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40
40. 또 다른 투자 (2)
김세인은 산책을 마치고 훈련장으로 사용하던 창고로 갔다. 그 창고는 천장 높이가 무려 10m 정도가 되었기에 모처럼 마음껏 훈련했다. 그동안 SP를 연습했고 격투술과 검술의 4식의 부분 동작을 연습한 상황이라 제대로 4식을 전개하기로 했다.
제국기본격투술과 제국기본검술의 4식을 전개하려면 무려 7m 가깝게 도약을 해야 했고 그렇기에 한국에서는 부분 동작만 연습했었다. 격투술을 먼저 전개했고 검술마저 전개했다. 물론 수지는 여전히 많은 지적을 했다.
‘내일까지 익히면 4식도 전개가 가능할 것 같아. 그리고 여기서는 불 마법을 일부 전개해도 되겠다.’
‘그래도 될 것 같아. 물론 투척은 불가능하지만.’
공간도 사방으로 10m 이상 되기에 문제가 없었다. 원래 이 대형 창고는 농장에서 사용했는데 농장에 창고를 여러 개 만들면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김세인은 마법까지 전개하는 훈련을 마치니 개운한 기분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가면 4~5개월 후에는 정식사용자인 C0 등급으로 승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한층 고무되기도 했다.
‘엔화는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매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지금은 1달러 108엔인데 2~3엔 정도 환율이 오를 것 같아.’
에스퍼 수련을 마치자 수지의 보고가 이어졌다.
수지는 일본의 상황에 관심이 많았고 여전히 그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면서 중요한 것은 전달해 주고 있었다. 김세인의 관심이 쏠린 분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였다.
‘월요일이면 111엔까지 갈 거란 말이지.’
‘정점은 112~113엔일 것 같고 거기까지 가면 기계적인 반등이 이루어질 거야. 이후 화요일 정도가 되면 엔화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매일 1엔 정도 하락하여 3월말이나 4월 초면 8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여.’
‘그 정도라면 엄청나게 하락하는 것인데 이유가 뭘까?’
‘이게 예상 엔화 수요야. 이번 지진 때문에 대략 10조 엔 정도의 엔화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어. 10조 엔의 엔화를 조달하려면 달러 기준 대략 1천억 달러를 매각해야 하고.’
일본의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는 과정에서 엔화가 일본으로 흘러들어가면서 평가절상이 발생했다.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엔화부족현상이 발생했다.
‘일본 경제는 엉망이 되지만 엔화수요가 커진다는 말이네.’
‘그렇지. 특히 일본은 국수주의적인 경향이 강해 모든 거래가 엔화 위주라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아. 한국은 달러를 원화로 환산하여 결제할 수 있지만 일본은 무조건 엔화로만 결제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외환으로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결국 달러를 보유한 기업은 엔화로 바꿔서 결제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그런 시스템 때문에 엔화가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말이지? 재미있군.’
‘맞아. 특히 보험회사가 그런 경향이 강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달러로 예치해 놓은 금액을 엔화로 바꿔야 해.’
‘참, 원자력 발전소는 어때? 문제가 생긴 거야?’
‘문제없다고 장담을 하지만 일은 점점 커지고 있어. 결국 노심이 녹아 원자로가 폭발까지 했어. 하지만 그런 사실을 감추고 있지. 풍평 문제로 치부하면서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해결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언론에서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지만 그걸 무시하고 문제없다는 소리만 반복하고 있었다. 당장 지진과 해일로 문제가 생겼기에 더 큰 충격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지만 멍청한 행위였다.
‘그 회사가 도쿄전력이지?’
‘맞아. 심지어 정부에까지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고 어떻게든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 더구나 해일 발생 시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보고서마저 폐기하고 입단속을 하고 있어.’
몇 년 전에 지금의 상황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방파제를 5m 이상 높여야 하며 예비용 발전기의 위치도 옮기고 침수를 대비하여 강제배수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는데 무시했다.
오히려 그런 주장을 한 연구원을 좌천시키기까지 했었다. 허무맹랑한 낭설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킨다는 이유였다. 지금은 그런 내용이 들어있는 보고서마저 완전 폐기했다는 내용이었다.
‘책임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아예 그런 말을 듣지 않은 것으로 조작하는 거야. 하여간 은폐의 대가야. 재미있어.’
수지가 김세인의 기분을 아는지 그대로 표출을 했다.
‘다행이도 한국에 큰 영향은 주지 않는다는 말이지?’
