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5
25. 한국에서 빌드업 (5)
“아, 경호원 분들을 사채업자로 알았나봐.”
“경호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거야?”
여전히 걱정스러운 어조였다. 한국에서 경호원이라고 하면 보통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원한을 가진 사람이 있어 신변의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경호원을 배치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게 아니라 고모할머니가 조금 부자인데 현재 혈육은 오직 나뿐이야. 그래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경호원을 붙여주었어. 경호라는 것이 24시간 동안 빈틈이 없어야하기에 학교에도 같이 갔는데 그걸 본 것 같아.”
“그러면 부모님도 사고가 아닌 변을 당한 거야?”
얼마 전에 났던 교통사고마저 거기와 연관을 짓고 있었다. 물론 황지원이 낸 소문에 부모님에 관련된 내용도 있으니 어쩌면 당연했다. 김세인도 혹시라도 그럴 수도 있어 살폈지만 단순한 교통사고였다.
“그건 아니고. 그런 사고가 날까 걱정하여 대비한 거야.”
유희원도 바로 좋지 않은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얼른 정정을 하기도 했다. 황지원이 낸 소문이야 문제가 아니지만 유희원까지 그런 소문에 휩쓸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엄청난 부자의 유일한 후계자란 말이지? 그건 좀 부럽다. 이제 금수저란 말인데. 취직 걱정도 없을 것이고. 미국이라 조금 복잡할 것인데. 우리 집안에도 미국에 이민 간 사람이 있는데 상속이 꽤나 복잡하다고 하더라. 한국보다 훨씬 더 까다롭다고 하던데. 더구나 상속세도 엄청나고.”
“그래서 몇 가지 조치를 취하느라 미국에 간 거야.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다 했고.”
“그러면 미국으로 이민을 갈 거야? 그것도 요즘에는 쉽지 않지? 유학 가서 학위 따고 취업해야 영주권 나온다는데.”
“영주권을 이미 나왔어. 시민권은 3년인가 경과해야 신청자격이 주어지고. 나야 이미 병역을 마쳤으니 시민권이 나오더라도 이중국적을 유지할 생각이야. 국적행사 포기하면 된다니까.”
“투자이민 형태인 거야? 하긴 재산이 있다면 그런 방법을 쓰면 가능하다고 하던데. 대학교 졸업하고 건너 갈 건가 봐.”
“일단 그럴 예정이지. 그 전에 편입도 생각하고 있는데 좋은 대학교는 쉽지 않는 것 같아. 교환학생으로 나가는 것도 생각 중이고. 일단 학교 다니면서 상황을 봐야지. 그런데 너는 계속 구직활동 할 거야?”
“그거 외에 당장 할 것도 없어. 졸업도 하지 않은 상황인데. 졸업하고 난 후에도 취업을 못하면 눈을 낮춰 벤처회사라도 들어가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지. 아휴 모르겠다.”
유희원은 자신의 앞날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이런저런 노력도 하고 있었다. 자신도 부모님의 유산을 꽤 받았지만 앞으로 뭘 할 것인지 고민했었기에 공감이 되었다. 지금은 고모할머니 덕분에 그런 고민은 하지 않을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뭔가 도움을 줄 방도가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슬그머니 욕심도 나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자신이 너무 저속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언뜻 떠오른 생각을 지우려고 했다.
“그런 이야기 말고. 넌 여자 친구 없어?”
그런 질문에 참 대답하기 난감했다. 무슨 뜻으로 묻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 군대 갔다 왔는데 무슨 여자 친구야?”
“벌써 반년도 더 지났는데. 그럼 여전히 여자 한 번도 못 사귄 거네. 전에 모태쏠로라고 했지?”
군대 가기 전에 썸을 타면서 간을 볼 때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걸 기억하는 것 같았다.
“너는? 너도 마찬가지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나야 안 사귄 거지. 만나는 애들은 다 늑대 같고. 생각하는 것은 엔조이 뿐이고. 나는 그런 것이 싫어.”
