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53
53. C0-정식사용자 (3)
김세인은 혼자 있게 되자 현재 진행되는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했다. 최근에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져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행히 수지가 있어 소식을 듣는데 지장은 없었다.
‘박민상은 어떻게 되었어?’
‘현재 신부전이 진행되어 제 기능을 거의 못하는 상황이고 그 때문에 몸이 퉁퉁 붓는 상황이다. 투석까지 진행하지만 다른 장기들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혼수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패혈증이 심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다른 자들도 작업을 하고 있지만 기저질환이 많지 않고 기본 체력이 있는 편이라 아직은 위독한 수준은 아니다.’
전·현직 국회의원 다섯 명이 전부 다 입원을 했다. 각종 부패스캔들이 폭로되고 고소고발이 난무하자 병원에 입원부터 하고 있었다. 실제로 건강이 좋지 않아 입원했는데 다들 위장 입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총 다섯 명 중에 셋은 일찌감치 입원을 했지만 둘은 위장 입원을 하는 것은 죄를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집에서 버텼는데 결국 몸 상태가 더 나빠지니 견디지 못하고 입원했다.
‘박민상은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냥 두어도 10일 이내에 처리가 될 것 같다. 더 손을 대지 않아도 호전되지 못할 정도지. 나머지 넷은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해. 2회 정도 더 조치를 취해야 확실히 정리 될 거야.’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조치를 취하면 독극물 주입 의혹이 생길 수 있기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작업할 계획이었다. 1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2회 작업하면 지금 박민상 수준으로 악화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부 다 그럴 생각이 아니라 상황이나 그들의 태도 등을 보면서 처우를 정하기로 했다.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검찰의 수사에 협조를 하면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어쨌든 응징을 당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죽을지 감옥에 갈지 선택해야 했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삶과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었다.
그들은 최소 살인사건 하나 정도는 연관이 되어 있었고 범행이 제대로 밝혀만 진다면 10년형은 거뜬했다.
‘고모할머니나 우리 측에서 개입했다고 의심하는 자들이 있어? 그러면 골치 아픈데.’
‘흔적을 찾고 있지만 다들 자발적인 움직임이라 의아한 기색이 역력한 실정이다. 동시다발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누군가 배후에서 조종한 흔적이 없으니 더욱 답답한 것도 같고.’
수지는 돈이 아닌 원한, 복수심, 신념을 건드려서 일을 추진한 것이라 어려웠다고 자화자찬을 했다.
‘휴먼해킹을 통해 대상자의 원한을 부추겨서 일을 진행했으니 쉽지 않았겠지. 보통 이런 일을 할 때는 돈을 뿌리거나 누군가를 강압하여 진행하는데 그렇지 않았으니. 더구나 이번에 움직인 자들은 돈에 움직이는 자들이 아니었으니.’
김세인도 어려운 작업이었음을 인정했다. 돈을 뿌려서 작업한 것은 아무리 은밀하게 작업해도 티가 나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
‘그 때문에 작업이 상당히 복잡했다. 기자에게 제보를 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은 작업을 해야 했으니.’
정보를 수집하거나 그걸 기자에게 제보할 때 안드로이드가 동원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제보를 받고 자발적으로 취재에 나서게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흔적이 남지 않게 모두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어?’
정식 단죄는 결국 공권력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렇게 하려면 수사가 진행되어야 했다. 하지만 검찰의 기획수사가 아닌 언론에서 시작된 스캔들의 경우 소극적인 경우가 많았다.
‘워낙 정황증거가 뚜렷하니 움직일 수밖에 없어. 언론이 밝힌 사실만이라도 조사할 수밖에 없지. 물론 언론에게 등 떠밀려서 수사를 해야 하니 검사들은 불만이 많지만. 죄를 밝히지 않고 덮으려고 할 경우에는 먼저 단죄를 해야지.’
‘나중에 곤혹스러울 것도 같아. 저들이 죽어버리면 공소권이 사라져 수사를 못하잖아?’
‘물론 그렇지만 다른 공범이 있기에 그들이 책임을 져야지. 거치적거리는 인물이 사라지니 수사하기 편하지. 더구나 워낙 다양한 범죄가 밝혀진 상황이라 한동안 그것들만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야. 더구나 이권만 있으면 개입한 상황이라 패배한 자들이 나서서 불법행위를 폭로하고 있어.’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고 각종 입찰에서 패배했던 업체가 작정을 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이미 끝난 일이라 문제가 있어도 덮고 지나갔지만 다시 거론이 되니 이권에 개입한 사실관계가 드러난 것도 많았다.
