동자 통제도 외부요인이 작용해서 문제지만 그 외부요인을 확실히 통제한다면 오히려 안정적입니다.”
갱들의 영향력이 공장의 작업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갱들을 적당히 이용하면, 그들이 회사에 협조만 하면 오히려 작업효율이 상승했다.
“당장은 그런 사실을 일부 용인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철저하게 차단해야 합니다. 직원들은 용역업체 파견직원이 아닌데 외부 용역업체에서 조종하는 것은 문제가 있죠.”
“지금은 워낙 그런 문화가 생활 속까지 파고든 상황이라 개선이 쉽지 않습니다.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보면 갱들의 일부마저 회사 내부로 흡수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건 아주 위험한 발상입니다. 폭력적인 문화가 내부에 정착을 한다면 그건 경영진까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야 폭력단이 운영하는 회사가 됩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갱들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기간에 고치는 건 어렵기에 시간을 두고 하나씩 정리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기에 고민입니다.”
멕시코 전체가 그런 상황이니 공장 하나 어떻게 한다고 해서 달라질 수가 없었다. 최소한 일정 지역이 달라져야 뭔가 효과가 있었다. 그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시리아 현지 진출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동남아시아의 업체와 컨서시움을 구성하여 진출하고 있습니다. 한국 업체는 기술력은 좋지만 단가에서 경쟁력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하는 여러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주로 기초 소비재, 식품이나 섬유 분야의 공장을 건립하고 있었다. 아울러 도로를 보수하는 등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진행되는데 그런 공사는 단순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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