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49
“일단 상황을 파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지석 변호사의 뒤에 있는 전주가 누구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몇 군데 전화했다. 주로 변호사들 위주였다. 그러다가 얼굴이 핼쑥하게 변해 전화를 끊었다. 뭔가 좋지 않은 소식을 들은 것으로 보였다.
“저기, 거기는 SI 그룹과 미국 넬리 킴 회장의 일을 봐주고 있고 한지석 변호사가 움직였다면 김세인 회장이나 넬리 킴 회장의 오더를 받고 움직였을 것이라 합니다.”
강지현 부장의 보고에 장현익의 얼굴도 찡그려지고 말았다. 원하지 않는 소식이기 때문이었다. 일반 졸부라면 CY의 이름으로 적당히 어르고 달래면 되지만 재벌은 쉽지 않았다.
SI 그룹이야 재계 50위권 밖이니 재계 15위인 CY 그룹에 비할 수준이 아니지만, 미국의 슈퍼리치인 넬리 킴 회장은 만만치 않았다. 그런 곳에서 나선 상황이라면 자신의 역량으로 어떻게 할 일이 아니었다.
“그냥 멈추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거긴 일성 그룹과도 친밀하게 지내는 곳이 아닙니까? 더구나 RG 그룹 조인환 고문과도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합니다.”
강지현은 장현익의 지시로 재벌가의 관계에 대해서 조사하여 정리했기에 그런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연예계에서 그런 관계를 모르고 사건에 휩쓸리면 골치가 아팠다.
“강 부장은 일단 움직이지 마. 이런 사실을 알면 이용민 감독이 또 난리를 치겠군. 일단 회장님에게 보고해야겠어. 이건 내가 판단할 일이 아니야.”
장현익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용민 감독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김세인은 한지석 변호사를 형선 무비라는 곳에 보낸 후에 수지를 통해서 관련자들 전부를 감시하라고 했다.
‘형선 무비의 조연출 하나가 강지현 부장이라는 자와 연결이 되어 있어 사무실에서 나가자마자 보고를 했어. 스파이를 심어 놓고 정보를 빼가고 있었어.’
‘아울러 이선욱 감독을 방해하는 것은 장현익 사장의 독단이 아니라 이용민 감독 때문인 것 같은데.’
그러면서 이선욱과 이용민 감독의 접점이 없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대략 5분 후에 다시 수지가 등장했다.
‘이용민 감독은 CY 이건형 회장의 혼외자야. 어머니는 영화배우 심효은, 본명 이지숙이야. 이지숙의 호적에 올라있어.
이용민이 이지숙의 아들인 것은 다들 알지만 심효은이 이지숙이란 사실은 밝히지 않고 있어.’ ‘결국 제 애새끼 물 먹였다고 회장이 장현익을 시켜서 그 지랄을 하는 거야? 라이벌 비슷한 것 자체를 용납 못한다는 말이지? 영화계를 아예 떠나도록 만들겠다는 심보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봐야지. 방금 장현익이 이건형 회장을 만났어.’ 그런 다음 이건형 회장과 장현익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내용은 김세인이나 고모할머니의 이력, 거기에 영화 ‘성난 눈동자’ 투자현황에 대한 것들이었다.
장현익은 그 정도에서 그쳐 더 이상 일을 어렵게 만들고 싶지 않은 기색이지만 보고하면서 회장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자네는 이 정도에서 멈추자는 말이지?”
“더 하려고 하면 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무리하게 하다가 그룹 전체에 누가 될까 염려됩니다. 더구나 김세인 회장은 GH 그룹과의 일을 보면 다소 꼴통 기질이 있어 보입니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앞뒤 재지 않고 움직인다고 합니다.”
“하긴 위아래도 모르고 달려들면 골치 아플 수도 있고. 아직 젊은 놈이라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 거지.”
김세인이 GH 그룹을 상대로 M&A를 시도한 것은 한국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더구나 그걸 성공하고 GH 반도체까지 넘겨받은 것은 김세인의 성격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더구나 그 배후에 고모할머니인 넬리 킴 회장만이 아닌 또 다른 실력자가 있다고 합니다.”
김세인이 장원경과 한정식을 통해서 알린 사실은 소문이 되어 전파가 되었다. 고모할머니 외에 다른 사람이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은 김세인의 역량이 훨씬 더 크다는 증거였다.
“저번 M&A 때 동원된 자금이 얼마라고 했지?”
