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31
“그렇다면 다행이고. 현지 정부와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아? 그러면 문제가 되는데.”
시리아나 리비아는 정권이 무너진 상태이지만, 콜롬비아나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정부가 살아있었다. 아무리 정부가 힘이 없어도 군대를 통제하고 있었다.
“콜롬비아 정치인 절반은 산토스 패밀리와 우호적인 관계야. 산토스 패밀리의 지도부에 정치인들도 여럿 있어. 산토스 패밀리와 척을 진 정치인은 살아남지 못해. 현재 조직을 제대로 확장하면서 통제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주력 하고 있어.”
“통제 시스템이라니?”
“조직의 시스템을 군대처럼 만드는 거지. 그렇게 해서 불법을 차단하는 거야. 폭력과 파괴에 기반하여 형성된, 그렇기에 그게 만연한 조직이지만 더 큰 폭력으로 일탈을 차단하는 거지. 공포와 처벌이라는 수단으로. 그러면서 산업을 육성하고. 못사는 이유를 조금씩 제거하고. 문제는 베네수엘라야.”
“뭐가 문제인데?”
“지도자인 레베스가 문제이지. 석유 대금으로 양성한 친위조직이 강해. 그들이 베네수엘라의 경제를 장악한 상황이야. 심지어 각 기업, 특히 국영기업을 그들이 좌우하고 있지.”
“레베스의 독재는 유명하지.”
“그자가 뒤로 톡시라는 조직까지 운영하고 있어.”
“톡시라면 볼리바르에 이어서 두 번째로 큰 조직이잖아.”
“맞아.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더 강한 조직이야. 그들은 베네수엘라 군부와 연결이 되어 있어. 그렇기에 공권력을 동원하여 암흑가를 장악하려고 하고 있어. 흔히 말하는 백색테러로 레베스의 정적을 제거하는 상황이야.”
“그러면 독재자인 레베스를 제거하려는 거야?”
“그럴까 하는데 명분이 그리 없어. 죽어야 할 죄를 범했지만 그렇다고 해시 그냥 죽이는 건 그런 것 같고. 그래서 프랑코나 장군이란 자를 후원하려고 하는 중이야.”
프랑코나 장군은 부정부패에 비판적인 사람으로 군부의 신뢰를 받는 인물이었다. 그 때문에 최근 레베스의 정적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해임을 시키려고 하지만 명분이 별로 없었다.
“북한처럼 쿠데타를 지원하려고 하는 거야?”
“그럴까 하는데 문제는 외세가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이야. 그래서 볼리바르 혁명군을 육성하는 것도 고려 중이고.”
“두 나라를 장악한 후에 페루와 칠레로 가겠네.”
브라질은 너무 큰 나라이기에 수지가 당장 어떻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도 너무나 거대한 나라이기에 적당히 손을 보고 손을 뗀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럴까 생각 중이야. 맨 나중에 브라질을 장악해야지. 그렇게 하기 전에 미국에서 난리를 칠 것도 같지만. 미국에서도 멕시코에 이어 중미 국가,베네수엘라, 콜롬비아를 장악하는 걸 알고 있고. 미국의 정보조직이 활동하는 걸 알지만, 그냥 두고 있어.”
미국도 자신의 안마당이나 마찬가지인 중남미를 수지가 장악하는 걸 알게 되자 상당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김세인은 속도를 늦추라고 말하고 있었다.
“마약도 문제지만, 불법무기, 총기도 문제잖아. 그건 어떻게 할 거야? 현재는 불법도 합법도 아닌 애매한 상태잖아?”
중남미의 각 조직이 보유한 총기는 엄청나게 많았다. 심지어 마약조직은 미국의 특수부대가 작전을 벌여도 격퇴시킬 정도로 개인화기의 화력이 만만치 않았다.
“일단 총기의 등록부터 시행하고 이후에 규제를 강화하여 경찰이나 허가받은 자가 아니면 총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지.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치안을 확립해야 하는데 쉽지 않겄!지. 10년 이상 걸릴 걸로 보여.”
그러면서 문건 하나를 건넸다. 스페인어로 되어 있었다. 김세인도 그 정도 문서는 해석이 가능했다.
