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9
19. 후계자 (6)
‘그건 그렇고 저번에 네가 언급한 51구역에 대해 조사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 거기에 진짜로 외계인이나 우주선이 있는 것 같아. 일부 문서를 살폈는데 실존하는 것 같아.’
수지와 외계문명이나 그와 연관된 괴담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그 중에 하나가 51구역에 대한 것이었다. 사실인지 허구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고 수지가 그것을 조사하기로 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너와 같은 우주선이 있다는 말이야?’
‘그건 아니고 고장 난 우주선이 있는 것 같아. 우리와 적대하던 세력의 우주선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 우주선 공간을 51구역이라 지칭하는 것 같고.’
그러면서 30m 정도 지하에 직경 4~5km 정도의 미지의 물체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물론 그 입구로 보이는 곳에 건물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입구를 감추기 위해 만든 건물이었다.
‘자세한 것은 말하기 어렵지만 같이 조난을 당했고 이 행성에 왔을지도 몰라. 대략 거리가 1만km 정도까지 근접했던 상황이었으니. 우리야 대비를 했지만 저들은 대비도 못했을 것이고. 이런 내용은 기밀이라 아직 말해 줄 수는 없어.’
‘실제로 내부까지 조사한 거야?’
‘우주선의 재질은 안티 워프가 적용된 물질이라 특정한 개체가 아니면 공간이동으로 내부에 들어갈 수는 없었어. 그런 물질은 지구에 존재할 수가 없는데 그렇다는 것은 외계문명이라는 말이야. 조사를 하려면 직접 물리적인 방법으로 건물이 있는 입구를 통해 들어가야 해. 안티매직까지 적용이 되었다면 그것도 불가능할 수도 있고. 그래서 그 주변만 살피고 돌아왔지.’
위험한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규정이었다. 그렇기에 안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안전이라는 의미가 보안까지 포함되기에 우주선의 존재가 드러날 행위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왜 고장이 났다고 하는 거야?’
‘행성 내에서는 아공간에 들어가 있거나 지금처럼 반 아공간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실체를 드러냈잖아? 그런 기능이 작동하지 못한다는 말이지. 마스터나 승무원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주요 기능마저 정지된 상황이지.’
‘그러면 우주선을 획득해도 특별한 성과는 없었겠네.’
‘그럴 가능성이 높지. 고장 나지 않았다면 드러날 이유가 없고. 고장 난 우주선은 크기만 큰 깡통이나 마찬가지야. 내부의 컴퓨터도 껍데기만 남기고 사라졌을 거야. 유피르 제국이나 하이퍼 제국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의 부속품은 기능이 정지된 상태에서 공기와 만나면 기화현상이 발생하도록 되어 있지. 물론 방지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건 특수기술이 필요하고.’
‘그런데 30m 아래 있는 것이 어떻게 발견된 건지 모르겠군.’
‘주변 방사능수치가 100배나 높아. 기록을 보니 그 위에서 원자폭탄 실험을 했더군. 그런 과정에서 발견된 것 같아.’
‘원자폭탄을 개발하고 최초의 실험을 네바다사막에서 했다던데 그게 사실이었어.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것인가?’
‘그럴 가능성이 높아. 원폭실험을 하다가 발견한 것 같아. 거긴 철저히 통제되고 있어. 도로도 최소 100km 정도 떨어져 있고 오직 헬리콥터를 이용해서 접근할 수 있어. 민간인은 접근 자체가 금지되어 있지. 주변이 탁 트인 사막이라 일반인이 몰래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해.’
‘직접 방문하여 탐사를 할 거야?’
‘본체는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기에 별도의 수단을 강구하려고 하고 있지. 문제는 임시사용자만 있을 경우에는 제약이 있다는 점이야. 최소 승무원이 있어야 그 방법을 쓸 수 있어.’
드론이나 로봇이 있는데 사용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김세인의 수준이 낮아 방법이 있어도 쓸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나중에 C0 등급이 되면 시도해야 했다.
새해가 되고 마침내 영주권이 발급되었다. 일단 한 고비를 넘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울러 혈연관계마저 등록을 하여 정식으로 고모할머니와 가족관계가 되었다. 미국의 법에 의거하여 법적인 권한이 부여되었다.
유사시에 고모할머니의 의료기록을 열람하거나 동의절차를 진행할 수가 있고 마찬가지로 김세인에게 일이 발생하면 동일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었다. 또한 필요시에 각종 후견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부재 시에 임의 대리도 가능하다고 했다.
