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38
38. 투자 성공 (9)
해일이 해안가를 덮쳤고 마침내 아비규환의 상황이 벌어졌다. 15m 이상의 고지대도 지표면을 타고 해일이 밀려온 탓에 초토화가 되었고 표고 30m 지점까지 침수가 되었다.
‘전에 사고 난다는 원자력발전소는 어떻게 되었지?’
‘예상한대로 침수가 되었다. 다행이라면 완전침수가 되지는 않았기에 원자로가 잠기지는 않았지만 지하에 있는 각종 설비가 침수되어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말았어. 특히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예비발전기도 작동이 되지 않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급히 뭔가 하려고 하지만 통신과 교통이 두절된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언제 정리하는 것이 최선일까?’
‘3월 21일 전후 최하점에 바닥을 칠 것 같아. 그 이후에는 대폭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 이루어지면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고. 그러면서 완만한 상승기조로 횡보를 할 거야.’
예상되는 주가의 그래프를 보여주었다. 계속 하락을 하다가 3월 20일 정도에 바닥을 찍는 형태였다. 이후에 1~2% 정도의 등락이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주가가 회복을 하는 모양새였다. 그렇게 상승을 하여 1년 후에 20,000포인트 정도까지 회복될 걸로 예상했다.
‘엔화의 환율은?’
‘한신-아와지 대지진이 벌어졌을 때 상황과 유사한 면이 있기에 분석을 하니 대략 1달러 최저 85엔까지 절상될 수 있어 보여. 높으면 80엔대가 무너질 수도 있을 것도 같고. 월가에서 달려들면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증금 중에서 예비로 빼놓은 자금을 이용하여 1차로 엔화를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초기에는 엔화의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
‘맞아. 현재 1달러 104엔 수준인데 지진 효과로 인해 1달러 110엔까지 치솟을 걸로 보여. 한국에서 400만 달러, 미국에서 4,000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고 레버리지를 이용하면 엔화를 대략 30배 정도까지 매입이 가능해.’
초기에 엔화의 가치가 폭락할 때 최대한 매입하기로 했다. 수지는 너무 빨리 매입하면 이후에도 계속 하락할 수 있기에 반등을 하는 시점에 매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분석했다.
레버리지를 사용할 경우 하락폭이 크면 손실이 커져 청산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
김세인을 따라 한국에 와 있는 로든은 지진이 발생하자 바로 LA 저택으로 전화를 걸었다. 캐시가 전화를 받았다. 캐시는 막 하던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던 참이었다.
“지금 일본에서 대형지진이 났어요.”
“정말요? TV에서 속보 나오겠죠?”
캐시는 놀란 목소리로 반문하고 부산하게 움직였다. TV를 틀자마자 자막으로 나오는 속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채널을 돌리자 일본 현지의 상황을 전달하는 방송도 나오고 있었다.
“오 마이 갓, 정말 저런 재난이 발생하다니. 이걸 어떻게 해!”
“회장님께 알려드려요. 세인이 투자한 상품이 일본 주가지수이니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지진이 났으니 큰 피해를 입을 것이고 주가는 대폭락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로든의 말에 캐시도 김세인이 투자한 것이 생각났다. 결국 전화를 끊고 넬리 킴의 처소로 뛰어갔다.
“회장님, 일본 동북부지방에서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더구나 해일이 해안가를 덮쳐 수만 명이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도시 안에서 커다란 배가 둥둥 떠다닐 정도입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그러면서 응접실에 있는 TV를 켰고 TV에서는 반복적으로 해일이 도시를 덮치고 큰 배가 떠다니는 장면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본 넬리 킴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나도 한국인인가?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표정을 관리했다. 순수한 미국인인 캐시는 그저 ‘오 마이 갓’을 연발하면서 안타까움만 드러내고 있었다. 그렇기에 들뜬 감정을 드러내는 실수는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김세인이 일본 주가지수 하락에 베팅한 것이 생각났다.
‘얼마나 떨어질까? 30% 정도는 폭락할 것인데. 그러면 이득이 몇 배나 되는 거야?’
이런 재앙 앞에서도 김세인이 투자한 것에 대한 손익을 계산하고 있었다. 진짜로 표정관리가 필요했다. 최소 투자금액의 20배 정도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였다.
“세인 도련님이 이번에 일본 주가지수에 엄청난 투자를 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되면 큰 수익을 날 것도 같은데요?”
캐시는 로든에게 연락을 받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주가지수의 변화에 따른 수익률을 따졌다. 한 가지 상품이 아니라 여러 상품에 나눠서 투자를 했기에 수익률이 달랐다.
