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69
이민환이 이선우의 전화를 받고 얼굴이나 보고 술이나 한 잔 하러 왔는데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에 이민환의 상황을 화제로 삼아 대화를 했다. 그러다 헬로윈전자가 어떤 회사인지 장래성은 있는지 물었다. 기밀이 아닌 내용을 적당히 대답했다. 대략 30분 정도 있다가 그 자리가 끝이 났다. 사기를 치는데 일조한 것은 아니었다.
‘하여간 나쁜 사람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일확천금을 노리고 이선우에게 돈을 맡겼는데 가지고 도망갔으니 만만하고 신분 확실한 이민환에게 그 책임을 묻겠다는 말이잖아.’
‘그런 것 같아. 회사에서는 사기꾼 친구라서 신뢰가 가지 않아 도울 생각이 없어 보여. 투자자라는 사람이 꾸며낸 이야기를 믿고 조만간 징계 절차에 들어갈 생각인 것 같아. 이렇게 되면 회사에서 해고되고 군대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 이민환은 어떻게든 합 의해서 무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걸 노리고 있어.’
‘변호사에게 의뢰하자. 아울러 지금 이선우가 잡혔으니 상황을 뒤집을 수도 있을 거야.’
김세인은 황지원에게 자신의 정보를 팔아넘긴 것은 괘씸하지만 어쨌든 억울하게 당하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아울러 자기 잘못을 알고 만나는 것을 피한 것은 그나마 염치라도 있어 보였다. 이민환이 스스로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닌 황지원의 강요로 그랬을 가능성이 컸다.
‘도와주고 싶다면 도와야지. 황지원에게 협력한 것은 괘씸하지만. 이선우가 잡히기 전에 그런 협박했는데 이선우가 제대로 진술하면 달라지겠지. 그리고 경찰에 진술한 내용 중에 거짓이 몇 가지 있어. 그걸 뒤집으면 될 것도 같아.’
이민환의 진술과 투자자라는 김종훈의 진술 중에 몇 가지 차이가 있는데 대부분 이민환이 정확히 진술했다. 그런 내용을 말했지만, 고소인이 유리하게 조서가 꾸며져 있었다.
이선우와 김종훈이 회사 앞의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고 반주를 하는 상황에서 퇴근하던 이민환이 들렀는데 거꾸로 이선우와 이민환이 먼저 와서 술자리를 하고 있었고 김종훈이 불려와서 일방적으로 투자하면 잘 된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남의 일이라서 그런지 이런 일은 사소해 보여.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엄청나게 큰일이겠지.”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법무법인 종평의 한지석 변호사에게 사건을 설명하고 이민환을 방문하여 상황을 듣고 법적인 도움을 주라고 부탁했다. 필요한 비용은 자신에게 청구하라고 했다.
호금창과 7명의 상무위원, 2명의 원로들이 북대하의 모처에서 모인 상황이었고 거기서 심각한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 기밀을 유지하면서 중요한 국가의 일을 논의할 때 주로 모였다.
“롄상 대장을 죽인 범인의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호금창의 정적이랄 수 있는 온자비앙 상무위원이 기밀총국의 수장이 암살당한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자 호금창의 얼굴에 곤혹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가 짜증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더구나 서부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점점 기승을 부리는데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요?”
“그건 공안과 내정에 관계된 온자비앙 상무위원의 관할이 아닙니까? 당기위를 움직여서 그 지역의 책임자를 문책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군사위 부주석인 투린도 지지 않고 상대에게 책임을 물었다.
“그게 단순한 치안의 문제가 아닌 외환의 문제가 아닙니까? 아프가니스탄 원리주의자와 ‘사막의 암류’라 칭하는 자들이 그 지역에 침투하여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군사위를 관할하는 투린 상무위원 쪽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아닙니까? 기밀총국의 수장인 롄상 대장의 암살도 그들과 연관이 있다면서요?”
그러자 투린은 호금창을 보았고 호금창이 고개를 끄덕이자 투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다음 긴급한 안건 보고를 요청하여 ‘사막의 암류’로 칭해지는 자들에 대하여 설명했다.
“우리가 암살위협에 굴복하여 조사를 중단했단 말입니까?”
