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48
그러면서 황진우 소장이 비공식적으로 외부에 전한 내용을 보고했다. 그건 의도적으로 공개한 내용이었다. 김세인이 일부러 그런 사실만 공개하여 반응을 살피는 거라고 보고했다. 그건 모두가 다 짐작하는 내용이기도 했다.
“뭔가 장비가 새롭게 들어갔을 것 아닙니까? 그런 정보는 어떻게든 확보했을 것 아닙니까?”
이건주 회장은 일성 그룹의 정보력을 믿기에 그 정도는 파악했을 것이라 생각하여 반문했다.
“그게 내부에서 직접 조립했기에 어떤 장비인지 아는 게 쉽지 않습니다. 내부에서 직접 제조한 것도 있을 수 있고 신고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더구나 저들이 반입한 부품도 워낙 많기에 그것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기본 제 작과정은 파악했지만, 세부적인 것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연구소장이 나서서 대략적인 내용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것도 여기저기 산업스파이 수준의 정보망을 가동하여 파악한 내용이었다. 지금은 그 정도가 전부였다.
“새로 개발된 소재에 일종의 프로그램을 입력하여,그걸 각인하여 칩과 동일한 기능을 하게 만든다는 말이군요. 그렇다면 범용성이 엄청나게 높을 게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프로그램만 바꿔서 각인만 다르게 하면 칩의 기능이 달라집니다. 소재와 각인하는 작업이 가장 핵심인데 그 부분은 알려진 게 없습니다. 단지 김세인 회장이 소재를 보면서 ‘마법금속’이라 말하고 프로그램을 ‘마법진’이 라 말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그리고 에스퍼라는 게 기와 비슷하다는 말도 합니다.”
이건주 회장은 믿거나 말거나 하는 수준의 단편적인 정보를 접하자 어떻게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지만,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생산하는 칩의 가공 한계가 1~2나노라고 했던가요?”
“그렇습니다. 그 이상은 물리적, 화학적인 방법으로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라면 그런 제약이 없이 훨씬 고도의 각인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물리적, 공간적 제약을 초월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반도체의 종말이라는 말이 아니요?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은 기존 산업의 몰락을 불러오지 않습니까? 스마트폰이 성공할까 의문을 가졌지만 몇 년 사이에 대세가 되었는데 이건 그것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차세대 먹거리라 일컫는 양자컴퓨터부터 Al, VR, AR, 홀로그램 등으로 가는 관문이라 생각합니다. 범용성도 엄청나게 높습니다.”
그러면서 양자컴퓨터가 이론적인 한계로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한데 그걸 가능하게 만들 기술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도 어떻게든 편승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분간 독점할 것인데 그게 문제입니다. 우리는 어떤 윤곽을 잡은 것이 아니고요. 계속 정보는 수집하지만 유용한 정보는 하나도 없습니다.”
논의를 지켜보던 김정국 사장이 그렇게 말하면서 이건주 회장을 바라보았다. 지금 상황에서 연구소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건 그 당사자인 김세인을 만나서 총수가 담판을 짓는 게 최선이었다.
김세인은 저녁에 미국으로 갔다. 캘리포니아 저택은 아직 새벽이었다. 김세인이 나타나자 유희원이 기다리고 있었는지 그리 놀라지 않았다. 김세인은 종종 저택에 나타나서 유희원을 만나고 고모할머니를 안마해 주기도 했다.
“요즘 스마트폰 때문에 회사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 미국에서도 마침내 판매 승인이 났더라고. 조만간 A사의 매출을 넘어설 거라고 하던데 사실이야?”
“그럴 가능성이 크지. 하지만 미국에서는 1~2년 정도 지나야 할 거야. 그래야 플랫폼도 활성화가 될 것이고.”
“그런데 북한은 언제 방문할 수 있어? 고모할머니가 고향에 가고 싶다고 하던데.”
