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30
30. 투자 성공 (1)
고모할머니는 떨어져 지낸지 고작 2주 정도에 불과한데도 다시 보자 무척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나이든 사람이라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았다. 오랜 세월 홀로 지내다가 피붙이를 만나서 그런지 그런 경향이 강했다.
“설날에 차례도 지내도록 하자.”
고모할머니는 집안에 들어가자 대뜸 그 이야기를 했다. 미국에 오느라 차례를 건너뛰는 상황이라 찝찝했는데 다행이었다.
“음식은 저도 할 수 있어요. 명절에 어머니 옆에서 많이 했어요. 제가 실력을 보일게요.”
“나도 종종 한국음식을 했으니 같이 하자. 그리고 주방을 책임지는 사라도 한국음식을 할 줄 알고. 여기는 명절과 상관없으니 계속 도울 수 있고.”
주방장을 채용할 때 한국음식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채용한 것을 부연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는데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그런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보였다.
“여자 친구도 있다면서?”
한국에 전화를 할 때는 묻지 않더니 둘이 있으니 여자 친구에 대하여 물었다. 그동안 묻고 싶어도 체통을 지킨다고 꾹 참은 것 같았다.
“아직은 여자 친구라고 할 정도는 아니에요. 썸을 타는 정도예요. 사귀려고 공을 들이는 단계죠.”
“제법 곱상하더라. 하도 궁금해서 사진이라도 찍어 보내라고 했다. 혹시라도 일이 생길까 걱정도 되고. 요즘 세상이 너무 흉악해서 말이야.”
할머니 말에 김세인은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당장 위험할 일은 없고 수지를 통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그것을 말할 수는 없었다. 아직도 소냑이 제거된 사실은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런 사실을 바로 알 정도는 아니었다.
“한국은 치안상태가 좋으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애도 위험한 곳은 알아서 피하는 성격이고요.”
“동갑이라고 했지?”
“네, 대학 동기에요. 저야 군대 갔다 왔지만 애는 계속 다녀서 올해 졸업해요.”
나이 든 사람이라 그런지 유희원에 대해서 꼬치꼬치 물었다. 기본적인 가족 관계부터 성향까지 물었다.
“대학 졸업하면 취직해? 아니면 대학원 가는 거야?”
“대학원은 가지 않고 취직하려고 하는데 적당한 곳이 없어 지금도 구직활동을 하고 있어요.”
“요즘 취직하기가 쉽지 않다더니. 성한대학 정도면 일류 대학인데 그 정도로 어려워? 더구나 컴퓨터공학과라면 취직 잘되는 학과라고 하던데.”
“자리야 있는데 성에 차지 않으니 좀 더 좋은 회사에 가려고 하다 보니 그런 면도 있죠. 그래서 정 취직할 곳 없으면 나랑 같이 일하자는 말도 했는데 대답이 없네요. 내 밑에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요.”
김세인은 고모할머니도 알아야 할 수 있기에 그런 내용까지 언급했다. 자칫 유희원을 채용했다가 한 소리 들을 수 있었다.
“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갖고 있는 돈 대부분을 투자했던데 성공할 거라 믿는 거야? 너무 무모한 것 아닌지 걱정이다. 그러다가 다 날리지. 한 번이 두 번 되고, 세 번 되고, 오기로 계속 하다 재산 전부를 탕진하는 사람도 많아.”
고모할머니가 정색을 하고 한 소리를 했다. 투자내역을 보고한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상당히 격앙된 표정이었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사행심으로 투자한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
“일단 이번 투자의 결과를 보고 난 다음에 말씀을 나눴으면 합니다. 저만의 정보도 있고 설사 그런 정보를 다 말씀을 드려도 믿음이 가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제가 투자한 것처럼 좀 더 투자했으면 합니다. 분명 성공할 것입니다.”
“나도 네가 투자를 했기에 살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이 있는지 회사에 알아보라고도 했고. 하지만 직원 전부가 매달려도 특별한 정보가 없었다.”
