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55
55. C0-정식사용자 (5)
‘그런데 오늘 제사를 지내면서 에스퍼의 총량은 변하지 않지만 에스퍼의 질이 높아졌다. 아울러 통제력도 향상이 되었다.’
‘진짜로? 그게 가능하다고? 믿어지지 않는군.’
‘그렇다. 순도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고 안정성도 높아졌다.’
김세인은 자신의 능력이 높아졌다는 말에 의아했지만 수지가 거짓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그 이유가 뭔지 생각했다.
그러다가 대충 이해가 되었다. 제사가 다가오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과 주변의 사람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는데 그것이 일종의 깨달음 효과를 낸 것 같았다.
‘막 E4 수준이 되었다. 에스퍼 총량과 순도만 따지면 C0 단계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그러면 SP, 마법만 익히면 된다는 의미이군. 혹시라도 네 수준에서 EMP를 방지할 수는 없나?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훈련이 가능할 것인데.’
‘그건 쉽지 않다. 규정상 어렵다. 외부에서 EMP 공격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방어를 하겠지만 세인이 발생시키는 것이다. 방법은 그걸 통제할 수준으로 올라서면 가능하다. 사실 지금 돕는 것도 규정을 상당히 완화한 면도 있다.’
‘훈련을 해야 통제할 수 있는데. 그렇지가 못하잖아?’
계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인적이 없는 곳은 없나? 한국에서라도 갈 수 있는 곳? 적당히 그런 곳을 찾으면 되겠는데. 500m 정도만 떨어져 있어도 그냥 노이즈 수준이잖아.’
‘그러면 시골로 가. 저녁에 경호원들을 따돌리고 외부에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 정도는 가능하잖아. 네 수준이라면 2~3일 정도 심야에 수련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결국 김세인은 주말을 이용하여 여행을 갈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 다음 주말은 약속이 있기에 그 다음 주에 여행을 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로든도 레이튼의 지시를 받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굳이 만나야 하나 싶어 만나기를 피했던 인물을 결국 만나고 있었다.
“이라크에서 보고 한 5년 만인가?”
“그렇습니다. 잘못한 놈은 찾아서 정리했지만 그 배후는 색출하지 못했습니다.”
포격 좌표의 오류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 누군가 중간에 고의로 바꿨다. 포격을 하는 경우 목표물의 명칭 대신 좌표만 불러주는 경우가 있는데 원래가 아닌 최종 끝자리가 달라졌다.
사고 이후 담당자들을 조사한 결과 작전계획을 타이핑한 자가 실수로 오기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분명 의도된 행위였다.
“작정하고 누군가 장난을 쳤는데 알 수 없지. 그 목표가 누구였는지도 모르겠군. 나일 가능성이 높지만.”
오폭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다. 결국 로든부터 연대장까지 전부 다 군복을 벗어야 했다. 그들 전부가 피해자였다.
“범인이 중간에 실종된 상태입니다. 그런 일을 비일비재하니 선배는 관심을 두지 마십시오. 그보다 나를 만나자고 한 것은 최근 시끄러운 일 때문입니까?”
라이튼 휘클리가 먼저 용건을 짐작하고 반문했다. 로든이 한국에 왔지만 다른 사람은 만나면서 그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연락을 했으니 짐작이 가능했다.
“그렇지. 자네까지 개입시키지 않으려고 했는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서 말일세. 한 번 자네가 움직였으면 해서. 넬리 킴 회장의 일은 단순한 개인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한국에서 투자해서 번 금액만 해도 20억 달러 가까이 수익을 냈다는데 사실입니까? 소문에는 너도 나도 그 돈을 노린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심각합니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여기저기서 찔러보는 판국이야. 한 번 사고가 나면 그 이후에는 조직의 논리에 입각하여 행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조직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진상을 은폐하는 경우도 많고. 그 전에 예방을 해야지.”
“한국 정치권에 경고를 해달라는 말입니까?”
“사고가 나면 두 나라 사이의 외교 관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위에 한 번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어떤가?”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누군가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닙니까? 지금 벌어지는 일은 넬리 킴 회장님의 작품이 아닙니까?”
