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35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제가 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입니다. 아울러 회사는 내부의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그러니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결국 경영진 해임은 의결 이전에 먼저 사퇴하여 소니악의 명분을 희석하고 새로운 경영진의 선임에는 소니악을 배제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래야 자신이 나중에 복귀할 수 있었다.
“박건형 회장님은 어떻게 한다고 합니까?”
“건형이 형님은 제가 그룹 회장에서 물러난다면 새로운 경영진의 선임에 협조해 주기로 했습니다. 그쪽의 SGG 파트에 대한 독자 경영을 보장하기로 했고요.”
지분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박주형 회장만으로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한 상황이라 서로 공존하고 있었다. 계열분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지분 정리가 쉽지 않았다.
“이건형 회장님도 이렇게 같이 오셨는데 달리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김세인은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는 이건형 회장을 대화에 끌어들였다. SG 그룹의 일이 표면으로 드러나 시끄럽지만, 어느 정도 해결이 되면 여당이나 김세인의 표적이 되어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SG 그룹의 일처럼 우리의 상황도 여러 가지 얽혀 있기에 김세인 회장님의 협조를 구하고자 온 것입니다.”
김세인은 CY 그룹도 SG 그룹만큼 복잡하게 얽힌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수지가 운용하는 자금 중에 적지 않은 자금이 한국 시장에 들어와 있고 SG 그룹의 지분만큼 CY 그룹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었다.
“나도 소니악 같은 헤지펀드가 한국에서 활개를 치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필요한 부분도 있고 이렇게 성과를 내기도 하지 않습니까? 경제정의라는 부분에서 이번 사태는 어떻게든 책임을 물어야 한 다고 봅니다.”
김세인의 말에 박주형 회장은 당장 반박할 기세였지만 그렇다고 나서지는 않았다. 여기서 부정하면 김세인을 설득할 길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저들에게 회사를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니 별도의 경영진을 선임해야 할 겁니다. 합리적인 자들이라면 SI 홀딩스에서 나서 주주총회에 추천하도록 하지요.”
김세인은 그렇게 말을 했다. 사실상 이번에 인사권을 휘두르겠다는 선언이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그에 대하여는 추후에 적절하게 협조를 구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세인은 협조를 할 수도 있음을 말했다. 굳이 자신이 악역을 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알아서 할 것인데 적극적으로 대립할 필요는 없었다. 적절하게 이득을 취하면 되었다. 물론 나중에 보복할 수도 있지만 이번 일만 잘 해결하면 그럴 일도 없었다.
“근본적으로는 경영권을 확실하게 확보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 판단됩니다. 그러니 필요 없는 계열사는 정리하고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좀 더 확보해야 할 거라 봅니다.”
그런 김세인의 말에 두 사람은 긴장한 표정이 되었다. 결국 대가로 계열사를 내놓으라는 말이었다. 김세인이 GH그룹의 리조트를 M&A로 가져가고 이후에 반도체마저 지분교환으로 넘겨받았는데 그런 사실이 연상되었기 때문이었다.
김세인은 구체적인 목록은 언급하지 않고 적당히 그 자리를 마무리했다. 박주형 회장도 김세인이 최소한 소니악에게는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겠다고 했으니 소기의 성과를 얻었기에 그나마 안도하는 기색이었다.
44. 사세 확장
김세인은 설날이 지난 후에 가족들과 같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쨌든 졸업식도 참석하고 한국의 사업도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아울러 북한에 관련된 현안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SG 케미컬을 인수할 계획이란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홀딩스 산하에 둘 예정입니다. 현재 저와 홀딩스가 6% 정도 지분을 가지고 있고 외부에서 12% 정도 블록딜로 매입할 예정입니다. 이후 박주형 회장과 SG 계열사로부터 18%, 박건형 회장으로부터 21%를 확보할 예정 입니다.”
“박주형 회장의 지분을 가져오는 거야 SG 텔레콤 문제와 연관시키면 가능하겠지만 박건형 회장과 SGG 지분은 확보가 쉽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SGG의 주력 계열사인 SG 유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걸로 압니다.”
