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47
고작 김세인이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6개월 사이에 일어난 변화였다. 워낙 급박하게 일이 진행된 상황이었다. 러시아 대사인 겐나니가 김세인에게 접근한 이후 러시아의 통신 시장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방통신위원회는 독립된 기관이라 손을 쓰기도 곤란하지 않습니까? 자칫 외압을 행사했다고 문제가 됩니다.”
라파예트 대통령은 자칫 월권이나 권력남용으로 문제가 발생할지 염려했다.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릴 수 있었다.
“직접 움직여서 설득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익을 위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어떤 요구를 하지 말고 그냥 규정대로 처리하도록 권유하면 됩니다. 이대로 방관하다가 부결 처리하면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겁니다. 솔라식 박사의 전언에 의하면 전자파 교란 같은 이상 현상에 의한 통신 대란이 우려된다고 합니다.”
브레진스키의 말에 라파예트 대통령은 흠칫 놀라는 기색을 보였다. 김세인에 관해서는 그가 정보기관보다도 더 정확했다.
“전자파 교란이라면 태양 흑점 같은 것을 말하는 겁니까?”
전자파는 일정 수준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다른 자들은 몰라도 김세인이나 ‘사막의 암류’는 그럴 능력이 충분해 보였다.
“그런 것도 있지만 여러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혹시 몰라 조사해보니 김세인 회장이 개발한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는 전자파 교란을 방지하는 장치가 적용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그런 일을 벌일 수도 있 습니다.”
“설마 그런 방식으로 해코지를 한다는 말인가요?”
“그럴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며칠만 전자파 교란으로 무선통신망이 먹통이 된다면, 결국 소비자는 그걸 해결할 통신시스템과 단말기를 찾게 될 겁니다. 그런 사태는 피해야 합니다.”
라파예트 대통령은 한숨만 내쉬었다. 미국 대통령인 자신이 한낱 개인이나 정체불명의 조직에 휘둘리는 상황이니 자괴감마저 들고 있었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서 어떤 물증을 남기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고 국가와 기업, 소비자가 그냥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겁니다. 그건 문제입니다. 그나마 그들은 일정 선을 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 생 각합니다.”
브레진스키 장관이 재촉하니 결국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빨리 승인하여 서비스하는 게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니 어쩔 수 없었다.
김세인은 SI 연구소에서 연구시설 하나를 살펴보고 있었다. 김세인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서 제작한 실험설비였다. 마침내 시험가동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고분자구조체를 마침내 생산하는 겁니까? 이런 분자구조를 가진 물질을 만들 수 있을까요? 더구나 모든 원자와 분자가 연결되어 칩 자체가 사실상 하나의 분자라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보조연구원으로 참여한 김형식 연구원이 옆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김형식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 제작에 특화된 연구원으로 제작장비와 테스트장비 전 분야를 잘 아는 엔지니어였다.
김세인이 만든 고분자 구조체는 모든 분자가 이온결합을 해서 연결이 되었고 그 결과 또 하나의 분자라고 할 수 있었다.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순도 100%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론상으로 불순물은 구조체 안에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불순물,잉여 분자나 원자는 외부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김세인은 마침내 설비를 가동했다. 고분자구조체를 만들기 위해 연금술을 사용했다. 물론 그걸 구현하기 위해서 역시 마법진도 여러 개 사용했는데 그걸 감추기 위해 장치 중간에 밀폐된 설비를 여러 개 넣었다. 첨단장비는 그런 장 치가 많기에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한데 여기에 회로를 넣는 원리가 어떻게 됩니까?”
지금까지 전통적인 방식으로 식각과 적층구조로 칩을 만드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김세인은 일단 원재료만 칩 모양으로 가공한 상황이니 이후의 공정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일단 지켜보세요. 설명해도 이해가 어려울 겁니다.”
그렇게 말하고 칩 형태로 가공된 물체를 들고 몇 가지 검사를 했다. 그런 과정을 거친 후에 또 다른 장치로 가서 칩을 고정하고 장치를 작동했다. 에스퍼를 이용한 마법진으로 새로운 마법진을 칩 안에 각인했다.
