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48
“정보기관에 오래 몸담았던 자라 그런 경향이 강해. 5년 전에 랭글리에서 부국장으로 퇴직했던 인물이야. 그러니 네오콘들과도 가깝게 지내는 상황이고. 더구나 시리아나 리비아에서 미국의 정보원들이 대부분 추방된 것에 대한 반감이 큰 것 같아.”
시리아나 리비아에도 상당수의 미국 스파이가 암약했다. 그들은 수지에 의해 대부분 발각되었다. 내국인의 경우 죄의 경중에 따라 처벌을 했지만, 체포된 외국인은 죽이지 않고 추방했다. 자칫 인권 문제가 대두되면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물론 인정을 하지 않고 저항하는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했다. 서방의 스파이는 대부분 저항하지 않고 조치를 받아들였지만, 러시아나 아랍계통의 스파이는 저항하거나 탈출하려고 했다. 그런 자들은 사살이 된 경우도 많았다.
어쨌든 그런 과정을 통해 그동안 구축한 첩보 조직이 사라지고 말았고 그 때문에 모든 정보가 차단되고 말았다. 그러니 그 책임자인 국토안보부 장관으로서 악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스파이를 파견하는 거야? 저 정도로 기강이 엉망인 건가?”
“대통령의 통제력이 그렇게 강한 게 아니야. 정보기관의 고위직 상당수는 통제에서 벗어나 행동하고 있어. 저들은 저들만의 룰에 의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작전을 벌이기도 해.”
“저거 한 번 참교육을 시켜 버릇을 고쳐야 할 것 같은데….”
“저자 하나 어떻게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어. 정보기관에 속한 자들 상당수가 저런 성향이니. 오히려 문제가 생기면 더 귀찮게 파고들 수도 있고.”
수지는 정보기관에 속한 자들의 성향 자체가 분란을 조장하려는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면서 모든 사람을 조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승인,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지면 문제는 없어? 자칫 내부분란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
미국과 협상을 하면 반미를 기치로 내세우는 자들이 반발할까 걱정되었다. 무조건 자주나 반미를 외치는 아랍인도 많았다.
“그 정도로 문제가 발생할 상황은 아냐. 그리고 저런 자가 뭘 하려고 해도 막아내면 그만이지. 스파이 몇 명 보낼 걸로 보이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처리하면 되는 일이야.”
“그건 그렇고 복구사업이나 통신선로 복구 같은 사업에 이 인터내셔날이 참여해도 문제가 없겠지? 너도 알다시피 그 사업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두 나라에는 직접 만들거나 운용할 기술이 없으니 외부에서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큰 문제는 없을 거야.”
“그래서 하나로 네트웍스라는 회사를 인수할까 하는데 어떨까? 시리아와 리비아에 통신회사를 설립하고 거기에 공사를 맡기면 괜찮을 것도 같은데.”
“장원경이 말한 것을 듣고 그 회사를 조사했는데 아직도 조금 거품이 존재하는 것 같아. 그리고 대출이 막힌 상황이니 회생도 쉽지 않고. 감자 문제나 특허 문제 등이 걸려있는데 좀 더 기다렸다가 인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수지는 나중에 인수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면서 각종 자료를 보여주었는데 바로 인수하면 당면한 현안을 인수자가 처리해야 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시간이 소요되잖아?”
“당장 인수하면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이 더 걸릴 거야. 채권자와 법원은 바로 처리할 수 있지만, 경영진은 불가능해.”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수긍했다. 그런 문제를 고려하면 조기 인수가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서두르다 오히려 일만 많아졌다.
“참, 내 생각에 각종 반도체 장비를 굳이 힘들게 제작하지 않고 기존의 장비를 튜닝하면 어떨까 싶은데 수지의 생각은 어때?”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지. 어쩌면 가장 손쉬운 장비개발 방식이야. 일종의 도용일 수도 있고.”
그러면서 수지가 확보한 각종 설계도면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ASML에서 생산하는 최신 노광기(EUV)의 설계도마저 있었다. 그러면서 한동안 그 설계도를 설명해주기도 했다.
“일부 부품 몇 개만 교체하고 작업방식이나 소재 등을 바꾸면 현재 10나노 수준의 정밀도를 8나노까지 낮출 수 있어.”