보고가 끝나자 온자비앙은 한심하다는 식으로 투린 상무위원과 호금창 주석을 비난했다. 그런 비난에도 호금창이나 투린 상무위원은 반박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국외에서 일어난 일을 무리하게 조사하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결국 그런 상황에서 무리한 조사를 강행하면 희생만 발생할 여지가 있기에 잠정적으로 조사를 중단한 겁니다. 조사지역도 국내가 아닌 해외라 활동에 제약도 많고요.”
투린 상무위원은 변명하면서 그 자리에 참석한 다른 상무위원과 두 명의 원로를 보았다. 두 명의 원로는 못마땅한 기색이었지만 달리 말을 하지 않았고 다른 다섯 명의 상무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사자인 주석과 투린, 그리고 온자비앙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고 노려보았다. 호금창은 이런 상황에 몰린 것이 내내 불만인지 온자비앙을 노려보고 있었다. 반면 은자비앙은 비겁하다는 기색이지만 그런 사실을 설명한 것이 맘에 들지 않는 기색이었다.
“난감하군. 광업총국이나 기밀총국에서 무리한 작전을 벌인 것도 문제이고 우리를 만만하게 생각하는 자도 문제이니.”
그 자리에 참석한 전대 주석이 장내에 있는 자들을 둘러보면서 마침내 한마디를 했다. 자신이 책임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는지 호금창을 겁쟁이라 비웃고 있었다.
“러시아의 남부군 수장인 밀리세코비치 장군과 연방정보부 그레미코 장관도 죽었습니다. 롄상 대장에 비해 비중이 낮다고 할 수 없는 자들인데도 러시아가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암살당한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투린 상무위원이 밀실 살인사건임을 설명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기밀총국의 주임인 롄상 대장이 호위에 철두철미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언급했다.
“지금 우리는 엄청난 위기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서부의 사태를 이대로 방치하면 어떤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대로 대응하려고 하면 더 좋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투린은 쪽지 하나를 펼쳤다.
“어제 미국 대통령이 한국계인 넬리 킴 회장과 그의 조카 손자인 김세인 회장이란 자를 초청했다고 합니다. 그자는 사막의 암류로 알려진 자들과 연결이 된 인물이라는 첩보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광업총국 사태에 드러난 리오 메탈과 거래를 했던 SI 인터 내셔날의 오너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사막의 암류와 선을 대려고 한다는 말인가요?”
“급하게 파악한 정보, 미국과 한국에서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석연찮은 부분이 꽤 많고 그의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그에게 적대적이던 자들이 대부분 짧은 시간 안에 지병이 심해져 사망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죽은 자들에 대하여 언급했다.
“꼭 누군가 드러나지 않게 암살한 것 같군. 라스푸틴의 러시아 홍차를 사용한 것과 비슷한 느낌도 들고.”
원로인 장민택이 한 마디를 툭 던졌다. 거기에 있는 자들 대부분은 60대 중반이 넘었기에 그런 이야기가 남의 일로 들리지 않았다. 다들 당뇨부터 고혈압이나 저혈압, 신부전이나 심부전, 지방간이나 간염, 전립선 질환 등 지병이 있었다.
죽은 자들처럼 누군가 작업했다면 그들에게도 해당이 되었다. 그러니 함부로 해코지하려고 하다가 보복을 당할 소지가 컸다. 그러니 섬뜩한 기분에 누구도 함부로 말을 하지 못했다.
“그자를 만나보는 것이 어떤가?”
장민택의 말에 누구도 말을 하지 않고 눈치만 봤다. 괜히 나섰다가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런 모험을 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했다. 은자비앙도 호금창의 시선을 피했다. 여기서 더 대립하다가 교섭에 대한 책임을 맡을 수도 있었다.
“일단 미국 대통령의 면담을 지켜보고 이후에 조치하도록 하지요. 가을 무렵에 한국에 돌아올 거라고 하니 대사가 만나거나 특사를 보내 만나도록 하지요.”
호금창이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민환은 곤혹스러운 처지였다. 회사에서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져있었다. 친구와 같이 사기를 친 사람으로 찍혔고 딱 한 번 본 투자자라는 사람은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사기로 고소까지 했다.
“일단 수임계를 제출하도록 하죠.”
설명을 들은 길종섭 변호사가 나서 주기로 했다. 고의는 아니지만 황지원과 몇 번 술자리를 하면서 김세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 상황이라 둘의 분란이 알려지자 면목이 없어 김세인을 피했는데 결국 도움을 받게 되었다.
