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27
수지는 다양한 방법으로 SG 박주형 회장의 비리를 공개했다. 그 결과 분식회계의 전모가 대부분 드러난 상황이었다. 이미 세무신고를 하고 회계감사마저 마친 상황이라 재차 장부를 조작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선인에게 줄을 섰고 막아줄 걸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정가나 증권가에 SG 그룹의 박주형 회장이 당선인에게 막대한 자금을 후원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검찰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주주연합이 횡령과 배임으로 고소했고 여론에 떠밀려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미적거리는 상황입니다. ‘카더라’수준이라고 판단하여 적극적인 수사 의지는 없어 보입니다. SG 그룹도 한국에서 영향력이 크기에 전방위적인 로비가 통하는 것 같습니다.”
김세인은 수지에게 부탁하여 휴먼해킹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해서 담당 검사들의 정의감을 자극하여 분기탱천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살펴도 알 수 있는데 압력을 받아 수사를 착수하지 못하고 미적거리고 있었다.
이는 그나마 개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신의 공을 무로 돌리는 일이었다. 그래야 국가의 청렴도도 올라가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 같았다.
“우리야 특별히 문제 되는 것은 없죠?”
상대를 공격하려면 자신의 약점이 없어야 했다. 물론 그런 상황을 대비하여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장담할 수는 없었다.
“걸릴 게 없죠. 대출도 상환하고 싶은데 바로 상환하면 걸리는 문제가 많아 떠안은 상황이니 그런 식으로 압력을 가하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일부 계열사의 적자가 문제지만 그것도 작년 연말에 증자해서 문제가 없고요.”
이장우 사장은 전반적으로 회사 운영은 원활하다고 보고했다. 지주회사인 SI 홀딩스에서 투자해서 얻는 수익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는 상황이니 어떤 문제도 없었고 법적으로도 깨끗했다.
“북한에 진출하는 문제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김세인은 이장우 사장에게 보고받은 직후에 최영석 사장을 사무실로 호출하여 업무보고를 받았다. 사실 북한의 프로젝트를 사실상 주관하는 것은 SI 인터내셔날이었다.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우리야 실무적인 것만 처리하고 계약이나 대금의 수령은 싱가포르와 홍콩의 법인 명의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단지 유통회사를 설립하는 게 문제입니다.”
건설은 북한에 진출해도 결국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철수할 수밖에 없기에 김세인은 다른 업체에 하청주었다. 건설회사를 인수하여 공사를 한다고 해도 한두 개 공사만 할 수 있기에 굳이 인수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공사를 수주하는 게 이득이었다.
“SI 싱가포르라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북한에 진출하는 거죠? 법적인 문제는 없죠?”
“기존에 SI 인터내셔날 싱가포르 지사가 있고 거기서 현지의 법인 3개와 합작으로 SI 유통 싱가포르를 설립한 상황이라 한국의 법에 저촉되는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북한에서도 바로 설립 허가가 났고요. 유통에서 취급할 상품은 이 유통 싱가포르에서 매입하여 북한으로 보낼 계획입니다.”
3개의 현지 법인은 수지가 운영하는 회사였기에 사실상 김세인이 통제할 수 있는 회사였다. 사실 SI 인터내셔날은 그런 법인을 통해서 법령을 위반하지 않고 물건을 판매하고 매입했다.
“다행이군요. 항구가 개설되면 2척의 선박을 이용하여 싱가포르와 중국, 한국을 다니면서 화물을 수송하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북한이라는 특수성을 극복하는 게 가능할 겁니다.”
일찌감치 유통업에 진출하여 자리를 잡는다면 북한 시장을 장악할 수 있기에 득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울러 북한에 필요한 소비재 산업을 육성하여 자체 공급능력을 확충할 계획이었다.
그렇기에 먼저 판로부터 확보하고 제조업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공장을 세워도 판매를 못해 망할 수 있었다.
시리아나 리비아도 이제 대부분의 소비재는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북한도 2~3년 정도 시간을 두고 산업화를 진행하면 가능할 걸로 예상되었다.
“그리고 항만 공사와 도로 공사는 국내의 건설사를 투입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 지사에서 컨서시움을 구성하여 입찰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평판이 좋은 건설사를 선정하여 참여시키도록 하세요. 물론 우리에게 적대적인 업체는 절대 참여시키지 말고요.”