특히 시간이 흐른 후에 이루어지는 사후뇌물공여마저 속속 밝혀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다 끝난 이후에 은밀하게 협력의 대가를 지불하는데 다시 조사를 하니 드러났다.
‘이제 귀찮게 하는 자들이 일부 정리되면 그 이유가 나를 건드려서라고 소문이 나겠지? 물증은 없지만 심증이 있으니. 나를 건드려서 재수가 없다거나 천벌을 받았다는 말이 나올 것이고.’
‘그럴 거야. 그런 이야기도 떠도는 편이고. 하지만 그런 소문을 믿지 않는 자들도 많지.’
수지는 여전히 믿지 않는 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경출이라는 기자인데 김세인에게 광고를 강매하려던 자였다. 기사를 좋게 써준다면서 기사 형태의 광고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런 자가 편집장에게 불려가서 현재 일어나는 심상치 않은 일련의 사건을 전달받으면서 김세인을 상대로 진행하는 작업을 중지하라는 지침을 받자 반발하고 있었다.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입니까? 그놈아가 돈은 많지만 혈혈단신 혼자이고 부동산은 있어도 사람은 없어요. 얼마 전에 SI홀딩스란 회사 만들었어도 고작 10여 명이 불과하고 거물은 없어요. 한지석이란 변호사가 있지만 그리 영향력 있는 인사는 아니고요.”
“어쨌든 조심해. 돌아가는 판이 좋지 않으니.”
“걱정 마십시오. 적당히 알아서 처리할 것입니다.”
박경출은 기획기사의 대가이고 광고비나 금품협찬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굴복할 때까지 상대의 약점을 공격했다. 그러면서 몇몇 이권에 민감한 정치권 인사들까지 동원하기도 했다.
‘응징을 하기 애매해서 그냥 두었는데 뭔가 방법이 없을까? 한지석 변호사에게 기사를 검토하게 했지만 교묘하게 빠져나갔다고 하던데. 그자가 사무실로 와서 협박을 했지만 그것도 워낙 애매모호하게 말해 증거불충분이고.’
박경출은 기레기로 악명이 높지만 적절한 선을 지켜 처벌을 피했다. 그만큼 머리도 좋은 인물이었다.
‘방법은 정치인들처럼 처리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지. 안드로이드를 위장시켜 물리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건 파장이 클 것이고. 밤길 조심하라는 의미는 있겠지만.’
김세인은 황지원처럼 자신의 소신을 지키면서 응징하기 쉽지 않은 존재라서 짜증이 났다. 황지원이야 가진 것이 많아 그것을 빼앗는 것으로 복수하기로 했지만 박경출은 통장에 잔고 1500만 원이 전부이고 회사 근처 원룸에 살고 있었다.
‘기레기 짓을 그렇게 하면서도 돈도 별로 모으지 못한 건가?’
‘한 건에 잘 해야 200만 원 수준이니 그렇지. 회사에서 성과급을 받아도 15% 정도 받는데 금액이 크지가 않아.’
수지가 박경출에 대해서 조사한 내용을 말했는데 기레기 짓을 해도 아주 영세한 업자는 손대지 않고 있었고 잘 나간다고 하는 사람만 표적으로 움직였다. 아예 돈 나올 구멍이 없는 자는 건들지도 않고 있었다.
‘차라리 회유를 하여 적당히 이용을 할까? 휴먼해킹이 가능할까? EP나 정신력이 높으면 잘 통하지 않는다면서?’
‘쉽지 않은 상대야. 차라리 돈으로 회유하면 어때?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 돈값은 충분히 하는 것 같은데.’
기레기 짓을 하지만 아주 양아치는 아니어서 돈을 받으면 적당히 신의는 지켰다. 뒤통수를 치는 자는 아니었다.
‘그러면 한 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까? 그래도 안 되면 최후의 방법을 사용하겠지만.’
‘내가 작업에 들어가도록 할게. 안 되면 인터넷 신문사이니 회사 자체를 인수하는 것도 방법이지.’
수지가 자신이 직접 나설 것이란 말을 했다. 김세인은 일단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박경출 기자가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서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랐다.