반도체 소부장 문제를 김세인이 중시하고 있기에 홀딩스에서도 그 분야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었다. 더구나 SG 그룹도 SG 반도체와 연관이 있기에 쉽게 내줄 수 없었다.
“SG 반도체의 입장에서는 SGG 산하에 있어 계륵이었을 겁니다. 그렇다고 새로 만들기도 그렇고. 차라리 우리에게 넘기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겁니다. SGG도 마찬가지로 껄끄러운 상황이기도 하고요. 정 문제가 된다면 SGG나 SG 유화를 압박할 수도 있고요. 지분교환을 하자고 하면 응할 거라 봅니다.”
사실 계열분리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김세인이 확보한 지분은 그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니 그걸 교환하자고 하면 응할 걸로 보였다.
“그리고 CY 리조트도 가져올 거란 말입니까?”
CY 그룹에서도 이번에 적당히 대가를 챙기기로 했다. 물론 SG 그룹이나 CY 그룹은 그렇게 하여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늘리고 북한에 진출하는데 계열사가 SI 그룹이 주축이 되어 구성하는 컨서시움에 참여할 기회를 받기로 했다.
“굳이 CY 리조트를 가져올 필요가 있습니까?”
자산은 부동산이 주이기에 자산 가치가 높아 매입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면 운용자본이 감소하게 되었다.
“SI 리조트에 합병하면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겁니다. 특히 골프장과 콘도의 위치가 좋습니다. 그리고 도심 곳곳에 위치한 각종 문화시설도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 봅니다.”
CY 리조트 산하에 있는 각종 문화시설은 수익을 내지는 않지만, 부동산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했고 향후 한류 산업을 육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가져오는 가장 큰 이유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남들에게 보여주는 면도 있었다. 그동안 CY 그룹과 이건형 회장이 SI 그룹과 김세인에게 적대적인 행위를 했는데 그에 대한 응징의 의미도 있었다. 뭔가 대가가 필요했다.
아무리 임직원일지라도 그런 사실을 직접 언급하는 건 좋지 못하기에 말하지 않았다. 자칫 인간성마저 의심받을 수 있고 그런 말이 새어나가면 좋지 못했다.
김세인은 퇴임 직전이지만 이장권 대통령을 만났다.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게 되지만 이장권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기에 신임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는 지금까지의 국정 기조가 유지될 것이기에 만나서 타협이 필요했다.
“북한과의 일은 점점 규모가 확대되는 것 같습니다.”
“당연합니다. 올해는 추가로 230억 달러의 차관이 도입된다고 하니 공사가 그만큼 많아질 겁니다.”
10개의 항구에 최소 5만 톤 선박이 정박할 부두가 만들어지고 하역 설비가 설치되면 해상을 통해 북한 곳곳에 물류가 이어질 수 있었다.
“도로 공사도 이미 시작되었으니 조만간 북한의 추가 개방이 진행되겠군요. 그보다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의는 잘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미국과 원칙적으로 폐기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졌습니다. 검증이야 사실상 의미가 없는 일이고요.”
핵무기를 보유했던 국가가 핵을 폐기한다고 해도 사람은 그대로 남기에 언제라도 핵무장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개발에 참여했던 자들에 대한 관리가 중요했다. 설사 중요 인물을 관리한다고 할지라도 개발자료의 사본만 있으면 재개발이 가능했다.
“그에 대한 대가가 문제인데 그건 어떻게 되었다고 합니까?”
공식적으로 밝혀진 내용이 있지만 이면에 합의한 사항이 있을 수 있기에 그런 게 없는지 슬쩍 물었다.
“특별한 건 없습니다. 에너지 수습이 원활하도록 지원을 해주는 것과 개발자들의 통제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 지원해주는 정도라고 합니다. 아, 공개되지 않은 내용인데 검증이 완료되면 북미 수교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김세인의 설명에 이장권 대통령은 고개만 끄덕였다. 그런 내용은 이미 통보받은 내용이었다. 그런 것 외에 추가로 이면 합의를 한 게 없는지 확인한 내용이었다.