“무고죄로 고발을 할 필요가 있지만 일단 혐의를 벗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짓이 명확히 드러난 후에 고소하도록 하죠.”
무고죄로 맞고소하는 것은 뒤로 미뤘다. 그렇게 되면 상대의 경계심만 높아지고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컸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을 가지고 무고를 증명하는 게 쉬울 수 있었다.
“회사에서 징계는 문제가 없을까요?”
“사규나 사회통념 상으로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근무시간도 아니었고 친구가 술자리에 불러서 갔고 회사에 불리한 사실을 발언하거나 투자를 유치한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징계를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기소도 되기 전에 징계에 착수한다면 소송을 통해 가처분신청을 내고 이후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하여 무효를 주장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효소송을 내면 됩니다. 병특의 경우 군대 문제가 걸려 있어 자기 주장을 못하고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민환 씨의 경우 문제 될 게 없습니다. 그냥 조금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 생긴 정도입니다.”
그러면서 징계의 경우 절차나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야 효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절차나 내용이 타당하지 않으면 법원에서 무효 처분을 받는 경우가 많아 크게 걱정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변호사님 말씀을 들으니 조금 걱정이 덜합니다.”
“증거는 많습니다. 음식점 계산시간이 8시 30분, 이민환 씨 퇴근 시간이 7시 45분입니다. 더구나 회사에서 식사하고 갔기에 8시경에 맥주 2병과 소주 한 병을 시킨 것이 다입니다. 그것만 해도 김종훈이 거짓말을 한 것이 증명됩니다.”
헬로윈전자의 경우에 방위산업체이고 이민환은 병역특례로 근무 중이기에 출퇴근 관리가 철저하여 알리바이 조작은 쉽지 않았다.
“통화나 대화를 녹음한 것은 없습니까?”
“두 번 통화한 것과 경찰서에서 만났을 때 다툰 내용이 있습니다. 병특이라는 걸 알고 회사 못다니고 군대가기 싫으면 자기 돈 내놓으라고 한 말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녹음한 것을 들려주었다. 거기에는 억지 주장을 했다는 증거가 명백히 들어있었다. 자기가 아는 대단한 사람을 움직여서 죽이겠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투자한 원금과 정신적인 피해마저 보상해 달라고 협박하고 있었다.
“이거 경찰서에 제출하죠.”
“경찰에게 들려주었는데 의미 없다고 하면서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저를 사기꾼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매수되었거나 편향적인 수사관의 경우 증거의 제출마저 거부하는 경우도 많죠. 거부하면 나중에 법원에 제출하면 되지만 그 전에 무혐의처리 되는 것이 낫죠. 일단 제출하도록 하죠. 그래야 나중에 무고죄나 협박죄로 처벌하기 종죠.”
길종섭은 수사관의 일부가 오염이 된 것도 같다고 설명하고 수임계를 제출하면서 증거도 같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민환을 만나고 돌아온 길종섭 변호사는 한지석 변호사에게 상황을 공유했고 한지석 변호사는 김세인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이 설명해도 듣지 않았다는 말이죠?”
“일단 증거를 제출하고 기다려야죠. 이선우란 사람이 사기꾼이라 이민환 씨도 사기꾼이라고 단정하는 걸로 보입니다.”
김세인의 말에 공감을 하면서도 약간 수사관의 행위를 비호했다. 김세인이 그걸 문제 삼으려는 것을 만류하는 분위기였다.
“잘 처리해 주세요. 이선우도 잡혔으니 이 사건도 그쪽에 병합도 시키고요.”
“자기들이 저지른 잘못이 드러날까 걱정되어 넘겨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지만, 진범이 잡혔으니 그쪽으로 병합이 되겠죠.”
김세인은 사소한 것 같지만 어쨌든 짓지 않은 죄로 당하는 것은 막아주고 싶어서 당부했다.
장준익은 김세인의 부탁을 받고 SI 홀딩스의 감사로 취임할 때 김세인이 지금처럼 성공할 걸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김세인의 부모가 남긴 유산과 고모할머니에게 받은 재산을 지키는데 일조하면서 노후를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세인은 생각 외로 성공을 했고 순식간에 재벌로 성장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도 많아졌고 책임도 그만큼 커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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