라이튼 휘클리는 현재 벌어지는 스캔들의 폭로가 로든이 속한 넬리 킴 회장이 손을 써서 작업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일이 터지는 것은 배후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
“우리는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야. 누군가 일을 벌이고 있어. 그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우리 쪽이 덤터기를 쓸 수도 있고. 이간질에 당할 수도 있고.”
로든이 아니라고 말하는데도 믿지 않는 기색이었다. 그런 일은 은밀하게 진행하는 일이라 직접 했어도 인정할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넬리 킴 회장님의 일이라 우리 회사에서 관여할 명분은 있으니 위에 보고하는 것으로 하지요.”
로든은 말을 마치고 적당히 사무실 운영비에 보태라고 봉투 하나를 전달했다. 전이라면 그런 일을 하는데 거부감이 강했지만 민간인으로 활동하다보니 이제는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내가 보건데 넬리 킴 회장님도 중요한 인물이지만 그 후계자인 김세인이 더 중요한 인물이라 생각하네. 그러니 자네가 한 번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언제 기회가 되면 만나보도록 하지요. 운이 좋은 것인지 진짜로 실력이 있는 것인지 판단이 되지 않지만요.”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이 좋은 자가 더 무섭다고 하지 않나? 이 바닥에서는 더 그렇다고 들었는데 아닌가?”
“그거야 그렇죠. 아무리 애를 써도 실패하는 작전이 있는가 하면 아무런 작전도 하지 않았는데 저절로 일이 해결되는 경우 있으니까요. 두 번이나 운이 좋다고 하기는 그렇죠.”
로든은 일단 김세인을 소개시켜준다는 말로 도움을 받아냈다. 그런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기에 더 후원이 필요한 면도 있었다. 위험한 일을 하는 상황에서 적당히 금전적인 지원을 받으면 일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지부장이 이라크에서 같이 작전을 하던 후배라서 협조를 받아낼 수가 있었습니다.”
“귀찮은 일을 피하자고 그쪽의 도움을 받는 것이 잘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없겠지요?”
김세인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한 마디를 했다.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는 것은 바로 효과를 내겠지만 그들이 적이 되면 그것만큼 불편한 것은 없었다.
“힘이 있음을 보여야 어설픈 도발이 없습니다. 한 번 일이 생기면 다들 만만하게 생각하고 공격해올 겁니다. 또한 문제를 일으키는 자들은 제대로 응징해야 건들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그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로든의 말에 김세인은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 사용하여 문제를 없애는 것이 최선이었다.
SI홀딩스의 이장우 사장과 최영석 이사, SI연구소의 황진우 연구소장은 법인설립을 서둘렀고 마침내 자본금 500억 원의 법인을 설립했다. 직후 김세인이 말한 경기도 광주시의 우대건설 아파트 부지에 대한 매입 작업에 착수했다.
“일단 500억 원을 제시했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시가 수준인데 프리미엄을 붙여 600억 원 정도를 원하는 상황입니다.”
“법정관리인은 만나 봤습니까?”
“일단 수익을 내는 것이 좋고 주변 여건상 당장 개발을 못하는 상황이라 매각에 긍정적입니다.”
이장우 사장이 현재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 구두로 보고를 했다. 혹시라도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일단 매입협상 자체를 함구하고 검토계획서도 작성하지 말도록 했다.
“연구원 채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법인이 설립된 상황이니 채용된 인원은 정식으로 출근해야 할 것인데.”
“총 45명의 고용계약을 마무리한 상황이고 20여 명의 채용승인을 진행 중입니다.”
김세인은 학교에 다니면서 총 5명의 연구팀장에 대한 채용을 결정한 상황이었다. 아울러 황진우 소장이 채용을 결정하여 통보한 인원에 대한 승인 요청을 받고 조사 작업을 벌였다.
그런 조사 작업은 SI홀딩스의 조사팀에서 진행 중이지만 실질적인 조사는 수지가 담당했다. 조사팀에서 올라온 자료는 겉으로 알려진 것에 불과했다. 그걸 기초로 수지가 검증했다.
그 덕분에 SI홀딩스의 조사팀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밝혀내지 못한 치명적인 문제점을 김세인이 운용하는 또 다른 정보조직에서 파악했으니 비교가 되었다.