“북미 수교를 굳이 해야 합니까?”
멍청한 질문이지만 남북통일을 한다면 의미 없는 일이라는 말이었다. 그런 질문에 김세인은 바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종전을 하고 개혁개방을 하는데 북미 수교가 없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요? 국제교역 없이 북한의 발전은 불가능할 겁니다.”
북미 수교는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대접받기 위한 기본적인 통과의례였다. 그걸 모르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알면서 그런다면 그건 북한을 흡수통일하자는 말이었다.
“그거야 그렇지만 수교 국가가 많아지면 북한의 입지가 커지고 그러면 통일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남북 대결을 하려는 겁니까? 그래서 남한이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남북한의 정치인들이 그런 생각을 할수록 통일은 어렵지 않을까요?”
북한의 수준이 남한과 비슷할 정도가 되어야 통일 논의가 가능해질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은 남한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남북갈등만 커질 수 있었다.
“흡수통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군요. 남한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잠재의식 속에 가진 것 같아요.”
머쓱한 표정으로 이장권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다들 그런 생각을 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통일은 멀어질 겁니다. 대등한 상대로 인정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필요합니다.”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북한에서 진행되는 일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런 내용은 이장권 대통령도 대부분 파악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고 있었다. 김세인이 외부에서 그런 정보를 습득한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북한 문제를 이야기한 이후에 SG 그룹의 처리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주형 회장과 합의한 내용에 대하여 설명했다.
“소니악은 아무런 성과도 없는데 가만히 있을까요?”
“당연히 반발하겠지만 법에 따라 진행이 되는 일인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겠죠. 저들이 경영권을 갖는 건 아니죠.”
김세인은 소니악의 반발에 대해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경영권을 장악하는 순간 수익 실현을 위해 계열사를 매각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그렇게 되면 모든 계열사가 뿔뿔이 흩어질 거라 설명했다.
“부의 분배를 생각한다면 괜찮은 방법이지만 한국의 시장환경은 그게 가능하지 않습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고사하고 말겠지요. 그건 한국 경제의 몰락으로 이어질 겁니다.”
재벌의 독식도 문제지만 성급하게 해체를 추진하는 건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가 있었다. 한국이라는 시장만 본다면 그게 맞는 것 같지만,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재계에서 자율적으로 그렇게 정리를 한다면 정부의 부담도 줄어들 것 같습니다. 김세인 회장의 방안을 지원해주도록 하지요.”
연기금을 비롯한 국책은행의 지분이 지지해 주어야 확실하게 정리가 될 수 있었다.
2월 24일 김세인은 마침내 성한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졸업식에 참석한 김세인은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특별한 일은 없었다. 아내인 유희원과 아들, 고모할머니까지 참석하여 축하를 해주기도 했다.
부모님이 참석했던 입학식과 대조가 되어 내내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기분을 떨치고 즐거운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다. 그런 기색을 눈치챘는지 옆에서 내색하지 않았다.
2월 25일이 되자 이장권 대통령은 후임자가 없는 상황이지만 퇴임했고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마침내 미국의 헤지펀드인 소니악 펀드에서 김세인을 찾아왔다.
“이제야 김세인 회장님을 만나게 되었군요.”
헤수스 델리온 소니아 펀드의 CEO가 그동안 면담 요청을 거절한 것에 대하여 푸념했다. 김세인은 그들이 만나자고 해도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는 말로 거절했다.
“만날 필요가 없기에 만나지 않은 것입니다.”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일행을 자리로 안내했다. 대표 외에 두 명의 수행원이 배석했고 김세인 측에서는 로든과 다른 수행원 둘이 배석했다.
“회장님과 SI 홀딩스에서 SG 텔레콤 지분을 8% 정도 보유한 걸로 아는데 막대한 금액이지 않습니까? 우리도 고작 12% 정도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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