‘그렇다고 봐야지. 물론 농수산물 수입이 있기에 영향을 받겠지만 금수조치를 할 것이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닐 거야.’
김세인은 수지의 설명에 대략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옆 나라에서 그런 사태가 났으니 불안했다.
‘이번 지진피해는 어느 정도야?’
‘죽거나 실종된 인원이 2만5천 명 정도라고 하는데 더 늘어날 것 같아. 재산 피해는 공식집계로 3조 엔 정도라는데 최소로 잡아도 5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보통 정부에서 발표하는 피해는 소방서에서 발표하는 피해산정기준이라 축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복구를 하는 경우에 드는 대체원가 비용은 5배 이상인 경우가 많았다.
‘15조 엔 정도라면 잃어버린 세월이 다시 10년은 연장이 될 정도이군. 피해 규모 7~8조 엔의 한신-아와지 대지진이 잃어버린 세월을 10년가량 연장했다는데.’
김세인은 다른 사람에게는 드러내지 않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과 지진 이야기를 하면 뭔가 죄스러운 표정을 지어야 했는데 수지와 이야기를 하니 후련했다.
김세인은 레이튼의 집무실을 방문하여 수집을 부탁했던 투자제안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혹시라도 좋은 투자처가 있는지 검토하기 위해 각종 제안서를 살펴볼 생각이었다.
대부분 드림호프에 들어온 투자제안서인데 투자부적격으로 판정이 된 것들로 폐기를 해야 하지만 김세인이 열람하고 싶다고 하여 넬리 킴 회장이 열람한다는 명목으로 가져왔다.
‘이거 괜찮은 아이템 같은데, 네 생각에는 어때?’
김세인은 각종 센서를 개발하는 TR 실리콘이라는 반도체 회사의 투자제안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대로 제품이 나오기만 하면 좋지. 적절한 수준의 저사양, 저가 센서가 있다면 굳이 비싼 센서를 쓸 필요가 없으니. 가성비가 뛰어나니 말이야. 더구나 고사양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난 면이 있으니 차량을 비슷한 각종 기계에 사용이 가능하고.’
‘문제는 기술수준인데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
이런 것은 수지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관여하기 애매한데. 이 회사 망하게 할 거야?’
규정을 들먹이지 않았지만 뭔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전에 자원개발도 규정 때문에 관여하지 못한 면도 있었다. 기지의 사실을 파악하는 것은 제한이 없는데 기술의 공개는 제약이 컸다.
‘망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필요할 것 같아. 황지원의 GH그룹이 갖고 있는 주요 제조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GH반도체이잖아. 상장만 하면 유니콘 클럽에 들어갈 것이라니.’
김세인은 수지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알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적당한 적도 필요했다. 판단이 애매한 경우 적을 공격하거나 방어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수행이 가능했다.
‘GH반도체와 상당히 겹치는 면이 있군. GH반도체가 파운드리와 팹리스를 전부 가진 종합반도체라면 여기는 개발만 담당하는 팹리스란 점이 다르지만.’
‘한 번 모든 것에 대해 살펴보고 관련 특허도 검색을 해봐. 아울러 출원할 수 있는 특허가 있는지 살펴보고. 아울러 한국에서 파운드리 업체 중에 인수가 가능한 업체가 있는지 알아보고. 이번 기회에 제조업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그거야 가능하지.’
이럴 때는 적이라 규정된 존재, 황지원이 득이 되는 면도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 자신의 생각이 그대로 수지에게 읽히는 것이 싫어 최근에 생각을 감추려는 시도를 하다가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있었다.
바로 에스퍼를 수련한 자는 인공지능이 생각을 읽거나 휴먼해킹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김세인도 에스퍼의 수련이 깊어지면 가능할 것이란 점이었고 실제로 에스퍼를 운용할 경우 명확한 생각만이 전달이 되고 있었다.
상념이나 속마음까지 다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었다.
‘설마 에스퍼를 운용하면 너한테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만 전달이 되는 거야?’
‘그런 면이 있지. 온갖 생각이 다 전달이 되면 전달하려는 의미의 혼동이 오기도 하니 오히려 편해진 점도 있어.’
김세인은 궁금한 점이 있지만 그 정도에서 그쳤다. 자신이 파악한 것을 확인할 수도 있지만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TR 실리콘에 투자하려고?’
