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50
“선거 결과야 다 아는 일이고 그 외 중요한 건 없죠. 있다면 야당 연합 결성과 국회의장을 야권에서 선임하는 정도겠죠. 그것도 선거 끝나자마자 나온 이야기고요.”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 SI 인터내셔날 관련해서 새롭게 밝혀진 것은 없죠?”
“그간 국내 문제를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이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죠. 그런데 SI 내부 자료 하나를 우연히 입수했는데 시리아와 리비아의 재건사업에 참여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같이 참여할 업체를 선정 중인 것 같습니다.”
“드디어 큰 건이 나오는 것 같군요. 혹시 뭔가 획기적인 것은 없어요? 대수로 공사 같은 건이 있다면 미국 업체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인데.”
안나 쓰로운은 더 들은 것이 없는지 물었다. 장원경이나 한정식이 말하지 않으면 중요한 정보도 놓칠 수가 있었다.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더군요, 뭐, 아직 정확한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도로나 항만을 보수하고 전기, 통신, 상하수도를 정비하면서 주택공급,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한다고 합니다. 실제 그 정도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고요.”
김세인이 그런 사업이 전개될 것이라 예상했고 전후 복구를 한다면 그런 정도이기에 전망을 이야기했다. 그걸 뒷받침하는 내부계획서를 우연히 입수하기도 했다.
“미국 업체에서 참여할 규모는 아니군요.”
“그쪽 국민정서상 미국 업체가 들어가기 쉽지 않죠. 참, 시리아 유전개발에 테베린이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로잘린이 원하는 정보가 뭔지 알기에 장원경은 김세인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달했다. 안나 쓰로운에게 전달하라고 김세인이 일부러 장원경에게 흘려준 이야기였다.
“시리아에서 유전을 개발한다고요? 거긴 매장량이 많지 않을 것인데. 물론 유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양질의 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남동부 내륙 이라크 접경지역에 매장량이 상당할 걸로 예상된다고 하던데요. 거긴 지금까지 제대로 탐사도 못한 상황이고요.”
“이에서도 관심이 있다고 해요?”
“관심은 있지만 거기까지 진행할 역량은 없고 그저 투자나 하려는 것 같습니다. 일부 자회사를 통해 자본 참여를 하려고 모색 중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리 적극적인 건 아니고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그 정도 수준이죠.”
장원경은 김세인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충실하게 안나 쓰로운에게 전달했다. 그렇게 하라고 적절하게 떡밥을 뿌린 것이고 대부분 카더라’ 수준이니 전달하는데 부담스럽지 않았다.
“거기는 이번 대선을 어떻게 준비해요? 정권이 바뀌면 문제가 심각하기에 필사적일 것 같던데.”
그러면서 한정식을 보았다. 김세인과 접점이 많은 장원경이 이야기하기에 한정식은 조용히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이번 총선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장 팀장까지 동원한 면도 있고요. 대선에는 총선보다 훨씬 더 규모가 커질 걸로 보여요. 장 응? 쪽에서 더 크게 나서야죠.”
그 말? 장원경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총선에 개입한 것 자체도 큰일인데 그런 일을 또 해야 한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언제 문제가 될지 몰라 불안했다.
김세인은 사무실에서 이장우 홀딩스 사장, 황진우 연구소장, 최신우 반도체 사장, 최영석 인터내셔날 사장을 만나고 있었다.
“중국에서 진행하는 일 중에 우한기차유한공사에 납품하는 건이 있습니다. 외국, 한국에서 생산하여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통해 납품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현지법인으로 거기서 요청한 게 있습니다.”
최영석 사장이 난감한 표정으로 보고를 했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일에 대한 욕심과 정해놓은 경영방침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양새였다. 김세인은 중국에 직접 투자는 절대 하지 말자는 지침을 내린 상황이었다.
조심스럽게 우한기차유한공사에 대해 설명을 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인데 중국 대부분의 완성차 공장에 납품하고 있었다. 직접 제조하는 부품도 있지만 2차 협력업체로부터 부품도 납품받고 있었다. 그중에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이 차량용 반도체였다.