한국에 온 고모할머니는 며칠 쉬더니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낮에 김세인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유희원과 같이 명승지 관광도 했다. 그런 다음 저녁 무렵에는 한국에 있는 지인들과 연락을 하여 만나기도 했다.
김세인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김아현의 호출을 받아 약속장소에 나가야 했고 거기에는 한국에서 근무하는 미국인도 있었고 재벌그룹의 인사들도 있고 정치권의 인사도 있었다. 다들 김아현과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한국의 상류층 인사들과도 안면을 익히게 되었다. 다들 김세인이 미국에서 슈퍼리치로 알려진 넬리 킴 회장의 후계자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실제로 만나자 관심을 보였다.
“여기는 RG그룹의 조인환 고문일세.”
그날도 연락을 받고 악속장소에 가자 나이 70 정도 되어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한때는 RG전자 사장까지 지낸 RG그룹 오너 일가였다. 20여 년 전에 RG전자 미주지사장을 할 때 친분을 갖게 되었는데 지금은 일선에서 은퇴를 한 상태였다.
“회장님의 조카손자라니 만나서 반갑네.”
“저도 유명하신 분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조인환 고문은 RG전자에 있을 때 다양한 성과를 거두면서 언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사람이기에 TV에서 자주 보기도 했었다. 그렇기에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낯설지가 않았다.
“애를 귀찮게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내가 직접 한국에 나올 수밖에 없었네. 한국이 좋아졌다고 하던데 여전한 것 같아.”
고모할머니가 한국에 온 이유를 단도직입적으로 언급하자 조인환이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구태에 찌든 사람들이 다 물러나지 않은 상황이고 그런 모습을 보고 배운 애들이 여전히 위에 있으니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여전한 실정입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얼간이들이 설치는 것 같습니다.”
조인환은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 변명을 하고 있었다.
“박민상이란 놈은 누구야?”
넬리 킴 회장이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묻자 조인환은 다소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누구인지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라 한 바탕 드잡이를 할 것인데 문제가 없는지 묻는 것이었다.
“여당의 중진입니다. 3선의원이고 검찰에 있던 자라 조금 귀찮은 구석이 많습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온갖 해코지를 하는 자라 다들 피하는 실정입니다. 다행이라면 요사이 그 인간에게 당한 자들이 나서서 실상을 폭로하고 고소고발을 하여 병원에 위장으로 입원한 상태입니다.”
김세인은 조인환이 위장입원이라고 하자 내심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양치기소년 이야기가 떠올랐다. 실제로는 다 죽게 생겨서 입원했지만 모두가 다 위장입원이라 말하고 있었다.
“김정훈, 이지홍, 성민도, 국회의원이란 작자들이 파리 떼처럼 달려들어 귀찮게 하고 있어. 다 악명이 높은 작자들이더군.”
그러면서 최근에 보도된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런 자들이 찾아온 이유가 뭔지 설명하기도 했다. 하나같이 개인의 비리나 범죄사실이 폭로되면서 대중의 눈을 피해 병원에 입원을 하거나 자택에 칩거를 하고 있었다.
“내년 총선을 대비하여 일찌감치 날뛰는 것이기도 합니다.”
선거에 임박하여 자금을 모으려면 문제가 되기에 벌써부터 선거자금을 만들려고 수를 쓰고 있었다. 그렇게 모은 자금을 뿌려야 공천을 받고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내 이놈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야. 막가는 늙은이가 작정하면 얼마나 독한지 알려주고 말 것이니.”
넬리 킴이 아무런 상관도 없는 조인환에게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경고를 전하라는 말이기도 했다. 또한 다른 자들에게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러면 지금 진행되는 일이 회장님이 나선 일입니까?”
조인환은 현재 진행된 폭로와 고소고발이 넬리 킴 회장이 진행하는 일로 알고 있었다.
“나와는 상관없이 진행되는 일이야. 내가 나섰다면 이 정도가 아니지. 이제부터 나도 본격적으로 나설 생각이야. 나야 돈 밖에 없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버릇을 고쳐놓을 생각이야.”
조인환은 넬리 킴이 보자고 해서 나왔는데 덤터기를 쓴 것 같아 걱정이 되는지 안색이 그리 밝지가 않았다. 대상자들에게 경고를 전하고 수습하라고 전달해야 하는데 중간에 끼여 애매한 상황이 될 것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