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41
41. 또 다른 투자 (3)
“또 투자를 하는 거야? 엔화 환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유희원이 통화하는 것을 들었는지 질문을 했다.
“그럴 가능성이 높지. 엔화 수요가 아주 많다고 분석되니.”
그러면서 왜 엔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그런 설명을 듣고 나서야 이해했다.
“그 수요가 얼마 될 걸로 보는데?”
“대략 10조엔, 달러로 하면 1천억 달러를 엔화로 바꿔야지.”
그러면서 10조 엔의 엔화가 일본으로 유입될 경우, 외환시장에서 퇴장하게 되고 엔화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상황에 대하여 설명했다. 하루에 엄청난 양의 외환거래가 발생하지만 그것은 거래 횟수가 많은 것이지 절대적인 총량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쉽게 말해 판돈 자체가 줄어든다는 말이네. 그렇게 되면 외환시장에서 엔화 부족이 발생할 것이고.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오를 것 같아?”
“대략 3월말이나 4월초에 1달러당 85엔 정도까지는 절상이 될 수도 있어.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 사람들은 일본이 큰 피해를 봤다고 투매하고 있어. 판 사람들은 땅을 치며 후회할 거야.”
김세인은 대략 엔화를 2천만 달러의 20배인 4억 달러어치, 450억 엔을 매입하도록 요청했다. 만일에 엔화 환율이 2엔 정도만 올라도 반대매매가 진행되어 빈털터리가 될 수 있는 위험한 거래였다.
“왜 선물이 아닌 현물이야? 신용대출을 풀로 썼겠네.”
“선물은 3월 말 기준으로 104엔 정도이지. 그러면 그걸 구입하는 것이 그리 득이 아니라는 말이지. 현물이 더 싸니까.”
헤지를 해두는 의미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그냥 구입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물론 대출이자가 많지만 그걸 따지면 투자는 할 수 없었다.
“1달러에 85엔이 되면 얼마나 벌 수 있어?”
“지금 투자한 것 기준으로 대략 1억2천만 달러 정도 되겠지. 한화로 1400억 원.”
“엄청난데. 정말 그렇게 될까?”
“그렇게 될 거라 믿으니 투자하는 거야. 경제에서는 100% 확실한 것은 없어. 그저 확률의 문제이지.”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출발하라고 했다. 고모할머니에게도 전화를 걸어서 한국에 도착한 사실을 알렸다.
GH그룹 비서실 소속 김한정 과장은 지금 들은 사실을 황지원에게 보고할지 고민이 되었지만 일단 보고하기로 했다.
“미국 갔던 놈이 벌써 돌아왔다고?”
“그렇습니다. 학교에 알아보니 월요일 수업이 없다고 합니다.”
“신세 좋은 놈이군. 미국을 시골집 가듯이 다니다니. 유산 노리고 효도를 하는 것인가? 잘 보이려고 별짓 다하는군.”
황지원은 김세인이 미국에 가는 것이 진심이 아닌 유산을 바라고 하는 가식적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조금 전 증권사에 다니는 동창에게 들은 정보인데 김세인이 일본 주가지수 선물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하락에 베팅했는데 대박을 쳤다는 이야기가 돈답니다.”
“뭐라고요? 하락에 투자했다고요? 일본 증시 오늘 휴장했지만 개장만 하면 10% 이상 폭락할 것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투자했다고 합니까?”
“100억 정도 스탠리투자은행에 넣었다고 합니다. 워낙 대박이 예상되기에 소문이 난 것 같습니다.”
아무리 비밀보호약정까지 했어도 그런 투자는 소문이 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김세인은 한국인이고 회사 내부에서도 워낙 위험한 투자를 했기에 말이 나왔던 상황이었다.
“못해도 10배, 1천억 원은 벌 거란 말이군요. 실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고.”
김한정 과장은 똥 씹은 표정이 어떤 것인지 황지원을 보면서 짐작이 되었다. 배가 아파서 죽을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이미 다른 사람을 선택한 여자는 깨끗이 잊고 평소 만나고 다니는 여자나 만나면 될 것인데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경호원도 새롭게 더 충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유희원씨도 경호원이 출근을 시켰다고 합니다.”
김한정 과장은 그런 사실까지 굳이 보고할 필요도 없지만 그냥 다 보고를 했다. 그런 보고를 들을 때마다 일그러지는 황지원의 표정을 보는 것이 내심 즐거웠다.
“그런 쓸데없는 것까지 말할 것은 없어요.”