“10% 하락하면 수익률이 700%가 넘어갑니다. 만일에 30% 하락한다면 2200%를 넘어갈 것입니다. 실제 투자한 금액은 8천2백만 달러 정도이고 나머지 4천만 달러는 예비적인 보증금으로 남겨놓은 상황이니 수익이 18억 달러 이상일 겁니다.”
캐시의 설명에 넬리 킴 회장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도 IT붐이나 금융위기를 통해서 그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지만 투자한 금액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자산의 절반 이상이었다. 이런 투자 결과를 접하자 어이가 없었다.
‘이거 난리가 나겠군. 누군가 엄청난 손실을 봤겠지만 한편으로 누군가는 엄청난 이익을 봤을 것이니. 물론 다른 투자자들은 헤지를 했을 것이니 돈돈일 것이지만.’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헤지를 하면 제로섬이 되어 손실과 수익이 균형을 맞췄다. 김세인처럼 한 방향으로 몰아서 투자하는 것은 너무나 리스크가 컸다. 금융기관의 투자매니저라면 절대로 이런 위험한 투자를 할 수 없었다. 그게 규정이었다.
“투자한 내역마저 대부분 알려졌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고객의 투자정보는 비밀이지만 그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다 알려지고 말았다. 비밀을 유지하지 못한 금용기관의 잘못이지만 고소한다고 해도 유출자를 색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문제는 문제이지. 하지만 나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정해진 절차에 의거하여 투자를 진행하여 수익을 냈는데 문제될 것이 있나? 이렇게 유명해지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지.”
언론에 주목을 받으면 김세인의 생활 자체가 어그러질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는 것이 어설프게 알려지는 것보다 나았다. 그러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고 적응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당장 한국의 경호원을 2배로 증원하라고 해. 한두 달 정도는 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 그 비용은 몇 푼 되지 않으니.”
몇 푼 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상당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김세인이 거둔 수익에 비하면 미미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넬리 킴은 김세인의 경호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어쨌든 옆에서 지키는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안전했다.
유희원은 서초한양빌딩에 마련된 임대사업자 사무실에서 한지석 변호사와 지유선 변호사를 만나고 있었다. 그간 법무법인 종평에서 관리하던 계좌와 회계 관리 일부를 넘겨받기로 했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직원이라 생각하여 무시하는 기색이더니 며칠 전부터는 과잉친절이라 할 정도로 태도가 바뀌었다. 뭔가 들었을 것인데 그 내용이 짐작되기도 했다.
“일이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그렇죠. 임대료와 관리비 고지서는 청하개발에서 발급을 대행하지만 임대사업자인 김세인씨 명의로 해야 하니 애매하죠?”
회계는 복잡했다. 임대료나 관리비 모두 임대사업자가 수령하지만 건물관리는 청하개발에서 했다. 그러니 관리 비용이나 인건비의 처리는 청하개발에서 임대사업자인 김세인에게 청구해야 했고 김세인은 그것을 지급하고 다시 비용으로 기장해야 했다.
물론 이런 기장업무는 세무사 사무실에서 대행을 하고 있지만 기초자료의 정리나 자금의 송금은 김세인이 직접 했다.
“복잡할 수도 있지만 원리만 알면 간단해요. 김세인 사장도 어느 정도 개념을 잡았기에 그동안 처리를 해왔고요.”
실무를 담당하던 지유선 변호사가 어렵지 않은 일이라면서 설명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임대차계약과 관련된 계약이기에 그걸 인수인계 받았다.
“계약만료시점을 항상 체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해요. 시효나 기간의 이익, 자동연장 규정이 있기에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해요. 관대한 임대인은 좋지만 호구되는 것은 문제죠.”
각 계약마다 특약사항이 있었고 어떤 계약은 권리금도 있고 원상회복의 문제도 있었다. 여기에 설비에 따른 임대인과 임차인의 책임 문제도 있었다. 불법건축물이나 법규위반 등의 문제가 생기면 건물주에게 책임이 가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런 것도 잘 파악해야 했다.
“쉬운 게 아니네요.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고 해서 놀고먹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런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요. 건축법에 소방법, 환경법 등 걸리는 것도 많고요.”
“악덕 건물주도 문제지만 진상 임차인도 많아요. 임차인에게서 민원이 들어오는데 가관이 아니죠. 법이나 관례는 상관없고 무조건 자신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고객은 어떻게든 내보내는 것이 최선인데 잘 나가지도 않아요.”
그동안 임차인들 상대는 지유선이 했는데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하소연을 했다.
“난리가 났네, 난리가 났어.”
