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44
44. 또 다른 투자 (6)
‘문제는 금융기관이나 투자회사, 특히 연기금이 문제인데 어떻게 할 계획이야? 외국인이 M&A를 시도하면 한국정부 차원에서 경영권을 보호해 줄 것인데.’
GH그룹의 지분구조는 오너 일가와 연기금만 더해도 38%에 달했다. 거기에 순환출자까지 더하면 50%가 넘어갔다.
‘여기 GH리조트가 약점이야. 여기는 연기금 보유분에 순환출자까지 더해도 45%에 불과해. 사실 여기가 지주회사나 마찬가지이고 순환출자의 핵심이야. 순환출자제한에 걸려 계열사 보유지분이 극히 낮은 편이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을 하다가 만들어진 일시적인 허점이었다. 이번에 주식으로 장난을 치는 것도 더미회사에서 리조트 지분을 5% 정도 확보하기 위한 자금 조달의 일환이었다.
‘M&A를 하건 뭐를 하건 가용주식은 90%라고 보면 딱 과반수이지. 하지만 나는 100%까지 다 찾아낼 수가 있어. 그러면 우리 지분을 50% 이상으로 넘길 수가 있지.’
120개의 해외 법인과 100명의 내국인을 동원하여 지분을 확보하면 이론상 1인당 0.2% 정도의 지분만 확보하면 되었다.
‘내국인도 동원하려는 이유가 뭐야?’
‘외국인만 더하면 대중의 반감이 크지. 필요하다면 내국인들에게 지분을 소유하도록 해서 연합을 결성하게 하면 될 수도 있지. 아니면 세인이 최종적으로 블록딜로 넘겨받으면 되고.’
GH리조트의 시가총액은 1조2천억 원 정도였다. 그렇기에 약간의 주가상승 요인을 고려해도 4천억 원이면 30% 정도 확보할 수 있어 보였다. 그걸 김세인이 넘겨받는 것도 방법이었다.
‘문제는 이곳을 차지하더라도 순환출자의 고리를 차단하고 우호지분을 확보하여 경영권 방어를 할 수 있기에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거지. 그렇기에 우리가 보유한 자금이 시가총액의 절반은 있어야해. 최소 4조 원, 여유가 있으려면 8조 원은 있어야 원활하게 M&A를 추진할 수가 있어.’
현재 상장된 GH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7조2천억 원 정도였고 비상장 계열사의 자산총액이 4조 정도가 되었다. 그렇게 해서 11조2천억 원으로 25위에서 30위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그 정도면 40억 달러는 되어야 하는데 엄청난 금액이야. 내가 미국에서 번 돈을 가져온다면 가능하지만 그건 쉽지 않아.’
‘세인의 자금을 이용할 필요는 없어. 주가분석이나 선물시장의 분석을 통해 단타매매를 하여 자금을 조달하면 되지. 1개월이면 10억 달러 이상 모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 수지가 만든 각 법인은 10만 달러부터 100만 달러까지 엔화 선물을 매입하고 있었다. 레버리지를 이용하면 최대 33배까지 차입이 가능했고 그러면 30%의 이익을 본다면 10배의 이익을 볼 수 있었다.
‘
현재 외환선물 시장에 2600만 달러를 투입했고 레버리지 20배 정도 사용하여 5억 달러 정도를 구입한 상황이야. 물론 절반 정도는 차입금을 융통하여 투자한 실정이지만.’
‘국내 실종자 신분의 활용은?’
‘그게 실종자들의 신분을 위장하는 것이라 그리 쉽지가 않아. 대부분 노숙자로 있거나 살해를 당한 경우라서 검증이 필요해. 그나마 여자들이 나은 편인데 유흥가에 있었던 경우가 많아 그것도 문제이고.’
실종자로 위장을 하려면 가족이나 친지가 있어 그런 문제까지 복잡했다. 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더 복잡했다. 범죄에 연루된 경우도 많았기에 함부로 위장을 했다가 범죄자로 추적을 당하면 그것도 문제였다.
‘그래서 포기할 거야?’
‘아니, 외국법인에서 고용하여 계약과 휴먼해킹으로 적절히 통제하는 방안도 있으니 차차 방법을 강구해야지. 이런 방법으로 할 경우에는 부작용도 그리 크지 않은 편이고.’
수지는 실종자를 이용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인정하고 다른 방식을 검토했다. 하지만 그럴 경우 고용된 자들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쉽지 않아 고민이었다.