나중에 그런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날뛸 것이면서 먼저 보고하니 역정을 냈다. 그런 모습에 김한정 과장은 달리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 정도에서 깨끗이 포기했으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었다. 그런 일에서 황지원은 포기를 몰랐다.
“경호업체가 정명 가드라고 했던가요?”
“그렇습니다. 괜히 습격했다가 골치 아플 수가 있습니다. 거기는 정부 요인까지 경호를 하는 곳이라 인맥도 빵빵합니다.”
경호는 현장에서 대처도 중요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후에 처리하는 것도 중요했다. 경호를 하다가 쌍방폭행으로 입건이 된다면 문제이기에 철저히 대응했고, 경호 중에 공격한 자들에 대한 처벌을 확실히 했다. 그런 면에서 정명가드는 악명이 높았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말인가요?”
신경질적으로 반문했다. 포기하지 않고 일을 저지르는 성격인데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어렵습니다. 흥신소를 이용하여 감시를 했지만 틈이 없습니다. 이러다가 역으로 당할 수 있습니다. 우리만 감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김한정 과장의 말에 황지원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어렸다. 황지원은 구린 구석이 많았고 감시를 당한다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김한정 과장이 따라다니지만 김세인이 서너 명의 불량배만 동원해도 당할 수 있었다. 밤길은 그들도 조심해야 할 수도 있었다.
“미치겠군. 그런 녀석 하나 어떻게 할 수가 없다니. 천하의 황지원의 꼴이 말이 아니군.”
결국은 뾰족한 방도가 없기에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무리하게 일을 벌이다가 자신도 다칠 수가 있었다.
“일단 철수하라 하세요. 아무런 성과도 없는데 돈만 들일 수는 없죠. 하지만 과장님이 상황을 주시하도록 해요.”
황지원은 해코지하려는 시도는 중단했지만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아직 학교에 아는 사람이 많았고 그들을 통해 동태는 파악할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김세인은 황지원까지 자신이 투자한 내역을 알게 되었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 금융가에 파다하게 소문이 난 것에 어이가 없었다. 그나마 미국에서 투자한 내용까지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곧 알려질 것이라 예상이 되었다.
‘현재 미국 금융권의 반응은 어때?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고 그러면서 말이 많아. 운이 좋다는 반응이고 동양의 신비로 예지를 했다는 말도 있고.’
‘하긴 수지, 네가 있으니 예지를 했다는 말도 맞지. 조금 있다가 엔화를 매입하려는데 가격이 어떻게 되지?’
‘111엔과 112엔을 왔다 갔다 하는 중이야.’
‘111.5엔으로 매입주문을 내야겠네.’
김세인은 그렇게 말하고 미국으로 전화를 해서 예비 보증금으로 예치해 놓았던 4천만 달러로 엔화를 매입했다. 레버리지를 사용했기에 최대 10배까지 매입이 가능했다.
개인 대출한도가 적용되어 무제한으로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는 없었다. 한국보다도 더 타이트하게 적용이 되고 있었다. 그나마 매입한 현물 엔화를 담보로 묶는 조치를 하고 나서야 대출이 가능했다.
‘왜 굳이 현물이야?’
‘내가 매입하는 것으로 인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지. 자칫 너무 빨리 절상이 일어나면 2차 투자가 어려워질 수도 있고.’
김세인은 전화로 모든 것을 처리했다. 물론 담당자에게 보안을 요구했다. 다시 한 번 투자정보가 유출되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다고 경고를 했다. 그래도 내부에서 정보가 유통이 되겠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지연이 되고 그러면 족했다.
‘참, GH유통에서 재미난 짓을 하고 있어.’
수지가 몇 개의 문장을 보여주었다. 현재 그들이 공시하려고 준비 중인 문건이었다. 1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내용을 준비하고 거기에 맞도록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앞으로 연속적으로 공시될 가능성이 높은 정보야. 특별한 내용은 아니지만 시장에 호재로 인식될 내용이지.’
‘한국과 중국에서 꽤나 성과를 거두고 있군. 4월 중순부터 시작하려는 걸로 보이는데.’
‘맞아. 이걸 공시하여 주가를 띄우려는 것 같아. 지금 유통주식을 실명과 차명으로 모으고 있어. 오히려 이번 일본 사태로 한국 주가도 떨어지면서 더 매집이 쉬워졌어.’
황지원과 황지택의 명의로 2%씩 지분을 증여받은 것 외에도 최근 1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집하여 공시까지 한 상태였다. 더 폭락을 하니 주식을 매입했다.
