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34
34. 투자 성공 (5)
또한 중학교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도 열람이 가능했고 황지원이 연관이 된 사건도 몇 개 확인이 가능했다. 또한 GH그룹에서 황지원을 수행하기 위해 파견한 수행비서가 올린 정기적인 보고서도 있었다.
거기를 보면 황지원이 행한 일들이 보고가 되어 있는데 전형적인 음모가 성향이 그대로 드러났다. 뭔가 음모를 꾸며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이 습관처럼 드러나고 있었다.
대상은 주로 두 가지 유형인데 하나는 반항을 하는 자나 약자였다. 그들을 괴롭히면서 은근히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들을 동원하고 있었다. 다른 하나는 황지원을 무시하는, 김세인 같은 자들을 적대하면서 고립시키는 것이었다.
‘일진들을 거느리고 학교에서 흑막의 배후로 있었지. 그러면서 온갖 나쁜 짓을 교묘하게 했고. 자신은 드러내지 않고 일진들을 이용해 따돌림을 조장하고 폭력까지 사주하고. 이거 전형적인 나쁜 재벌의 새싹인가?’
김세인은 황지원이 성장하면 어떻게 될지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일반적인 망나니들보다도 더 악랄한 악당의 싹이 보였다. 그가 어떻게 자라건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관여할 필요가 없지만 귀찮게 한다면 단호하게 응징할 생각이었다.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정리가 가능하다. 흔적이 남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
수지가 다시 한 번 정리할 수 있다고 결심을 유도했다. 그러면서 황지원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 설명했다. 사살하는 것 외에도 독살이나 추락사, 돌연사 등 다양했다.
하지만 김세인의 기준에서는 아직까지 정리할 정도의 잘못은 범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의 이유로 그냥 죽인다면 황지원이나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김세인은 자신을 납득시킬 수 있는 수준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싶었다.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키는 길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아무런 이유 없이 파괴를 일삼는 괴물이 될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이유로 누구든지 흔적도 없이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들뜨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황급히 지우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왠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 악마가 될 것 같았다.
김세인은 뉴욕으로 갔다. 얼마 전에 캘리포니아는 둘러봐서 다행인데 동부, 뉴욕은 가보지 않았다고 하니 고모할머니가 여행을 준비했다. 이번에도 같이 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레이튼이 아닌 캐시가 동행했다. 물론 경호원도 근접 경호를 할 두 명만 동행하고 각 도시마다 차량의 렌트와 병행하여 10여 명의 경호원을 고용했다.
뉴욕에서는 최고급 호텔인 엠파이어 호텔의 스위트룸에 묵었다. 1일 숙박비가 무려 3만 달러에 달했지만 상류층의 생활을 체험하자면서 투숙하기도 했다.
또한 몇몇 호화 파티에 참석하기도 했다. 넬리 킴이 뉴욕에 왔다고 하니 여러 곳에서 파티모임에 초청했다. 전에는 무시하고 거들떠도 보지 않았지만 김세인을 위해 참석하기도 했다.
그런 파티에 가서 그저 인사만 했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고모할머니도 그런 강행군에 힘들어 했지만 옆을 지켜주었다. 그러면서 김세인도 미국 주류 사회에 입문할 수 있었다.
뉴욕에 당도한지 3일째에 마침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동기를 제공한 스탠리투자은행의 창립 100주면 기념연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를 위해 별도의 의상마저 마련하기도 했다.
“프레리 브라이언입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영광입니다.”
연회가 열리는 호텔에 당도하자 회장 호스트가 되어 임원들과 같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모처럼 뜻 깊은 자리에 초대를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기는 넬리 킴 회장님의 손자분이시군요.”
“세인 킴입니다.”
성이 김이지만 미국인에서는 킴이라 부르기에 결국 혼선을 빚지 않기 위해 역시 킴으로 소개를 했다.
“앞으로 자주 뵐 것도 같습니다. 금융상품 투자에 관심이 많다 들었습니다. 우리 은행을 많이 이용해 주십시오.”
김세인이 일본 주가지수에 투자한 것이 소문이 났는지 그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 정도 정보를 아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일단 세인이 투자에 소질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소소한 금액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이번에 잘 되면 밀어주고 안 되면 그만두게 해야죠.”
