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9
29. 우주선의 일부 능력 (4)
김세인은 아침 훈련을 마친 후에 소냑과 핵심 측근 셋이 죽은 이후의 상황을 보고받았다. 수지는 계속 상황을 파악했다.
‘경찰이 지금 수사 중이란 말이지?’
‘그래. 대대적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야. 그 저택에 있던 자들 대부분은 용의선상에 오른 상황이다. 전격적으로 총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그동안의 다른 범죄행각도 드러나 난리가 난 상황이지.’
마약이나 청부폭력, 암살 같은 것의 흔적도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니 여죄를 수사하면서 각종 미제사건까지 검토 중이었다.
‘그러면 곧 외부에 알려지겠군.’
‘애리조나의 여러 방송과 신문도 취재를 했고 레온 힐먼드의 이력이 알려지기 시작했지. 곧 LA에서도 알게 될 것 같아.’
‘멕시코 쪽은 어때?’
‘거기도 죽은 게 알려져서 멕시코 경찰, 치와와의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어. 애리조나에서 일어난 사건과 연관된 것이 알려지면서 공조수사를 모색하는 단계이지만 서로 불신이 심해 공동수사는 쉽지 않을 것 같아. 서로 불신이 큰 것 같아.’
‘다른 것은 없어?’
‘애리조나 경찰은 소냑이 갱이지만 한편으로 PMC 로데코의 중요 인물로 알고 있고 멕시코의 갱단, 마약판매조직에서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것은 아닌지 살피고 있어.’
‘정말로?’
김세인이나 수지가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수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었다. 로데코의 의뢰로 멕시코 갱단과 싸운 것이 알려지면서 그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그래. 소냑 주변 인물들을 조사했고 대부분 알리바이가 존재하는 상황이야. 그러니 뚜렷한 용의자가 없어. 결국 외부 용의자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나?’
더구나 네 군데서 거의 동시에 살인이 일어난 상황이었다. 그러니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계획된 살인으로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런 조건을 맞추려니 조직범죄로 초점이 옮겨갔다.
‘거기다 실수 아닌 실수를 해서 더 혼란이 생겼어.’
총성이 들리지 않았는데 총으로 살해를 당한 것이니 소음기가 부착된 총을 사용했을 것이란 짐작했다. 그런데 현장에 버려진 권총에는 직전에 총탄이 발사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여러 가지 가설이 난무하고 있어. 부검을 의뢰하고 현장을 수색하여 혹시 발사된 총탄의 흔적이 없는지 조사 중이야.’
‘만일에 시신에서 발견된 탄두가 버려진 권총에서 발사된 것이 알려지면 더 난리가 나겠군.’
‘그럴 것 같아.’
‘그러면 고모할머니까지 귀찮게 되지는 않겠네. 그런데 난 의도한 걸로 생각했는데 몰랐던 거야?’
‘알았지만 사실 이렇게 빨리 경찰에 신고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지. 그들의 행태를 보면 숨길 거라 생각했는데. 지휘부가 사라지니 통제가 되지 않은 것 같아. 고용인들 단속도 못하고.’
김세인도 그렇게 빨리 경찰이 개입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살인사건이라 그런지 바로 신고부터 하여 신속하게 수사가 이루어졌다.
‘혹시라도 에렌 허벌린 회장이 언급되지 않을까? LA 경찰이 조사했던 내용도 제공할 수도 있고.’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그 자리에 왔던 자들이 다 죽어 알기 쉽지 않을 걸. 에렌 허벌린이 그 사실을 먼저 밝히지 않을 것이고. 나중에 알려지겠지.’
그렇게 말을 하던 수지가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뭔가 다른 부분을 감지하는 것 같았다.
‘방금 FBI가 개입을 했다고 하네. 거기다 마약조사국에서도 관심을 가졌고. 대대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려는 것 같은데. 그러니 소냑의 조직은 재기불능의 상태가 될 것 같아.’
일이 커지는 것 같았다. 연쇄살인사건으로 등록이 되고 조직범죄로 판단하여 대대적으로 범인을 색출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멕시코에 나가 있는 마약조사국 인원까지 동원이 되는 것 같은데. 점점 일이 커지면서 이상하게 변하고 있어.’
수지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각종 정보를 취합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전했다.
‘조금 전에 FBI와 마약조사국에서 언론사에 엠바고를 걸었어. 수사상 기밀유지를 이유로 3일 동안 보도금지를 내렸는데. 3일 후에 공식 브리핑을 한다는 것 같아.’
사건의 윤곽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라 결국 어느 정도 상황파악이 될 때까지 보도를 막은 것 같았다.
