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11
“조만간 SI 인터내셔날도 북한에 진출할 겁니다. 물론 직접 진출하지 않고 북한과 거래가 자유로운 현지 법인을 통해서 진행할 예정이고 제재에 포함되지 않는 분야부터 시작할 겁니다.”
당장 제재를 해제하라고 했지만,실제 해제되고 시행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문제가 없는 부분부터 시작할 계획이었다. 당장 단속하지 않더라도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나중에라도 문제가 되었다. 괜히 공격할 빌미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레이튼에게 내 지인들도 좀 초청하라고 했다. 대략 50여 명을 초청했는데 몇이나 올지 모르겠다.”
“들었어요. 고모할머니가 아는 사람 중에 유명한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평소에 아는 티를 내지 않아서 몰랐는데요.”
“나야 친분이 있지만, 그저 돈놀이하는 수준이니 그들에게 귀찮게 연락할 필요는 없지. 하지만 너야 제대로 사업을 할 거고, 이번 기회에 얼굴이라도 익혀두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거다.”
금융과 IT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니 당장은 관계가 없어도 언젠가는 서로 연관이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럴 때 고모할머니에게 소개받은 것과 아닌 것은 다를 수 있었다.
“그리고 A사의 스테파놀 회장이 온다고 하던데 그자가 왜 온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자가 전에 Q사의 암리치 회장을 긁어서 사달을 일으켰다고 하던데.”
암리치 회장의 행동 이면에 스테파놀 회장의 부추김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시간이 흐르면서 밝혀지고 말았다. 부추긴 스테파놀보다 도발에 넘어간 암리치 회장이 더 욕을 먹고 있었다.
사실 김세인에게 도발한 상황이라 언제 죽을지 궁금해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소문 때문에라도 일단 지켜보고 있었다. 잘못을 했을망정 죽을 정도로 잘못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 지켜보면서 다른 방식으로 응징할 계획이었다.
“그러면서 전에 사무실에 와서 편을 들어 준다고 하기도 했죠. 뭔 사달을 일으킬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회사로 초청장을 보내서 오라고 했지만 직접 올 거라 예상하지 않았는데, 참.”
기대하지도 않은 사람이 온다고 하니 부담이 되기도 했다. 얼마 전에 라파예트 대통령과 만나는 장면이 TV에 나왔던 것을 보면 대통령을 보기 위해 오는 게 아닌 김세인을 만나러 오는 것으로 보였다.
“그자는 재미를 우선하는 자이니 너에게 관심이 있어 오는 거겠지. 뭔가 분란을 만들거나. 아니면 몸이 좋지 않으니 미래를 대비하여 필요한 작업을 하러 오는 걸 수도 있다. 지금 차기 회장을 누구로 선임할지 의견이 분분하니.”
“저번에 볼 때는 팔팔하던데 몸이 안 좋아요?”
‘췌장암 3기야. 거기다 담도와 간으로 암이 전이된 상황이야. 특히 담도암과 취장암, 둘 다 악성이라 수술도 어려운 상황이야. 지구의 의료수준으로는 치료하는 게 불가능해. 그저 몇 달, 길어야 1 년 정도 연명하는 게 고작이야.’
순간 수지가 나타나서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 내용은 수지가 말하지 않았던 내용이었다. 그런 뉴스를 알고 있어도 수지가 언급하지 않았다. 자칫 실수할 위험이 있기에 김세인이나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굳이 알리지 않도록 했다.
“캐시 말로는 그가 암에 걸렸다는 말이 있어. 한국에 찌라시가 있다면 여기도 비슷한 정보조사원이 활동하고 있다. 너한테 밉보이면 ‘천벌’을 받는데 그래서 오는지도 모르지.”
거기서 암암리에 스테파놀 회장의 중병설이 퍼지고 있었다.
“그거야 소문이죠. 설마 그럴 리가요?”
“그 사람이 힌두교 신자라는 말도 있어. 그러니 그걸 믿을 수도 있지. 하지만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작자이니 그럴리는 없지. 아마 너와 나한테 새로 구성될 경영진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오려는 걸 거야.”
그렇기에 지금은 향후 A사의 경영권을 누가 차지할 것인지 그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그러면 구니스 사장을 다음 CEO로 선임한다는 말인가요?”