“차량용 각종 센서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며칠 전에 보고한 것처럼 우한전기부품공사라는 전자부품회사가 부도가 났고 이번에 진출한 중국 현지법인에 인수 제의가 왔습니다. 다른 제품도 한두 가지 있지만 주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회사입니다. 차량용 반도체이기에 기술 자체로 따지면 한참 뒤처지는 기술, 범용기술 수준입니다.”
“그걸 인수해서 운영하고 싶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중국 우한의 현지법인은 싱가포르의 화교, 장링교라는 명의로 진출한 회사이고 첨단 기술이 적용된 회사는 아니기에 중국 자체에서 그렇게 탐을 낼 회사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면서 공장 현황과 향후 진행되어야 할 추가 투자에 대해서 정리한 문건을 건넸다.
공장 규모나 종업원 숫자만 따지면 SI 반도체와 비슷했다. 단지 공장의 설비나 생산하는 제품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새로 도입하려는 설비도 SI 반도체의 가장 낮은 수준의 설비와 비슷했다.
“완전 노동집약산업이군요. 문제는 차세대 설비기술이나 제조기술을 누군가 공급해 주어야 한다는 점이군요. 자체적인 개발은 불가능한 겁니까?”
“그렇습니다. 회사에 연구원도 있고 설비담당자도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설비를 세팅할 능력이 없습니다. 몇몇은 제법 실력이 있다고 하지만 개발을 할 실력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결국 한계에 직면하여 부도가 났습니다.”
이미 수지와 논의했던 내용이었다. 공장을 건설하는 주체는 SI 인터내셔날이지만 일을 추진하는 장링교란 화교는 안드로이드가 대역하고 있는 존재였다. 그러니 사실상 수지가 추진하는 일이었다.
“국내 기술로 설비를 생산할 수 있고 소재나 부품도 공급해 줄 수 있어 보입니다. 여기에 나와 있는 수준이라면 현지에 공장을 세워도 기술을 탈취당할 정도는 아니겠군요. 물론 생산기술이나 가공기술 같은 노하우는 유출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요.”
중국 진출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황진우 소장도 조건을 살피더니 크게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새로 짓는 공장도 SI 반도체 공장보다도 수준이 낮으니 당연했다.
마찬가지로 최신우 반도체 사장도 SI 반도체의 기존 라인을 철거하면 폐기 처분해야 하는데 그걸 매각할 수 있다면 이득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반도체 생산 라인이라 중국의 반도체 생산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하여 우려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가 직원까지 보내야 하는 겁니까?”
황진우 소장과 최신우 사장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건 아닙니다. 싱가포르의 화교가 모든 것은 알아서 할 겁니다. 우리는 설비를 제공하는 것이나 소재, 부품 같은 것에 대한 엔지니어링 정도를 책임질 것입니다. 공장이 건설되고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철수하면 됩니다.”
그렇게 말을 하고 반도체 공장의 라인을 설계하고 설비를 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물론 장링교가 요구한 사양에 대하여 문건을 배포하고 설명했다.
“이 정도라면 연구소에서 지원해 줄 수 있습니까?”
“이 정도의 일이라면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감이 없어서 문제였는데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더구나 반도체의 기존 설비마저 재활용할 수 있다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서 세부적인 생산능력이 애매하게 기술되어 나중에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을 요구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여기 보면 ‘제품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가능한 모든 기술적인 지원을 해준다.’라고 하는데 설비와 상관이 없는 기술까지 제공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구는 전형적인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문구입니다. 계약서에 이런 문구가 삽입되어 있다면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면 어떤 기술이라도 다 내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황진우 소장도 연구개발에 관련된 계약은 잘 알기에 바로 지적을 했다. 그러면서 계약 전에 충분히 계약서를 검토하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그런데 중국에 이런 공장을 지어도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말이 많아서 말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반중 정서가 강해지는 추세였다. 반도체라고 하면 일단 첨단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무조건 중국에 기술이전을 한다고 생각해서 비난부터 할 수도 있었다.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지만, 우리야 그냥 설비만 팔아먹으면 됩니다. 그걸로 뭘 할지는 공장을 인수한 싱가포르 업체가 신경 쓰면 됩니다. 물론 공장 인수에 일정 지분을 인수할 것이지만 그것도 적당한 시점에 처분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중국에 대한 수출 이기에 각종 규제가 있지만, 이런 거래는 사실상 해당이 되지 않습니다.”