“조만간 드림호프의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영주권이 발급되었으니 제약조건은 없다고 보면 된다. 나중에 시민권이 발급되면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도 있다. 아울러 지분 20%를 조만간 증여하도록 하마. 물론 그렇게 하려면 현금도 같이 증여해야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으니 마련하도록 하마.”
“결국 SC T&T 주식을 처분할 계획입니까?”
“그렇게 할 예정이다. 관계를 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괜히 인정에 얽매여 배려해준 것이 악마를 불러들인 결과를 낳았다. 악마는 악마에 걸맞은 대우가 필요하다.”
노인이지만 기세가 여전히 살아있었다. 결연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었다. 지킬 것이 있는 사람은 강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세인도 그런 고모할머니를 보니 뭔가 보답하고 싶었다.
“5일 후에 한국에 간다고?”
“그럴 생각입니다. 자주 올 것이기에 제가 쓰던 물건은 대부분 그대로 두려고 합니다. 대부분 서울에도 있는 것들이니.”
“그렇게 해.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갈 때 로든과 같이 가도록 해. 로든과 친하다면서? 당분간 수행하며 경호를 맡아줄 거야.”
“알았어요. 그렇게 하죠. 그러면 로든이 연락도 담당하나요?”
“그럴 예정이다. 굳이 보낼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로든은 독신이고 웨스트포인트 출신이니 도움이 되겠지.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니 협조를 구하기도 어렵지 않을 거야.”
“웨스트포인트 출신이라고요?”
그가 군인 출신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웨스트포인트 출신의 엘리트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었다.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여 공을 세우기도 했지만 휘하 부대가 전쟁 중에 오폭을 하는 바람에 민간이 피해가 크게 났고 그 때문에 책임을 지고 전역을 했지. 그에 대한 PTSD 때문에 한 1년간 고생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회복이 되었다고도 하고. 소령으로 앞날이 창창한 군인이었다고 하는데 안타깝지.”
“그래요? 주한미군에도 아는 사람이 많겠군요.”
“어쨌든 활동하는데 도움이 될 거야.”
무슨 의도로 보내는지 이해가 되었다. 미군에 인맥이 있으니 안전을 도모해달라는 의미로 보였다. 또한 한국정부에서 김세인을 귀찮게 하면 주한미군을 통해 차단하라는 의미로 보였다.
“개학하기 전에 한 번 올게요.”
“그렇게 해. 그리고 절대로 혼자 다니지 말고.”
그러면서 한국에서 사용할 차량에 대해 언급했다. 김세인 명의로 세단 2대를 구입한 상황이었다. 하나는 독일 B사의 고급세단이고 하나는 국산 세단이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보다 일본에 투자하는 것은 어때요?”
김세인은 혼자 투자하는 것은 가진 자금이 많지 않기에 고모할머니도 같이 투자하기를 원해 슬쩍 언급을 했다. 당장 결정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일단 염두에 두기를 바랐다.
“투자하자고? 전에 전망이 좋지 않다고 했잖아?”
“전망이 좋지 않아도 투자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아요? 그런 시장에서도 수익을 낼 방법이 있지 않아요?”
“설마 공매도를 하거나 선물거래를 하자는 거야? 그런 거래는 워낙 신경 쓸게 많아 취급하지 않는데.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회원사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 회사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3월 20일 이후에 만기가 도래하는 주가지수, 하락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일반 증권회사나 보험, 투자은행에 상품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신규로 만들지 말고 유통되는 것만 구입해도 될 겁니다. 저는 제 계좌에 있는 자금 대부분을 이번에 투자할까 합니다.”
인공지능 수지는 3월 8일에서 3월 13일 사이에 일본 앞 바다에서 거대한 지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바다에서 발생하지만 거대한 해일이 발생하여 일본 동북지방의 해안가가 초토화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기에 안전하게 3월 20일 이후의 주가지수 옵션에 투자하자는 제안을 했다.
현재 김세인은 기존 유산과 고모할머니가 증여한 현금을 합쳐 대략 150억 원 정도 있었다. 증여세가 워낙 많아 현금은 거의 남지를 않았다.
“일본의 정권이 교체되었지만 잡음이 상당히 많고 연립정권이라서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되었고 야당이 경기부양책에 사사건건 반대를 하는 바람에 경기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때쯤에 폭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주가지수 선물이라? 한 번 검토해 보겠다. 당장 급한 것은 아닌 것 같구나. 하지만 레버리지 때문에 폭등을 한다면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고 손실이 막대할 수도 있다.”
