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83
김세인은 천벌을 믿지 않는 자가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저들이 죽여달라고 사정을 하는 것 같으니 죽여주기로 했다. 그렇게 해도 겁내지 않는다면 역시 다른 자도 그럴 계획이었다.
자신이 잘못한 게 있어 단죄하려고 한다면 그나마 이해가 되지만 조작으로 죄를 만들려고 한다면 용서하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그들의 이력을 살폈다. 그 결과 역시 죽어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단지 권력으로 자신들의 죄를 덮어 문제가 없었다.
김세인이 그들의 죄를 살핀 것은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수지도 김세인의 성향을 알기에 적극적으로 그들의 행적을 조사했고 범죄에 대한 단서를 수집했다.
“한국에서 자리를 비웠더니 허튼짓을 하는 자들이 많은 것 같아. 빨리 돌아가서 정리해야겠어.”
김세인은 조만간 한국에 가서 일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아이가 난 후라 악한 마음을 갖지 않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이마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과감히 손을 쓰기로 했다.
김세인은 아들 출산 일주일 후에 한국으로 출국했다. 물론 그 전에 아이의 출생신고도 했다. 또한 바로 여권도 신청하여 아이가 한국에 가는 데 지장 없도록 조치했다. 유희원과 아이를 두고 가는 것이 불안했지만 해야 했다.
‘실시간으로 모니터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전조치를 취해주었으면 좋을 것 같아. 따로 조치할 수 있는 게 있어?’
‘위험할 경우 대상자의 워프 탈출도 가능해. 세인이 B등급의 사용자이자 선임승무원이기에 가능해. 세인을 제외하고 네 명을 등록할 수 있어. 아이와 아내, 고모할머니까지 등록할까?’
‘그렇게 해. 그 외에는 알리는 자체가 문제이지. 총격이 발생해도 보호하는 게 가능하지?’
전에 지켜보는 사이에 총탄에 맞아 절명한 경우가 있어 그런 상황이 또 발생할까 걱정되어 물었다.
‘그거야 사실 개입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이라 그런 거야. 그 신분이 필요해서 방치한 상황이고. 총격이 발생하는 정도는 사전에 조치할 수 있어. 워프 탈출은 피할 수 없는 상황, 화생방 상황이거나 광범위한 범위의 폭발이 발생할 때 필요한 거야.’
김세인은 집을 떠나면서 수지에게 부탁했다. 그런 상황에 직면했다면 우주선에 대한 비밀을 유지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하려다 변을 당하는 것보다 나았다. 그런 상황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정체가 드러난 상황이니 비밀을 지키는 게 의미가 없 었다.
“정부, 권력기관에서 문제 삼는단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자금출처조사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조사는 하지 않고 회사 주변에 그런 소문을 내고 있습니다. 비자금을 조성했거나 정제불명의 자금이 유입되었다는 소문도 있고요.”
사무실로 들어가자 이장우 홀딩스 사장이 상황을 보고했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당장 손을 쓰려다가 여전히 내키지 않아 일단 한국에 와서 상황을 살피고 처리할 예정이었다.
“이미 거래 자제는 모두 드러난 상황이고 세금도 투명하게 냈는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요? 세무 당국이나 금융당국이나 손댈 게 없다는 걸 알 텐데 말이요?”
김세인은 유가증권 투자를 통해 자산을 형성했다. 그러니 숨길 건덕지가 없었다. 개인 명의의 계좌나 홀딩스 명의의 계정이나 모두 다 문제가 없었다. 자금의 출처나 세금을 가지고 문제 삼을 여지가 없었다.
“사실 정치권에서 줄 세우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세인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다시 한 번 난리를 쳐야 할지 몰랐다. 조용히 응징해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귀찮게 할 것 같았다.
“지금 다른 재벌도 그런가요? 아니면 우리만 그런 건가요?”
“우리 그룹만 해당이 되는 것 같습니다. 회장님의 배경이 좋으니 얼굴마담으로 이용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미국 대통령 면담까지 했는데도 그런 건가요?”