‘지금 인챈트 작업을 하는 거야?’
수지가 개입했다. 김세인이 그동안 고생을 해서 차세대반도체라 할 수 있는 것을 만들 장치를 고안했고 그걸 연구소에 하나하나 구현한 상황이었다.
‘성공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 에스퍼를 이용한 마법진의 각인이 성공해야 할 텐데.’
처음에는 우주선 안에서 몰래 실험하려고 했지만 아무런 설비도 없이 그런 제품이 나오는 게 이상할 수 있어 연구와 실험설비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성공한 것 같은데. 에스퍼가 균일하게 인챈트된 상황이야.’
김세인은 장치를 통과하여 나온 칩을 들고 한쪽에 있는 장치에 장착했다. 이번 실험을 통과해야 성공이었다.
‘지금 만든 게 메모리칩이지?’
‘그렇지. USB에 들어가는 칩을 대신하는 제품이지. 지금부터 메모리 용량부터 내구성까지 테스트해야지.’
‘설계용량은 어느 정도야?’
‘1 테라바이트 정도이지. 지금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조금만 더 수준을 높이면 최고 수준을 능가할 거야. 재료의 순도와 각인 능력을 정밀하게 하면 가능할 거야. 물론 내 마법 수준이 좀 더 높 아져야 가능하지만.’
‘반도체 칩 대용만 할 거야?’
‘일단 계획은 그래. 그 이상으로 나가면 내가 감당이 되지 않아. 에스퍼를 저장하는 마법금속은 재료부터 희귀하니.’
‘그거야 그렇지. 일단 시작이니. 한데 라이트닝 라인은 전기를 사용하여 생성한 거야?’
‘그렇지. 하지만 쉽지 않았어. 에너지효율이 아직 떨어져.’
수지와의 대화를 마치고 칩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1 테라바이트의 메모리용량이라니? 이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변화만큼 획기적인 겁니다. 한데 내구성이 나올지 문제입니다.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고 삭제하고 계속 반복해서 테스트해야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연구를 보조하는 김형식 연구원이 흥분하여 말하다가 아직은 모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과 달리 성공의 가능성을 확인해서 그런지 의욕을 보이고 있었다.
“패러다임이 바뀐 제품인 것은 확실하죠. 일단 간단하게 몇 가지만 테스트하고 시제품을 생산하도록 하죠. 최소 1천 개 정도는 생산해야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김세인은 그렇게 말한 다음에 테스트를 진행했다.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실제로 얼마나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지 살폈다. 그런 다음에 다시 그 파일을 컴퓨터로 복사하여 원본 파일과 대조했다. 몇 번의 복사를 하더라도 파일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아야 문제가 없었다.
“일단 성공입니다. 파일은 하나도 변형되거나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메모리칩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내구성이 문제인데 그것도 테스트를 해보죠. 그걸 통과해야 문제가 없습니다.”
김세인은 파일을 다운로드 후에 삭제를 반복하는 장치에 넣고 테스트했다. 그런 작업을 하도록 지시한 후에 다시 제작공정을 가동하여 제조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했다.
황진우 소장은 회장인 김세인의 조수로 있는 김형식 연구원이 올린 보고서를 살피다가 그걸 챙겨 들고 연구소 한쪽에 있는 김세인의 연구실로 찾아갔다.
“진짜로 이게 가능한 겁니까?”
보고서를 봤지만 믿어지지 않아 재차 반문했다.
“가능합니다. 물론 양산하려면 여러 가지 난관을 거쳐야 하고 앞으로 수도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지만요. 거기에 주변기기가 많아 전부 다 연구개발을 해야 하고요.”
김세인의 말에 황진우 소장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김세인이 보고한 내용은 아니지만,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되었다. 그런 것을 모르는 건지 김세인은 너무나 태평한 모습이었다.
“기존 반도체 산업은 완전히 몰락할 겁니다.”
그건 몰락할 수많은 기업의 저항이 그만큼 거셀 거라는 의미였고 김세인이나 SI 그룹도 위태롭다는 의미였다.