“얼마 전부터 여행이 시작되었어. 아직 자유여행은 불가능하고 패키지 형태로 가는 것만 가능해. 3박 4일 중에 하루만 개인가드를 대동하고 고향 마을을 둘러볼 수 있어. 물론 비용을 지불하면 특급 형태로 개인 방문도 가능하지만.”
“그러면 우리도 여행 가자. 경호원을 데리고 가면 될 것도 같은데. 안전은 자기가 알아서 할 것이고.”
“그렇게 할까?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사업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이번에 돌아보도록 하자. 필요하다면 북한 정부를 움직여서 맞이하도록 할 수도 있고.”
“자기가 사실상 북한을 조정하는 거지?”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 수지와 함께 북한을 바꾸었으니. 필요하다면 당장이라도 통일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역효과가 크기에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지. 그동안에 많이 바뀌었어. 도로도 많이 좋아졌고.”
“한국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생활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땔감이 부족해서 마을 주변의 산이 대부분 민둥산이 된 것을 보면 안타까워요.”
“에너지 문제인데 지금은 나아졌어. 그래서 올겨울부터 식수사업을 할 예정이고 그걸 위해 준비하고 있지. 묘목도 확보해야 하고 씨앗도 있어야 하고. 남한에서도 그런 준비를 하고 있어.”
“아, 그래서 리조트 산하의 수목원을 대대적으로 확장한 거예요? 해진이가 리조트를 확장하려는 걸로 이야기하던데.”
“그것도 사실이야. 북한 지역에 리조트를 세우려고 하고 있어. 호텔과 놀이공원, 콘도, 골프장, 스키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야. 남한 사람이 북한에 가더라도 놀 것이 없으면 갈 이유가 없지.”
“그게 가능해요?”
“안 될 게 뭐야? 하면 되는 거지. 그 허가를 위해서 내가 갈 생각이야. 적당히 여기저기 방문하면서 투자계획 발표하면서 그런 것까지 받아낼 예정이야. 일성 그룹 이건주 회장도 북한에 가려고 하지만 내가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어. 나부터 가야지.”
김세인은 여건상 북한에 갈 상황이 아니라서 북한에 가지 않았는데 그런 이유로 다른 재벌들까지 북한에 가지 못했다.
“그동안 재벌들의 북한 투자는 제한하지 않았어?”
“이제 허용할 때도 되었지. 남한의 기업이 들어오지 않고는 북한을 재건할 수는 없어. 인프라 건설도 이제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한 실정이고 언제까지 돈만 쓸 수도 없는 일이고.”
“그건 그렇겠네. 그러면 공장 용지나 건물 용지는 일단 임대하는 거야? 임시 임대법이 통과되었다던데?”
“그렇게 해야지. 자산 재분배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시간이 없으니. 대신 임대받기 위해서는 심사를 통과해야 가능해. 그거야 북한 경제에 마이너스가 아니라면 통과될 거야.”
유희원은 궁금한 게 많은지 하나하나 물었고 김세인은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다가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세세한 부분은 알지 못했고 수지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김세인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서 어이가 없기도 하고 이게 언론의 속성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내용에 담긴 사실을 보면서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무슨 내용인지 살피니 스마트폰을 멕시코에서 조립생산하는 것에 대해서 비난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면서 무리한 요구를 하여 OEM 생산을 포기한 케이테크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다른 신문에서는 세 스마트폰 제조회사가 칼리 모바일OS를 공유하기로 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SI 통신기기가 국내보다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첨단 기술을 공유하는 것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었다.
김세인은 다소 낮 뜨거운 헤드라인을 보자 꺼림칙 했지만 클릭하여 내용을 읽었다. 거기에 김세인이 직접 연구개발한 것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었다.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소문을 낸 것을 취합하여 보도한 내용으로 김세인이 천재라 는 결론을 내렸다.
그 내용은 김세인이 개발은 반도체 대용인 고분자구조체와 제조 방법에 대한 보도였다. 황진우 소장이 인터뷰어로 나서서 간단한 설명과 더불어 향후 반도체 산업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임을 말하고 있었다.