“그것 때문에 더 그러는 것도 같습니다. 미국에서 대통령을 만날 정도의 인물이기에 대중들에게 파급효과가 크다고 생각하여 어떻게든 여당으로 영입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김세인은 상황을 알지만 금시초문인 것처럼 행동했다. 사실 이런 행동 자체가 맘에 들지 않았다. 자신이 힘을 사용해도 똑같은 자가 계속 등장하고 있었다.
‘박민상 의원이나 다른 의원이 지병으로 사망했기에 이런 사태가 계속 이어진다. 차라리 총으로 사살할까?’
김세인은 차라리 공개적으로 처리하는 게 어떨까 고민이 되었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적은 방법으로 처리하려고 하니 결국 만만하게 생각하여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 변호사는 뭐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까?”
“법이란 게 명확하지 않아 아무리 깨끗하더라도 이것저것 가져다 대면 결국 걸릴 수가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재판하는 과정에 소명하다 보면 실수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당장 그 죄는 벗어나지만 다른 죄로 다시 기소되면 증거가 될 수도 있 습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을 하도록 할 겁니다.”
김세인은 응징하는 자체에 대해서 말할 상황이 아니기에 그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마주 앉은 세 사람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김세인이 한국에 귀국한 사실을 통보받은 상황이었다. 9월이 되기 직전에 귀국할 걸로 예상했는데 10일이나 빨리 입국했다. 그것도 아내와 아이, 고모할머니인 넬리 킴 회장은 미국에 두고 조기에 귀국했다.
“그자가 미국에 있을 때 작업을 어느 정도 진척시키려고 했는데 너무 빨리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하는 작업을 보고받고 대응하기 위해 귀국한 걸로 보입니다.”
이일원 국정원장이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김세인이 한국에 없을 때와 있을 때는 차이가 컸다. 당장 김세인이 알아차리고 개입할 위험 때문에 머뭇거릴 수 있었다.
“더구나 미국에서 이 사건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로든이라는 자가 입국한 직후 라이튼 휘클리 지부장을 방문하고 주한 미군 민정 참모까지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나중에라도 골치가 아플 수 있습니다.”
김세인에 대해서는 조사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다 수집하여 분석한 상황이었다. 그 결과 잘 엮으면 뭔가 될 걸로 보았다. 크게 문제는 없지만 귀찮게 할 부분은 몇 군데 있었다. 죄가 없더라도 사실을 조금만 비틀면 골탕을 먹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사태가 심각해진 상황이 되었을 때 도와준다고 손을 내밀면 자신들에게 협력할 걸로 판단되어 일을 시작했는데 너무 빨리 대응하기 시작했다.
“선거가 아니라도 그자에 대해서는 말이 많습니다. 하는 짓을 보면 우리 당이나 정부에 부담이 될 인사입니다. 결과야 어떻든 작업을 계속합시다. 그렇지 않아도 VIP도 맘에 들어 하지 않고 고장현 이사장도 탐탁지 않은 기색입니다. 이번에 정리 합시다.”
이정훈 의원이 이일원 원장을 압박했다. 그저 이름값 때문에 물러서는 행위는 내키지 않았다. 시작한 일이니 끝을 봐야 했다.
“하지만 그자가 미국이나 각국 정보기관에서 말하는 ‘사막의 암류’와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는 점과 그자와 대립하던 자들 대부분이 지병의 악화로 사망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일원도 그런 보고를 받았을 때야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치부했지만, 그 사실에 대해 좀 더 파악하자 무시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거기다 ‘사막의 암류’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밀실 살해사건까지 알게 되자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김세인의 저주와 연관이 있는 사망사례와 ‘사막의 암류’가 작업했을 걸로 추정되는 사건에 대해 다른 두 사람에게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미국의 정보기관도 이걸 천벌, 동양의 저주라고 하더군요. 우연이든 필연이든 사실이라면 걱정이 됩니다. 우리가 이번 일의 배후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일원의 모습을 보면 일을 하는 것에 주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니 다른 두 사람도 강행하라고 압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미 작업이 시작된 상황입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고발까지 진행합시다. 그 이후에 추이를 보면서 진행 여부를 판단합시다. 이미 필요한 조치는 진행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서승원 의원도 물러나는 게 맘에 들지 않아 보였고 강행하기를 원했다. 외곽조직을 통해서 작업에 들어갔고 그들이 통제할 수 있는 시민단제에서 고발조치만 하면 될 상황이었다. 단지 여론이 원하는 만큼 움직이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알겠습니다. 일단 지켜보다 문제가 될 거 같으면 흔적을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이일원도 그 정도 해서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되어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정 아니다 싶으면 검찰에 사건을 기각시키도록 부탁하면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현재 진행되는 각종 작업에 대해 논의했고 향후 진행할 각종 공작의 방향까지 결정했다. 대부분 정상적인 일이 아니라 불법 선거운동에 관한 내용이었다.
