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03
유철상은 양쪽의 법체계나 국제정세, 경제적인 상황 사회시스템과 교육 수준의 차이 등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걸 들으니 통일을 하지 못할 이유가 너무나 많았고 그걸 해결하려면 한두 해로는 도저히 불가능했다.
“또한 남조선에는 유엔군과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결코 통일을 바라지 않습니다. 통일되는 순간 실업자, 그들이 누리는 특권적인 지위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방해에도 두 나라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종전입니다. 종전을 하고 난 후면 남조선도 유엔군을 철수시킬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철수는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말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미군이 가지고 있는 전시작전권도 남조선에게 반환이 될 것이고요.”
유철상은 확실한 두 나라의 분리를 주장했다. 두 나라로 분리가 되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었다. 그걸 하지 않고는 전쟁으로 인해 유발된 불법적인 상황의 해소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휴전협정은 미군이 서명하여 전쟁 당사자이지 않나?”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오히려 유리한 면도 있습니다. 휴전을 철회하면 한국이 아닌 미국과 전쟁상태가 되고 언제라도 미국을 공격할 명분을 갖게 됩니다. 미국의 영토, 심지어 본토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순간 유철상의 말에 홍정훈은 뭔가 깨닫는 게 있었다. 사막의 암류가 노리는 게 뭔지 깨달았다. 미국을 압박할 방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전쟁터를 한반도가 아닌 미국으로 옮길 수도 있다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미국도 그럴 가능성이 있기에 휴전협정의 폐기선언이 나을 상황은 초래하지 못할 겁니다.”
유철상의 대담한 발언에 홍일훈은 아무런 말도 못했다. 유철상의 배후에 ‘사막의 암류’가 존재하고 있었다.
남북한 예비 접촉은 중국과 위구르의 종전 협상보다 더 빨리 개최가 되었다. 그저 회의 시기만 정하면 되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혁명군과 역명위원회는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진행 중입니다. 그에 걸맞은 정치체제도 확립해 나갈 예정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핵무기 개발도 중단한 상황입니다. 위험한 핵무기가 아니라도 자위권을 확보할 중분한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북협상에 북한 대표로 나온 이순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조 발언을 먼저 했다. 그의 발언은 짤막했지만, 어느 때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고 뭘 요구할지 명료했다.
“남한은 북한의 혁명에 대해 북한 내부의 변화로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기에 기존 남북한의 합의에 따른 상호 간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를 환영하면서 남북한 사이에 평화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합니다.”
남한의 대표인 이정욱 통일부 차관이 북한의 혁명정부를 사실상 대화상대로 인정한다고 언급하여 분위기를 좋게 했다. 그건 혁명정부의 정통성과도 연결이 되는 중요한 문제였다.
“우리 혁명정부는 우리 북조선과 남조선은 사실상 별개의 국가라는 엄연한 현실적인 상황을 인정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평화로운 상황으로 전환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순간 장내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얼어붙고 말았다. 이는 지금까지 어느 쪽, 어느 정권도 시도하지 않은 하나의 한반도 정책을 부인하는 발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븝니다.”
국방부 대표로 나선 군복차림의 박광열이 나서서 제동을 걸고 나왔다. 현 상황을 급박하게 변화시킬 위험한 발언이었다. 더구나 종전은 군축과 맞물리기에 국방부 내부에서는 반대하는 편이었다. 아울러 북한의 평화 위장 전술이라 평가하는 편이었다.
“양쪽 모두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상황입니다. 이는 하나의 한반도, 무력에 의한 통일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엄연한 현실을 부인하는 것은 남조선이 전쟁을 하겠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체제가 아닌 휴전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전쟁의 불씨를 계속 안고 가겠다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무력 통일을 언급한 순간 싸늘한 분위기가 연줄되었다. 그런 발언은 사실 위험할 수 있지만, 무력 통일을 포기했다는 발언이기에 그나마 협상의 여지가 존재했다.
“남조선과 북조선은 엄밀히 말해 휴전상태, 즉, 전쟁 중입니다. 휴전선에 유엔군이 주둔하고 있지만, 사실상 전쟁이 끝난 상태가 아닙니다. 우리는 유엔군이나 미군과 휴전했지, 남조선과는 휴전한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남북 당사자 간에 휴전협정이건,종전협정이건, 평화협정이건 별도로 체결해야 합니다.”
북한 대표의 말에 멍한 표정이 된 남한 대표단은 한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논리적으로 그게 맞았다.
“우리는 종전협정을 체결하고 호상 간에 서로 체제를 인정하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혁명 이후에 헌법을 개정하여 남조선을 별개의 국가로 인정하기 위한 제반 조항을 개정했습니다. 이게 3일 전에 개정한 헌법입니다.”
북한에서 건넨 책자를 받아들었다. 며칠 전에 혁명위원회 전체 회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안건이 논의된 것인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그날은 북한의 일방적인 선언만 듣고 사실상 휴회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만나지 않고 이틀 후에 만나기로 했다.
라파예트 대통령과 안보라인의 고위급 각료가 중국과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 중이지만 워낙 다급한 상황이라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이 남한과 완전한 분리를 요구한 상황입니다.”
해밀튼 장관이 역사적인 배경부터 시작하여 북한이 그런 제안을 한 배경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그런 일은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에서 담당해야 했다.
“유엔 동시 가입으로 사실상 남한과 북한은 두 나라로 분리를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그렇기에 국제법적으로 종전협정을 체결하고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것도 문제는 아닙니다.”
결론은 북한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내용이었다.
