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43

43. 또 다른 투자 (5) 
 
 
 
 

일본의 주식시장이 개장되고 주가지수는 끝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모든 주식에 대한 투매가 이어졌고 개장한지 단 10분 만에 거래 정지가 되었고 해제가 된지 다시 30분 만에 재차 거래정지가 되고 말았다. 무려 3회나 거래정지가 이루어졌다.

하루 만에 니케이 주가지수가 22500포인트에서 15% 이상 하락하여 18,000포인트 정도로 추락하고 말았다. 다음날도 역시 폭락하는 것은 마찬가지였고 한 때는 대략 10% 정도 하락하여 16,200 정도까지 밀렸다. 다행이도 일본 정부와 연기금의 개입으로 17,000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3월 18일 금요일에 16,000포인트 선마저 무너져 15,400포인트로 장이 마감되었고 투자자들은 다시 한 번 패닉에 빠지고 말았다.

이런 폭락은 지진과 해일 발생도 문제지만 원자력발전소의 노심의 용융현상마저 발생하면서 방사능이 유출된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그 때문에 바닥을 모르고 패닉 셀이 펼쳐졌다.

그리고 지진이 난지 열흘이 지난 3월 21일, 월요일에 15,000포인트가 무너지고 14,900선에 도달하고 말았다. 김세인은 3월 18일부터 보유한 상품의 정리를 시작했고 3월 21일에 전부 다 처분했다.

‘한국의 경우 세금을 제외한 수익이 무려 5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은 여러 금융회사에 분산투자해서 그런지 수익률이 좀 낮아 40억 달러이고. 이걸 다시 엔화에 투입했으니. 한국의 경우에 5배까지 레버리지의 사용이 가능했지만 미국의 경우에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할 수가 없었다. 금융기관마다 개인이 신용으로 차입할 수 있는 한도가 존재하고 있으니.’

개인이 레버리지를 이용할 수 있는 비율도 제한이 있지만 총액도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부여된 한도까지 이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다시 거래조건을 약정을 하면 한도를 일부 늘리겠지만 포기했다.

‘굳이 그 정도까지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다.’

김세인은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적당한 수준에서 엔화의 현물과 선물을 매입하고 멈추었다. 리스크가 큰 거래이니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준에서 멈추었다.

‘그건 그렇다. 지진발생은 확실한 경우지만 엔화의 절상은 불확실성이 크게 존재한다. 그러니 손실이 발생한다고 해도 감당할 정도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양적완화라는 것도 있으니.’

주가지수선물은 하락이 확실하지만 엔화 선물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이 쉽지 않았다. 환율의 하락이 예측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히 컸다. 미친 척 화폐 발행으로 국채를 상환하는 양적완화를 단행할 수도 있었다.

수지마저도 적당한 수준에서 멈추는 것에 동의했다. 다소 공격적인 수지마저도 그런 모습을 보이니 다소 안전한 방향에서 엔화선물투자를 마감했다.

‘GH그룹을 M&A하려고 하는데 해도 될까?’

수지가 황지원의 동태를 언급하면서 응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황지원에 대한 적의가 상당히 강했다. 소냑이나 에렌 허벌린에 대해서보다도 더 적대적이었다.

‘뭔가 문제되는 것이 있어?’

‘잠재적으로 커다란 위협요인이라고 판단이 된다. 그를 방치할 경우 향후 세인의 안위를 위협할 존재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가 GH그룹을 이어받을 경우 치명적인 상황이 초래된다.’

황지원은 한 번 원한을 맺으면 절대로 그냥 넘어간 적이 없었고 언제라도 해코지를 하는 성향이었다. 달리 방도가 없으면 밤길에 퍽치기라도 하는 자였다. 고등학교 때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친구가 죽지는 않았지만 사고를 당한 사실을 언급했다.

범인을 잡지 못하고 미제사건으로 남았지만 그들 둘이 김세인처럼 황지원과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고 자존심이 강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경찰이 조사한 것을 보면 누군가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행이었다.

수지는 황지원이 주먹들을 시켜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그 사고로 한 사람은 2년이나 누워 있어야 했고 한 사람은 사고 후유증이 남아 지금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실정이었다.

‘지금 가만히 있다고 해도 언제라도 그런 짓을 자행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러면서 수행비서와 대화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대화를 하는 것을 살펴보니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다. 당장 어렵기에 그냥 두지만 자신의 능력이 커지거나 김세인이 약해지면 행동에 들어갈 소지가 컸다.