“콜롬비아를 정상 국가로 만들기 위한 계획이군.”
꽤 유명한 대학교의 교수가 콜롬비아가 나아갈 길이란 식으로 적어놓은 일종의 논문이었다. 그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혁신적이지만 결국 그걸 실행할 주체가 없었다.
“거기에 보면 마약과 불법무기, 실업, 문맹 등을 해결할 방도가 나열되어 있어. 문제는 다 좋은데 그렇게 할 힘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야.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지.”
그런 문제를 수지가 담당하면 해결될 수도 있었다. 물론 성공도 실패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될 수 있었다.
“두 나라 합치 면 인구가 1억 명가량 되지?”
“그 정도는 될 거야. 약간 못 미칠 수도 있고. 거기가 제대로 발전하면 엄청난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어. 한국보다 훨씬 여건이 좋은데 왜 그런 모양인지, 참. 너무나 아쉬워.”
그러면서 자원이나 농업생산력에 대해 언급했다. 문제는 국민의 의식 수준이 그리 바람직하지 못했다. 준법정신이나 경제 의지가 바닥을 헤매고 있었다. 수지가 그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한탄했다.
“그게 정치가를 비롯한 지도자들의 잘못이지. 물론 국민성도 문제기는 하지만. 열대지방 특유의 게으른 기질도 문제이고. 어쨌든 적당한 시점에 SI 인터내셔날이 진출하면 되겠네.”
김세인은 기껏 형성한 시장은 남에게 내주고 싶은 생각은 없기에 어느 정도 치안이 확보되면 진출하기로 했다. 수지도 김세인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
한적한 교외의 별장에서 세 사람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바로 일성 그룹 회장인 이건주와 SG 그룹 박주형 회장,CY 그룹 이건형 회장이었다.
“며칠 전에 이장권 대통령을 만났다고요?”
박주형 회장이 따지듯이 물어왔다. 어조부터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다. 아마도 그 자리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들은 것 같았다.
“조용히 만났는데 다 아는 것 같군요. 혼란한 국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는 게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건주 회장은 감추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SG 그룹의 처분을 논의했다고도 하는데 어떻게 한다고 합니까? 설마 터무니없는 헛소문을 믿는 건 아니겠지요?”
박주형 회장은 언론에 보도된 사실에 대해 바로 부인하면서 그걸 믿지 말라고 말을 했다.
“너무 증거가 명확해서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군요. 사실이 아니라면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고 의혹도 해소될 거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건주 회장은 달리 말하기 곤란해서 그런 식으로 말을 했다. 굳이 사실인지 아닌지 논쟁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였다.
“그럼 소니악의 주주총회도 인정한다는 말이군요?”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되지 않습니까? 법대로 하면 정부에서 뭐라고 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민간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에 정부가 개입하는 건 불법이고요.”
이건주 회장은 자신에게 와서 따지는 박주형 회장을 딱하다는 표정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이건형 회장을 바라봤다. 이 자리를 만든 사람이 이건형 회장이었다.
“SI 그룹 김세인 회장에게 이번 일을 원만하게 해결해 달라고 부탁을 좀 해주십시오. 모든 일의 시작은 거기라고 압니다.”
난데없이 김세인 회장이 거론되자 이건주 회장은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이었지만, 그걸 따지지 않았다. 이해하고 있지만 아는 척을 하고 싶지 않기에 모른 척을 했다.
얼마 전 박주형 회장은 김준민 당선인이 있을 때는 기고만장했지만 며칠 사이에 상황이 바뀌자 여유가 사라진 기색이었다.
“김세인 회장이 이번 일과 관련이 있다니 금시초문이군요.”
“부탁을 드립니다. 재계의 분란이 발생해서 좋을 게 없지 않습니까?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부탁을 드립니다.”
재계에서 김세인과 유일하게 핫라인을 유지하는 사람이 이건주 회장이었다. 그렇기에 찾아와서 중재를 부탁하는 것이기도 했다. 설사 이장권 대통령이 처벌하려고 할지라도 김세인이 나서서 정리하면 해결될 걸로 판단하고 있었다.
