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47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미국의 경우 첨단 제조업에 투자하려고 하면 온갖 혜택을 다 준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한정식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우리나라도 자치단체나 대다수의 주민은 찬성을 하는데 일부는 극단적으로 반대하여 사업을 무산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잠재적인 경쟁기업의 등장을 반기지 않는 기업에서 반대 여론을 부추기는 것도 같고요.”
김세인은 슬쩍 눈치를 보면서 그런 사실을 언급했다. 로잘린을 통해 랭글리에 그런 보고가 들어가기를 바랐다.
“그럴 수도 있죠. 특히 환경운동가나 그런 단체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아무리 말해도 듣지를 않죠.”
장원경이 몇몇 사례를 언급하면서 그런 일이 종종 있다면서 동조했다. 특히 그런 움직임 뒤에는 뭔가 음모가 숨겨져 있다고 하면서 그런 움직임을 잘 살피라고 했다.
“그런데 굳이 미국에 공장을 세울 필요가 있나요? 거긴 인건비도 높고 한국보다 더 규제가 엄격한 편이기도 한데요.”
한정식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미국이 규제가 없다고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면서 미국의 제조업에 투자해서 성공한 국내 기업이 별로 없다고 부언했다.
“그거야 그렇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진행했는데 시작부터 틀어졌습니다. 미국의 경우 첨단 반도체는 해외에 발주를 주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걸 노렸는데 쉽지 않습니다.”
“물론 그렇지만 예외 규정이 있고 당국의 허가를 받으면 되기에 사실상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는 기술부족으로 미국에서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한정식도 통상전문가이기에 그런 분야에 대한 일반론은 아주 잘 알고 있었고 경제성 측면에서 미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은 메리트가 없다고 역설했다.
“사실 정치적인 측면이나 여러 문제가 있어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허가가 나오지 않았기에 오히려 다행인 면도 있죠. 나는 투자를 하려고 했는데 미국 정부나 주 정부에서 거부한 것이니 나중에 할 말이 있죠.”
그러자 장원경이나 한정식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여러 가지 이유로 특정 지역에 억지로 투자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보다 어제 천기성 의원을 만났는데 하나로 네트웍스라는 회사의 상황에 대해서 말을 하던데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로 네트웍스는 4G 기술을 가진 회사가 아닙니까? 크라운 네크워크와 더불어 양대 네트워크 시스템 회사로 아는데요.”
김세인도 통신관련 회사를 살펴봤기에 어떤 회사인지 대략 알고 있었다. 한때 주가가 5만 원이 넘고 시가총액이 1 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고작 2만 원에 4천억 원 정도까지 폭락한 상황이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되어 주거래 은행과 조만간 부도유예협약을 체결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국내 시장을 크라운 네트워크에 전부 내준 상황이라 반전할 기회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한데 어떻게 하다가 통신 3사가 전부 크라운으로 넘어간 겁니까? 뭔가 문제가 있는 겁니까? 기술 수준은 서로 비슷할 게 아닙니까?”
장원경은 그 회사를 김세인이 인수하여 회생시키기를 바라고 언급한 것 같은데 회사가 어려워진 원인을 알지 못하고 덜컥 인수했다가 짐만 될 수 있었다. 물론 수지가 간단히 설명하고 있지만, 먼저 장원경의 설명을 듣고 싶었다.
“2년 전에 중국의 제타 네트워크시스템과 기술제휴를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얼마 전에 보안 파동이 났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얼마 전에 제타 네트워크시스템에서 기술제휴 계약을 파기하면서 대출의 연장마저 佇좆痴嗤庸? 위기가 온 겁니다.”
김세인도 그런 사실을 들은 것 같지만 굳이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자세한 사정은 잘 알지 못했지만 대충 이해가 되었다.
“보안 우려 이야기가 나오면서 모든 계약이 어그러진 겁니까? 부분적으로라도 협약을 맺을 수 있을 텐데요?”
“맞습니다. 크라운이 그 문제를 제기하자 국내 여론이 나빠지게 된 겁니다. 중국과 같은 시스템, 제타 네트워크시스템과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면 그들의 공격에 취약해지는 것도 일면 사실이고요.
하지만 엄밀하게 따져보면 그건 크게 의미가 없는 이야기죠. 4G 기술 자체가 국제표준이라 크라운이나 하나로나 보안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나로를 뚫을 정도라면 크라운도 뚫린다고 봐야죠.”