김세인은 지진이 일어날 것이란 사실을 말할 수는 없기에 답답했다. 그걸 말한다고 해도 어떻게 증명할 길이 없었다. 혹시라도 잘못 판단한 부분이 없는지 수지에게 재차 확인하라고 했는데 역시 정확하다는 답변을 했다.
“선물 거래는 위험하지만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아주 큰 손해는 없다고 합니다. 물론 예측이 빗나가 어느 정도 돈을 잃을 수도 있지만요. 그러니 조금만 더 제가 투자한 곳에 투자하는 것은 어떤가요?”
김세인은 자신의 능력을 보일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금을 생각한다면 저에게 증여를 해주는 것도 좋고요.”
투자를 하더라도 고모할머니 명의나 ‘드림호프’ 명의로 해서 큰 수익이 나면 증여세나 상속세가 그만큼 증가하기에 차라리 사전에 현금으로 증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말에 고모할머니는 정말로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다. 그런 투자를 해서 질책을 하는데 더 하겠다고 나서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고 김세인은 눈길이 마주쳐도 피하지 않았다. 일종의 승부였다. 이런 기회는 놓칠 수 없었다.
“그러면 이번에 SC T&T의 주식을 매각한 4억 달러 중에 2억 달러를 증여하도록 하마. 증여세를 내도 1억 달러는 넘을 것이다. 대신, 이번 투자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네 평생 도박이나 고위험투자는 하지 말아야 한다.”
“정말요? 그러면 제대로 투자를 할 수 있겠네요.”
그런 김세인의 반응에 고모할머니 김아현은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보았다. 진짜로 김세인만 아는 어떤 정보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동안 살핀 김세인은 신중한 성격인데 의외였다.
김세인이 사기꾼에게 뭔가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주가지수선물에 투자하는 것이니 속일 이유가 없었다. 누군가 앙심을 품고 김세인을 망하게 만들려고 음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면 그럴 이유도 없었다.
“레이튼에게 말을 해놓을 것이니 같이 진행해봐. 투자가 성공한다면, 네 말대로 대박이 난다면 증여세를 또 내야 하니 네 이름으로 투자하는 것이 맞겠지.”
김세인은 한국에서 투자한 금액의 10배를 추가로 투자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대가 되었다. 고모할머니의 도움을 받는 것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노력으로 그만큼 돈을 번다면 조금은 당당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 이야기가 끝나자 다시 한 번 유희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호구조사부터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했다.
상대의 인성을 보고 건강한지 살피라는 이야기를 했다. 돈이나 미모만 따지지 말라고 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많은 이야기를 했다.
김세인은 미국에 오는 동안 변한 내용을 수지에게 보고받았다. 제일 먼저 소냑과 관련된 것을 언급했다.
‘저번에 말한 대로 경찰에 살인사건으로 신고를 했고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진행 중이야. 하지만 목격자도 없고 몇 가지 의문사항이 해결되지 않아 수사 자체가 미궁에 빠졌어. 의문점은 많은데 증거도 없으니 미치는 거지.’
수지는 한동안 그 상황을 말했지만 결국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진행한 일이 성공적이라는 식으로 뻐기는 느낌도 들었다. 혹시라도 김세인에게 킬러를 보낸 사실이 주목을 받을까 걱정했는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에렌 허벌린 회장의 동태도 수지에게 보고받고 있었다. 현재 주주총회가 소집된 상황이고 넬리 킴 회장의 지분이 스탠리투자은행에서 출자한 트라이얼 펀드에 매각된 사실은 공시를 통해 알려진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고모할머니에 대해 어떻게든 앙갚음을 한다고 길길이 날뛰고 있지만 뾰족한 방도가 없었다. 더구나 M&A를 시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상황이라 제약이 컸다.
‘헤르난 허벌린이란 자가 후계자라고 했지 않나? 그자가 나설 수도 있지 않나?’