“최소 5조 원이라고 합求?. 김세인 회장이 2조 원 정도 동원했고 뒤에서 3조 원은 되었을 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3조원은 다시 자취를 감췄지만요.”
“김세인과 SI 홀딩스에서 보유한 현금은?”
“부동산과 주식이 대략 4조7천억 원 정도 되고 현금성 자산이 1 조7천억 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세인 회장이 8천억 원 정도 보유하고 하고 있고 홀딩스가 9천억 원 정도 보유한 걸로 집계되었습니다.”
“숨겨진 자산은 없나?”
“김세인 회장이나 SI 그룹은 차명으로 재산을 은닉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자산 6조4천억 원으로 재계 51 위 정도입니다.”
“아니야. 분명 차명 자산이 있어. 이번 선거에서도 몇십억 원을 지원한 걸로 알아. 직접 관여하지 않고 흔적 없이 지원한 것이라 밝히기 어렵지만. 그러니 1 조 원 이상일 수도 있어. 거기에 뒷배경이 동원한 3조까지 하면 6조 원 가까이 동원이 가능해.”
이건형 회장이 김세인의 자금을 계산한 것은 분쟁이 생겼을 때 어느 정도까지 일이 커질지 가늠하기 위해서였다. 그 정도 자금이라면 자산 35조 원, 상장된 계열사의 시가총액 27조인 CY 그룹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자금이었다.
“하, 이번 일만 잘 처리하면 용민이 앞을 가로막을 녀석은 그じ? 치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변수가 생기다니.”
사실 형선 무비가 이선욱과 같이 영화를 제작하기로 하고 다른 두 투자자가 투자하기로 약정한 것도 계획에 들어있는 일이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틀어막을 수도 있지만 둘을 엮어서 한꺼번에 처리할 생각으로 투자자 모집까지 하도록 방치했다.
일단 10억 가까이 자금을 소진하게 만들고 결정적인 순간에 투자자가 투자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선욱이나 형선 무비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전부 다 쏟았지만, 영화제작은 절반도 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대로 영화 촬영을 중단하면 그동안 쏟아부은 자금은 그냥 허공으로 사라지고 이선욱이나 형선 무비나 모두 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김세인이 등장하여 계획을 망칠 상황이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왜 끼어든 거야? 어떤 연고가 있어?”
“거기까지는 모르지만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이현동에서 살았고 이현초등학교를 나왔다고 합니다. 이선욱 감독의 동생이 군대에 가 있는데 1 년 선후배 관계라고 합니다.”
“다급해지니 결국 끌어들였다는 말이네. 그놈은 지금의 상황을 대충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한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여 개입하려고 하는 것이고. 정의 구현이라도 한다는 건가?”
혀를 차면서 김세인이 한심하다는 표정이지만 막상 개입하니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김세인을 상대로 응징하고 싶지만 그렇게 해서는 손해만 있기에 참아야 했다.
“홍두 회장도 난감했겠군. 그러다가 꼴값을 떤다고 생각하여 받아쳤는데 결국 당했으니.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그냥 밟고 싶은데 지뢰 같으니 그럴 수도 없고. 이걸 어떻게 한다?”
혼자 난리를 치는 이건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드잡이질을 하는 건 실밖에 없었다. 그러니 답답한 속을 말로라도 풀어야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함부로 개입하는 건방진 방해자를 응징할 방법을 궁리했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았다.
‘재미있군. 영화 속에 한장면 같아! 가끔 현실이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막장이고 재미있다잖아.’
김세인은 장익현 사장과 이건형 회장이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과 고모할머 니를 놓고 어떻게 할 것인지 찧고 까불고 있었다.
어느새 자신에 대해서 그런 정보가 다 알려진 게 신기하기도 했다. 자신의 재산마저 거의 근접하게 산정하고 현금 동원 능력을 계산할 때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6개월 정도면 20조 원 정도는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다. 그러면 CY 그룹도 M&A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체를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지분이 적은 계열사 몇 개는 장악할 수 있다.’
수지가 그렇게 말을 하여 CY 그룹과 전쟁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너무 호전적인 수지였다. 기회만 되면 누구와도 싸우려고 하는 성향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이건형 회장은 장익현 사장에게 김세인이 영화에 투자하면 적당한 응징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대신 당분? 牘管? 움직이지 말도록 당부했다.
‘그리고 중국에 업체 하나 인수할까 하는데 어때?’
갑자기 수지가 중국의 업체 이야기를 꺼냈다. 그??庸? 김세恝“鍍?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이야銖杉?.
