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54
일성 그룹 박정국 사장은 김세인과 SI 그룹의 동태를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시야에 SI 인터내셔날이 싱가포르 화교와 손을 잡고 중국 우한의 우한전자부품공사라는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고 공장개선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한전자부품공사라는 회사는 차량용 각종 반도체 제조공장이라는 말이군요?”
그 사실을 보고받은 이건주 회장은 반문했지만, 따로 대답을 원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저 그런 사실이 있다는 것만 스스로 인식하려는 것 같았다.
“수준도 그리 높지 않고 한국의 주문형 반도체 공장에서도 하나둘 철거하는 라인의 수준이라는 말인데…. 이 정도면 차량용 반도체로는 낮은 수준인가요?”
이건주 회장은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겠는지 박정국 사장에게 재차 의견을 물었다.
“차량용 반도체로는 아주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저가이기에 국내 반도체 회사에서는 그나마 고가인 시스템 컨트롤 관련 칩만 생산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부품에 사용이 되기에 수요가 상당합니다.”
그러면서 그 회사에서 생산하는 센서나 칩에 대하여 설명했다. 차량에 들어가는 필수 반도체였다.
“범용기술이라는 말인데 중국에 그런 설비나 기술을 넘겨주어도 문제가 없을지 걱정이 되는데 연구소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중국의 실리콘벨리라는 중관촌에서는 충분히 보유한 기술입니다. 상용화 관련해서 소부장 기술이 부족하지만, 완제품을 공급하는 거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의 반도체 관련 산업의 저변이 확대되니 좋지만은 않겠지만요.”
“SI 인터내셔날의 소부장 관련 매출은 어느 정도라고 봅니까? 심지어 웨이퍼 생산설비까지 내준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그렇다고 합니다. 이미 있는 기존 생산설비를 리모델링하는 일이니 신규로 짓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은 대략 3억 달러 정도 될 거라 봅니다. 물론 이 반도체에서 사용하던 노후 라인 2개도 이전하고 말입니다.”
“본전치기만 해도 소부장 관련 생산과 설비를 꾸미면서 노하우를 축적할 것이니 득이라고 하겠군요.”
이건주 회장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뭔가 맘에 걸리는 게 있는지 얼굴을 찌푸렸다. 이번 수주로 인해 일성 전자의 시장에 달리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만,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우리도 비메모리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데 SI 반도체가 경쟁사로 부각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설계 능력이나 설비 능력은 황진우 소장이 있으니 어렵지 않게 따라올 것이고 제조기술이야 장비 싸움일 것이니.”
당장은 이 반도체의 수준이 낮아 문제가 없지만, 점진적으로 라인을 교체하고 신규 라인을 만들면서 수준을 높일 것이니 수준 차이는 급속도로 좁혀질 수도 있었다.
“더구나 노광기를 비롯한 장비의 경우에 라인에 맞춰 개조하기 마련인데 그런 방식으로 설비를 업그레이드시킨다면 문제일 수도 있겠군요.”
박정국 사장도 이건주 회장이 뭘 우려하고 있는지 알기에 동의를 표명했다. 더구나 중국에 진출하여 소부장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그것은 일성 전자에 악영향을 끼칠 수가 있었다.
“한 번 김세인 회장을 만나서 이 문제를 논의할 필요도 있겠군. 저가 시장일지라도 중국에 설비를 내보내면 결국 나중에 우리의 경쟁자로 성장할 수도 있으니. 그러다가 가격 경쟁력 때문에 전자제품의 기본부품을 중국산이 잠식할 수도 있으니.”
“그거야 지금도 그런 면이 있는 상황이지만 더 심화될 수도 있겠군요.”
그들은 김세인이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한 게 아닌지 걱정했다. 아울러 이후에 그런 위험한 일은 다시 하지 않도록 경고하기로 했다.
김세인은 시리아의 사태에 관심을 두는 상황이었는데 수지가 난데없이 북한 문제를 거론하자 어이가 없었다. 수지는 끊임없이 뭔가 추진하고 있었다. 인공지능이라 그런지 게으름을 몰랐다.
