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195
‘위구르는 문제없어?’
‘거기에는 일찌감치 곡물을 비축한 상황이고 러시아에서 곡물이나 생필품을 수입할 수 있기에 문제가 아니야.’
인접한 키르기스스탄이나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을 통해서 물자를 보급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통관이 사실상 불가능했는데 중국이 패배한 이후에는 보복이 두려운지 알아서 먼저 국경을 개방했다.
‘남한과 미국을 설득할 준비는 되어가고 있는 거야?’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문제가 없을 거야. 그렇게 하기 위해 남한과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지. 중국 문제와 북한 문제를 하나로 묶어서 미국과 협상을 하려고 해.’
그러면서 중국과 위구르의 종전 협상에 미국과 러시아를 중재자로 참여시킬 계획임을 설명했다. 대신 둘이 개입하도록 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도록 협조를 구한다고 했다.
‘유엔제재가 상당히 강력하지?’
‘그렇지. 북한은 미국의 제재를 해제해도 유엔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무역은 불가능해. 남한의 경우에 예외 조항이 있지만, 그것은 제한적이고. 풀어갈 게 많아.’
‘그런데 핵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보유하기는 그렇잖아?’
‘포기하는 게 좋지. 드론 한 대보다 못한 면이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 핵무기를 사용해도 두려울 게 없는데.’
수지의 능력을 사용한다면 지구에 있는 핵무기 전부를 다 회수할 수도 있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 그냥 두는 상황이지 필요하다면 몇 시간 안에 전부 조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그냥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제재를 해제하는 지렛대로 사용할 필요가 있어. 아울러 적절한 대가도 받아야 하고. 기존 남북협상이나 북미협상을 하면서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도록 해야지. 그렇게 해야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혁명군을 혁명위원회로 전환한다면 시리아나 리비아처럼 만들겠다는 말이야?’
‘그렇게 해야지.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야지. 어떻게 보면 현재 중국의 체제와 비슷해. 하지만 중국과 다른 점은 일당 독재체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야. 조선노동당은 이미 해체했고.’
‘시리아나 리비아는 민정 이양을 하지 않을 거야?’
‘민정 이양을 요구하지 않으니 굳이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 나라의 국민이 민주주의 제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우리가 물러나면 당장 내전으로 치달을 거야. 북한도 마찬가지야. 사회적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그러면 지방자치부터 시작하는 거야?’
‘그럴 생각이야. 최소 10년은 필요해. 지방은 2년에 한 번 정도 선거를 하도록 할 거야. 군 단위의 지방자치를 4년 한 후에 광역 단위의 지방자치도 4년 하고 이후에 전국단위의 총선거를 통해 의회를 구성하도록 할 예정이야. 그렇게 하려면 10년은 필요할 걸로 보여.’
‘그동안에는 혁명위원회에서 북한을 통치할 거야?’
‘물론이지. 그러면서 남한과 통일을 준비하기도 하고. 민정 이양과 통일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야. 하지만 남한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통일은 불가능해.’
그러면서 남한이 가진 문제에 대해서 열거하기도 했다.
‘그건 나도 동감이야. 남한의 빈부격차나 각종 병폐를 해결할 방안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통일할 필요는 없지. 그건 헌법을 바꾸고 국민의 생각마저 바뀌어야 하니.’
김세인은 자신이 한국의 국민이지만 막상 북한을 장악한 상황이 되자 생각이 달라지고 있었다. 그게 인지상정인 것 같았다. 권력을 가지면 놓기 싫어지는 게 인간이었다.
‘그 전에 북한에 진출하여 좋은 것은 선점할 필요가 있겠지? 인프라나 자원개발 등을 독점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그게 좋지. 북한의 중앙통신이나 방송국, 전력회사, 제철소, 정유공장, 신문사 등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면 통일 후에 좋을 수도 있지.’