“그럴 가능성이 크지. 그거야 주주들이 결정하겠지만 스테파놀 회장의 의중도 중요하지. 그가 최대 주주이기도 하고.”
김세인은 좋을 잡기 어려운 사람이라 어떤 용건으로 방문할지 궁금했다. 그것이 오히려 더 기대가 되기도 했다.
시공식은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시공식을 하는 내내 성공하라는 덕담이 이어졌다. 대통령과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참석한 최고 등급의 행사라는 것으로 인해 기자들도 꽤 많이 와서 취재했다.
이 행사에는 수지도 동원이 되었고 많은 곳에 감시장비를 이용하여 혹시라도 불상사가 발행하지 않는지 살폈다. 다행이라면 큰 문제가 없이 행사가 진행되었다. 물론 사소한 트러블이 한두 건 있었지만, 적절하게 대처하여 문제없이 해결되었다.
행사가 끝난 후에 김세인과 라파예트 대통령이 간단히 인사를 하기도 했고 그 자리에 참석한 나승열 외무부 장관이 라파예트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 이장권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건네기도 했다. 대략 5분 정도 독대를 할 수 있었다.
“워낙 일정이 촉박해서 길게 시간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통령과 주지사는 기공식이 끝나자 바로 떠나갔다. 그나마 그 정도 시간을 내준 것도 상당히 배려해준 것이기도 했다. 김세인이 브레진스키 보좌관에게 부탁하여 마련한 자리였다.
“먼 길 축하해 주러 오시다니 감사합니다.”
“다 국가의 일입니다.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도 외교관의 임무입니다. 그러면서 재외국민들과 교류도 하고요.”
나승렬은 라파예트 대통령이 떠나자 충분한 시간을 내서 의견 전달을 하지 못해 아쉬운 표정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정도라도 시간을 만든 것도 김세인이 부탁한 덕분이었다.
“김세인 회장님도 따로 이야기하시는 것 같은데 혹시 남북한 관련하여 이야기한 게 있습니까?”
나승렬 장관이 약간 주저하는 기색으로 물었다. 그런 내용을 캐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지만 그만큼 다급했다. 그렇기에 김세인은 그런 질문에도 적당히 대꾸했다.
“특별한 건 없습니다. 남북대화가 시작되었다는 정도만 간단히 언급하고 북미대화를 시작하면 양자 회담이 아닌 3자회담을 하는 방향이 어떤지 묻더군요. 저야 그런 일은 잘 모르니 그냥 대화가 잘 되기만 바란다고 했고요.”
김세인은 그 정도 알려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설명을 해주었다.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런 내용을 알리는 게 귀찮음을 예방하는 길로 보였다.
“남북한과 미국의 3자회담을 한다고요?”
“그게 오히려 일을 해결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북미회담을 별도로 진행한다면 미국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두 회담의 결론이 달라져 이해가 상충될 수도 있고요. 미국은 북한과 한국의 이익이 아닌 미국이나 동 아시아의 안보를 우선할 수도 있고요. 그런 주장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좋죠.”
김세인의 말에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짓는 나승렬 장관이었다. 3자회담을 하면 한국이 회담을 주도하지 못하고 들러리가 되는 사태가 벌어질까 걱정하는 것도 같았다. 그런 욕심을 부리다가 일이 틀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남북대화를 시작한 상황인데 거기에 미국이 중간에 합류하면 그간 진척된 대화를 재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중간에 미국이 딴죽을 걸 수도 있고요.”
“그건 별도의 회담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그게 더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개별적으로 회담을 개최한다면 이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여 교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요.”
김세인은 3자회담을 지지했다. 이미 수지와도 그런 것이 북한이나 한국에 유리하다는 판단했다. 물론 이장권 대통령이나 한국 정부는 이번 기회에 뭔가 독자적인 성과를 내려고 하지만 그건 과욕이라는 판단이었다.
두 사람은 간단히 이야기하다가 결국 자리를 파했다. 김세인이나 그나 바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세인은 라파예트 대통령과 주지사를 보내고 나승열 장관까지 보낸 후에 따로 스테파놀 회장을 만났다. 그의 얼굴은 전에 비해 상당히 창백해 보였고 살이 빠져 주름마저 도드라졌다.