옆에서 지켜보다가 알람이 울려 메시지를 살피던 한지석 변호사가 갑자기 탄식을 했다.
“왜요? 무슨 문제가 있어요?”
지유선 변호사가 물었다.
“일본 북부지방, 센다이 쪽에 큰 지진이 났고 해일이 나서 바닷가가 초토화가 되었다네. 인도네시아지진과 비슷한 상황이래.”
“인도네시아 지진이면 진도 9인가 했죠. 바다에서 났는데 큰 해일이 발생해 10만 명 넘게 죽지 않았어요?”
유희원은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가 컴퓨터 화면을 조작하여 포털 뉴스를 열었고 거기에 속보로 올라온 일본지진현황을 살펴보았다. 그 내용이 상당히 심각했다.
순간 김세인이 일본의 주가하락에 베팅한 것이 떠올랐고 서랍에 있던 서류를 꺼내어서 계약내용을 살폈다.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타박했던 투자가 실로 대박이 났다.
마침 지진이 나서 해안가가 초토화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그 영상을 보면 얼마나 피해가 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주가의 대폭락은 기정사실이고 얼마나 떨어질지 그것이 문제였다.
“참, 김세인 사장이 스탠리투자은행에서 일본 주가지수 선물에 투자했는데 이렇게 되면 상황이 달라지는데….”
한지석 변호사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지유선도 역시 아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시선이 유희원을 향했다.
“레버리지까지 썼으니 정리하는 시점만 잘 맞추면 20배 이상은 나올 것 같은데요. 와, 대단해요.”
지유선이 파일에서 계약서를 펼치더니 그렇게 말했다. 설날 전 미국에 가면서 투자한 사실을 알렸고 혹시라도 문제가 없는지 계약서 사본을 건네면서 검토해달라고 했었다.
“굳이 이런 투자를 하나 싶었는데 이렇게도 운이 좋을 수도 있네요. 김세인 사장에게 알려줘야 할 것 같은데. 학교에 있으니 이미 알겠군요. 수업 마치면 여기로 오나요?”
한지석 변호사도 계약서를 다시 살피면서 탄성을 질렀다.
“오늘 미국에 갈 예정이에요. 학교에서 수업 끝나면 바로 공항으로 갈 겁니다.”
미국에 가기로 한 사실을 말했다. 이미 점심 무렵에 통화를 해서 인사마저 했던 상황이었다.
“지금 수업 끝났다고. … 알아. 변호사님들이랑 업무 이야기를 하다가 방금 들었고 그 건이 생각나서 살피고 있었어.”
유희원이 전화를 받으니 김세인이었고 둘은 바로 지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투자는 큰 성공을 거둘 것이고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업이 끝난 후에 김세인은 할 일이 많았다. 가장 먼저 고모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평소라면 잠자리에 들 시간이지만 깨어있었다. 지진에 대한 것과 투자 전망에 대해 간략이 언급했다.
이어서 유희원에게 전화를 하여 그냥 조용히 있으라고 당부를 했다. 혹시라도 기자들에게 연락이 오면 함구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두 변호사도 같이 있다고 해서 당분간 보안을 유지하라는 당부를 부탁했다.
수업을 마치자 김세인은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이번에는 특별히 이창원 팀장까지 미국에 가기로 했다. 지진이 난 상황이고 일본주가 폭락에 베팅한 것이 소문난 상황이라 미리 경호를 강화했다. 로든이 있지만 한 사람 정도 더 필요했다.
혹시라도 미국에 갈 때도 경호가 필요할 수 있기에 경호원 모두 비자를 받아두도록 한 상황이라 바로 동행이 가능했다.
아직 탑승을 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있기에 입구에서 대기를 하는데 그 시간을 이용하여 보강된 경호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지진이 난 직후에 경호 인원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일단 회사에 경호원 보강을 요청했습니다.”
이창원 팀장이 로든의 요청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보고했다.
“미국에 돌아올 때까지 회사의 정규 가드 4명에, 프리랜서 가드 4명이 추가로 배치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근접 경호를 하고 추가된 2명은 외곽 경호를, 2명은 선발대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근접 경호를 8명이 하는 것은 너무나 번잡스럽기에 평상시에는 원격경호를 하고 이동시에는 2명은 따로 먼 곳에서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고 2명은 행선지로 10분 정도 빨리 출발하여 이상이 없는지 살피기로 했다.
김세인은 한국에서 굳이 그렇게 경호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고모할머니의 지시이기에 따르기로 했다. 인공지능인 수지가 있기에 지금 정도로 충분하지만 당분간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