‘그래서 그냥 처리하자는 말이야?’

‘그렇다. 이런 자는 기회만 되면 음모를 꾸민다. 지금이야 사용할 수단이 한정적이라 큰 문제가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 GH그룹을 장악한다면 공권력까지 동원할 것이다.’

지금도 수행비서인 김한정 과장을 통해 비서실의 라인을 이용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 결과 국세청이나 경찰을 통해 김세인의 정보가 알려지고 있었다.

‘혹시 수지의 사용자 중에 적을 안일하게 상대하다 당한 경우가 있는 거야? 잠재적으로 적이라 생각되는 자에게는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

‘그건 규정상 말할 수 없다. 설사 사용자가 마스터 등급이 되더라도 전 사용자에 대한 사항이나 이전에 수행한 작전에 대한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 이건 유피르 제국군 총사령부의 승인코드가 있어야 가능하다.’

수지는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정보라고 통보를 했다. 유피르 제국과 관련이 없는 김세인은 영원히 알 수 없는 정보였다.

‘알았다. 그러면 GH그룹에 대한 M&A에 대한 작전을 수행한다는 말이지? 내가 지원해줄 것은 없어?’

‘특별히 해줄 것은 없지만 향후 세인과 연결하려면 초기에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인과 연관이 없게 된다. 그걸 지금 결정해야 한다. 덩치가 커지면 작업이 불가능하다.’

일종의 지배구조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넬리 킴도 역외 법인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처럼 만들더라도 통제할 수 있어야 했다.

‘굳이 연결을 지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통제할 수 있는 방법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수지가 통제하면 되니 문제없고.’

‘그러면 자금의 출입이 자유로운 중남미나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에 위장 신분을 만든 다음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냥 죽이는 것을 꺼려하니 이렇게라도 해서 힘을 없애야지. 물론 그렇게 하면서 이쪽도 세력을 만드니 아예 낭비는 아니지만.’

김세인은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황지원에게서 GH그룹을 뺏는 것까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항상 황지원이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싫었다. 그 근원이 되는 GH그룹을 뺏는 것이 최선의 방도였다.

이장우와 최영석을 채용하기로 했고 그 둘을 사장과 이사로 내정하고 법인을 만들었다. 또한 장준익을 설득하여 감사를 맡도록 했다. 법인이 제 기능을 다하려면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했고 그렇게 하려면 감사가 필요했다.

“나는 신설 법인에 소속되지 않는 것으로 했는데 좀 아쉬워.”

“너도 사외이사로 등록하잖아.”

“그렇기야 하지만 정규직원이 아니잖아. 물론 높은 직급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런데 직원을 몇 명이나 더 뽑을 거야?”

“일단 5명 정도 더 뽑을 계획이야. 투자정보팀을 만들 계획이지. 투자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수행해.”

수지의 능력을 이용하면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예언적인 행위를 하는 사태가 자주 벌어질 수 있고, 그러다보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법인의 초기 자본금은 얼마로 할 거야?”

“원래 일부 부동산을 현물 출자하려고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으니 초도 자본금으로 100억 원 정도 넣고 투자 상황을 살펴보면서 증자를 해야지. 좋은 투자처가 있다면 1천억 원까지 1년 안에 넣을 생각이야. 그러면서 투자목적의 상장회사 지분도 확보해 나가야지. 필요하면 경영에 참여할 수도 있고.”

“그런데 최영석 이사님에게 지시한 것은 뭐야? 제일 먼저 내부결재시스템을 만든다니?”

“내가 외부에 있으니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수 없잖아. 그래서 직원들이 하는 일을 알아보고 지시를 할 수 있도록 만들기로 한 거야.”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계속 볼 수 있다면 회사에 없어도 알 수 있겠다. 그런데 굳이 우리 사무실과 같은 빌딩에 둘 필요는 없지 않아? 너무 좁잖아?”

서초한양빌딩이 작은 건물은 아니지만 큰 회사가 쓰기에는 부족했다. 한 층을 다 써도 근무할 수 있는 직원 수가 많아야 50여 명 정도에 불과했다.

“회사 시스템이 갖춰지고 규모가 커지면 적당한 빌딩으로 옮겨가야지. 당장은 여기와 멀면 내가 일하기 어려운 면도 있고.”