“물론입니다. CY 그룹이나 SG 그룹과 가까운 건설회사는 참여시키지 않을 계획입니다. 문제는 국내 건설자재의 단가가 상당히 올라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 조달해야 할 걸로 보입니다.”
“그건 어쩔 수 없죠. 단가가 맞지 않으면 외국산을 쓸 수밖에요. 단,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절대로 거래해서는 안 됩니다. 그 모든 게 나중에 우리의 책임으로 돌아옵니다.”
김세인은 이익이 조금 줄더라도 품질을 중시하라고 당부했다. 그래야 북한 시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SI 인터내셔날의 보고가 끝나자 연구소로 갔고 거기서 황진우 소장에게 연구소 현황을 보고받았다. 현재 연구소의 가장 큰 수익을 내는 소프트웨어사업부의 실적부터 보고했다. 보고서를 보면서도 자신이 직접 관장하지 않는 부분이라 다소 버벅거렸다.
“게임은 총 4개의 게임엔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회장님이 개발한 2개의 게임엔진과 그걸 개량하여 업그레이드한 버전이 각각 하나씩 해서 총 4개입니다. 그걸로 신규게임을 제작 중에 있습니다.”
그러면서 게임엔진의 라이선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몇몇 회사에 게임엔진을 이용하도록 해주고 사용료를 받고 있었다.
“온라인게임과 콘솔 게임이 제법 인기를 얻고 있군요.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활발하군요. 수주를 받는 것도 많고요.”
“그렇습니다. 연구원들이 게임을 개발하면서 프로그램 개발 능력이 향상된 덕분에 수주받은 프로젝트를 대부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있습니다. 일성 으이에 비해 개발실적은 뒤처지지만, 능력은 비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구원이 400명 정도까지 늘었고 외부에 근무하는 인원도 절반 정도군요. 이 인원을 유지하려면 많은 일거리가 있어야 할 텐데 문제없습니까?”
“여전히 인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연구원의 숫자가 그 정도이고 지원 파트의 인원까지 더하면 800명에 달합니다.”
보고할 때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각종 프로젝트를 보면서 그동안 놀고 있었던 것이 아님을 알았다.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게임도 있고 외주를 받아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하드웨어는 슈퍼컴퓨터와 각종 서버, 반도체 설계 등인데 연말부터 성과가 꽤 좋군요. SI 반도체, 네트웍스와 협업을 하는 것은 좋은데 그곳에 너무 의존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래서 네트워크 사업에 치중하고 있고 그동안의 실적을 가지고 SI 인터내셔날과 같이 해외 수주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기도 합니다.”
바로 중국 업체에서 들어오는 주문이었다. 그들은 반도체 굴기라는 목표가 있기에 기술을 어떻게든 습득하려고 했다. 거기다 중국의 각 지역이 군벌로 분할되면서 결제 능력이 의심되었다.
그 때문에 중국과의 거래는 SI 그룹만이 아닌 한국 재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거래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래를 하자니 대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뒤통수를 맞을 수 있었다.
“중국은 창의성이 결여되어 있기에, 시스템상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보상이 거의 없기에 기술을 획득해도 그걸 토대로 발전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반도체 설계를 넘겨줘도 문제는 크지 않습니다. 그걸 가지고 제조할 설비도 없기에 재차 외국 업체에 맡겨야 하고요. 문제는 결제인데 선수금을 많이 받는 게 최선일 겁니다. 돈을 전부 주지 않으면 결과를 넘겨주지 마세요.”
중국과의 거래를 아예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20-30% 정도의 반도체 수요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실정이고 중저가 반도체의 수요는 중국이 가장 컸다. 그런 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소부장은 SI 반도체 라인의 교체와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고 우한의 공장도 단계적으로 라인을 교체하고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공장의 설계 및 라인의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소부장은 여전히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김세인이 발주한 계열사 일감이 있어 아예 놀지는 않는 게 다행이었다. 그러면서 개발능력이 향상되고 있었다.