그러면서 재차 설계도를 보여주었다. 복잡하지만 김세인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걸 만들 자신은 없었다. 수도 없이 많은 부품을 개발할 자신이 없었다.
“보통 장비나 기계의 성능은 가장 낮은 수준의 부품에 맞춰져 있어. 부품 대부분은 사실상 오버 스펙이지. 그렇지 않으면 버티지 못하니. 가장 낮은 수준의 부품 몇 개의 성능을 높이면 전체적인 수준은 거기에 맞춰서 높아져.”
튜닝이 바로 그런 원리였다. 하지만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금도 최첨단의 부품을 사용해서 최고의 성능을 내는 상황이라 그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새로운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
“그거야 당연하지. 연구소에 있는 슈퍼컴퓨터도 개조한다고 매달려서 연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잖아. 그럴 실력이 있다면 새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머리만 흔들었다. 한두 대의 장비를 그렇게 개조하여 성능을 높일 수도 있지만 매번 그렇게 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결국 소재, 부품, 장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품은 나올 수가 없어. 반도체 장비도 하나의 제품이고 결국 소재나 부품, 장비가 없이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지 못해. 아울러 지금은 어느 한 업체나 나라만으로 불가능해.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제대로 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어.”
그러면서 다시 ASML의 노광기 부품에 대하여 설명했다. 독일, 영국, 네델란드, 프랑스, 일본, 미국, 한국, 대만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거기에 사용된 기술이나 특허도 워낙 다양했다. 대부분의 특허는 우회도 불가능했다.
“이걸 극복하는 방법은 마도공학이겠지?”
“맞아. 마도공학을 사용하면 특허를 무력화시킬 수 있지. 하지만 아이디어나 디자인 부문은 피하기 어려울 거야.”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최소로 잡아도 100년이지. 세인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다 공개한다고 해도 쉽지 않아.”
김세인은 자신이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일개 개인이 뭘 하기에는 해야 할 게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오늘 만난 박상현의 일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굳이 연예인이나 엔터산업에는 손 댈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엮이네. 자칫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는데.”
김세인이 그런 분야에 투자하면 잿밥에 관심이 있다고 욕을 먹을 것 같아 차세대 콘텐츠 산업으로 유망하다고 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영화에 투자하고 싶어서?”
“읽어보니 시나리오는 괜찮은 것 같아. 재미도 있어 보이고. 네가 보여준 그 감독이 찍은 영화도 재미있고. 대략 20억 정도는 더 투자해야 제대로 된 작품이 나을 거 같아. 차라리 35억 정도 투자하여 원안대로 찍는 것도 괜찮아 보이고.”
“그쪽도 잘만 투자하면 돈이 되지. 하지만 이선욱 감독은 영화계에서 좋은 대접을 받지는 못하고 있어. 더구나 주류인 몇몇 인사에 찍힌 면도 있고.”
그러면서 왜 투자자가 이탈했는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선욱이 크게 잘못한 것은 없지만, 상황이 좀 이상해졌고 입바른 소리를 해서 미운털이 박힌 상황이고 영화계의 큰손이 투자자에게 압력을 가해 투자를 철회하도록 했다.
“장현익이라는 CY 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찍힌 것 때문이라고? 거기는 CY 그룹 계열사이지?”
“맞아. 일성그룹 방계이지. CY 박스라고 하는 영화배급사와 CY 시네마라는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있어. 그런 곳에서 방해하니 투자자도 포기하고 만 거야. 한마디로 엔터계 큰손이야.”
“찍힌 이유가 뭐야? 고작 입바른 소리를 했다고 해시 그럴 이유는 없는데.”
“청산야곡이라는 첫 번째 독립영화를 찍은 후에 트러블이 발생했어. CY 엔터테인먼트, 박스, 시네마에서 공동으로 개최하는 CY 독립영화제라는 영화공모전이 있는데 거기에 출품을 한 거야. 거기서 낙선하고 말았어. 사실 이용민 감독이 찍은 ‘대화재’라는 재 난영화가 대상으로 내정이 된 상황이었어. 그로 인해 심사위원들 사이에도 말이 많았어.”
이용민 감독의 작품은 CY 시네마에서 개봉하여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했는데 김선욱 감독의 작품은 스타박스라는 곳에서 개봉하여 3개월 동안 유료 관객 14만 명을 동원하여 100%의 수익을 냈다.