김세인은 유희원의 반응에 멍한 기분이 들었다. 군대 가기 전에 만났던 태도와 차이가 없었다. 이런 태도 때문에 사귀는 것을 포기했는데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결혼할 때까지 손만 잡겠다는 태도잖아?’
남자들이 모이면 결국 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여자 친구와 사귀는 남자들이 상당수가 가진 불만이 결혼할 때까지 육체적인 관계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남자들 대부분은 그런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떠나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태도를 보면 나에게 분명 관심이 있다는 건데?’
김세인은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었다. 말만 그런지, 진짜인지 모르지만, 사귈지라도 결혼할 때까지 남녀관계를 거부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사람마다 다르지. 만일에 적당한 곳에 취업하지 못할 것 같으면 말해. 나도 뭔가를 하려고 생각 중이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니. 아르바이트 하는 것처럼 일하다가 좋은 자리 있으면 가도 되고. 대졸 초임 정도 줄 수 있어. 언제까지 집에서 용돈 받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
김세인은 그런 제의를 하면서도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철벽을 치는 유희원의 태도에 오히려 그런 제의를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진 면도 있었다.
그런 말을 마칠 무렵 음식이 나오기 시작해서 심각할 수 있는 분위기가 풀어졌다. 유희원도 대답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달리 말할 필요가 없었다. 어색해질 수 있는데 그냥 넘어갔다.
김세인은 유희원을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가면서 왠지 머쓱한 기분이 들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다. 식사를 하면서 현재 경호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 옆 호실 있는 사람과 문 앞에 앉은 사람이 경호원이란 사실을 말해 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적당한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경호가 용이하면서 한편으로 그런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곳을 이창원 팀장에 사전에 물색해서 안내했다.
유희원도 처음에는 어색하게 행동했지만 나중에는 에스코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김세인은 경호를 받는 가운데 어떻게 행동할지 차츰 적응했다.
“종종 젊은 사람들이 이성 친구를 만나려고 경호원을 따돌리다가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경호원과 운전수를 떼어놓고 직접 운전하여 나가기도 합니다. 그런 일은 위험합니다. 그러니 따로 혼자 가려고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다가 술집에서 사고에 휘말리거나 음주운전을 하기도 하고요.”
조수석에 있는 이창원 팀장이 당부를 했다. 김세인이 혹시라도 그런 자리에 경호원을 대동하고 가는 것이 어색해서 그런 시도를 할까 염려가 되어 주의를 주려는 것 같았다. 특히 여자와 관련이 되어 문제가 많았다.
“우리는 의뢰인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보호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있어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행동하면 됩니다. 설사 가족일지라도 경호를 하면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 발설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친구나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자리에 같이 있었다면 놀리거나 자신들의 느낌을 말했을 것인데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었다. 기본적인 것이지만 그런 것을 엄수하고 있었다.
“나도 신경 쓰지 말아요.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고 설사 회장님일지라도 누구를 만난 정도만 보고할 것이니.”
로든도 대충 무슨 말이 오고가는지 아는지 그렇게 부연했다. 친구들이라면 봤던 것을 말하면서 놀렸을 상황이지만 그런 기색은 없었다. 김세인은 경호원과 같이 움직이는 것이 어색했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경호원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네가 만난 유희원의 주변도 살필 필요가 있다.’
집안에 들어가서 자신의 방에 들어가자 말이 없던 수지가 말을 걸어왔다. 정체가 드러날 위험이 있기에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끼어들지 않더니 혼자 있게 되자 나섰다.
‘가능해?’
‘물론이다. 전화나 생체정보까지 수집을 한 상황이다. 세인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자가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건 기본적인 절차이다.’
‘그럴 수도 있겠네. 특별한 것은 없어?’
‘있다. 멕시코에서 LA를 거쳐 세 사람이 입국할 것 같다. 내일 오후에 멕시코시티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저들이 내 거처를 알고 있나?’