아울러 차명으로 100개의 계좌를 운영 중이었다. 걸리면 문제지만 입증이 쉽지 않도록 철저하게 분산을 해놓았다. 그 계좌의 실소유주는 GH그룹 황씨 일가였다. 일종의 비자금이자 사채시장에서 운영하는 자금이었다.
‘하나당 10억 정도, 전체로 따지면 1000억 원, 무려 5% 규모야. 대략 8500원 대에 매집했어.’
‘주가가 12000원대로 오르면 그냥 500억을 버는 상황이군.’
‘맞아. 실적 발표하고 투자계획 발표하여 1년 전 주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인 것 같아. 꽤나 전망이 좋은 편이고.’
‘악재는 이제 없고 올라갈 일만 남은 상황이겠군.’
‘그렇다고 봐야지. 물론 중국에 투자한 것이 문제가 될 소지도 있지만 당장은 아니라고 봐.’
중국의 갑질이 문제지만 그것은 현재 진행 중이었고 GH마트에는 아직 해당사항이 없었다. 여전히 중국 공산당이나 공안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황지원과 관련된 일이라 뭔가 재를 뿌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좋은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같이 편승하여 이득을 취하는 것도 방법이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 일부 자금을 빼서 투입하는 것도 방법이고. 물론 그렇게 되면 전면전이 벌어지겠지만.’
황지원과 의미 없는 신경전을 끝내고 싶은 상황인데 분란을 부추기고 있었다.
‘GH유통부터 GH리조트, GH자원 등이 있는데 실질지분은 25%에 불과해. 물론 순환출자를 하여 50% 이상 확보한 상황이지만 약점이 있어. 계속 지분을 늘리면 위협을 느낄 거야.’
굳이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공격을 하자고 했다. 아울러 저들처럼 차명으로 매집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말을 했다.
‘차명으로 하자고?’
‘그건 가능해. 지문으로 사람을 판별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허점이 많거든. 안드로이드를 운용하면 실종된 사람을 되살리는 것은 일도 아니지. 지문만 변경하고 변장을 하면 되니까.’
그러면서 죽었지만 신고가 되지 않은 사람도 꽤나 있고 사실상 세상과 격리가 된 사람도 꽤나 있기에 그들을 이용하면 국내에서도 100명가량 차명을 운용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정식사용자가 되지 않아도 가능한 거야?’
‘물론이지. 이제 세인이 E2 등급이 되었으니.’
에스퍼 총량이 늘고 4식을 전개하고 SP의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등급이 올라간 것 같았다.
‘설마 안드로이드로 사람도 바꿔치기가 가능해?’
‘규정상 살아있는 사람은 불가능하지만 사라진 사람의 신분을 이용하는 것은 가능해. 또한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하여 새로운 신분을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지. 하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오프라인에서 문서의 조작이 이루어져야 하기에 사실상 어려워. 출생부터 등록해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해.’
한국의 경우 신분위조가 최고로 어려운 국가 중 하나였다. 특히 없는 사람을 등록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았다. 대신 외국에서 귀화하거나 외국인으로 등록하는 것인데 그것도 절차가 까다로운 편이었다. 거기에 한국인이라는 언어, 인종적인 단일성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장벽도 존재했다.
‘문제는 자금인데 그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는 거야?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잖아. 설마 암흑가에 숨겨진 자금이나 남의 비자금을 찾아 사용하는 거야?’
수지라면 ‘약탈’도 ‘현지조달’이라 지칭할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반문했다. 그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꺼림칙했다. 흔적이 남을 수도 있고 강탈당한 자들이 추적해오면 김세인이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그런 방법도 있고 다른 방법도 있다. 여기저기 숨겨진 금괴를 찾아서 암시장에 유통하는 것도 방법이다. 활동자금을 만들고 단계를 밟아서 금융시장에 투자를 하여 돈을 벌면 된다. 세계 곳곳에 숨겨놓고 찾지 못하는 금괴가 수백 톤이 있다. 그걸 전부 꺼낼 수는 없고 천천히 현금으로 만들 예정이다.’
수도 없이 많은 방법을 이용하여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렇게 하여 GH그룹의 경영권을 획득할 수도 있었다. 김세인처럼 지극히 제한적인 방식이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다 이용할 계획이었다.
‘GH그룹 정도는 장악이 가능하다고?’
‘물론이다. 대략 1년 정도면 충분하다. 마음만 먹으면 6개월이면 승부가 난다. SC T&T처럼 M&A를 진행하면 되는 일이다. 물론 돈을 많이 확보해야 하지만.’
그러면서 그렇게 복잡하게 하지 말고 다시 한 번 황지원을 정리하자고 권유했다. 그런 수지의 태도에 조금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뭔가 꼭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