“임시로 쓸 사무실은 마련했죠?”
“물론입니다. 하남과 광주시의 경계에 있는 유한빌딩에 임시 사무소를 개설하고 자료조사를 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연구는 자료조사가 먼저 진행되어야 했다. 그런 다음 연구주제, 개발할 결과물을 설계하고 가설을 세워나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기에 당장 연구실이 없어도 시작은 가능했다.
“연구소를 세워도 실험 장비가 들어와야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 것인데 그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국내와 외국에 있는 업체에 정식으로 발주를 하고 보험계약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보다 업체 인수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셋 다 인수하기로 합의를 했고 세부조건을 협상 중에 있습니다. 큰 이견이 없으니 한 달 안에 마무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진행된 업무에 대해서 보고를 했다. 그걸 살펴보는 김세인의 얼굴에 곤혹스러운 기색이 어렸다. 생각보다 초기 투자금액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연구소건립 및 장비구입에 1500억 원, 업체 인수에 300억 원이 들어가서 1,800억 원이 소요될 것이고 운영자금으로 최소 200억 원이 필요하니 2,000억 원이 필요하군. 그렇다면 법인설립자금 500억 원을 제외하면 1,500억 원을 증자해야 하는데 SI홀딩스의 자산이 300억 원 밖에 없으니 거기부터 증자를 해야 하나? 어쩔 수 없지.’
김세인은 보고서를 살핀 다음에 세 사람과 증자에 대하여 논의를 했다. 셋 다 그 부분을 고민하던 상황이라 김세인이 먼저 언급하자 바로 이야기를 했다.
“SI홀딩스의 자산을 1천억 원 정도 증자를 한다면 연구소에서 필요한 자금 500억 원을 조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대출받기에는 신용도가 없어 문제입니다.”
“내 명의로 지분 25%를 인수할 것입니다.”
김세인은 SI홀딩스에서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 명의로 일부 지분을 소유하기로 했다.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지요.”
오너인 김세인이 그렇게 결정하자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에게는 어떤 형식이건 차이가 없고 일을 추진하는데 홀딩스에서 100% 가진 것보다 김세인이 일부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 나을 수 있었다. 특히 그런 결정에 황진우가 반기고 있었다.
“그러면 연구소 증자가 필요할 경우 개인 명의로도 출자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홀딩스의 경우에 절차가 까다로울 수도 있고요. 필요하면 먼저 가수금이라도 조치할 수 있고요.”
황진우는 김세인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하니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세인은 수지에게 로든과 만났던 지부장 라이튼 휘클리의 동태를 파악해 달라고 부탁했다. 도움을 요청했는데 배신을 하여 적에게 동조한다면 더 큰 문제였다.
‘다행이도 그런 조짐은 없다. 일단 비밀통신으로 현재 상황을 보고한 상태이다. 그 내용도 입수했다.’
그러면서 비밀통신문을 해독하여 보여주었다. 내부회선을 통해 일종의 암호로 보고가 이루어진 상황이었다. 그것도 바로 파악한 것을 보면 수지의 능력이 엄청난 것을 알 수 있었다.
내용은 넬리 킴과 김세인의 상황을 보고하고 어떻게 할지 지침을 달라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김세인이나 넬리 킴의 이력도 간단히 소개하고 있고 이번 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도 언급했다.
‘혹시 상부,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의 상황은 알 수 있어?’
‘본부장에게 보고가 올라간 상황인데 본부장이 랭글리본부와 협의한 후에 지침을 내릴 것 같아. 미국에서도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정무적인 판단을 할 필요도 있고.’
‘신속하게 지침을 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의사결정이 늦다니 저들의 일처리가 원래 이런 건가?’
‘그들 입장에서 이번 일이 시급을 다툴 정도로 급한 일은 아니라 판단한 거지.’
‘그 사이에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참. 물론 그 쪽의 도움은 기대하지 않았으니 상관없지만. 어쨌든 방해만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속편하지. 대신 일거리가 더 늘어서 문제이다. 더 많은 일을 하려면 네 등급이 올라야 한다.’
김세인이 부탁한 일을 처리하는 것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었다. 분명 에너지가 사용되는 일이고 수지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나 자원은 한계가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