시간은 참 빨리도 흘러갔다. 3월 11일 지진이 발생하고 어느새 2주가 흘렀고 김세인은 공을 들여 유희원의 미국방문을 성사시켰다. 가기 전에는 다소 주저하더니 막상 고모할머니를 만나서는 오래 전에 알던 사이처럼 편하게 이야기를 했다.
결혼에 관해서 따로 이야기를 한 것도 같지만 둘 다 그에 관해서는 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바로 무슨 말을 했는지 묻기도 곤란해서 일단 나중에 기회를 봐서 묻기로 했다. 수지에게 물어도 되지만 자신의 소신을 어기는 일이라 참기로 했다.
김세인은 미국에 온 김에 조제프 레넌 TR 실리콘 CEO를 만났다. 그 자리에는 레이튼도 동석했다. 사전에 회사의 상태를 실사까지 하고 투자조건까지 어느 정도 협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수지도 열악한 상황이지만 소속 연구원들이 열성적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고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했다.
“50만 달러가 있어야 이후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광학센서, 음향센서, 거리센서 3종을 개발하고요?”
회사의 상태가 다소 열악했다. 아울러 투자금액이 너무 적어 그 정도로 제대로 개발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렇습니다. 현재 실험실 수준의 개발에 성공했고 시제품 개발 단계로 들어갔습니다. 40만 달러는 연구원 인건비이고 10만 달러는 샘플제작비입니다.”
“시제품 개발이 마무리되면 상용화가 가능한가요? 상용화를 하려면 얼마나 투자가 필요합니까? 그 때도 투자를 받을 계획인가요? 투자를 받지 못하면 연구실이 공중에 분해될 것 같은데요. 벤처기업이라고 하지만 너무 대책이 없어 보입니다.”
김세인은 든든한 투자가 없이 무모하게 도전하는 것 같아 질책을 하고 말았다. 그런 종합적인 장기계획이 없기에 드림호프에서도 투자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그런 것을 모르는지 똑같았다.
“시제품이 나오면 센서를 필요로 하는 업체에 영업을 하여 주문을 받으면 용도에 맞게 설계를 하여 파운드리에 제작 의뢰하여 납품하는 것이 팹리스 시스템입니다. 일반적인 메모리 반도체와 산업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기술영업이라고 해도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자금이 투자되어야 합니까? 제 생각에는 시제품개발비보다 많으면 많지 적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영업을 할 사람도 필요할 것이고 그러면 인건비도 배는 더 나갈 것이고.”
김세인은 이미 성공한 팹리스 몇 개의 사례까지 확보한 실정이었다. 유니콘 클럽으로 성장한 회사는 평균 1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비가 소요되었고 그 이후에야 겨우 흑자전환을 이루었다. 결국 제대로 성장하려면 그 정도 자금이 필요했다.
“하지만 초기에 많은 자금을 투자받는 것은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성공가능성이 있는지 불투명하고 둘째로 투자자의 지분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실험실 수준의 제품을 개발한 현재의 TR 실리콘의 가치는 200만 달러로 평가하고 50만 달러를 투자받으면서 지분의 20%를 준다고 했다. 그 자금으로 1년간 시제품을 개발하고 성공할 경우에 기업의 가치를 대략 2천만 달러로 평가하여 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고 20%의 지분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 식으로 몇 번의 투자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벤처투자의 정석이었다. 메이저리그에 가기 전에 루키, A, AA, AAA를 거치는 것과 상당히 유사한 구조였다. 어쩌면 지금 투자가 루키리그에서 싱글 A로 올라가는 단계나 비슷했다.
그렇게 해야 창업자나 1차 투자자, 2차 투자자, 3차 투자자 모두가 만족하는 지분배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
“초기에 550만 달러를 투자받는다면 얼마의 지분을 주어야 할까요? 투자를 받는다면 750만 달러의 기업가치일 것인데 최소 50% 이상의 지분을 주어야 합니다.”
어느 정도 타당한 이야기였다. 단계적으로 성공을 할 때마다 투자를 받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았다. 물론 그 기간 동안 창업자와 연구원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갈아 넣어야 하니 보상을 받을 필요도 있었다.
김세인도 그걸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런 경쟁 시스템을 거쳐 살아남기에 유니콘 클럽이 탄생하는 것일 수 있었다.
결국 50만 달러를 1차로 투자하기로 했고 2차 투자가 필요할 때 우선 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2차 투자는 다른 업체에서 받고 싶어 했다.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것 아닌가요?”