김세인은 그렇게 말을 해시 최영석 사장의 걱정을 불식시켜 주었다. 이미 철 지난 범용기술이니 설사 중국에서 제대로 체득하더라도 큰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김세인은 SI 인터내셔날의 중국의 우한의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를 승인했지만, 어떤 숨겨진 음모가 있는지 수지에게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드러난 게 전부는 아닌 걸로 보였다.
“음모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밝히지 않는 속내가 있어.”
그러면서 싱가포르 업체에 반도체 공장의 인수를 요청한 이유가 있었다. 반도체가 부족하여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가는 자동차 부품의 생산이 불가능했다. 수입을 하려고 하니 단가가 너무 높았다. 그러니 국내에서 생산해야 하지만 그런 기술이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외국의 반도체 업체에 공장의 인수를 타진했지만, 중국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당한 경우가 많기에 누구도 응하지 않았고 결국은 부품의 수입을 대행하는 장링교에게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었다.
“지금이야 아쉬운 소리를 하겠지만 공장이 완공되면 욕심을 낼 것인데 문제없을까? 독일의 업체도 2년 동안 잘 운영하다 라인을 업그레이드시키니 결국은 온갖 트집을 잡아서 귀찮게 해서 쫓아냈어. 심지어 감언이설로 반도체 연구소까지 만들게 한 후에 내 보냈지.”
반도체 연구소만 만들면 반도체 산업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오산이었다. 독일인 연구원들이 떠나고 나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연구비도 투자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실패했다.
“이번에도 똑같은 짓을 하겠지?”
“하지만 독일업체는 본전 이상을 건졌으니 그리 손해는 아니야. 더구나 공장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혹시라도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라 그동안 벌어놓은 사내 유보금을 전부 다 빼돌렸으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인가? 우리도 당하지 않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대비해야겠어. 함부로 신제품을 라인에 투입하지 않아야겠군. 딱 정해진 제품만 생산하도록 해야겠어.”
파운드리 업체의 필수 조건인 생산의 유연성을 포기하고 메모리반도체 공장처럼 고정형 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특정 제품 하나나 많아도 셋 정도만 생산할 수 있도록 해놓기로 했다.
“자동차 컨트롤 프로세서 칩은 최대한 저사양을 적용하도록 해야겠어. 그렇지 않았다가는 기술이나 노하우를 빼앗기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니.”
“라인도 중요하지만, 칩을 설계하는 능력도 중요하지. 그런 능력을 전수할 필요는 없지. 필요할 경우 SI 연구소에서 완제품을 설계하여 생산해야 안전할 거야.”
수지의 말에 김세인도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전에도 말했지만, 중국에서 수작을 부리면 그냥 그런 일에 관련된 자를 다 처리할 생각이야. 그리고 공장도 그냥 다 폭파를 시킬 거야.”
그러면서 현재 수작을 부리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자들을 보여주었다. 호북성 공산당 총서기부터 시작하여 우한기차유한공사의 주인이 우한시 총서기와 시장, 회사의 사장인 총경리와 우한상업은행까지 연합하여 일을 도모하고 있었다.
“장링교의 배후에 si 인터내셔날이 있다고 생각하여 이번 일을 꾸민 거야? 그러면 결국 내가 타깃이네.”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장링교가 한국을 방문하여 너를 어떻게든 설득하기를 바라는 것 같아. 그들이 드러난 사실만 파악한 상황이야.”
장링교가 SI 인터내셔날의 현지법인이지만 지분의 55%를 소유한 상황이었다. 결국 중국이 판단하기에는 SI 인터내셔날의 직영 지점이 아닌 현지대리점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건 사실이지. 장링교가 SI 인터내셔날의 통제를 받는 상황은 아니니. 그저 영업망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한 실정이고.”
중국에서 소비재를 매입하고 중국에 원자재나 부품, 장비를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화교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그렇게 보이도록 제대로 위장하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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