SI 인터내셔날이 시리아와 리비아에서 한 일을 설명하고 그 나라의 권력자들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한의 지도층인 혁명위원회와 행보를 같이하면서 북한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었고 북한에 300억 달러에 달하는 차관을 도입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면 북한의 산업 전반에 걸쳐 SI 그룹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었다.
심지어 남북협상이나 경협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기에 재계에서도 북한 사업을 하려면 정부를 통하기보다 김세인을 통하는 게 빠르다는 내용이고 일성 전자도 최근 북한에 투자할 예정이라는 내용까지 언급했다.
김세인은 기사를 읽으면서 자신이 꽁꽁 감추었어도 사실을 추측하는 것에 놀라면서 자신의 의도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이 만족스러웠다. 어느 정도 실체가 알려지는 게 나았다.
김세인은 가족들과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사실 북한을 홀로 몇 번 돌아보기도 했지만, 그건 암행을 한 것이고 공식적인 방문은 처음이었다.
“저기 보이는 곳이 선산이었지.”
할아버지가 살던 마을을 방문했는데 집은 이미 사라졌고 선산은 개간해서 밭이 된 상태였다. 더구나 주변의 산들이 대부분 민둥산이라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내가 생각했던 고향의 모습이 아니야. 내 기억 속에 있는 고향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사람들도 가난했지만 얼굴에 조금 여유가 있었고. 하지만 지금은 낯선 모습이야.”
“그럴 거예요. 지금은 좀 낫지만 처음 혁명이 발발했을 때의 모습은 살벌했어요. 다들 삐쩍 마른 얼굴에 눈에서 살기가 흘렀어요. 그런 모습을 봤다면 기겁했을 겁니다.”
김세인은 할아버지의 고향이라고 해도 그저 흔한 시골 풍경으로 보였기에 큰 감흥이 없지만, 고모할머니는 변한 풍경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하긴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60년이 지났으니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뀌었겠지. 차라리 그냥 오지 말 것을. 그랬다면 추억으로 간직했을 텐데. 그래도 보지 못해 아쉬워하는 것보다 낫지. 꼭 한번 와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소원 풀이를 했네.”
고모할머니가 눈물을 보이면서 그렇게 말을 했다. 할아버지와 고모할머니가 월남할 때 증조부모의 선산을 옮겨온 덕분에 고향 방문에 그리 연연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한번 오니 응어리가 풀린 것도 같았다.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되는 거야?”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만 하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어지간한 곳은 길이 뚫려 다닐 수가 있어요.”
“북한에 호텔도 여러 개 세웠다면서?”
“SI 리조트가 북한에 진출했으니 당연하죠. 일단 북한 방문단 숙소 개념으로 호텔과 콘도를 30여 개 건설했어요. 대부분 계획한 규모의 20% 정도만 건설한 상황이고 나머지는 공사 중이거나 터만 확보한 상황입니다. 각종 유원지, 골프장, 스키장은 이제 설계만 끝낸 상황입니다.”
“북한 지역이지만 그렇게 일을 벌이려면 엄청난 돈이 들었을 것인데 자금 문제는 없어?”
“조금 있어요. 단독으로 진출했으면 좋은데 외국 업체 두 군데와 컨서시움을 구성하여 참여했어요. 자금이 조금 부족하더라고요. 드림호프와 합작하면 좋겠지만 미국의 경우 북한에 투자하는 게 조금 복잡하더라고요. 그냥 한국의 SI 리조트에 투자하는 것도 세무나 투자한 자금의 용도 문제로 걸리는 것도 많고요. 괜히 문제 삼을 빌미를 주고 싶지 않아서요.”
그렇게 말하고 고모할머니와 같이 천천히 주변을 거닐었다. 유희원은 아들을 유모차에 태워서 한쪽에 세워둔 차 옆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요즘 한국에서 네가 북한의 사업을 독식한다고 말이 많던데 적당히 하고 이제 물러나는 게 어떻냐?”