결국 크라운 네트워크의 여론전에 당했다고 봐야 했다. 그래서 4G 전쟁에서 패배하여 회사가 망할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그나마 외국의 몇 군데 통신회사와 계약하여 명맥은 유지하지만, 회사의 전망은 그리 좋지 못했다.
“그런데 중국 제타 네트워크는 기술만 빼간 겁니까?”
“기술을 빼간 거라고 합니다만 그저 하나로와 기술제휴를 했다는 사실만 필요로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중국 최대 통신회사인 인민통신의 차세대 통신망 사업을 수주했고요. 수주가 끝나니 굳이 필요가 없다고 해서 계약을 파기한 거죠. 대신 직원 몇 명을 스카웃해서 기술은 충분히 확보한 것도 같고요.”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가 없었다. 몇 푼의 기술료를 챙기고 장비를 팔아먹으려고 하다가 온갖 오명을 뒤집어쓰고 국내 시장을 상실했다. 거기다 직원 일부가 이탈하여 기술마저 빼앗긴 상황이었다.
“당장 어떻게 할 상황은 아닌 것 같군요.”
김세인은 급하게 서둘 필요가 없기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물론 구미가 당겼지만 무작정 인수할 수는 없었다. 대신 장원경에게도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세인은 학교에서 나왔지만, 회사로 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고등학교 친구인 박상현을 만나러 갔다. 대학을 가지 않고 평소에 관심이 많던 촬영일을 시작했던 친구였다.
그 친구에게 연락을 받고 굳이 만나야 하나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한때 친하게 지낸 친구에 대한 의리로 만나기로 했다. 더구나 뭔가 청탁을 하려는 분위기라 지금도 꺼려지고 있었다.
“무슨 일로 네가 연락을 했어? 군대는 언제 갈 거야?”
카페에서 커피를 시킨 다음 근황을 물었다. 고작 오후 4시라 저녁을 먹기도 애매해서 카페로 갈 수밖에 없었다. 경호원은 이창원 부장과 한 사람만 카페에 같이 들어가서 옆자리에 앉았다.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 연락했다. 너야 뭐 고모할머니를 만나고 결혼한 사실은 들었지만. 벌써 재벌이 되었다면서.”
김세인에 대한 이야기는 친구들 사이에 소문이 난 상황이었다. 그걸 굳이 감추려고 하지 않았으니 알만한 사람은 알았다.
“네 연락처가 없어 결혼식 때 연락하지 못했다. 네 소식 아는 애들도 없어 어디 가서 죽었나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애들 교육 끝났다고 아버지 고향인 안양으로 이사 갔지. 나는 직장인 여의도에서 가까운 당산동의 원룸에서 살고 있고. 친구라고 해야 상우 하나 연락하고 지내고.”
상우라는 친구는 김세인과 초등학교는 같이 나왔지만,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같이 다니지 않아 얼굴만 아는 정도였다.
“지금까지 촬영일 계속한 거야?”
“그렇지. 드라마 촬영장에서 빡세게 구르고 있지. 너처럼 재벌이 보기에는 좀 시시하겠지만. 그래도 이제 직접 카메라 들고 촬영하는 단계야. 메인이 아닌 보조이지만.”
“보통 촬영감독이 메인이지?”
“그 정도 되려면 현장에서 10년은 굴러야지. 나야 아직 멀었어. 말 그대로 군대에 갔다 와야 제대로 대접을 받기도 하고. 그렇지 않아도 연말에 입대할 예정이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마침내 왜 연락했는지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 친했지만 졸업 이후에는 대학 1 학년 때 몇 번 보고 그 이후에는 연락이 끊겼으니 뭔가 바라는 게 있어 연락한 것으로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형이 한 명 있는데 그 형이 영화를 하나 찍고 있어. 이야기는 상업영화인데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해 독립영화처럼 찍고 있어. 너도 혹시 알지 모르겠다. 이선욱이라고 하는 형이야. 우리 1 년 선배 종현이 형의 형이지.”
딱 말하는 폼이 영화 찍는데 돈 대달라는 말이었지만 끊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맞장구를 쳐주었다.
“대충 누구인지 알 것도 같다. 학교에서 오다 보면 중앙아파트가 있고 거기 살던 형 말이지. 종현이 형은 초등학교 때 같이 태권도장도 다녔던 것 같은데. 형이 하나 있었고 나이가 우리보다 여섯 살 정도 많았던 것도 같은데.”