야당에 대한 뒷조사와 그를 통한 야당의 지지율 하락은 논의했고 정부와 여당이 관련된 각종 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여론 조작을 통해 은폐하는 내용이었다.
김세인은 수지가 보여주는 장면, 서승원 의원, 이정훈 의원, 이일원 국정원장이 만나서 논의하는 내용을 듣고 결국 결단했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세 사람이 심장마비로 죽는 사태가 벌어졌다. 의문의 연쇄 사망사건이라 경찰이 개입했다.
경찰의 조사 결과 그들이 ‘맥원’이라고 하는 고급 한식당에서 만난 사실이 밝혀졌다. 같이 만난 세 사람이 심장마비로 죽었으니 독극물에 의한 독살이 아닌지 조사가 진행되었다.
애꿎은 식당의 주인과 종업원만 수난을 당하기 시작했다. 그사이에 검찰이 부검했다. 하지만 막상 부검해도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부검이 끝나자 바로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그들의 죽음은 또 다른 의혹을 불러왔다. 그들의 만남 자제가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여야 모두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말았다.
같은 정당의 서승원 의원과 이정훈 의원이 따로 만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국정원의 이일원 원장이 여당의 실세 두 사람을 만난 것은 수상한 일이었다.
결국 야당은 국정원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주시하던 상황에 그런 사건이 터지자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이니 여야의 힘겨루기가 극심했던 시점이고 대선과 총선이 연이어 있는 시점이니 야당은 이런 일을 그냥 넘기지 않고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 사건이 터지자 김세인에 대한 소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이 모여서 논의했던 내용은 곳곳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국정원과 외곽조직, 군 정보기관까지 동원되어 작업이 진행 중이기에 흔적을 숨기기 쉽지 않았다.
여기에 수지가 수집한 각종 정보를 다양한 방법으로 공개하면서 그동안 진행된 불법행위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입안자와 책임자가 사망하니 계획이 표류하게 되었고 실무책임자들은 자신들의 행적이 드러날까 걱정되어 순식간에 모든 자료를 폐기하고 있어. 하지만 워낙 저질러 놓은 게 많아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 것 같아.”
“야당에도 많은 정보를 보낸 상황이지?”
“그렇지. 결과를 알고 증거를 수집하면 훨씬 효율적이지. 사무실을 임대한 경우 송금 계좌가 있고 그 계좌의 주인이 누구이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안다면 행적을 추적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거기다 기자들도 상당한 정보를 얻은 상황이고.”
황색언론이라는 말은 결국 자본주의적인 원직에 의해 언론이 움직인다는 말이었다. 결국 조회수가 중요한 인터넷 언론은 서로 베껴가면서 자신들이 확인한 사실을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거기다 내부고발도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혼자 덤터기를 쓸 상황이 되자 그 일을 지시한 윗선을 폭로하는 자들도 생겼고 결국 줄줄이 수사대상이 되었다.
“이제 그 일은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것 같군.”
“그런 것 같아. 앞으로 모니터의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높일 필요가 있어 보여. 그렇다고 무한정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아무리 양자컴퓨터라고 해도 자원은 제한적이라 모든 걸 다 감지할 수는 없었다. 낌새가 수상해서 추적할 때까지는 알기 어려웠다. 그런 낌새가 드러난 이후에는 수습하기도 쉽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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