김세인은 계약을 마치고 나오면서 푸념을 했다. 한국인인 김세인은 긴 시간 동안 기다릴 인내심이 없었다. 하지만 레이튼은 오히려 김세인이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부집사인 캐시는 저택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김세인은 캐시와 자주 만나는 편이고 따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고모할머니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다른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드림호프도 엔화에 투자를 했다는 말이군요.”
김세인을 따라서 투자를 했다는 말이었다. 주가지수에 투자하지 않았지만 엔화 투자는 따로 진행했다.
“그렇습니다. 회장님의 보유한 자금만이 아니라 역외법인도 투자를 했고요.”
캐시가 보여주는 투자현황을 보면서 수지가 이런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에 조금 의아했다.
‘안전, 물리적인 위협이 아니라면 굳이 먼저 알려야 할 필요는 없다. 세인이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다.’
세인이 의구심을 가지자 바로 그렇게 설명을 하는 수지였다. 2,3 보호대상자인 고모할머니나 유희원의 사생활까지 김세인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하지 않았기에 그러했다.
“엔화 환율의 하락에 투자한 건가요?”
“당연하죠. 현물과 선물을 반반 나눠서 투자했습니다. 쏠쏠하게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캐시의 표현에 김세인은 웃고 말았다. 쏠쏠하다고 표현하기에는 고모할머니의 씀씀이가 컸다. 상세한 내역보다는 대략적인 것만 파악했지만 꽤나 금액이 컸다.
“일부 헤지펀드들이 투자를 했지만 월가에서는 일본 경제를 부정적으로 봐서 그런지 소극적인데 거금을 투자했군요.”
“회장님의 결정이었습니다. 일부 드림호프의 투자매니저들은 무모한 투자라고 반대를 하기도 했지만요.”
김세인의 투자가 성공했어도 그저 초심자의 행운이거나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직원이 있었다. 그들은 난데없이 나타난 후계자가 못마땅했기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었다.
그것이 시장전망에 대한 리포트에 반영이 되어 나타났고 투자에 대한 반대로 표출이 되었다. 결국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여 의사결정의 왜곡을 유도했다.
“그런 투자매니저들이 회사에 남아 있다면 문제가 아닌가요? 투자매니저가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면 회사에 엄청난 마이너스를 불러올 것입니다.”
“그렇죠. 그래서 계속 부정적인 의견을 냈던 투자매니저는 전부 다 감봉조치를 취하기로 했어요. 논리가 아닌 감정적인 리포트를 제출하고 지시마저 거부했으니. 징계위원회에서 소명절차를 거쳤고요. 그들은 사적인 감정을 반영한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요. 대상자 6명 중에 4명은 그 조치에 불복하고 퇴직을 했어요.”
“당연한 조치이군요. 두 명은 감봉조치를 받아들였어요?”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었다. 그걸 인정하지 못하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나가는 것이 고작이었다.
“사실 감봉이라 해도 고작 5주간 주급 100달러, 총 500달러였거든요. 단지 허튼 짓 말라고 경고를 한 정도이죠. 그걸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문제이죠. 사실 그들의 의견에 따라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기회를 놓쳤을 것이고요.”
실제는 리포트 때문이 아닌 투자지시를 거부하고 지침을 한 시간 어긴 것으로 내린 조치였다. 결국 시스템에 접근을 제한하고 다른 투자매니저가 거래를 담당했다.
“그러면 투자매니저를 새로 채용해야하겠군요?”
“급한 것은 아니에요. 투자매니저가 없다고 회사가 망하는 것은 아니니. 드림호프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주 많아요.”
“그렇다면 문제는 없겠군요.”
“참,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에요. 취임동의서를 작성해야 해요.”
그러면서 주주총회에 제출할 서류를 보여주었다. 사전에 만들어 놓은 서류에 서명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회장님이 보유한 드림호프 주식 30%를 증여하기로 했어요. 그를 위해 이번에 감정평가마저 신청을 했고요.”
비상장회사의 경우에는 주식의 액면가로 평가하는 방법도 있지만 회사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감정평가를 받아야 했다. 드림호프는 당연히 그 대상이었다.
“사실 이번 외환투자가 없었다면 절차가 간단할 것인데 그 때문에 엄청나게 복잡해졌고 세금도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수익이 커지면 그만큼 회사가치가 올라가고 지분의 가치도 올라갈 것이니 당연하죠. 세금은 재산이 있고 수입이 있기에 내는 거죠.”
김세인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돈은 언제라도 벌 수가 있지만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하다가 발생하는 문제는 이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