“여전히 연구개발비가 많이 소요되지만 앞으로 계속 투자할 거니 비용에 얽매이지 말고 계획대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면 될 겁니다. 연구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보고도 해주고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황진우 소장도 김세인의 역량이 어떤 연구원보다 뛰어난 것을 알기에 달리 말하지 않고 대답했다. 김세인이 연구에 전념한다면 훨씬 많은 성과를 낼 거라 짐작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하자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최근 시작한 반도체 이후의 제품개발은 1차 연구팀의 구성이 완료되었고 콘셉트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각종 논문을 서베이하면서 이후 중점적으로 연구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금속의 합금과 비금 속의 화합물 중에서 후보물질을 찾아나갈 겁니다.”
이런 연구는 가설을 수립하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가설을 검증하는 게 보통이었다. 단순반복작업을 무한으로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연구원들은 지쳐갔다.
“그들에게 이 자료를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몇 가지 합금에 관련된 자료인데 이걸 합성할 방법을 찾으라고 하십시오.”
김세인은 연금술로 합성할 마법금속의 분자식과 모형을 전달했다. 사실 여러 금속이 균일한 상태의 합금이 되어 분자로 남는 것은 쉽지 않았다.
김세인은 현대의 과학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C2 단계에 접어들려면 그게 가능해야 하기에 슬쩍 과제로 제시했다.
김세인은 김준민 당선자의 처분을 놓고 고민하다가 수지와 현 상황에 대해 재차 검토했다. 어떤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언행을 보면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려웠다.
“문제는 없을까? 북한의 일로 중요한 시점인데 혼란이 발생하면 문제가 생길 것 같은데.”
“하지만 그렇다고 5년 동안 긴장한 상태로 살아갈 수는 없잖아. 지금 하는 것을 보면 결국 처리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수지는 항상 처리하는 게 좋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 이장권 대통령이 북한에서 돌아온 2월 2일 이후에 정리하자. 한데 어떤 방법이 좋을까?”
김세인은 병으로 죽이는 방법은 너무 전형적이라 새로운 방법이 없는지 모색했다. 의심도 받고 싶지 않았다.
“세 가지 방법이 있어. 하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지병을 악화시켜 처리하는 거야.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 다음은 러시아나 중국에서 진행한 방법으로 밀실 살인을 일으키는 거야. 마지막은 이 두 가지 방법이 아닌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거야. 시리아 대통령을 처리한 방식이지. 가장 후유증이 없는 방법이지.”
“설마 김준민을 노리는 사람이 있는 거야?”
그러자 양석환이라는 남자의 이력을 보여주었다. 그자는 김준민이 젊었을 때 원한을 맺은 자였다. 김준민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지역구 유지였다. 하지만 김준민이 아닌 현 여당의 후보를 지지했고 김준민이 국회에 진출한 후에 결국 감옥에 가고 말았다.
양석환은 감옥에서 출소하여 재기하려고 했지만, 김준민의 방해로 인해 결국 가진 재산을 거의 다 잃고 말았다. 발버둥을 쳤지만, 공권력으로 방해하니 저항도 못하고 속수무책이었다.
그런 상황이라 지금은 악만 남아 김준민을 죽인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김준민과 지지자들이 방해하고 있었다. 가진 재산 모두 털어서 총기마저 구해서 암살하려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김준민이 까분다고 몇 대 때렸나 봐. 양석환이 당시 학교 짱이었는데 충돌이 있었어. 공부 잘하는 김준민이라 폭력 사태로 양석환이 무기정학까지 당했다고 하니.”
결국 그런 악연이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졌고 당시의 원한으로 양석환이 선거 때마다 김준민 낙선운동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자를 부추겨서 일을 진행한다는 거야?”
“현재 기회만 노리고 주변을 맴돌고 있어. 하지만 경호가 워낙 철저해 실패할 가능성이 크지. 적당히 도움을 줄까 생각 중이야. 그래도 한국은 시리아처럼 정부가 무너지지는 않을 거야.”
“알았어. 혹시 수지가 총기를 전달한 건 아니지?”
“그렇지는 않아. 우리와는 전혀 무관한 상황이야. 단지 김준민의 주변을 살피다가 알게 된 사실이야.”
수지도 김세인의 성향을 알기에 적극 그 상황을 설명했다.
“총을 맞아도 급소에 맞지 않으면 사망하지 않잖아?”
“그때는 쇼크로 심정지를 일으키면 될 거야.”
김세인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일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한편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찝찝한 기분이 들었지만, 결국 양석환과 같은 처지가 되지 않으려면 어쩔수가 없었다.
끝
(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