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66
“혹시 넬리 킴 회장이 가지고 있던 조직은 아닌가요?”
한정식이 그렇게 반문을 했다.
“넬리 킴 회장은 합법과 불법이 모호한 방식으로 영국의 금융가 ‘더 시티’를 통해 스위스에서 자금을 운용하고 있어요. 이미 그 자금은 김세인에게 권한을 양도한 것도 확인이 되었고요.”
“그건 문제가 아닌가요?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요?”
“소득의 신고가 별개로 이루어지는 거라 관여하는 게 쉽지 않아요. 기업으로 말하면 별개의 법인이죠. 형식상 지분 관계도 얽히지 않았고요.
실질은 같은 사람이 지배하지만 그건 심증에 불과해요. 명확한 증거자료도 확보하기 쉽지 않고 그게 사실이라는 점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아요. 넬리 킴 회장이나 김세인 회장이 관련이 없는 별개의 문제라고 하면 어렵고요. 그걸 문제로 만들기 위해 뒤지기 시작하면 금융시스템이 마비되고요.”
그건 아무리 미국 세무 당국이라도 손을 대기 어려운 문제였다. 그걸 건드리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그런데 ‘사막의 암류’는 주인이 없나요?”
“그게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고 국가 단위로 움직이면 실체를 파악이 불가해요. 초기에는 그게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세계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온갖 방법으로 위장해서 우리도 추적에 실패했어요.”
진짜와 가짜를 판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거기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거래와 실물거래가 뒤섞여 있으니 조사를 하는 게 어려웠다. 국경을 넘으면 추적이 끊겼다. 그런 흐름에 SI 인터내셔날도 같이 섞여 들어간 상황이었다.
“위에서도 파악하려고 애를 썼지만 다 실패한 상황이에요. 보고서에 ‘알 수 없음’이라고 올릴 겁니다. 그리고 김세인 회장 외에 몇 명이 그런 인물로 지목이 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대상이 하나이면 의심을 하지만 같은 미국인 중에도 그런 자들이 있고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에도 있었다. 다들 의심은 가지만 막상 조사하면 건실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으니 더욱 괴리감이 커지고 있었다.
32. 면담
김세인은 레이튼의 연락을 받고 왜 그렇게 흥분한 것인지 알지만 모르는 척 물었다. 드디어 수지가 진행하던 멕시코의 협상이 마무리된 것 같았다.
“멕시코 칼리 이동통신을 인수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게 돈이 될 건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만요.”
그간 암중에서 ‘흘라 멕시코’ 조직의 보스인 살리나스 데 곤잘로와 이그니아의 대역을 내세워서 협상하고 있었다.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기로 휴전에 합의했고 영역까지 조정하는 것에는 합의했지만, 보상은 제대로 합의가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 칼리 이동통신이라는 회사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부도유예협약을 체결하고 인수자를 물색했다. 그걸 ‘라 데코’의 레예스 상사에서 인수하기로 했고 살리나스 데 곤잘로와 엔리코가 멕시코 전역에서 영업하는 것을 보증해주기로 했다.
“칼리 이동통신을 인수하자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멕시코의 레예스 상사가 주축이 되고 SI 인터내셔날과 우리가 컨서시움을 구성하여 입찰에 나서면 어떨까 합니다. 레예스 상사 말로는 정부나 금융권 등의 이해관계자 사이에 합의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전쟁을 유발하고 패배한 살리나스 데 곤잘로에게 뭔가 보상을 해달라고 했지만, 요구를 거절했는데, 얼마 전에 수지가 또 다른 당사자인 엔리코까지 포함하여 사실상 납치했다.
그렇게 하여 둘에게 강제로 보상을 받아냈는데 가장 핵심이 바로 칼리 이동통신의 인수와 전국적인 영업 보장이었다. 그들의 방해로 망한 회사이니 그들이 용인하면 가능했다.
“알았습니다. 잘 파악해보고 능력 있는 현지 로펌을 수배하여 일을 진행하기 바랍니다. 법적으로 하자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공장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멕시코에서라도 건립할 방안도 검토하기 바랍니다.”
