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33
33. 투자 성공 (4)
“하지만 당분간 조심해야 합니다. 에렌이 악에 받쳐 같이 죽자고 나서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저번처럼 어떤 놈을 동원할지 모릅니다.”
레이튼은 에렌 허벌린 회장은 소냑 외에도 다른 조직이 있을 수 있다며 아직은 긴장을 해제할 때가 아님을 역설했다.
“하긴 매장 주변에 있는 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니 암흑가와 완전히 거리를 두기는 어렵지. 몇 만 달러 던져주면 총 들고 나설 놈들도 많을 것이고.”
넬리 킴 회장도 레이튼의 말에 공감을 표시했고 그러다가 김세인을 보면서 밖에 나갈 때 더욱 주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걱정 마세요. 항상 경호원들과 같이 다닐 것이니.”
김세인도 유희원을 만날 때 실수한 것이 있기에 이번에는 주의했다. 에렌 허벌린이나 그 일가가 허튼 수작을 벌이려고 방도를 모색하지만 막상 움직일 사람이 없어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임을 알리지 않았다.
“당장은 지분을 확보하는데 정신이 팔려 허튼 수작을 못하지만 주주총회가 끝난 후에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
레이튼의 말에 김세인도 대략 무슨 말인지 이해를 했다. 이번 M&A는 고모할머니가 지분을 매각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기에 회사를 빼앗긴 분풀이를 하러 나설 수 있었다.
“한동안 경비와 경호를 강화해. 돈이 많아도 죽고 나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 여기 사는 사람들도 다소 불편하겠지만 양해를 해달라고 하고. 그들도 위험할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할 필요도 있고. 애먼 사람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을 수도 있으니.”
“그건 모두 알 것입니다. 직원이나 가족들 모두 혼자 돌아다니지 않도록 했습니다.”
저택에는 저택에서 일하는 경비원, 경호원, 저택의 관리원 등의 가족들까지 살고 있었다. 그들을 공격해서 득이 없겠지만 이성을 잃은 자가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김세인은 오후 훈련을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한 후에 수지와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레이튼이 지분을 며칠 안으로 넘긴다고 하니 그 이후에 에렌 허벌린을 처리하자. 사살하는 것보다 협심증으로 처리하는 것이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만일 에렌 허벌린마저 레온 힐먼드처럼 처리할 경우에는 고모할머니도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었다. 방법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았다.
‘에렌 허벌린은 언제 심장마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더구나 요사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뇌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마저 있는 상황이야.’
한동안 에렌 허벌린 회장은 언제 처리하는 것이 최선일지 논의를 했다. 물론 그 아들들까지 원한이 대물림될 수 있기에 자세히 살피고 있었다.
‘소냑이 죽은 것을 알고 무척 불안해하고 있어. 대대적인 수사를 하는 상황이라 자신이 청부한 것이 밝혀질까 두려운가 봐.’
‘그게 밝혀지면 우리도 귀찮게 될 수도 있겠지?’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청부 대상에 불과하니 문제는 아니지. 물론 킬러가 한국에서 실종된 건까지 밝혀지면 집요하게 조사하려는 자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멕시코에서 일어난 일이라 알기 어려워. 아는 자는 이미 처리가 되었고.’
아무리 철저하게 수사하더라도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것은 요원한 일이니 더 이상 걱정할 것은 없었다.
‘유희원이란 사람은 계속 살펴야겠지?’
‘그러면 좋지. 고모할머니 다음으로 보호했으면 하는데 가능할까? 모든 일은 순위에 입각하여 처리하는 것 같던데.’
대충 수지가 어떤 기준에 의거하여 일을 처리하는지 감을 잡은 상황이었다. 규정도 대략 예측이 되었다.
‘맞아. 물론 임시사용자이기에 임시로 부여한 순위이지만. 혹시 뭐를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사용자에 대한 언급 같은 것?’
김세인은 유희원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지만 수지에게 묻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수지가 읽고 의향을 물어왔다. 그런 속내를 들킨 것 같아 당황스럽기도 했다. 처음과 달리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경향이 있고 김세인을 자극했다.