“북한이 전쟁을 포기하는 거는 문제가 아닌데 그들이 개발한 핵무기는 어떻게 한다고 합니까?”
“그건 논의도 하기 전에 휴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이 제기한 문제가 워낙 파급력이 크기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영토조항, 이게 모든 관심을 흡수한 상황입니다.”
“평화적인 통일보다 헌법에 명기된 영토조항이 우선한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라파예트 대통령의 질문에 다들 대답하지 못했다. 워낙 논리적으로 이론의 여지가 많은 내용이고 이현령비현령이었다.
“국가의 안위, 영토의 보전, 이건 통일을 의미하는 조항입니다. 법체계상 통일이라는 조항이 평화통일이라는 선언적인 조항보다 상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헌법에 들어있지 않은 한민족이라는 개념이 일종의 불문헌법으로 존재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 불문 헌법 적인 요인은 헌법에 명기된 조항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상위에 존재하기도 합니다.”
브레진스키 보좌관이 그렇게 설명했다. 그런 설명에 라파예트 대통령은 썩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런 개념을 몰라서 던진 질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문제를 따지는 이면에는 국제사회에 존재하는 질서, 힘의 우위에 의한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부정하는 가치관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국제사회는 명분과 힘이라는 두 축에 의해 움직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명분이 없는 상태에서 힘을 기반으로 하여 미국이 형성한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상황이라 그리 큰 문제가 아닙니다. 구단선 문제나 우크라이나 문제는 그들의 주장에 불과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억지 주장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우리는 용인하는 면도 있습니다.”
그런 엉터리 주장을 해도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고 낮은 수준에서 허구성만 언급하면서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못하도록 관리하면서 전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리아, 리비아, 위구르, 북한은 실질적인 힘은 뒤로 숨기고 원리원칙이라는 문제로 미국의 질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도덕적인 문제로 가면 명분을 가진 자가 유리합니다. 그럴 때는 압도적인 힘의 논리로 상대를 압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숨겨진 힘, 이스라엘과 중국을 상대한 그 힘이 두렵기에 힘의 논리를 내세울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여기 있는 모두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파예트 대통령의 언급에 그 자리에 앉은 각료들의 얼굴이 심각하게 변했다. 모두 다 그 정도 생각은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언급할 수 없는데 라파예트 대통령이 밝히고 있었다.
“북한은 알렉산더 대왕의 해법을 들고나왔습니다. 내 예상이지만 핵무기도 포기할 겁니다. 핵무기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있는데 핵무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그냥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핵무기의 부재와 그동안 북한에 가해진 각종 유엔 제재와 각국이 행한 제재를 해제해야 할 겁니다. 나는 그걸 알기에 중국이나 북한 문제를 선거 이후에 논의하면서 내년 가을까지 미루려고 했습니다.”
라파에트 대통령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안보라인도 그런 사정을 알기에 서둘지 않은 면도 있었다. 선거 때문이 아니라 뾰족한 수단이 없기에 일단 뒤로 미루고 제재의 해제를 천천히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걸 그냥 두지 않겠다고 나서는 걸로 보입니다. 그들은 독자 해결을 시도하고 있고 중국과 한국은 대화에 응해 양자 회담이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더 방관한다면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완전히 소외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당장 해밀튼 장관과 브레진스키 보좌관이 동아시아를 방문하여 현안을 논의하시기 바랍니다.”
결국 중국 문제와 한반도 문제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뒤로 미룬다면 미국의 위상도 추락할 위험이 있고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했다.
남한에서는 북한이 건넨 개정 헌법을 들고 돌아온 이후에 법학자들을 동원하여 북한의 헌법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단기간에 만들어진 헌법이라 엉성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상당히 치밀하고 법리적으로 오류가 거의 없었다.
한국의 헌법과 상당히 유사하면서도 한국의 헌법이 가지지 못한 유연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통일이나 남북의 평화 정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담고 있기까지 했다.
“이 북한의 헌법에 의하면 휴전 중인 적국, 남한과 미국에 대하여는 언제라도 개전이 가능합니다. 물론 그걸 위해서는 헌법상 군종사령관인 국가원수가 명령을 발령하고 의회나 의회의 권한을 수행하는 기관, 현재의 혁명위원회에 통보하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추인을 받아야 합니다.”
“결국 이 말은 언제라도 한국이나 미국과 전쟁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남한과는 전쟁상태이기에 언제라도 전쟁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북한의 헌법에 정한 영토는 북한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영토와 역사적으로 인정이 되는 지역인데 한반도가 사실상 포함이 됩니다. 하지만 단서 조항으로 실효 지배를 하는 당사자와 영토 확정을 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종전협정을 체결할 때는 북한과 남한이 별개의 국가, 남한지역을 영토에서 제외하게 됩니다.”
헌법을 전공한 법학자들이 토론회에 나와 논의하고 있었고 그걸 TV로 녹화하여 보여주고 있었다.
“하긴 해방,광복, 정부수립, 남북전쟁, 휴전협정까지 엉망으로 진행이 된 상황이니 허점이 많을 겁니다.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확실하게 종전협정을 체결한 후에 다시 시작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남한도 그와 관련한 헌법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남북한의 헌법은 상대 진영까지 영토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걸 해소하지 않는 이상 평화의 정착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했다. 영토회복의 의무를 국가 원수에게 부여한 상황이었다.
북한이 단서 조항을 삽입하여 그런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남한은 여전히 한반도와 부속 도서라는 조항만이 존재했다. 남한도 북한 수준의 단서 조항을 넣고 종전협정을 체결해야 사실상 무력 통일의 위험이 사라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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