“아마 그럴 거야. 중간에 희영이 누나가 있지. 우리 6학년 때 그 형이 고등학교 졸업했으니. 대학교를 연극영화과 갔는데 연기가 아닌 연출을 공부했으니. 내가 그 형 덕분에 촬영을 배우기도 했고. 2년 전에는 같이 독립영화도 하나 찍기도 했고.”
“종현이 형은 뭐 하는데?”
“삼수해서 대학 갔는데 지금은 군대 가 있어. 문제는 그나마 있던 투자자가 투자금을 주지 못한다고 해서 난리가 났어. 나한테 돈 좀 없냐고 연락이 왔더라고. 여기저기 연락해서 어렵게 1 억 원은 모았는데 그게 한계인가 봐. 너한테 이런 일로 연락하기 그랬 는데 너무 아쉬워서 말이야. 중간에 촬영 접으면 영화는 완전히 망하는 거고”
“그 영화에 투자해달라는 말이야?”
김세인은 그런 부탁을 받자 떨떠름한 기분이 들었지만, 전에 대학 친구 이선우에게 투자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보다는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무슨 영화인데?”
그러자 늉 빈 의자에 놓아둔 가방을 들고 대본으로 보이는 책을 세 권을 꺼냈다. 책은 하나당 A4 용지 100장 정도를 철한 상태였다. 꽤 분량이 되어 읽으려면 한 시간은 필요해 보였다.
“가제로 ‘성난 눈동자’라는 영화야. 원래 40억 정도 예산을 잡았는데 그 형 5억과 투자자 세 명이 각기 5억씩 투자해 절반인 20억 원으로 줄여 어렵게 찍기로 했는데 이제 막 촬영에 들어갔는데 투자자 두 사람 모두 투자하지 못한다고 하는 거야.”
투자자 한 명이 5억을 먼저 대서 프리 프로덕션을 했는데 추가 자금을 댈 사람이 돈을 주지 않으니 난감해진 상황이었다.
‘수지, 혹시 이선욱이라는 영화감독에 대해 알 수 있어?’
‘단편 영화 3편, 독립영화 2편을 감독한 것으로 나와. 제작한 작품은 모두 한두 가지 수상을 했고 2편의 독립영화는 꽤 흥행하기도 했어.
3억, 5억을 들여서 촬영했는데 손익분기점을 넘겼어. 첫 작품에 주연을 맡은 여배우가 김효성이야. 요즘 꽤 인기 있는 배 우이고 두 번째 작품에 나온 김석환도 얼마 전에 드라마 조연을 맡아 촬영 중이야. 실력은 있는 사람이야:수지가 바로 조사한 결과를 말했다. 박상현이 연락했을 때 무슨 용건인지 알려주려고 하자 듣지 않고 그냥 만나기로 했었다.
“무작정 투자할 수는 없고 이것저것 검토해보고 결정할 문제인 것 같다. 혹시 제작을 위한 계획서는 없어?”
“아, 기획서도 있는데 빼먹었다. 여기 있어. 이건 초기에 투자받으려고 만든 40억짜리인데 20억짜리는 받지를 못했어.”
박상현이 가방에서 20페이지 정도 되어 보이는 서류를 꺼내서 건넸다. 김세인은 그것까지 받아서 대본 위에 놓았다.
“일단 검토한 후 연락을 줄게. 내일 정도 연락하마.”
김세인은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것은 힘든 일이기에 그렇게 일정을 빠듯하게 정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이창원 부장이 다가와서 서류를 챙겼다. 박상현은 엎자리에 일행이 있던 것도 몰랐는지 놀라는 기색이었다.
수지가 상당히 기분 좋은 표정으로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하여 보고했다. 회사 일부터 시작해서 수지가 추진 중인 일, 심지어 국제정세 중에 참고해야 할 일까지 다양한 내용을 말했다.
“로마 주재 리비아 대사관에 미국의 대사관 직원이 찾아와서 예비 접촉을 제안했다. 미국 대통령이 비공식적이나마 우리를 사실상 대화상대로 인정한 것 같아.”
그러면서 백악관에서 이루어진 정례 국토안보부 장관의 업무보고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런 장면까지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했다. 지금도 대통령의 모든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는데 김세인이나 주변에 영향을 미칠 내용이 아니라서 알리지 않고 있었다.
“저자는 비교적 온건파인 걸로 알려져 있는데 시리아나 리비아의 평화를 바라지 않는 것 같아.”
김세인이 전에 들었던 내용과 달라 의문이 생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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