‘아냐. 굳이 알고 싶지 않아. 혹시라도 안전에 문제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 알려 줘.’
김세인은 괜히 스토커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반대했다. 수지가 살펴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공유하는 것은 꺼림칙했다.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라 판단되었다.
‘그보다 어젯밤 황지원이 유희원에게 전화를 했다.’
‘황지원이? 둘이 친해?’
난데없이 황지원이 거론되자 걱정이 되었다. 설마 황지원과 만나는 사이이고 양다리를 걸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생겼다.
‘그건 아닌 것 같아. 궁금하면 통화한 내용을 들려줄게.’
‘음, 들려줘.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황지원은 위험하니.’
스스로 정한 기준을 넘는 행동일 수가 있지만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일이란 생각에 일단 듣기로 했다.
“왜 귀찮게 전화야? 너랑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야, 유희원, 너 정말 이럴 거야? 서로 나이도 먹었고 지금부터 진지하게 알아가자는데 그게 그렇게 무리한 요구야?”
“난 너한테 관심 없어. 그러니 제발 관심 꺼줄래.”
“나 황지원이야. 이번에 한국대 대학원까지 갔다고. 거기다 우리 집안은 GH그룹 일가이고 범 SG그룹 일가이기도 하고. 그런 내가 뭐가 부족해서 계속 거절하는데?”
“그건 내 맘이지. 너 좋다는 여자들 많잖아? 걔네들이나 만나. 난 사람을 볼 때 인성부터 보거든.”
유희원은 대차게 황지원에게 면박을 주었다. 인성이 나쁘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야, 사람이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여러 가지 일들을 벌일 수도 있어. 그걸로 인성을 판단하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니야.”
“너랑 말싸움할 필요도 없으니 끊어.”
유희원은 그렇게 쏘아붙이고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는데 번호를 수신거부목록에 등록하여 차단했다.
‘설마 유희원을 감시하거나 납치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 때문에 처음부터 나를 싫어한 건가?’
김세인은 자신이 유희원과 친하게 지내기 때문에 질투하여 음해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건 아니야. 전화통화 내역을 살펴보니 작년 초부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 그 이전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어.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황지원이 유희원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10개월 전이었다. 그 전까지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는데 어떤 이유로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그 전에는 연애 상대를 만나다가 결혼 상대자를 물색하기 시작한 것인가? 혹시 황지원이 SNS 같은데 희원이를 언급한 것은 없어? 계속 비밀로 한 거야?’
‘그런 것 같은데. 그 때문에 이런 사실을 놓쳤어. 그가 사용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 것은 작년 초에 딱 한 번이고 수신거부가 되었어. 그런데 사채업자 소문이 날 때 다른 번호로 보낸 메시지가 있는데 한 번 봐.’
그러면서 김세인을 만나고 난 후에 황지원이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 그 내용은 전에 단톡방에 올라왔던 내용과 비슷했다.
황지원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는 모두 다 번호가 달랐다. 차단이 된 상태라 남의 휴대폰을 빌려서 메시지를 보낸 것 같았다. 한 번만 온 것을 보면 계속 차단을 한 것도 같았다.
‘하여간 미운 놈이 미운 짓은 다하네.’
‘이 정도면 응징을 해도 되는데 그렇게 할까?’
수지가 응징할 것인지 의향을 물었다. 전투함의 인공지능이라 그런지 상당히 호전적인 면이 있었다. 죽이는 것을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김세인은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까지 가능해? 죽이는 것도 가능해?’
수지가 응징이라고 하면 사살이 기본이기에 진짜인지 확인부터 했다. 그럴 때마다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가능하지. 유희원이 보호 순위 3위이기에 가능해. 세인이 E0 단계이면 불가능한데 E1 단계이니. 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한편으로 어제 저녁에 위협적으로 통화를 했으니. 이 정도면 적대행위로 간주하고 처단이 가능해. 물론 유피르 제국 소속이라면 법에 호소해야 하지만 그런 제약이 없지.’