‘업체 뺏기지 않을까? 안 되면 그냥 두지만 잘 되면 어떻게든 뺏어가잖아? 그러다가 누명 써서 감옥 가는 경우도 많고.’
‘일단 싱가포르 화교를 내세워서 일을 추진할까 해. SI 인터내셔날과 연관 있는 장링교 쪽의 라인을 통해서 추진하려고:그러면서 업체 상황을 알려주었다.
‘중국은 공장을 개조할 능력이 없나 봐.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남의 기술로 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제품이 뒤처지고 공장이 노후화돼 경쟁력을 상실해. 지금 공장은 독일에서 7년 전에 만들었는데 5년 전에 업그레이드를 하고 그 직후 수용한 상황 이야.
5년간 우려먹었으니 완전 고물이 되었어:’결국 오버스펙이라는 말이네. 기계만 겨우 돌릴 정도이고 신제품이나 새로운 설비는 만들 실력 자체가 없고.’ 수지가 말한 업체는 파운드리 공장이지만 정해진 몇 개의 제품만 생산하는 공장인데 이제는 워낙 저사양의 제품이라 경쟁력이 바닥이었다. 그나마 그 제품을 쓰는 업체도 다른 사양의 제품으로 교체할 능력이 없어 그대로 썼는데 그것도 한계에 달했다.
‘SI 반도체의 설비보다 훨씬 못한 수준이야. 지금 SI 반도체의 장비를 옮겨가면 어떨까? 사양이 낮은 라인 두 개를 교체한다고 했잖아. 차량용 센서를 제작하는데 충분하잖아.’
‘그것도 방법이긴 한데….’
‘적당히 팔아넘기는 것도 좋아. 제값 이상으로 받고 넘기고. 빡세게 가동해서 본전 뽑으면 되附?. 나머지는 국내에서 생산해서 보내고. 부품이나 소재도 국내에서 생산해서 넘기면 되고.’
‘결국 중국과 연결이 되네. 일단 검토는 해볼게.’
‘손해는 보지 않을 거야. 만일에 손해 본다면 그 공장을 폭파라도 시켜버릴 거니, 걱정하지 마.’
공장을 뺏기는 사태가 난다면 수지가 가만히 있지도 않을 것 같았다. 기술유출이 문제지만 저사양이라 그럴 위험도 없었다.
김세인은 장원경이나 한정식, 안나 쓰로운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가 적절하게 그들과 만난 덕분인지 로잘린은 ‘사막의 암류’와 연관이 있지만 밀접한 관계는 아니라고 보고서를 올렸다.
사실 랭글리에서는 김세인이 ‘사막의 암류’와 연결이 되어 있다고 보고가 되었지만 악착같이 시장을 개척하는 한국인 정도로 판단을 했다. 이는 수지가 휴먼해킹을 통해 정보분석관의 판단을 그런 방향으로 유도한 덕분이기도 했다.
“김세인 회장과 만났다면서요?”
오랜만에 로잘린과 장원경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외부의 눈이 있기에 항상 떽볜눗? 만났다.
“네, 정식이와 같이 만났는데 뭐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려고 하는데 인허가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말은 하더군요.”
“아직 젊어서 그런지 김세인 회장은 과격한 면이 있어요. 그런 강단이 있으니 어린 나이에 크게 사업도 하겠지만. 미국 Q사의 암리치 회장과 척을 진 것 같은데 한동안 시끄러울 것도 같고요. 곱게 물러나지 않을 것 같아요.”
“무슨 일인가 해서 알아보았는데 뭔가 심상치가 않더군요. 심지어 네오콘 계열마저 이번 일에 관여했더군요. 암리치 회장이야 경쟁자의 출현이 달갑지 않아 그런다고 하지만 그들은 왜 그럽니까? 넬리 킴 회장이 만만한 존재도 아닌데.”
장원경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몰라서 묻기보다 로잘린이 적절한 역할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암리치 회장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죠. 처음에야 암리치 회장의 부탁으로 개입했지만, 지금은 자존심 문제가 되고 말았어요. 중간에 캘리포니아주 정부만 곤혹스러운 상황이고요. 여기에 국무부에서 추진한 시민권 부여와 연계가 되는 면도 있고요.”
그런 사실은 장원경도 알 수 있는 일이기에 간단히 설명했다.
“그 문제는 우리와 상관이 없는 일이고 한국의 정치권에서 특별한 일은 없죠?”
안나 쓰로운은 길게 이야기하면 둘 사이에 의견이 충돌이 발생할 수 있기에 화제를 바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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