“그럴까도 했는데 미래를 보지 않고 돈만 챙기려는 자들이 많아서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서는 위험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그래도 여러 업체를 끌어들여 적당히 배분도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컨서시움에 참여한 업체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거야 네가 알아서 하겠지. 그런 말이 나와도 감당 못할 것도 아니겠지. 그래도 투자만 하고 돈을 벌지 못하면 문제인데 본전치기라도 하는 거야?”
북한에 투자하면 당장 돈이 나오는 건 아니었다.
“큰돈은 되지 않지만, 그런대로 적자는 보지 않고 있어요. 공사하는 거야 공사대금을 받으니 문제는 없고요. 사업도 이자는 낼 정도이고요. 그럭저럭 버틸 정도는 되죠.”
“법이 복잡해서 드림호프의 자산을 마음대로 투자할 수도 없으니 답답하겠다. 한 200억 달러 정도 쓸 수도 있을 텐데.”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대충 짐작하시겠지만, 외국계 법인도 사실은 제가 통제하는 회사이고 자금이니 말이에요. 보이지 않는 곳에 엄청난 자금이 움직이고 있어요. SI 그룹이나 드림호프는 유가 선물에 투자하지 못했지만 얼마 전 베네수엘라 사태 때 왕창 투자해서 벌었어요.”
베테수엘라 사태가 나자 폭등과 폭락이 이어졌고, 수지는 1천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냈다. 어떻게 보면 실시간으로 유가를 조작하여 돈을 번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걱정할 게 없겠구나. 이제 고향을 봤으니 여유롭게 여행이나 다니자.”
가지 못하기에 안타까운 고향이었는데 막상 오고 나니 조금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그러다가 곧 후련한 얼굴이 되었다.
북한의 지도자인 혁명위원회 위원장인 홍일훈은 유철상의 권유로 남쪽에서 방문한 재벌 회장을 만나야 했다. 나이도 어린 재벌을 가장 먼저 초청해서 의아했지만, 결국은 보이지 않는 막후지배자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말에 그 자리에 나가야 했다.
“미국과 러시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모쪼록 우리 북한에 많은 도움을 주셨으며 합니다.”
홍일훈은 유철상의 설명을 들었지만, 김세인의 정확한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하기에 적당히 인사말을 했다.
“북한의 변화를 직접 진두지휘하는 입장에서 또 다른 지휘자를 만나니 반갑습니다. 혁명을 추진하면서 후유증이 없도록 노력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나마 홍일훈 위원장이 잘 수습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김세인의 말에 홍일훈은 놀란 표정이 되었다. 그동안 막후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 내내 궁금했는데 스스로 배후라고 자처하는 자가 나타났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고작 20대 청년이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맞습니다. 이분이 모든 것을 지휘하는 분입니다.”
한쪽에 배석한 유철상이 보증했다. 굳이 그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수뇌부라는 사실을 밝히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배신을 하더라도 적당히 수습할 자신도 있었고 그래야 원활하게 협조를 구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되었다.
“나는 북한이 지금 상태에서 남한과 통일하면 양쪽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물론 남한의 기득권자들이야 이득을 얻겠지만, 그건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 봅니다. 최소 10년 정도 시간을 두고 북한이 자립할 수준이 된 후에 대등한 수준에서 통일을 이루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인구가 적기 때문에 주도권은 남한에 耭載“憫嗤?, 어느 정도 제 목소리를 내면서 크게 불이익을 받지 않을 거라 봅니다.”
김세인의 말에 홍일훈도 동조했고 이후에 어떻게 할지 많은 논의를 했다. 홍일훈은 김세인이 혁명 이전에 북한의 외채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매입하여 외채 문제로 곤란을 겪지 않도록 한 사실을 알고 감탄하기도 했다.
에필로그
김세인은 홀로 우주선에 앉아 있었다. 여전히 유희원이나 고모할머 니는 임시 보조사용자였다.
“신체개조술이 나와 다른 거야? 2년이나 지났는데 희원이가 CO 단계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의외야?”