대부분의 일은 자신이 지시한 일이니 그걸 탓하기도 애매했다. 이제 B 등급의 관리자라 수지에 대한 강제력이 강해졌다. 그렇기에 지금은 부탁을 하면 지시로 받아들여 이행했다.
“안변에 있는 북한군 33사단의 사단장인 이용익 중장을 회유하는데 성공했어. 아울러 원산의 45사단의 2돌격대장인 강을영 대좌도 마찬가지로 포섭을 했다.”
그러면서 원산 외곽에 활동 거점 및 보급창고를 만든 사실도 설명했다. 또한 안드로이드 3기를 투입하여 북한에서 고향을 떠나 유랑하는 도망자들 20여 명을 끌어들인 사실도 언급했다.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 지하에 몇 개의 거처를 만들고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사실도 언급했다. 이후에 더 많은 인원을 받아들이고 그런 시설을 늘릴 예정이었다.
“이건 마치 심시티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것 같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이건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없어. 네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워프 능력을 언급했다. 은밀하게 공간이동을 할 수 있고 물자도 투입할 수 있기에 폐쇄된 북한을 마음대로 활보할 수 있었다.
다음은 바로 대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가 있기에 북한 내에서 일을 진행하고 사람들을 포섭이 가능했다.
세 번째로 휴먼해킹이 가능하기에 포섭도 가능하고 마찬가지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시간이 흐르면 이탈자가 발생하는데 그런 위험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풍부한 자금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일을 추진하려면 상당한 물자가 필요했고 그렇게 하려면 그걸 조달하기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그걸 수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물자를 조달했다.
“동북 지방, 함경도 지역을 거점화해서 내부 반란을 유도할 생각이야? 그게 말처럼 쉽게 가능할까?”
“시리아도 그런 식으로 작업을 했는데 불가능한 건 아니야. 현재 상당한 양의 생필품이나 물자를 북한 내부에 비축하는 중이야. 일부를 유랑민들에게 제공하면서 끌어들이고 있다. 그리고 평안도 지역이나 황해도 지역도 차차 작업할 예정이다. 그 지역은 은 닉이 쉽지 않아 준비할 게 많아.”
그러면서 각 지역에 만든 지하창고를 보여주었다. 시리아나 리비아에서 썼던 수법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나마 통제가 전보다 느슨해진 면이 있기에 활동하기 용이했다.
그런 가운데 포섭 대상자의 인성을 파악하고 있었다. 북한의 시스템 자체가 엉망이라 비인간적인 행위를 할 수밖에 없지만 나쁜 짓을 즐기는 자들은 제외할 예정이었다.
그렇기에 포섭하는 단계에서도 상당히 신중하게 선별하고 거사가 진행된 이후에는 대부분의 고위 장교는 군에서 내보낼 예정이었다. 물론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시리아에서도 인성 파탄자인 군벌의 수장 3명을 숙청하기도 했다.
“시리아를 이용하여 미국의 시선을 돌리는 것은 좋은데 중국은 어떻게 할 거야? 설사 반란에 성공하더라도 중국이 개입하면 북한은 대응할 수단이 그리 많지 않잖아? 전쟁이 날 수도 있고.”
“그래서 아프가니스탄과 연계할까 한다. 거길 통해 위구르 지역에 진출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중국의 서부를 분쟁지역으로 만들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리아 11 개 군벌 중에 하나의 무력 단체에 대해 언급했다. 여전히 그들이 실체를 가지고 활동 중이었다.
“이 단체의 수장인 알사드 무스타파는 이슬람 과격단체 출신으로 무장투쟁 조직들과 교류하고 있고 지금도 여전히 탈레반과 연결되어 있다. 이전에는 그 라인에서 무기를 공급받았는데 우리 쪽에 합류하면서 역으로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위구르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다. 중국의 탄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설마 중국에서까지 일을 벌이려고?”
“그래야지. 한국에서 북한을 흡수하려면 중국을 흔들어야 가능하다. 위구르에서 내전이 벌어진 후에 여기와 여기의 문제를 6개월 간격으로 터뜨리려고 한다. 홍콩에는 슈비스케가 만든 조직이 있고 그들을 동원하여 저항운동을 일으킬까 고려 중이다.”