“‘영화매거진 창’이라는 곳에서 이선욱이 인터뷰를 했는데 CY 독립영화제 이야기가 나왔는데 수상에 실패한 사실을 언급했는데 그게 고까웠던 거야.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좋아해 줘서 그런 결과를 냈다. 영화제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 다.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찍을 것이다: 이런 말을 했는데 그게 장현익의 심기를 거슬린 거지.”
“고작 그런 이유로 방해해. 또라이 아냐?”
“그게 인간이잖아. 자기 잘못은 인정하기 싫은 거야. 그래서 두 번째 작품은 원래 상업영화였는데 결국 독립영화가 되었고 이번 작품도 투자자들에게 압력을 넣었고 투자를 약속한 사람마저 못하게 만든 거야.”
그런 상황을 들으니 오히려 더 투자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정도 자금은 회수하지 못한다고 해도 문제는 아니었다. 이 정도의 자금은 개인 자금으로 투자하면 되었다.
“그런데 더 재미난 사실은 이 사람이 장준익 감사와 8대조에서 갈라져 나온 사람이야. 익자로 돌림자도 같아.”
그러면서 장씨 일가의 족보마저 보여주었다. 장준익의 일가가 또 다시 연관이 되니 기분이 묘했다.
“서로 알아?”
“아니, 모르는 것 같아. 어쨌든 영화에 투자하면 그 인간과 어떻게든 부딪칠 수가 있어. CY 그룹의 방해로 인해 경쟁사인 스타박스와도 배급계약을 맺지 못할 수도 있고.”
“그거야 휴먼해킹으로 해결하면 되는 일 아니야?”
“그렇기야 하지만 재계 15위 CY 그룹과 충돌하는 일이라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니야. 거기다 일성 그룹 방계이고.”
“장씨라면 오너 일가도 아니잖아. 거기도 이건주 회장과 같은 이씨라고 알고 있는데. 일성 그룹에 도움을 요청하지. 방계라고 하지만 그리 사이가 좋아 보이는 것은 아니던데.”
김세인은 논란거리가 있다고 하니 오히려 기대되기도 했다. 수지도 적극적으로 만류하는 게 아니라 약간 부추기는 느낌이 들었다. 한동안 조용히 있었더니 심심한 것 같았다.
장현익은 자신의 실패에 상당히 엄격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실패를 했으면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보완했다. 그렇게 하여 실패마저 성공으로 바꾸면서 승승장구했다.
“이선욱 감독의 ‘성난 눈동자’에 투자하기로 했던 원익과 세한은 차기작인 ‘방문자’의 투자에 넣어주기로 했다고?”
“그렇습니다. 그들도 기대작인 ‘방문자’에 투자할 기회가 생겼으니 불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형선 무비는 이미 투자금을 절반 이상 집행한 상황이라 빠지지 못한다고 합니다.”
운용팀장인 강지현 부장이 상황을 보고했다.
“형선 무비 김진국은 원래부터 삐딱선을 타는 놈이니 그러려니 해야지. 몇 번이나 신호를 보냈는데 말을 듣지 않는데. 스타박스는 뭐라고 해? 해원 배급은 말이 통하는데 거기는 왜 말이 많아? 다 영화나 엔터 업계를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스타박스는 RG 그룹의 방계인 RS 그룹의 계열사로 조금 꼿꼿하지 않습니까? 거기다 거기 대표가 오너인 조청린 사장이라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RG 계열이 말이 통하지 않아. 거기도 어떻게 해야 하는데 오너 쪽에서 충돌을 피하자는 입장이니.”
장현익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 맘이 들지 않았다. 아무리 단속해도 엇나가는 작자들은 계속 나타났고 자신도 건들기 어려운 자들에게 빌붙어서 여전히 도발하고 있었다.
“형선 무비에 투자자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법무법인 종평의 한지석 변호사가 이선욱 감독과 김진국 대표를 만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들어가지 못해 무슨 말이 오고 갔는지 몰라도 변호사가 나갈 때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강지현 부장이 메시지로 받은 정보를 전달하자 장현익은 화가 잔뜩 난 기색이 되었다. 기껏 투자자를 설득하여 포기하도록 만들었는데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났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법무법인 종평이라?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움직였다면 큰 자산가라는 말인데? 또 어떤 졸부가 나선 거야? 하여간 양아치들이 돈 냄새를 맡고 영화판을 기웃거려 문제야.”
끝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