‘그자에게도 90년대에 있었던 넬리 킴 회장님의 습격을 말하지 않고 있고 데저트 레틀러의 소냑과의 관계도 말하지 못하고 있어. 아들에게 구린 구석을 보이기 싫어 감추고 있다.’
‘저들은 소냑이 죽은 것은 알고 있지?’
‘뭔가 일이 생겼고 죽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짐작하지만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야. 그렇다고 그 사실을 파악하려고 하다가 경찰이나 수사기관의 주목을 받을까 두려워 정보수집도 못하는 실정이야. 청부를 한 상황이니.’
구린 구석이 있기에 연관성이 드러날까 걱정하여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였다. 더구나 코앞에 주주총회가 있으니 그 일을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얼마 전 트라이얼 펀드에서 공개매수를 청구한 상황이야.’
‘그들이 확보한 지분이 얼마나 되지?’
‘그들이 공식적으로 매입한 지분은 28.4%, 그리고 우호지분이 9.6%로 도합 38%의 지분을 확보한 상황이지. 여기에 약간의 지분이 숨겨져 있을 거야?’
‘고모할머니가 추가로 보유한 지분은?’
‘트라이얼 펀드처럼 스탠리투자은행이 출자한 헤레니스 펀드에 3.2%를 블록딜로 넘겼어. 그리고 2.8%는 에렌 허벌린 회장이 세운 법인과 협상 중인데 프리미엄 30%로 협상 중이지. 주가가 20% 상승한 상황이니 20% 넘길 때보다 훨씬 높아.’
‘남은 것이 4% 정도겠네.’
‘그래. 그것도 대략 2% 정도씩 두 개 회사로 나뉘어 있어. 최종적으로 양쪽에 경쟁을 시켜 고가로 넘겨주려는 것 같아.’
그런 사실을 알게 되자 고모할머니도 상당한 사업수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떻게 그런 막대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에런 허벌린의 움직임은 어때? 다른 킬러를 찾지 않아?’
‘그런 움직임은 없어. 물론 어떻게든 보복하겠다고 하지만 당장 어떻게 할 방도가 없지. 주변에 기자들도 있고.’
‘일단 잘 살펴 봐. 처리를 하더라도 지분 매각이 다 끝난 후에 하는 것이 이득일 것 같으니.’
지금 상황에서 에렌 허벌린 회장을 처리하면 트라이얼 펀드만 좋아질 수 있었다. 그나마 에렌 허벌린 회장의 영향력으로 호각지세를 유지하는데 그가 사라지면 균형이 무너지고 잔여 지분의 가치가 폭락해 매각협상이 무산될 수도 있었다.
‘주총이 끝난 후에 사람의 관심이 줄어들면 보복을 하겠지. 그럴 가능성이 높으니 주총 이전에 정리하는 것이 좋아. 그래야 트라이얼 펀드가 확실하게 승리할 것이고.’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마음이 착잡했다. 살생을 하는 자체는 어떻든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있었다. 그렇기에 결행을 할 수 있지만 어떤 이유를 들어 처분을 유예하는 것이기도 했다.
레이튼이 저녁 무렵에 저택에 왔고 SC T&T의 잔여 지분 매각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20%를 4억 달러에 넘겨주었는데 10%의 지분을 양쪽의 경쟁을 유도하여 3억 달러에 매각할 계획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김세인은 레이튼이 고모할머니를 만나고 나오자 같이 이야기를 했다. 증여나 투자문제에 대해서 레이튼과 협의해서 진행해야 했다. 그런 실무는 그가 담당했다.
우선 워밍업으로 SC T&T에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회장님의 지시에 의해 현재 양쪽의 경쟁을 붙이고 있습니다. 물론 그 주인이 우리라는 것은 모르게 하고요.”
역외 법인이 보유한 것이라 대리인을 내세우면 알기 어려웠다. 소유권은 증권회사에 계좌를 가지고 있으니 문제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