김세인의 편의를 위해 한곳에 모은다는 말이었다. 나중에 회사가 커지면 더 넓은 곳으로 옮기면 되었다. 그 정도 커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보통 투자회사는 자기자본이 별로 없고 대부분 투자를 받아서 운용하는데 우리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으니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사실 투자심사요원 3명, 조사원 10명, 일반사무원 3명이면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거야.”

“많아야 20명이면 된다는 말이네.”

“그렇지. 그 이상 직원을 두면 낭비야. 그 정도만 해도 운용하는 자금은 최소 2천억 원은 되어야 인건비를 뽑겠지.”

김세인은 일단 일본 투자가 마무리 된 후에 이후의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 그 전에는 회사의 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할 계획이었다.

수지가 진행하는 일은 보면서 김세인은 어이가 없었다. 저런 일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가능했다. 수지의 능력은 예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고 그 끝을 알 수 없었다.

‘휴먼해킹도 가능한 거야?’

휴먼해킹이란 암시나 세뇌를 통해 대상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수법이었다. 인권문제 때문에 유피르 제국인을 대상으로 전개할 수는 없고 에스퍼를 익힌 사람은 방어막이 있기에 시도를 하면 바로 발각이 되었다.

각종 인허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을 움직여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뇌물이 필수인 나라에서 원만하게 일을 처리했다.

‘그렇다. 물론 자기방어기제까지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억지로 강도를 높일 경우 뇌 손상이 일어난다.’

위장신분을 만드는데 담당자를 움직여서 승인 서류를 작성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형성된 위장신분을 이용하여 금융거래를 했다.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담당자의 재량으로 처리했다.

‘총 120명의 위장신분을 만들었다. 신분별로 신체스펙은 데이터베이스로 남겨놓았기에 언제라도 안드로이드가 위장하여 활동할 수 있다. 필요한 거점도 만들어 놓았다.’

법인을 만들고 직원을 채용하여 정상적인 사람을 내세워서 일을 추진했다. 그렇게 하여 자본을 모으고 있었다. 그 방법은 다양했는데 초기에는 숨겨 놓은 현금과 금괴를 찾아 이용했다.

그런 종자돈으로 주식시장에서 단타매매를 통해 돈을 모으고 외환시장이나 선물시장에도 투자를 하여 돈을 불려나갔다. 작전이라 말하는 주가조작도 서슴지 않았다.

‘시드 머니는 결국 현지에서 조달했네.’

‘그건 어쩔 수 없다. 지하에서 잠자는 현금이나 황금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그걸 이용하여 주식 시장에서 돈을 조달하고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면 된다. 현재 120명이 사업을 시작했고 절반가량이 법인을 개설한 상태이다.’

‘결국 저들이 최종적으로 한국에 진출한다는 말이지?’

‘그렇다. 물론 그 전에 다른 나라를 경유할 예정이고 보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위장할 계획이다. 대략 2개월 후에 서울에 현지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그 후에 GH그룹의 주식을 매집할 예정이다. 증권계좌로 매집할 수도 있고 블록딜 형식으로 넘겨받기도 할 계획이다.’

6개월이면 GH그룹을 적대적 M&A로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 괜한 장담은 아니었다. 적정한 가격을 제시하고 휴먼해킹을 통해 설득하면 주식을 매입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혹시 이게 황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야?’

‘그렇다. 적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이기에 필요한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 목적이 없다면 이런 작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수지에게는 목적이 불분명한 활동을 할 권한이 없었다. 이런 일은 규정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이었다. 적을 처리하기 위한 행위이기에 이런 작업이 가능했다. 황지원이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이런 작전을 할 수 없었다.

‘GH그룹의 지분구조는 다 파악한 거야?’

‘물론이다. 이게 지분관계도이다. 차명으로 된 더미법인이 12개 섞여 있어서 허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 12개의 법인의 실질적인 소유자는 황씨 일가이다. 현재는 회장인 황성후가 관리하고 있고 나중에 차기 회장에게 인수인계가 될 예정이다.’

숨겨진 차명회사가 가진 지분이 대략 5% 안팎이었다. 그 정도 지분이라면 결정적인 순간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숨겨진 패였다.

‘차명이기에 블록딜로 매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빼낼 계획이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매각하면 끝이다.’

법인이기에 가능했다. 대표이사가 매각하기로 계약을 하고 등록서류를 넘겨주면 그걸로 끝이었다. 일이 벌어진 후 가처분신청을 하는 식으로 막겠지만 매입자는 선의의 제3자이니 돌이킬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