‘길어야 1 년 정도일 거야.’
수지가 그런 말을 했다.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그것으로도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오히려 이렇게 외부로 돌아다니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치료가 가능할까?’
‘가능해.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임시사용자로 등록해야 가능해. 하지만 세인은 그럴 생각은 없잖아? 가족도 등록하지 않고 감추고 있는데 그럴 이유는 없잖아?’
‘그건 그렇지. 내가 에스퍼, 마법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큐어를 전개할 수 있는데 그걸로 치료가 안 될까?’
‘암은 쉽지 않아. 암은 일반 치료마법으로 고치는 게 불가능해. 큐어를 전개해도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아. 리커버리를 전개한다면 약간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하더라도 수술 먼저 해야지. 아니면 연금 마법으로 치료제를 만들어야 해. 암 치료제를 만드는 건데 그것도 쉽지 않아.’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도울 생각은 포기했다. 그가 가족도 아닌데 굳이 도울 이유는 없었다. 더구나 그가 중간에 야료를 부려 암리치 회장과도 대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축하합니다. 어쨌든 반도체 공장을 짓게 되었군요.”
말하는 어조가 순수하게 축하하는 게 아닌 나중에 잘 될지 의문이라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공장만 있다고 해시 되는 게 아니니 걱정이 큽니다. 적당한 일감을 찾아야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김세인은 뉘앙스 차이를 알면서도 적당히 대답했다. 물론 그런 말을 하면서 상대는 공장이 준공되는 시점에 세상에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거슬려도 모르는 척 대꾸했다.
“이렇게 온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어서 말이요. 그게 사실이라면 도움을 청하고자 왔습니다.”
“뭘 말씀하시는 겁니까? 뭔가 이상한 소문이 도는데 그거 다 헛소문입니다. 그저 약간 친분이 있어 비즈니스에서 혜택을 보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저들의 무기를 보면 최첨단입니다. 그들의 기술과 과학의 수준이 그만큼 높습니다. 그들이라면 지금 내 몸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 치료했던 췌장암이 재발했고 담도와 간까지 전이가 된 상태입니다. 그걸 고칠 수는 없습니까?”
“그들의 기술 수준이 높지만, 의술은 어떤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설사 그런 기술을 가졌다고 해도 제가 어떤 요청을 할 위치도 아닙니다.”
“일단 부탁이라도 해보면 어떻습니까? 그 이후에 모든 것을 그들이 결정할 거라 봅니다. 치료할 능력이 없거나 치료할 필요가 없으면 치료하지 않을 것이고 치료할 능력이 있고 나를 치료할 가치가 있다면 치료해줄 거라 봅니다.”
그런 말을 하는 스테파놀의 표정은 절박해 보였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그의 표정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았다.
“일단 말씀은 전달하도록 하지요. 하지만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저는 그냥 이런 일이 있다 정도만 전달할 겁니다.”
김세인은 냉정하게 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는 없기에 전달은 하겠다고 말을 했다. 자신이 이미 듣는 것으로 그런 것은 이미 충족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상대를 속이는 것은 아니었다.
“혹시 내가 아픈 것이 ‘천벌’이라는 게 원인이 아닐까요? 동양의 ‘선’에서 카르마라고 하던가요?”
순간 김세인은 어이가 없어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김세인에게 적대적인 자들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대놓고 그걸 묻는 사람은 없는데 스테파놀은 달랐다.
더구나 스테파놀이나 암리치 회장의 경우 응징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실제로 손을 쓴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손을 쓴 것이 아닌지 의심을 받는 상황이라 다소 억울하기도 했다.
“그거야 저야 모르죠. 혹시 이상한 소문을 듣고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은데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김세인은 다른 사건은 연관이 있지만 스테파놀 회장의 병은 진짜로 연관이 없기에 그렇다고 말을 했다. 이런 오해는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말하는 것이기도 했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김세인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했다고 자백하는 말이었다.
“전에 있던 병이 재발했는데 다들 기존의 지병이 악화되어 그런 상황이 벌어지니 혹시라도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세인은 어떤 말을 할 수가 없어 가만히 듣기만 했다. 어지간한 방법으로 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방법이라면 신체개조술을 사용하는 것인데 그것은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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