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19
김세인의 반박에 김준민은 곤혹스러운 기색이 되었다.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논리가 다소 빈약한 상황이라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세인에게 말을 해놓고 너무 성급하게 본심을 말한 게 아닌지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SI그룹에서 독식하지 말고 다른 재벌들에게도 기회를 주기를 바랐지만, 우회적으로 언급하려고 하니 그런 의도와는 의미가 다르게 전달이 되고 말았다. 직접적으로 말을 할 수도 없으니 오해한 상태로 대립하게 되었다.
북한의 이권을 SI 그룹이 독차지하면 문제가 있지만, 정확히 어떤게 문제라고 지적할 수는 없었다. 그걸 문제 삼을 수는 있지만 월권이었다. 그건 북한 정부에서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특정 업체의 선정을 규제할 수 는 없었다.
“그런 생각으로 남한에서 문제 삼는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유럽의 다른 업체에 사업권을 넘겨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시는 것 같습니다.”
김세인은 단호한 어조로 그런 짓을 하면 남한의 업체를 아예 배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물론 외국의 업체가 아니라도 수지가 운영하는 업체만으로도 어느 정도 감당이 가능했다. 결정적으로 북한이 시리아보다 모든 면에서 작았다.
김준민 당선자는 김세인이 단호하게 이권을 공유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니 뭐라고 말을 하지도 못하고 씩씩거렸다. 그렇지만 화를 겉으로 표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세인을 협박했다가 저들에게 어떤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고 경고받은 상황이었다.
김준민 당선자는 당선 이후 기업인들도 여럿 만났다. 재벌가 오너나 경영자도 많았는데 북한의 개발에 관심이 많았고 그 사업을 SI 그룹이 독점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김세인에게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언급한 상황이었다.
반면 김세인은 그런 움직임을 알기에 역시 강력하게 경고한 것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정체를 숨길 목적으로 욕심을 내비쳤다. 사막의 암류라면 그런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 짐작할 것이고 그런 욕심을 보이면 헷갈릴 거라 판단했다.
“그건 북한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 봅니다. 그걸 문제 삼는다면 북한과 대화를 하는데 애로사항이 클거라 봅니다.”
이장권 대통령은 더 논란이 길어지면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에 서둘러 봉합하고 자리를 마무리했다. 둘이 충돌하자 괜히 이런 자리를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41. 새로운 문명
김세인은 연말 연초를 한국에서 보내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가족인 고모할머니와 부인인 유희원,아들인 김명원까지 한꺼번에 이동했다.
LA 당도하여 10여 일 동안 회사 일을 하다가 대통령 취임식 하루전인 1월 19일에 고모할머니와 같이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반면 유희원과 아들은 그냥 저택에 남아있기로 했다. 날도 추운데 밖으로 움직이는 게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세인은 워싱턴에 당도하여 여러 사람을 만났다. 반도체 공장의 기공식에 참석했던 사람들도 많이 왔기에 그들을 만나기도 했다. 간단히 그가 머무는 스탠턴 호텔에서 만나기도 했다.
또한 별도로 시간을 내서 브레진스키 안보보좌관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안보보좌관을 그만두고 조만간 국무부 장관으로 취임할 예정이었다. 그렇기에 먼저 만나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협의할 필요도 있었다.
“이 인터내셔날이 벌써 북한에 진출했더군요.”
자회사를 통해 진출했지만 그걸 추적하여 SI 인터내셔날의 자회사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한국이라면 불가능하지만 국제 금융의 중심인 미국이기에 가능했다.
“더구나 얼마 전 유엔 제재와 미국의 제재가 잠정적으로 해제되었으니 북한에 진출하는 것이 문제가 없게 되었죠.”
유엔과 미국은 직권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일시 정지하고 해제를 위한 안건 상정이 진행 중이었다. 유엔의 경우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의 결의안으로 제재가 결정되었기에 두 군데서 각각 해제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제재한 경우 대통령의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지만 의회의 의결을 거친 경우에는 행정명령으로 제재를 정지시키고 의회에 안건을 상정했다.