수지의 말에 그런 사업을 독점하면 SI 그룹이 한국 최대의 재벌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김세인은 허버트 그렘린 중국 대사에게 먼저 연락하여 만나자고 했고 바로 약속이 잡혀 3시간 후에 대면했다. 중국이나 북한의 일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중국과 북한에서 일이 터져 바쁘시죠?”
김세인은 당사자이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슬쩍 상대를 떠 보았다. 그런 언급에 달리 반응을 보이지 않고 한숨만 내쉬었다. 중국주재 대사보다는 덜 바쁘지만 바쁘기는 마찬가지였다.
“전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미국에 알렸으면 하는 내용이 있어 이렇게 뵙자고 했습니다.”
김세인은 주어를 생략하고 내용만 언급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기지의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어떤 내용입니까?”
“위구르 민주공화국은 더 강력한 보복을 할 수도 있지만, 이 정도에서 적당히 중국 정부와 타협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대표도 불분명한 상황이고 먼저 그런 제안하기도 곤란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있으면 또 먼저 중국에서 허튼 짓을 할 수도 있으니….”
양군이 휴전하지 않는다면 공명심에 공격하는 자가 있을 수 있고 그러면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공격을 받고 응징하지 않으면 그것도 문제였다. 그러면 희생만 커졌다.
“그러면 두 나라의 협상을 중재해달라는 말인가요?”
“미국 혼자 중재에 나선다면 중국의 입장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니 반대로 러시아나 미국도 같이 나섰으면 어떨까 합니다. 필요하다면 한국이나 일본도 참여시키고요.”
김세인은 그렇게 말을 하고 더 이상 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 정도만 말해도 알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것도 있습니까?”
“북한 쪽도 대략 연락이 되는 편인데 정상적인 국가로 복귀할 예정이라 합니다. 그에 따른 협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유엔과 관련된 부분을 처리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허버트 그렘린 대사도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기에 잘 아는 내용이었다. 미국에게 중국과의 중재를 맡기는 대신에 그런 문제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해 달라는 것 같았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행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핵이나 인권 문제 등 장애물이 많습니다.”
“그것도 해결하기를 원하는 걸로 보입니다. 서로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문제이지 않을까요? 지금이 국제적인 역학관계를 변화시켜 동북아의 대립을 완화하는 기회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서류는 있습니까?”
“그거야 필요하다면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서 발송될 겁니다. 저야 의중을 전달하는 정도입니다. 그 이상 관여할 수도 없고요. 그런 일은 당사자 사이에 대화해서 해결할 문제지요.”
김세인은 서류를 전달하는 것은 물증이 남는 일이라 구두로만 이야기를 했다. 설사 대화를 녹음하더라도 그냥 중간에서 메시지만 전달했다고 둘러댈 수 있었다.
“요즘 SI 그룹이 약진하는 것 같습니다. 시리아나 리비아, 멕시코에서 통신장비를 납품하고 한국의 단말기를 납품하면서 성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10월 15일에 캘리포니아에서 반도체 공장 시공식이 있다면서요?”
“반도체 공장이지만 아직 기술이 부족하여 중저가 수준인데요. 언젠가는 최고 사양의 제품을 생산할 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적자를 보지 않을지 걱정부터 했다. 물론 그것은 자칫 경계심만 키울지 모르기에 엄살을 부리는 것이기도 했다.
“한국의 통일이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 것 같은데 김세인 회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넘어야 할 산이 아주 많습니다. 거기다 북한의 혁명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직 명확한 것도 아니고요. 분위기를 보면 정상적인 국가로 복귀하려고 하는 걸로 보이지만 그건 통일과는 별개의 문제이고요.”
“하지만 정상적인 국가라면 당연히 통일로 갈 것 아닙니까?”
“그건 권력의 속성을 몰라서 하는 말이죠. 남북이 통일된다면 지금의 혁명군 대부분은 뒤로 물러나야 할 텐데 그게 쉽지 않죠. 거기다 양쪽의 시스템 자체가 달라 그걸 하나로 조정하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죠. 긴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김세인은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허버트 그렘린과 미국의 우려를 일단 잠재우려고 했다. 물론 그 말로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이 어느 정도 의구심을 가지면 그만이었다.