‘일단 지켜보자. 희원이와도 통화를 해보고.’
유희원이 미주알고주알 말할 것 같지는 않았다. 황지원이 찝쩍거려도 내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것 같지만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이라면 달랐다.
김세인은 매일 오후 늦게 유희원과 통화를 했다. 저녁에도 통화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녁 식사 전에 주로 했다.
“오늘 아빠와 엄마가 공장으로 가셨어.”
명절이라 아버지와 어머니가 집에 와 있었다.
“아참, 명절 연휴가 끝났구나. 그런데 졸업식은 언제야?”
“학위수여식이지. 24일, 그 전에 한국에 올 거야?”
뭔가 기대를 하는 어조로 물었다.
“그래? 그러면 가야지. 여기서 늦어도 21일에 출발해야 하나? 한국에 가면 하루가 사라지니.”
“곤란하면 오지 않아도 되는데.”
“졸업인데 꽃돌이가 필요할 거 아냐?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라도 챙겨줘야지.”
“그래도 와주면 고맙고.”
“혹시 좋지 않은 일은 없어? 괜히 걱정이 되더라. 황지원이 계속 이상한 소리하지 않아?”
자신에 대해 뭐라 말하건 상관이 없지만 그걸 언급하면서 황지원에 대해 언급했다.
“혹시 무슨 말 들은 거야?”
유희원이 다소 조심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귀찮게 하는 것을 아는지 묻는 것 같았다. 그걸 말하지 않았던 것을 오해할까 걱정하는 기색이었다.
“무슨 말? 황지원이 또 이상한 소리해?”
“사실 걔가 계속 쫓아다녀서 문제야. 너한테 말할까 했는데 말하기도 애매해서 말하지 않았는데. 사실은 작년 1학기 때부터 만나자고 해서 그냥 피하고 있었어.”
“그래? 스토커처럼 쫓아다니는 거야?”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닌데 좀 집요한 것 같아. 싫다는데 포기를 몰라. 나는 걔 인간성이 별로라서 만날 생각이 없는데. 자기는 뭔가 대단한 사람인 줄 아는지 꼴불견이야. 계속 전화하고 메시지 보내고. 번호를 차단해도 계속 바꿔서 해. 보내는 족족 등록을 하는데도. 차단한 번호만 해도 서른 개가 넘을 거야.”
“너한테 해를 끼칠까 걱정이다. 그러니 항상 조심해. 그런 놈들이 해까닥 돌면 뭔 짓을 할지 몰라.”
“이제 졸업이니 만날 일도 없을 거야. 싸이코라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조심하는 수밖에. 그렇다고 경호원을 둘 능력은 없으니. 우리 오빠도 아니까 문제는 없어.”
아직까지 문제는 없지만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오만한 황지원이 가만히 있을지 의문이었다. 에렌 허벌린도 그런 성향이 강한 인간인데 황지원도 그럴 가능성이 컸다.
“항상 조심하고.”
어느 정도 이야기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물론 보호 순위에 올려놓고 수지에게 지켜보라고 했지만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이 최선이었다.
‘이번에 가서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도 같군.’
‘과연 그럴까? 요즘 인간의 심리에 대해 조사하는데 유피르 제국의 사람이나 지구인이나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세인에게 앙심을 품고 어떻게든 해코지를 할 것이라 생각해.’
‘그럴까? 하긴 황지원의 성격상 그냥 포기하지는 않겠지. 선을 넘으면 응징하는 수밖에.’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지. 아마 둘이 사귀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면 그 때부터 소문을 내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공격을 할 거야. 그동안 황지원에 대해 더 조사를 했는데 에렌 허벌린의 행적이나 소냑의 행적과 유사한 면이 있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의 행적, 대학교에서의 행적까지 어느 정도 알 수가 있었다. 지난 10여 년간 황지원이 사용했던 e-메일이나 문자메시지까지 복원을 하기도 했다.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한지 신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