‘한국의 경우 인적사항만 알면 주소 정도는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다. 10일 전에 이태원동을 통해서 세인의 정보를 조회한 사람이 있다. 세인이 한국에 오기 하루 전이다. 그 이후에 에렌 허벌린과 소냑의 측근에게 전달이 되었다.’
‘킬러들의 인적사항은 알 수 있나?’
‘확인이 쉽지 않다. 가명을 사용하여 여권을 발급받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여권에 기재된 내용은 의미가 없다. 그래도 그들의 인적사항은 파악했고 에스퍼 특성도 파악해 놓았다. 모레 12시에 LA에서 오는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입국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그들에 대한 정보와 여권의 이름을 말했다. 그런 정보를 들었지만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 되었다. 막상 처리하려니 걸리는 것이 많았다.
‘로든에게 말해 사전에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이런 정보의 출처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데?’
수지의 반문에 적당한 답변이 생각나지 않았다. 미국에서 받은 정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경호원에게 말해도 로든에게 확인할 것이니 마찬가지였다.
‘내 개인적인 지인에게 확보한 것이라고 하면 어떨까? 나도 그런 정보통을 가지고 있어도 문제는 아니잖아? 돌아가신 아버지의 지인 중에 유명한 분들도 몇 분 계시기도 하고. 정보계통에 있던 분도 있는 것 같고. 검사였던 사람도 있고 경찰이던 사람도 있었는데. 외교관도 있었지, 아마.’
궁하면 통한다고 그런 것도 방법일 것 같았다. 당장 내일이라도 인사를 하면서 접점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었다. 장례식을 치르고 조문을 오고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인사를 했지만 다시 한 번 연락을 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었다.
‘부모님의 지인이 도움을 주었다고 하면 괜찮은 방법 같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추적을 할 이유는 없으니. 사전에 부탁을 했다고 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되고.’
인공지능 수지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고 하니 보다 치밀하게 구성하기로 했다. 자문자답을 하고 수지가 종종 반론을 하면서 이야기를 구성했다. 아울러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단기간에 멕시코에서 그런 정보를 얻는 것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정보기관일지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니 그런 시도 자체는 아무리 궁리해도 허점이 많았다.
‘아무리 해도 이건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 그냥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주변에 나타났을 때 로든이나 경호원들에게 주의를 주고 처리하도록 해야겠어.’
수지와의 문답을 통해 점검을 하는 동안 차츰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항상 모든 것을 자신이 처리할 수 없고 설사 처리하더라도 나중에 가면 드러날 위험이 있었다. 물증은 없더라도 심증은 쌓이고 그러면 위험했다.
‘그러면 그들이 주변에 나타났을 때 알려주도록 하지.’
‘그자들이 총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아닌데 그게 걱정이다. 아무리 대비를 해도 쉽지 않아.’
얼마 전에 로든이나 경호원과 대련을 했는데 세인이 그들과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 의뢰인이기에 봐준 경향이 있지만 불의의 습격만 받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대항이 가능했다.
‘입국할 때 지참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국에서 전달을 받아야 하는데 3일 후에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 것을 어떻게 파악했는지 술술 이야기했다. 인공지능의 능력 하나는 대단했다. 물리적인 거리도 그리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아공간을 사용할 경우 행성 안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일주일 후에 다시 미국 가는데, 그 기간만 버티면 닭 쫓던 개 지붕 올려다보는 격이 될 것도 같은데. 1등석은 하루 전에만 예약하면 문제가 없으니.’
바로 예약을 하지 않고 임박하여 예약을 하면 킬러들이 시간에 쫓겨 서두를 수도 있었다. 그러면 허점이 드러나 막는 것이 용이할 수도 있었다.
‘하루 전보다 3일 전이 더 낫지. 그래야 준비할 시간이 있어 반드시 감행하지. 너무 촉박하면 정보수집능력이 부족해 떠나고 난 이후에야 알 수도 있고 나중으로 미룰 수도 있어. 아니면 미국으로 따라올 수도 있고. 그러면 번거롭기만 해.’
수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었다. 그들의 정보력이 떨어져 항공권을 예약한 사실을 모를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