“에스퍼 적응 능력이 세인과 다르기 때문이야. 세인도 여전히 A3 단계에 머물러 있잖아? 그래도 희원은 조만간 CO 단계에 접어들 걸로 보여. 의외로 지구인들의 에스퍼 능력은 떨어지는 것 같아. 그나마 세인이 뛰어난 거야.”
“그래? 하긴 애를 키우면서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면도 있으니. 그보다 요즘은 에콰도르와 페루에 치중한다고?”
“중미연합도 이제 결성이 되었으니 관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고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니 새로운 지역에 진출하기로 했어.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한동안 새로운 지역으로의 확장을 자제했으니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미국 때문에 김세인은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를 끝으로 확장을 하지 못했다. 물론 미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 진출하여 경제적 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미국 때문에 멈춘 것도 있지만 사실 스마트폰의 개발과 판매에 신경 쓰느라 어쩔 수가 없었지. 거기다 SI 그룹의 자금 부족과 북한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니. 그 덕분에 SI 그룹의 계열사가 북한에 확실하게 자리 잡기도 했으니.”
미국의 눈치를 본 면도 있지만 다른 일에 바빠서 더 이상 확장할 여유가 없었다.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것은 웨이우얼스탄을 안정시키고 시장을 확장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처럼 북한에 진출하여 시장을 석권하면 나중에 역풍이 불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해.”
“문제는 없을 거야. 그보다 지금은 자금 문제는 없지?”
김세인은 자신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여 북한에 투자하는 속도를 조절해야 했다. 다행이라면 수지가 운영하는 광산을 넘겨받고 그걸 개발하여 매각하여 자금을 확보한 덕분에 자금 부족 상황을 해소했었다.
“어려운 고비는 넘긴 것 같아. 하지만 네가 가진 북한에 있는 사업체의 지분을 넘겨받으려면 멀었지.”
김세인은 자금이 부족해서 외국의 회사와 합작 형태로 북한에 진출했고 확보한 지분은 2-30% 정도였다. 경영권은 확보했지만, 외국계 법인이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 외국계 회사가 사실은 수지였지만 겉으로는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세인은 참 이상한 면이 있어. 힘으로 하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데도 이런저런 이유로 하지 않는 게 너무나 많아. 그게 답답하지만,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내는 면도 있고. 지배보다 공존을 원하고. 마법이나 에스퍼의 사용도 자제 하고 있으니.”
“그건 어쩔 수 없어. 난 평범하게 사는 게 나으니. 물론 널 만나는 순간 평범함과는 멀어졌지만, 평화롭게 살기를 원해. 지금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하고 있잖아. 거기에 악당은 언제든지 응징할 수 있고. 지금 정도가 제일 적당해.”
김세인의 말에 수지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가장 적당한 사용자인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이미 시작했기에 되돌리기는 어려울 거야.”
“그렇겠지. 언제인가 너를 능가하는 수준의 문명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언제 그렇게 될지 몰라. 그리고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 당장 내가 오랫동안 살면 그것도 문제 삼는 자들이 생기고. 왜 죽지 않는지 따지는 자들 도 생길 거야.”
당장은 아니지만 80년,100년이 지난 후에는 그런 말이 나올 수도 있었다. 고령임에도 젊음을 유지할 경우 그러했다. 유피르 제국의 경우 지구 시간 기준으로 500년 정도까지 살았다. 김세인 수준의 에스퍼 운용 능력이면 더 오랫동안 살 수 있었다.
“하긴 그렇지. 인간은 자신이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고 생각 없이 말하기도 하니.”
수지가 동의하자 김세인은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지금도 더 바랄 게 없지만, 한편으로 공허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인간이라기에는 너무나 강했다.
구축한 세력도 강했고 운용하는 자금도 많았으면 심지어 마법이나 검술의 능력마저 인간의 수준을 벗어난 상황이었다. 그러니 세상에 자신을 거스르는 존재 자체가 없었다.
“이제부터 뭔가 한다면 그건 심시티 게임을 하는 정도이지.”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세계지도를 보면서 뭘 해야 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뭔가 할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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