“김세인 회장이 북한 개발사업을 사실상 독점한다고 하던데 그 때문에 월가에서도 불만이 많습니다.”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인한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그것이 특정 국가나 기업에 편중되니 불만이 많아졌다.
“그건 좀 문제이군요. 사실 응찰도 하지 않아 단독입찰이거나 한국 업체끼리 경쟁하는 중입니다. 주로 건설이나 전기, 통신 분야인데 외국 기업의 경우에 입찰 단가가 맞지 않습니다. 그나마 가능한 분야는 프로젝트 투자인데 북한에 대한 신뢰가 없는지 컨서시움을 구성하면서 자본을 모집해도 응하지 않습니다.”
김세括? 말에 브레진스키 장관 내정자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제재가 해제되었지만 언제 다시 제재가 발효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선뜻 투자하지 않았다.
“위험한 투자라고 피하면서 남들이 잘 되는 것은 시샘하는 걸로 보입니다. 얼마 전에 일본에도 북한 투자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는데 하나같이 투자하지 않더군요. 오히려 이상한 행정지짐을 내려 방해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김준민 당선자가 주도하여 북한에 진출하는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일종의 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고작 3천5백억 원, 대략 3억 달러만 모였고 제대로 된 사업 하나도 추진할 자금도 되지 않아 해외투자자까지 모집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자금 조성에 사실상 실패하고 말았다. 미국이나 일본의 자금이 보이콧을 하여 고작 5천만 달러 정도만 투자받게 되었다. 미국이나 일본 정부와 연관이 있는 투자자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일본의 경우에는 정부 차원에서 행정지도 형식으로 참여를 만류하기도 했다. 북한에 대한 투자의 경우에 신뢰할 수 없다면서 투자손실이 발생할 경우에 엄격하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협박했다. 그 때문에 각종 연기금이나 대형 금융사는 투자를 하지 못했고 차질이 발생하고 말았다.
“도로, 철도, 항만, 통신, 전기, 유통, 여행까지 골고루 진출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SI 그룹에서는 통신, 전기, 유통 분야만 진출했지만, 다른 분야도 상당한 연관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남한의 기업들도 대금 지급이 불확실하다고 해서 사업에 참여를 꺼려하더군요. 남한 정부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여 여전히 투자하지 않은 상황이고요. 그러니 방도가 없지 않습니까?”
김준민 당선자는 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차관 공여 방식의 지원은 할 수 없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북한이 어떤 용도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남한에서 자본을 투입하는 모든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했다.
이런 조치는 원래의 목적보다는 바로 김세인과 SI 그룹이 북한의 개발사업을 독점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규정이었다. 북한에서 진행하는 사업에서 SI 그룹의 참여를 배제하려는 의도로 마련된 규정이었다.
그러니 북한의 개발은 북한의 자금만으로 진행이 되고 있었다. 북한도 급할 게 없으니 남한 정부의 투자 유치에 소극적이고 시리아나 리비아처럼 자체적인 능력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그나마 거기에 참여하는 것은 SI 인터내셔날이 주도하는 컨서시움이 전부였다. 다들 북한이 자금 부족으로 개발사업이 좌초할 거라 예상했지만, 자금이 부족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 수지가 운용하는 자금은 벌써 1 천억 달러를 넘어가고 있고 그 자금의 일부만 투자해도 충분히 북한에서 필요한 수준의 자금은 충당할 수 있었다.
“예상은 했습니다. 한데 김준민 당선자의 움직임은 좀 의외이군요. 북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영향력을 확보할 걸로 예상했는데 주도권 다툼을 시작해서 기회를 날리다니 말입니다.”
그러면서 미심쩍은 표정으로 김세인을 봤다. 김세인이 그렇게 유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기색이었다. 물론 그런면이 있지만 김준민 당선자의 성향 자체가 그런 편이었다.