고모할머니가 프레리 브라이언 회장의 말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혹시라도 김세인을 유혹하여 재산을 탕진하게 만들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하. 소소한 투자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규모라고 들었는데 킴 회장님 후계자의 첫 행보이니 크다고 할 수는 없겠군요. 이거 이번 투자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월가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프레리 브라이언 회장은 한동안 다른 손님을 기다리게 하고 넬리 킴 회장과 이야기를 했다. 몇 번 만나 안면을 익혔다는 사실을 들었지만 그 정도로 신경을 써줄 줄은 몰랐다.
“이런 말은 그렇지만 프레리 브라이언 회장이 아무리 연봉을 많이 받아도 가진 재산은 1~2억 달러에 불과한 급여 생활자야.”
간단한 인사가 끝나고 안으로 들어가서 테이블에 착석하자 고모할머니가 조용히 한 마디를 했다. 방금 만난 브라이언 회장이 거대한 스탠리투자은행의 총수이지만 전문경영인으로 자신들이 꿀릴 것이 없다는 말이었다.
“이 자리는 너를 소개하는 자리야. 그러니 정신 바짝 차리도록 해. 유색인종으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당할 거야. 앞에서는 호호거리면서 뒤에서는 원숭이니 미개인이니 하며 험담을 하지. 그나마 그 정도는 낫지. 면전에 대고 교묘하게 조롱을 일삼는 자들도 부지기수야. 그걸 알고 화를 내면 피해망상이라고 면박주고 모르거나 모르는 척 무시하면 멍청하다고 또 조롱해.”
이미 뉴욕으로 출발하기 전에 했던 말이지만 다시 한 번 주의를 주었다. 한국어로 나직하면서도 단호하게 말을 했다.
“이제 식전 행사를 할 거야. 그 이후에 본격적인 연회가 이루어질 것이고 이 자리의 진정한 주인들이 등장할 거야.”
고모할머니가 말하는 진정한 주인들이란 월가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명문가나 슈퍼리치들이었다. 주로 100년 전부터 월가의 큰손으로 군림한 명문가의 후예들을 일컬었다.
“난 그들과 굳이 어울릴 필요가 없어 거리를 두었지만 너는 달라. 나는 여자이고 소수민족 출신이니 견제를 받으면서도 한편으로 배려도 받았지만 너에게는 가혹할 거야. 그렇다고 그들과 만나지 않을 수도 없을 거야.”
이미 몇 번이나 들었던 내용이지만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그 자리에서 계속 주문을 외듯이 반복했다. 김세인도 그 자리에서 자신을 보고 수군거리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이야기하는 내용마저 들릴 정도였다.
‘세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데. 이미 그럴 것이라 예상을 했지만 참석자 대부분 알고 있어. 관심을 보이면서 두 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로 멸시하는 반응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접근하여 이득을 볼지 궁리하고 있어.’
수지마저 그런 상황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수지가 참석자들에 대하여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미 참석하기로 통보한 시점에 참석자 명단까지 확보한 상황이니 누가 오는지 대략 알고 있었지만 전부 얼굴까지 파악한 것은 아니었다.
‘거물들은 여기가 아닌 뒤쪽의 다이아몬드 홀이란 곳에 별도로 모여 있어. 그들만의 리그야. 일종의 차별이지.’
수지가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명문가라고 할 수 있는 집안의 인물은 따로 모여서 회합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스탠리투자은행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주인들이기도 했다.
식전 행사가 끝난 후에 일단의 무리가 등장하자 연회에 참석한 사람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들 중에 일부는 넬리 킴 회장과 안면이 있는지 다가와서 인사를 하기도 했지만 넬리 킴 회장이 먼저 가서 인사를 하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김세인은 고모할머니를 옆에서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좋던 나쁘던, 뭔가 이벤트를 기대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것을 보면서 고모할머니의 위상도 그리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되었다.
“오늘은 인사만 하고 말았지만 여기 온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너에게 연락을 해올 거다. 그들이 왜 연락을 할까? 너를 돕기 위해? 노우, 너에게 뭐라도 이득을 얻을까 해서이다. 저들을 만나는 것은 좋지만 휩쓸리지는 말아야 한다.”