‘혹시 다른 흔적은 남기지 않았어? 현금을 찾으면서 파괴하거나 뭔가 다른 증거를 남긴 것은 아니겠지?’
현금을 수거하라고 했지만 잠을 자느라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혹시라도 뒤진 흔적을 남겼을까 걱정이 되었다. 현금이 금고 안에 숨겨져 있기도 했고 땅속에 매장한 경우도 있었다.
‘그 정도는 아니야. 금고 안에 있는 물건은 워프로 빼내왔고 땅속에 있는 것도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워프를 시켰어. 단지 우주선 안에 들여놓을 수가 없어 여기에 모아 놓았어.’
그러면서 지도를 보여주었다. 피닉스 인근에 있는 산속 동굴을 보여주었다. 마찬가지로 멕시코의 경우에는 치와와 인근의 산속 동굴에 모아놓고 있었다. 대략 300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과 양도성예금증서, 보석, 심지어 마약도 일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군.’
‘나는 치밀하게 계산하여 모든 것을 진행한다.’
‘미안.’
김세인은 자신도 모르게 사과를 하고 말았다. 아무리 감정이 없어 보이는 인공지능일지라도 무시한 것은 감정이 상할 수도 있었다.
김세인은 오전 훈련을 마치고 유희원에게 전화를 했다. 미국에 가기 전에 다시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다.
“미국 가기 전에 만났으면 하는데, 오늘 시간 있어?”
“그럼 저녁에 볼까?”
“이번에는 메뉴를 소고기로 할까?”
“좋지. 그러면 내가 우리 집 앞에 있는 태극관으로 예약할게.”
“그렇게 해. 6시에 보자.”
김세인은 킬러를 정리했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유희원을 만나기로 했다. 여전히 거리를 유지하는 상황이니 오히려 부담이 크지 않았다. 상대가 달라붙는 느낌이 들었다면 꺼림칙할 수도 있는데 평소와 태도가 같으니 더 관심이 갔다.
“오늘도 여섯 시에 약속이 있어요. 태극관에서 만날 겁니다.”
김세인은 점심을 먹으러 집에 가면서 그런 사실을 먼저 알렸다. 먼저 알려야 외출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분과 사귀는 겁니까?”
로든이 궁금한 기색으로 물었다. 처음이야 그냥 친구로 만나는 것이지만 두 번째이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김세인 때문에 안전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었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냥 친한 사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지금 만나면 친구 분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김세인은 킬러를 처리하고 소냑 일당을 정리한 것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위험이 사라졌다고 생각하여 만나기로 했는데 로든의 지적을 받자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아직은 비상 상황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집에서 꼼짝도 하면 안 되죠. 한 달 정도 미국에 있어야 하는데 얼굴도 보지 못하고 가면 좀 그렇잖아요. 그 시간이면 추적도 쉽지 않고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김세인은 이미 위험이 사라졌기에 굳이 취소하지 않고 그냥 만나기로 했다. 자칫 막무가내라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항상 위축이 되어 지내는 것도 좋지 않았다.
“예약은 그 친구가 하기로 했으니 그냥 가면 됩니다.”
김세인은 이창원 팀장에서 상황을 설명했다. 교대 문제도 있기에 사전에 조율할 필요가 있었다.
“태극관은 한 번 가봤던 곳이군요. 가기 전에 예약을 확인하면서 문제가 없는지 재차 점검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이라면 그냥 혼자 만나러 가고 쓱 들어가서 적당한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했었는데 참 복잡하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는 그렇게 편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답답했다.
운동을 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전공에 관련된 책을 읽다가 시간이 되자 식당으로 이동했다.
“백수라서 시간 내는 거야 문제가 아니지만 이러다가 우리 정드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자리에 앉으니 윤희원이 가볍게 푸념했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웃기만 하고 말았다.
“정들면 마는 거지. 뭐, 특별히 문제될 것도 없고. 너도 문제될 것은 없잖아.”
김세인은 그냥 뭉개면 그것도 문제란 생각이 들어 맹렬하게 고민하여 최선의 어휘를 선택하여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슬쩍 눈치를 살폈다.
“그건 그래. 미국에 가면 고모할머니랑 같이 보내는 거야? 주로 어디에 있어? LA?”
“LA 시내는 아니고 교외에 고모할머니의 저택이 있어. LA 카운티에 속해 있지만.”
“저택은 커?”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를 하고 있었다.
“큰 편이지. 하지만 그렇게 호화롭지는 않아.”
그러면서 전에 미국에 갔을 때 찍어놓은 저택 사진을 보여주었다. 자랑하는 것 같지만 궁금해 하는 기색이라 보여주었다. 사진으로 보는 저택은 크기만 컸지 볼품이 없었다.