“일단 무슨 내용인지 모르지만, 말은 전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되건 나야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거절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설득하지도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저 말만 전달하기로 했다.
멕시코의 레예스 상사는 칼리 이동통신을 인수한 京? 굵직한 기업을 계속 인수하기 시작했다. 멕시코 경제가 불황에 허덕이면서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많았다.
“제철이나 기계, 전기, 전자 등의 기업을 인수했지만, 채산성이 나올지 걱정입니다. 거기에 지분을 일부 확보했는데 도산하면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드림호프의 사장인 레이튼이 경영현황을 보고하면서 20억 달러 정도를 추가로 레예스 상사에 투자했지만,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걱정했다. 이런 투자를 진행한 사람이 바로 김세인이기 때문이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멕시코의 경제가 회복되면 소비는 충분합니다. 미국에 수출해도 되고요. 갱들 때문에 어려워진 상황이 아닙니까? 갱들을 통제하여 방해하지 못하게 하면 됩니다.”
김세인의 설명에도 레이튼은 여전히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수한 기업은 수익은 없고 덩치만 컸다. 보유한 기술도 없고 변변한 생산설비도 없으니 불안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데 레예스 상사가 어떤 회사인지 불분명합니다. 계속 그들을 믿어야 할지 의문입니다. 그들 배후에 로사리오 켄팅턴의 아들인 이그니아 켄팅턴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그니는 여전히 살아있는 걸로 되어 있고 그 사실을 레이튼도 알게 된 것 같았다. 감추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어느 정도 맞습니다. 멕시코의 ‘라 데코’란 조직의 수뇌부와 이그니아가 교류를 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조직의 수뇌부는 아닙니다. 외부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좌우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김세인은 아니라고 부인하면 오히려 의구심만 키울 것이기에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인정했고 그들 수뇌부와 직접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통로가 있다고 설명했다.
“알다시피 우리가 골드마트를 인수한 상황이고 거기에 필요한 물품만 해도 상당합니다. 멕시코에서 제대로 제품만 만든다면 판로는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한데 과달라하라 인근에 있는 플리시안 반도체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지금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과 겹치지 않습니까?”
라예스 상사가 인수한 전자회사는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회사였다. 물론 백색가전도 생산을 하지만 그리 규모가 크지 않았다. 공장은 2000년대 초에 설립한 이후 제대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 낙후되어 있었다.
“차량용 반도체 등의 수요가 있으니 그런 제품을 생산하면서 차후 설비를 현대화할 겁니다. 멕시코 경제가 상승하면 내수시장을 공략하면 됩니다. 아울러 반도체가 아닌 전자부품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당장 어떤 획기적인 방도는 없지만 규모의 경제가 주는 효과도 컸다. 현재 멕시코에서 운영되는 각종 자동차 공장도 정상화를 하려면 부품회사가 필요했다.
김세인은 브레진스키 국무장관이 건 전화를 받자 무슨 용건으로 전화했는지 알기에 굳이 통화를 해야 하나 싶었지만 피하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직권남용 정도만, 입증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사실상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기밀의 유출은 내사의 필요성 때문에 수집한 것이고 유출의 경로는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브레진스키는 곤란하다는 어조로 김세인을 억류하려던 자들을 제대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 미수에 그친 일이라 적법성을 따지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직권남용 수준이라면 벌금으로 마무리가 된다는 말인가요? 너무 물렁한 것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법이 그러합니다. 이미 증거도 사실상 확보한 상황이라 조만간 보석으로 석방이 될 것 같습니다.”
보석으로 석방하기 전에 그 사실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사실상 그들을 풀어주는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직책에서 물러난 것이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다른 자리에 가면 그만이었다.
“법이 그렇다는데 제가 어떻게 합니까?”
김세인은 시큰둥한 어조로 대꾸했다. 법으로 단죄하지 못한다면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단죄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브레진스키 장관이 뭘 말하는지 알지만, 김세인은 말을 아꼈다. 굳이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답해줄 생각은 없었다. 일을 저지른 자들의 단죄를 멈출 생각도 없었다. 아울러 단죄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지 미리 정할 생각도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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