김세인은 과격한 방법이지만 수지가 그렇게 일을 단행하여 협상을 마무리하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제대로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봉합한 상황이라 상당히 귀찮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고 그것에 결국 특단의 조치를 했다.
그래도 마약조직을 이끄는 보스이기에 바로 굽히지 않았지만, 심야에 철통같은 경비를 하는 저택에서 감쪽같이 끌려온 상황이라 결국 굴복하고 말았다. 마찬가지로 엔리코도 그런 상황을 알기에 양보를 했다.
“혹시라도 멕시코에서 불미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면 바로 연락하기 바랍니다. 내가 급한 일이 있어 제때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로든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말입니다.”
김세인은 수지를 통해서 상황을 파악할 것이지만 그래도 모르기에 그런 부탁을 했다. 그래야 의심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혹시 인수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고 있습니까?”
“멕시코의 기업이라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자금 사정이 악화되어 사실상 부도가 난 상황이니 마이너스 상태라고 봅니다.”
“그래도 영업권이나 자산 가치는 있을 것 아닙니까? 나는 그걸 말하는 겁니다.”
“부채가 30억 달러 정도 됩니다. 그리고 자산은 15억 달러 정도 되고 미래가치라고 할 수 있는 영업권이나 프리미엄이 대략 5억 달러 정도로 계산이 됩니다.”
레이튼이 사전에 이미 정보를 수집한 상황이었다. 자본금은 5억 달러인데 이미 다 잠식한 상황이고 무려 10억 달러의 마이너스까지 난 상황이었다.
“그러면 최대 20억 달러로 산정하여 인수하면 되겠군요.”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경쟁이 붙으면 가격이 올라갈 겁니다. 그러니 좀 더 높게 잡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하, 멕시코에서요? 그것도 소비자를 상대로 한 영업을 해야 하는 이동 통신회사를 누가 인수한다고요? 사실 그 회사가 망한 이유가 멕시코 최대조직인 ‘흘라 멕시코’를 비롯한 갱들과 분쟁을 겪으면서 어려워진 상황인데 말입니다.”
김세인의 말에 레이튼은 그런 사실은 어떻게 아는지 물었다. 멕시코까지 김세인이 파악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냥 GH 그룹과 싸울 때 도와준 쪽에서 그쪽과도 약간 연관이 있어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거기서 협조를 받기로 한 상황이니 다른 조직과 경쟁할 위험은 없습니다.”
이미 그들이 협조하기로 한 상황이니 라예스상사가 칼리 이동 통신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인수 가격은 자산 실사를 해서 나온 결과를 따르겠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을 줄 필요는 없었다.
라파예트 대통령과 브레진스키 안보 보좌관이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종전협정 체결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었다. 협정을 준수하도록 이스라엘을 다독이고 지원할 예산을 확보하고 미국 내부의 여론까지 우호적으로 만들어야 했다.
“이번 일의 배후에 ‘사막의 암류’라는 정체불명의 조직이 있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요? 그 실체가 불분명해서 말이요.”
기정사실로 굳어진 내용이지만 다시 한 번 점검하는 라파예트 대통령이었다. 가짜 정보로 종종 실체가 없는 허상의 적을 만들어서 안보 장사를 하는 자들이 네오콘이었다.
“사실이라고 봅니다.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광범위하게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증거가 있습니다. 단지 그 주체가 누구인지 그게 불명확한 상황입니다. 그들의 자금은 주요 국가와 개발도상국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핵심 인물로 보이는 자들을 언급했다. 그러다가 김세인의 이름이 거론되자 라파예트 대통령이 관심을 보였다. 아랍계 이름이나 영어 이름 사이에 특이했다.
“특이한 인물이군요. 보고서를 보면 자신은 그들과 관계가 없고 단순히 해외 영업을 하다가 만나서 거래하는 관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는 말인데, 이전에는 특별한 이력은 없군요.”
“실체가 명확한 인물이기에 사실 제일 먼저 실세가 아닐지 의심했습니다. 랭글리에서 다각도로 접촉하여 정보를 수집했지만 뚜렷한 혐의점은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나이도 너무 어리고요. 하지만 여전히 의혹이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서 랭글리에서 제출한 정보보고서를 요약한 내용을 추가로 건넸다. 라파예트 대통령은 서류를 받아서 검토했다.