“계속 저택에만 있을 거야?”
“기본적으로 저택에 있겠지만 중간에 시간을 내서 같이 여행도 좀 할까 생각 중이야. 연세가 있지만 정정한 편이니.”
그러면서 그랜드캐니언이나 라스베이거스 등을 관광할 수 있음을 말했다. 아니면 뉴욕을 방문하고 싶기도 했다.
“많이 보고와. 기껏 미국에 가서 집에만 있으면 아깝지.”
“가끔 너한테 전화도 할게. 여기 시간으로 아침이나 오전에 전화할 것 같아.”
“아, 메이저리그 야구 중계가 그 시간에 이루어지는데 그 때가 거기 시간으로 저녁이지?”
“그렇지. 너 야구 좋아해?”
미국과의 시차를 그렇게 계산하는 것이 신기했다. 보통 몇 시간 시차가 있다고 말하는데 특이했다.
“응, 재미있어서 종종 보는 편이지. 현아랑 같이 야구장에도 가끔 갔는데. 내 친구 현아는 언제 한 번 봤었지?”
“아, 학교로 RG팀 유니폼 입고 왔던 애? 그거 기억난다.”
“아휴, 그 때 얼마나 내가 창피하던지. 그걸 입고 다른 학교 올 생각을 하다니. 그냥 모른 척 도망가고 싶더라. 고등학교 때 걔를 따라다니다 보니 덩달아 나도 야구팬이 되었어. 그러다보니 보살이 되기도 했고. 그래서 메이저리그 중계도 자주 봐.”
RG 야구단의 흑역사는 상당히 유명했다.
“유광잠바는 있어?”
“하여간, 사기는 했지만 입어보지는 못했다. 고 3때 끄트머리로 포스트시즌 진출했지만 수능이 코앞이라 볼 수 없었지. RG팬이라고 하면 꼭 그 말 묻더라.”
RG는 10여 년 동안 하위권을 맴돌았다. 서울 라이벌 팀 팬들이 그런 말로 조롱하기도 했다.
“그 이야기 유명하잖아. 더구나 RG 팬들 자학개그라면서. 시간되면 같이 야구장에 가자. 나도 야구 좋아하는 편인데 갈 사람이 없어 TV 중계만 봤는데.”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게 야구장이나 축구장에 갈까 고민을 하던 참이었는데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희원과 같이 가면 자연스러울 수가 있었다. 더구나 야구는 주로 야간에 하기에 시간을 내기도 적당했다.
“그럴까? 현아는 취직을 해서 같이 가기 어렵다고 해서 올해는 갈 생각이 없었는데. 그래서 시즌권도 구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한데 나도 취직을 하면 가기 어려운데….”
잘 나가다 중간에 이상한 말을 했다. 그 말에 둘 다 대화를 멈췄다. 거기서 같이 다니자고 하면 취직을 하지 말라는 말이고 그렇다고 없던 이야기로 하자니 그것도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김세인은 거기서 자기 밑에 오면 같이 야구 보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어 눈치만 봤다. 유희원도 마찬가지로 김세인의 기대를 깨뜨리는 말을 했기에 뒷수습을 못했다.
그 사이에 식당 종업원이 숯불을 가져왔고 곧 이어서 종업원이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사람이 옆에 있으니 제대로 말을 하기도 애매했다. 대신 술이 나왔기에 같이 술잔을 주고받았다.
직원이 적당히 고기를 구워주고 떠나갔지만 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대신 취직을 하기 위해 그동안 면접을 봤던 이야기나 유희원의 집안 이야기를 일부 했다.
군대에 가기 전에 호구조사를 했었지만 시간이 흘렀기에 몇 가지 변동이 있었다. 서울에서 근무하던 아버지가 작년 지방의 공장에 발령을 받은 상황이라 어머니도 자주 내려간다고 했다.
“오빠와 나, 동생이 주로 집에 있어.”
“오빠는 취직 했어?”
“취직했다고 해야 하나?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 디자인과 웹디자인을 하니 재택근무를 하는 편이고. 일 없으면 백수야.”
“동생은 혜원대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나?”
“걔 반수해서 연고대 갔어. 내가 구박해서 그런다고 하니.”
혜원대도 인서울이지만 성한대보다 좀 레벨이 낮은 편이었다. 반면 연고대는 성한대보다 높은 편이었다.
“다 기억하네. 너 본다고 하니 예원이가 따라온다고 해서….”
“같이 식사해도 상관없는데. 혜원대 합격 축하한다고 입대 전에 같이 봤었던 것 같은데….”
식사를 마치고 다시 전에 갔던 커피숍에 갔지만 결국 시답잖은 일상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이번에도 안전을 핑계로 집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