수지의 홀로그램이 중국 지도에서 홍콩과 대만을 차례로 찍었다. 그렇게 한 후에 북한에서 일을 벌일 예정이었다. 보기만 해도 일이 엄청나게 많았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정도로 역량이 될까? 너무나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전에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했잖아?”
“세인의 등급이 올랐잖아. 안드로이드가 현재 40기 정도 외부에서 활동 중이야. 50기 정도는 추가로 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정도 작전을 하는데 필요한 안드로이드는 30기 정도이다.”
그런 다음 시리아와 리비아에서 운영 중인 각종 군수물자 제조 설비에 대하여 설명했다. 자원이 충분히 공급되어 최대로 가동하면 한 달에 수백만 정의 소총을 생산할 수 있고 수십억 발의 탄약을 생산할 수 있었다.
“비료공장도 가동 중이고 화약공장이 총 4개 정도 가동 중이야. 그렇기에 재래식 무기에 있어서는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아. 물론 필요한 자재도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고.”
“네가 하는 것을 보면 지구를 아예 정복할 정도인데.”
“그렇게 할 수도 있지. 하지만 그건 세인이 원하는 게 아니잖아. 세인은 한국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는 정도까지 바라는 것 같아. 그 이상은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어. 그러니 그렇게 해야지.”
김세인은 자신이 원하는 것 정도까지만 수지가 진행하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그러다가 자신이 수지에 의해 조종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기기도 했지만, 자신의 의지를 조종당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로잘린이란 코드명을 가진 안나 쓰로운은 ‘사막의 암류’로 인해 발발한 중동의 위기를 보면서 기존의 김세인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게오로그 파르타가 세 시간 전에 죽었다는 말인가요?”
랭글리 한국 지부장인 라이튼 휘클리의 전언에 안나 쓰로운은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아직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사전에 알게 되었다.
특히 그가 김세인의 저주로 인해 자신이 아팠다고 내내 말한 내용이 마음에 걸렸다. 그가 열 번째 희생자라는 걸 직접 언급했다면 뭔가 근거가 있을 수도 있었다.
“김세인이나 넬리 킴과 트러블이 발생한 자들이 유독 병이나 사고로 죽은 경우가 많군요. 소냑이란 자를 제외하고 아홉 명이 병으로 죽었다니 말입니다.”
라이튼 휘클리도 단순한 우연은 아니라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알렌 스네핏이나 게로로그 파르타는 김세인을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하려고 했고 그걸 실행하려는 시점에 지병이 악화되어 입원했습니다. 공교롭다고 해도 이 정도라면 뭔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라이튼 휘클리의 말에 안나 쓰로운은 이걸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한국에 오래 있다 보니 은근히 무속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냥 미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신기한 사례가 종종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니 김세인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더구나 넬리 킴 회장이 사람이 죽을 때마다 ‘천벌’이라고 말하는데 그게 하늘의 심판이라고 합니다. 김세인 회장이 유독 운이 좋은 것을 보면 ‘점쟁이’, 샤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라이튼 휘클리도 한국에 꽤 오래 있어서 그런지 한국의 무속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걸 터무니없는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설마 저주를 위해 ‘굿’이라는 거라도 한다는 말인가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넬리 킴 회장은 종교가 없고 한인들의 경우 종교가 없는 것인 무신론자가 아닌 ‘무속: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문의 내력이 그런 능력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울러 일종의 예지능력도 있을 수 있고요.”
“그런 방향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일본 투자에 성공한 게 설명이 되기도 합니다. 아울러 특별한 정보원이 보이지 않는데도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대응하는 것도요. 그러면 지부장이나 나의 존재도 파악했을 수도 있겠고요.”
“그렇게 본다면 설명이 되지만 다른 사람이 믿을까요?”
결국 둘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는 결론은 내리고 말았다.
그렇게 말하다가 시리아에서 유발한 골란고원 사태에 대하여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대립에 시리아가 가세하면 상당히 불리할 것이란 전망을 했고 그것 때문에 미국이 초긴장 상태라는 사실도 언급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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