“우연히 만난 인물의 정체는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군요. 그가 누구인지 모릅니까? 일본 관련 정보나 투자정보도 그들이 제공하고 있다고 봅니까?”
“그건 특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말하지 않은 이상 알기 어렵고 그에게 말하라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보복을 당할 수 있기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미국인인 슈비스케 켄팅턴라는 자가 아닐까 의심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슈비스케에 대한 것도 설명했다. 로사리오 켄팅턴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둘 사이에 그리 좋은 인연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여전히 연관을 맺는 상황이라 둘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러시아에서 발생한 암살의 배후에 ‘사막의 암류’가 있다는 사실은 어지간한 정보기관이라면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대놓고 조사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어떤 정보기관이든 자신들이 적대적이라 판단하면 어떤 보복을 당할지 모르기에 소극적이었다.
“미국 10대 부호이고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한 번 만나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더구나 캘리포니아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 위한 인허가를 요청했다니 그것도 관심이 갑니다.”
라파예트 대통령이 김세인을 만나고 싶다는 의중을 표명했다. 바로 만나게 해달라 하지 않은 것은 달리 문제가 없는지 의견을 달라는 말이기도 했다.
“만난다고 해시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 부르기보다 할머니인 넬리 킴 회장을 부르면서 같이 부르는 게 모양새가 좋을 겁니다. 첩보에 의하면 7월 초에 미국에 왔다가 8월 말에 한국으로 간다고 합니다. 아직 대학생이기에 학기 중에는 한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대학에 다니고 이후에 미국에 건너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한 번 접촉하고 적당한 날을 잡도록 합시다. 그가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타진할 필요도 있고요. 그들을 대중, 대러 정책에서 적당한 레버리지로 사용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정체를 알지 못하는 테러집단일 수도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들과 밀착했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가 있습니다. 이번 공방전을 보면 그들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러다가 자칫 미국의 우월적인 지위마저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브레진스키 보좌관의 말에 라파예트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일단 협정을 맺어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은 차단했지만, 그건 일시적인 봉합에 불과했다.
“단순한 조력자일지라도 꽤 거물이니 그쪽 수뇌부와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서로 협력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김세인이 수뇌부는 아닐지라도 수뇌부와 접촉할 정도의 인물이라고 판단하여 만나기로 했다.
해밀튼 장관은 이스라엘 사태가 벌어진 이후 라파예트 대통령의 신임을 상실한 상황이라 마음이 무거웠다. 이후 수습과정에서 안보라인 대부분이 배제되었으니 사임을 고려할 정도였다.
“브레진스키 보좌관이 넬리 킴 회장과 김세인 회장의 코드 원과의 면담을 추진하라고 했단 말인가요?”
국무부에는 세 명의 차관이 있는데 연방 담당 차관인 새뮤엘 르버킨이 백악관에서 받은 지침을 전달했다. 국내 슈퍼리치와의 접촉은 재무부나 법무부를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몇 명의 경우에는 국무부에서도 관리했고 넬리 킴은 그런 대상이었다.
“그렇습니다. 7월 초에 미국에 오면 만나도록 일정을 조정하라고 합니다. 현재 희망한 일정은 7월 5일과 6일입니다.”
“의제는 통보한 것이 없습니까?”
“특별한 것은 없지만 두 가지 문제일 겁니다. 하나는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에 짓기로 한 반도체 공장입니다. 캘리포니아 현지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Q사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업체에서 중복 과잉 투자라고 반대하고 있고 일부 환경단체나 노동단 체에서 반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사막의 암류’와는 연관이 없습니까?”
“그건 그저 소문이고 설사 알고 지내는 사이라도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뭘 어떻게 하기는 쉽지 않죠.”
“코드 원이 굳이 지금 그들을 만나려고 하는 것은 그 문제와 연관이 있을 겁니다. 그저 안면이 있을지라도 의중을 파악하면서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모색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니 그런 방향에서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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