“그럴 가능성이 크죠. 하지만 내연기관이 등장했다고 해도 증기를 사용한 기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모터가 등장했다고 해도 내연기관이 전부 사라진 것도 아니고요. 각기 장단점이 있기에 공존하리라 봅니다.”
김세인은 그리 걱정하지 않는 기색이었다. 사실 그 정도의 반동은 감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걸 외부에 공개한 면이 있지만 황진우 소장은 달리 판단하고 있었다. 그런 실험은 우주선 내에서도 했고 공개할 목적이 아니면 외부에서 할 이유가 없었다.
“그거야 그렇지만 그건 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된 일입니다. 이건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진행이 되는 일입니다. 심지어 증기기관은 소멸했고 증기터빈을 사용하는 건 발전소나 대형 선박입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면서 그걸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이건 미국 정부를 배후로 두고 있다고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단정했다.
“당장 어떻게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우선 경제성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합니다. 이제 가능성을 보여준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거야 그렇지만 생산방식도 기존 방식에 비해서 훨씬 간단한데요. 조금 시간만 주어진다면 전부 다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고 봅니다. 시제품이 나오고 대량생산체제가 마련되면 됩니다.”
“그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하고 그런 에너지와 전기 에너지 사이에 호환하도록 만드는 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 부분이 있지만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엄청난 파장이 발생할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스마트폰과 모바일 OS의 개발로 인해 주목받는 상황에서 견제와 침탈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산업스파이가 침투할 수도 있고 경쟁사가 위해를 가할 수 있었다. 경쟁이 격화되거나 경쟁에서 패배할 것 같으면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발악할 위험도 존재했다.
“그런 일은 미리 예방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연구소 보안을 더욱 강화하고 연구원의 안전까지 강화했습니다. 물론 아직 연구원들도 뭔가 아는 것은 없지만요.”
스마트폰을 개발하기 전이라면 이런 결과를 냈다고 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럴 역량이 충분하다는 걸 증명한 상황이니 결과를 믿어야 했다.
“앞으로 또 다른 걸 연구할 겁니까?”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황진우 소장이 물었다. 이번 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 되는데 다른 아이템을 또 개발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가 벌어질 수 있었다.
“이걸 양산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더 영역을 확장한다면 기능에 특화된 아이템, 배터리 정도겠군요.”
김세인은 간단한 것을 말하는 것 같지만 전혀 간단하지 않은 것을 언급했다. 물론 뒷감당을 할 수 있기에 진행하는 일이지만 황진우 소장은 그걸 김세인이 지킬 수 있을지 불안한 기색이었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김세인의 파워가 어 느 정도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미국도 러시아도 우리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논란이 되었지만 다 통과가 되었습니다. 문제가 된다면 해결하면 됩니다.”
김세인이 장담을 하니 황진우 소장은 걱정스러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뭔가 대책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러갔다.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온 황진우 소장은 계열사 사장들부터 시작하여 여러 사람에게 끊임없이 사실을 확인하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김세인이 말했던 내용을 전달해야 했다. 그게 김세인의 의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걸 연구소에 공개한 것은 외부에 그 사실을 공개하기 위함이었다.
세계 곳곳에서는 김세인이 개발한 신물질 칩으로 인해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제조공정 자체가 기존 반도체와는 상이했고 단편적으로 알려진 정보는 더욱 믿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거기다 에스퍼라 명명된 새로운 에너지의 존재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자와는 판이하면서도 유사한 면이 많았다.
“고분자구조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말이군요. 우리 연구팀은 어떤 성과가 없는 건가요?”
이건주 회장은 SI 연구소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를 보고받고 일성 전자 연구소에서 성과가 없는지 물었고 그 자리에 있는 임원들은 난감한 표정이 되어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극비로 취급하여 담당 연구원들 외에는 건물로도 접근이 불가합니다. 그저 단편적인 내용만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끝
(249)
*****************************************************
아지트 소설 (구:아지툰 소설) 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웹에서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