“이거 참, 한국은 북한의 김정근이 무너졌으니 당장이라도 통일이 될 것이라 기대하는데 실망할 것 같군요”
“실망할 것까지 있겠습니까? 다들 그러려니 하겠지요.”
김세인은 상대의 질문에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통일을 원한다고 보이면 그걸 빌미로 더 많은 요구를 할 것 같았다.
브레진스키 안보보좌관은 해밀튼 장관의 초대를 받아 저녁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는 두 사람이 더 있었는데 조세핀 클락슨 장관과 해럴드 린스버거 국방장관이었다.
“너무 현 상황을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되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 어떤 재앙이 닥칠지 걱정이 됩니다.”
해밀튼 장관의 말에 브레진스키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의 견해에 동조할 수 없었다. 아주 심각하게 판단하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었다.
“사실 달리 어떤 대잭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항공모함을 움직여서 무력 시위라도 하자는 말입니까? 그렇게 해서 효과라도 있을지 의문입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방위비는 방위비대로 깨지고 아무런 효과도 없는 짓인데.”
브레진스키 보좌관이 냉소적으로 한마디를 던졌고 세 사람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그들이 믿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현실이기도 했다.
“사실 중국이 당한 것을 봐서 알 겁니다. 그런 공격을 당한다면 우리 미군의 함대가 방어할 거라 봅니까? 결과적으로 아주 큼지막한 표적지에 불과할 겁니다.”
순간 해럴드 린스버거 장관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 되었고 뭐라고 항변하려는 기색이었지만 결국 말을 하지 못했다.
“코드원과 저는 지금의 상황을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얼마 전에 올라온 이 보고서를 보고 기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의미하는 바가 여러 가지이기 때문입니다.”브레진스키 보좌관이 내민 서류는 랭글리에서 올라온 보고서였다. 북한에서 운용하는 드론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그들도 그걸 봤는지 슬쩍 몇 군데만 확인하고 시선을 뗐다.
“지금 대략 500대의 드론을 북한군에 배치한 상황입니다. 이 드론은 프리즈마 현상을 이용하는 무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레일건이나 레이저광선을 이용한다는 말입니다. 거기에 이 무기는 육, 해, 공을 다 커버합니다. 만능병기이죠.”
“이 보고서는 우리도 봤지만 너무나 허무맹랑한 내용이라 과장이라 생각합니다.”
해밀튼 장관이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했다.
“코드원과 저는 이 내용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봅니다. 이스라엘과 중국에서의 일도 실제 일어나지 않았다면 상상에 불과할 거라고 말할 겁니다. 이런 무기로도 사실 그런 일을 했다고 장담하지 못할 겁니다.”
브레진스키 보좌관의 말이 끝나자 다들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런 무기라면 미국의 무기로는 상대하는 게 불가능했다. 획기적인 무기가 없다면 싸움 자체가 성립되지 못했다.
“우리는 저들의 배려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 신의 가호를 바라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기적을 바라는 것도 어느 정도 기반이 있어야 가능했다. 그렇지 않는다면 불가능했다. 목숨을 놓고 요행수를 바랄 수 없었다.
“아울러 시리아나 리비아에는 이런 무기가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위구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북한에는 배치가 되었습니다. 물론 배치한 사실을 감췄을 수도 있지만 그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수는 없죠. 다른 지역에는 엄청난 스파이를 파견했고 북한은 몇 명 없는 실정이니까요.”
“그 말은 북한에 다른 뭔가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만큼 저들에게 북한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위력을 드러내서라도 지킬 것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총력을 기울여서 그들과 대화를 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들과 대화라니? 알려진 게 없지 않습니까?”
“한국의 김세인 회장입니다. 그가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있습니다. 슬라식 박사의 분석에도 그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최소한 그가 대변인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진행된 일의 모든 건 북한을 장악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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