“김준민 당선자를 만났다면서요? 어떤 사람입니까?”
비밀은 없다고 그런 것마저 미국에서 다 파악하고 있었다. 물론 그날 동원된 경호인원만 해도 엄청났으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회담 내용을 묻지 않고 성향을 물어다.
“어떻게 말할까요? 강단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모든 승부에서 다 이겨야 속이 시원한 사람이라고 할까요?”
“한 마디로 고집불통에 독선적인 인물이라는 말이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통일에 대한 관점도 남한이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을 남한에 흡수해야 한다는 주의입니다. 남한은 아무것도 바뀔 필요가 없고요.”
“대화가 잘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특별히 문제 될 내용은 없지만 어떤 결론을 낸 것도 없습니다. 그나마 조만간 종전에 대한 국회 동의 절차가 통과된다고 하니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국회의 동의인지 비준인지 놓고도 한동안 논란이 되었지만 결국 아직 휴전상태이니 국내 문제이고 그러니 동의가 옳다는 의견이 대세가 되어 동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
물론 이런 의견도 김준민 당선자 측에서 내세운 논리였고 그걸 국회가 수용한 면도 있었다. 이장권 대통령과 달리 주도적으로 남북대화를 이끌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소지가 컸다.
“한국의 통일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럴 겁니다. 특히 남한의 기득권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이권을 배분해 주지 않은 것에 앙심을 품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세는 통일이니 어떻게든 되겠죠.”
김세인은 그 정도만 말했다.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어 보이지만 어떤 확증은 주고 싶지 않았다. 그저 적당히 느낌만 주는 게 최선의 방책이었다.
“시리아나 리비아의 정치 일정은 어떻게 될 거라 봅니까?”
“민정 이양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뭔가 문제가 있나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기 위한 절차를 충실하게 이행 중인 걸로 아는데요.”
시리아나 리비아의 경우 국제질서에 순응하여 부당한 취급을 당하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대응했다. 그렇기에 크게 문제없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적응하고 있었다.
“물론 그렇지만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석유 증산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중동의 균형 문제입니다.”
“석유의 증산이 문제이겠군요. 그동안 리비아나 시리아나 국내 문제로 원유의 생산과 출하가 원활하지 않았는데 이제 그런 제약이 대부분 사라진 상황이니 문제겠군요.”
“그렇습니다.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했는데 원론적인 답변만 하는 실정입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에서 논의할 문제라고 말하는데 사실상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고 말았지 않습니까?”
한때 오일쇼크를 유발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회원국을 움직이던 조직이지만 냉전이 끝나고 산유국이 증가하고 아랍권의 분열이 발생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혼자만 설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기존에 출하하는 물량만 내보내라는 말인가요?”
“그렇게 하는 게 국제원유시장의 충격을 줄이는 길이라 봅니다. 물론 차이나 에너지 블랙홀이 발생하여 어지간한 증산은 커버하고 있지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에 도달한 실정입니다.”
“그 부분은 말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수준으로 석유의 출하가 필요할 겁니다.”
가난한 두 나라에서 외화를 획득할 수단은 그리 많지 않았고 유일한 외화획득 수단이었다. 그렇기에 국제수지의 적자를 보면서 출하량을 줄이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였다.
“증산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꽤 합리적인 이유라서 무조건 증산을 막기도 그렇군요. 실상을 파악하고 대외정책에 참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리비아나 시리아는 문제가 아닌데 팔레스타인 지역을 비롯한 레바논, 시리아, 이집트 접경 지역은 혼란하기 짝이 없습니다.”
절대 강자인 이스라엘과 미국이 사실상 패배한 상황이었다. 그들의 힘에 억눌려 지내던 자들이 들고일어나면서 곳곳에서 소요 사태와 테러가 벌어지고 있었다.
“리비아와 시리아는 그 사태에 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SI 그룹도 두 나라에 진출할 수 있었고요. 다른 세력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이상 관여하지 않을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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