고모할머니도 선물거래를 했었지만 그리 성과가 좋지 않았다. 몇 번 했지만 손실만 보았기에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더구나 콜옵션은 금전적 손해만 보지만 풋옵션이나 공매도는 수습하지 못하면 파산할 수도 있었다.
“성공만 한다면 큰 이득을 볼 수도 있겠지. 큰 수익은 폭락장에서 나는 법이니. 하지만 전망은 전망이고 정확한 시점을 맞추기란 쉽지 않아.”
김세인이 난데없이 선물상품에 투자한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지만 바로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런 경험도 필요할 수 있었다. 가진 돈만 투자한다면 실패하더라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투자를 할 거면 캐시나 레이튼을 통해서 미국계 금융회사의 한국지점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거기를 통하면 상품도 다양하고 정보의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미국도 투자정보의 유출이 발생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심각할 정도로 보안이 유지되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외국계 금융회사가 그런 정보의 유출은 어느 정도 차단했다.
“우리 회사가 거래하는 투자은행이나 금융기관이 있으니 그들을 통하면 사기를 당할 위험은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할 게요. 해외투자를 하는 것이니 한국의 금융사보다 나을 것도 같고요.”
일단 당장 급한 것은 아니기에 그 정도만 이야기를 했다. 임박해서 투자하는 것보다 사전에 하는 것이 의구심을 갖지 않겠지만 아직은 시간이 많았다.
트라이얼 펀드는 스탠리투자은행이 출자하여 조성한 사모펀드이자 헤지펀드였다. 그렇기에 스탠리투자은행의 지분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익명의 자금주가 출자하여 조성되었다.
대표는 스탠리투자은행에서 펀드매니저로 오랫동안 근무하다 이사로 재직했던 해리스 크레인이었다. 그는 투자심사역들의 회의를 통해 캘리포니아 갑부인 넬리 킴 회장이 보유한 SC T&T의 지분 20%를 블록딜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 지분을 인수한 후에 장내에서 유통주식을 매집하고 에렌 허벌린 회장의 우호지분 중에 일부를 회유한 다음 적대적인 M&A에 나설 계획이었다.
물론 내부적으로 투자하기로 정한 것이지 아직 협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더구나 아무런 권한이 없는 ‘드림호프’라는 패밀리 컴퍼니를 통해서 인수 의향만 전한 상황이었다.
고령인 넬리 킴 회장의 대외적인 활동을 대행하는 레이튼 이사에게 의향을 말했지만 반응이 없어 결국 직접 협상을 하기 위해 LA 교외에 있는 저택을 방문하기로 했다.
슈퍼리치의 저택답게 넓은 부지위에 여러 채의 건물이 경내에 있었다. 하지만 다른 슈퍼리치와 달리 건물은 그리 호화롭지 않았고 실용적인 형태였다. 그런 것을 보자 협상을 하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했다.
“트라이얼 펀드의 CEO를 맡고 있는 해리스 크레인입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 여기서 보자고 했어요.”
나이가 80이 넘어 여행을 못한다고 했는데 정정해 보이는 동양의 노부인이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귀찮으니 나이를 핑계로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이 되었다.
또한 그 자리에는 초로의 레이튼 이사와 캐시라는 회계책임자, 그리고 세인이라는 동양계 청년이 같이 있었다.
“장소야 어디건 상관이 없습니다. 여기는 CFO인 아넬카입니다. 이번 거래에서 실무를 총괄할 것입니다.”
블록딜로 인수를 한다면 20% 지분, 총액으로 대략 4억 달러 정도이고 추가적인 매입을 한다면 역시 비슷한 정도를 투자해야 하기에 총액 10억 달러에 달하는 큰 프로젝트였다. 물론 SC T&T가 최대한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하여 주가를 낮춰온 것이 사실인 만큼 성공했을 때 수익도 클 것이라 기대했다.
“귀사에서 보낸 인수의향서를 살펴보았어요. 하지만 SC T&T는 무려 50년 전에 창립을 했고 직접 경영까지 했던 회사이기에 지분을 선뜻 처분하기 곤란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경영에서 손을 뗐고 지분을 허벌린 회장 일가에게 넘기려고 했지만 인수해갈 여력이 없어 그냥 보유한 것으로 압니다. 더구나 최근에 허벌린 일가의 경영능력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의 상황을 아주 잘 아는 것도 같습니다.”
넬리 킴 회장이 다소 화난 어조로 한 마디를 했다. 그들이 불미스러운 내력까지 파악한 것으로 보이니 당연했다. 그렇기에 이번 거래를 제안하고 M&A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