‘괜찮은 업체 같은데. 자율주행으로 넘어가면 이런 반도체가 필수적이고 여기만의 독특한 기술이 적용되면 저가의 반도체, 특히 수율이 높은 센서가 등장할 것도 같아.’
‘그러면 산업전반에 걸쳐 조사를 해볼게. 한국이나 일본도 살펴보고. 필요한 기술도 알아보고.’
‘제조업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기술연구소 정도를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내가 컴퓨터공학과이니 전공을 살리는 면도 있고. 팹리스를 하는 거지.’
김세인은 수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지가 전해주는 각종 정보나 지식은 명료하게 이해되는 면도 있었고 그렇기에 연구나 학습에 도움이 될 것도 같았다.
“여기를 좀 더 알아보라는 말인가?”
두 시간 정도 각종 투자제안서를 살핀 김세인은 레이튼에게 TR 실리콘 하나만 언급하면서 추가적인 조사와 투자조건에 대해 논의하라고 했다.
“이거 빼고는 다 장래성이 별로인 것 같아요. 이것도 개발이 실패하면 꽝이겠지만.”
“벤처나 엔젤투자가 다 그렇죠. 태반은 사기꾼들이고.”
레이튼은 투자를 요청한 제안서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그 제안서를 보낸 업체의 평판을 수집한 자료를 신뢰하고 직접 실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했다.
“만일에 투자를 한다면 세인의 명의로 진행을 할까요?”
“드림호프에서는 투자부적격 판단을 내렸죠?”
“작년 겨울에 그런 판단을 내렸는데 거기 CEO가 다시 한 번 검토해달라고 해서 고민을 하던 참입니다.”
“CEO인 조제프 레넌이 스탠퍼드 출신이군요.”
“맞습니다. 회장님이 후원했던 닐 크레이언 교수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닐 크레이언 교수는 드림호프의 기술자문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고모할머니가 스탠퍼드 대학 출신이기에 공식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고 비공식적으로 학생들을 후원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육성한 사람이 꽤나 되었다.
“나중에 말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미 탈락한 상황이고, 설사 말이 나오더라도 회장님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면 레이튼이 만나보고 내 명의로 진행해도 될지, 조건이 어떨지 협의를 해봐요.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되면 다음에 내가 올 때 한 번 만나보죠.”
김세인은 수지에게 조사를 하라고 한 상황이고 어느 정도 가능성만 있다면 진행할 생각이지만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김세인은 고모할머니와 시간을 보내고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오후에 한국으로 출발했다. 미국에 도착했을 때 금요일이었으니 2박3일을 보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월요일은 강의가 없으니 홀가분하기도 했다.
‘현재 엔화가 111엔이고 여전히 하락하는 추세라는 말이지?’
‘112.5엔 정도가 바닥일 것도 같아.’
‘그러면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112엔에 매입하라고 주문을 내도록 할게.’
‘그럴 거야. 엔화의 하락을 막으려고 엔화 수요가 많다는 사실을 알리는데도 하락을 하는 것 보면 이상하기도 해.’
현재 엔화 절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이 작전세력의 루머라고 하면서 무시하는 경향이 컸다. 불확실성과 일반적인 현상으로 판단하여 엔화 투매를 하고 있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이 나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거기에 유희원까지 동행한 상황이었다.
“넌 뭐야? 깜짝 놀랐잖아? 굳이 너까지 올 필요는 없는데.”
“그냥 따라와 봤어.”
유희원과 경호원들도 인사를 나눈 상황이었다. 경호원들은 최소 27세 이상이기에 유희원이 여동생이나 마찬가지였다.
“일단 스탠리투자은행과 통화할거니 기다려 봐. 통화 끝날 때까지 출발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해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차에 올라 자리에 앉자마자 전화를 했다.
“예비 보증금 400만 달러로 엔화를 거래한다는 말이죠?”
담당자가 깍듯한 자세로 전화를 받았다. 성공을 해야 대접을 해주는 것 같았다.
“물론입니다. 그리고 현재 투자한 선물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면 얼마까지 대출이 가능합니까?”
김세인은 어떻게 해야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까 고민을 하다가 선물을 정리하기 전이라도 그걸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신용거래 약정까지 했던 것을 기억했다.
“대략 2천만 달러까지 대출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훨씬 가치가 높겠지만 미실현이익이고 개인대출한도가 있어서요.”
미실현이익이지만 그래도 일부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세현은 대출을 실행하기로 했다. 레버리지까지 최대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