말과 달리 조용히 연회가 끝나자 맥이 빠졌지만 조용히 끝나 다행이었다. 괜한 분란을 일으켜서 좋을 것이 없었다.
뉴욕을 돌아보고 바로 돌아가지 않고 필라델피아, 워싱턴까지 구경을 했지만 열흘 후에 다시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에 레이튼의 지휘 아래 역외 법인에서 보유했던 지분 10%를 3억 달러 정도에 전부 처분했다.
경쟁을 붙이니 원래 가격 대비 2배는 높게 매각이 가능했다. 1~2% 정도에서 승패가 갈리는 상황이라 높은 가격임에도 서로 매입하려고 했다. 더구나 2% 남짓한 규모이기에 가격이 높아도 총액이 크지 않아 그런 가격으로 거래가 가능했다.
‘현재 46%대 44% 정도일 거야.’
‘트라이얼 펀드가 46%라는 말이지?’
‘그래. 나머지 10%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상황이라 지분의 분포상황을 완전히 알기 어렵지. 참석할지 여부도 불투명하고.’
‘우호 지분 말고 에렌 허벌린 일가에서 보유한 지분이 얼마야? 기존30% 외에 확보한 지분이 있어?’
‘버뮤다의 크리엇 펀드 보유분 2.8%를 인수해 갔고 장내에서 1.2% 정도를 인수해서 34%가 순수한 보유지분이지.’
‘4%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는데 얼마 썼어?’
‘국세청에 신고 된 것을 보면 7천5백만 달러 정도를 썼지. 마지막으로 2.8%에 5천만 달러나 썼으니. 여전히 백중세라 생각하여 모든 자금을 끌어 모아 올인 한 상황이다. 기존대출 1억2천만 달러에 신규대출이 5천만 달러나 되어 은행 부채만 1억7천만 달러나 되지. 만일에 회사를 잃고 주가가 폭락하면 남는 재산이 없을 수도 있어.’
주가가 M&A가 종결되어 지금의 30% 수준으로 떨어지면 주식의 가치와 부채의 총계가 비슷해질 수도 있었다. 그러면 에렌 허벌린 일가는 지금 살고 있는 저택과 약간의 부동산만 남았다.
‘주주총회 이틀 전, 3월 5일에 처리하자.’
김세인은 바로 처리하는 것보다 막판에 처리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지금 처리하면 후계자인 헤르난 허벌린이 전면에 나서 트라이얼 펀드와 적당히 타협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하는 거야 어렵지 않지.’
‘그런데 소냑이라는 자의 이름이 레온 힐먼드라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데 그 사실은 왜 밝혀지지 않는 거야? 경찰에서 통제하는 것 같은데.’
그래야 위험한 상황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기에 경비를 조금 느슨하게 할 것인데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 활동적이지 않은 김세인이지만 좀 답답하기도 했다.
‘그건 FBI가 LA지역까지 사건이 확대되지 않도록 하려고 통제하고 있지. 그가 20년 전에 LA를 떠났는데 그러면 라이벌 조직인 레스티온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으니. 그렇기에 레스티온도 그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자칫 몇 번 암중에서 충돌하며 발생한 사고가 드러날 수 있기에.’
수사대상을 좁히기 위해 정부에서 정보를 통제한다는 말이었다. 소냑이라는 이름이 알려지면 온갖 사건이 튀어나와 사건이 점점 커질 것이니 감추려고 했다. 설령 수사를 하더라도 언론의 관심을 받지 않고 수사하려는 의도였다.
‘적당히 손을 써봐. 어떻게든 알려. 보도가 되지 않더라도 레이튼이나 저택의 사람들이라도 알게 해줘. 그래야 숨통이 트이지. 이렇게 긴장한 상태가 지속되면 그만두고 나가는 사람도 생길 거야. 그러면 오히려 빈틈이 생길 수 있어.’
‘그렇게 할게. 그거야 어렵지 않지.’
김세인은 저택에서 자연스럽게 알기를 바랐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영원히 모르고 망령에 사로잡혀 지낼 것 같아 실상을 알리기로 했다. 그래야 조금 효율적으로 움직일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