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57
57. C0-정식사용자 (7)
“로든이 추진하던 일은 어떻게 되었나?”
고모할머니는 로든에게 질문을 던졌다. 에이전시가 원하는 대로 움직였는지 물었다.
“물론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고 한국에도 통보한 상황입니다. 그들이 수집한 정보를 전달했고 각 정당의 라인을 통해서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압니다. 아울러 대사관에서도 이번 일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요구한 상황입니다.”
“구속은 불가능하나? 면책특권이 있지만 회기가 아니면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도 아니고 입원했다고 구속을 못시키는 것이 말이 되나? 한국은 죄를 지은 자는 왜 이리 환자가 많나?”
“위장입원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진짜 환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박민상의 경우에는 혼수상태로 오늘, 내일 한다고 합니다.”
로든은 매일 미국대사관 직원과 에이전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중이었다. 물론 레이튼도 한지석 변호사를 만나서 귀찮게 했던 자들의 처리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천벌을 받았군. 우리 세인이가 운이 좋은데 귀찮게 했으니 당연히 그래야지. 네가 대운을 타고났는데.”
고모할머니가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이야기를 했고 레이튼이나 로든은 무슨 말인지 잘 몰라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 때에야 상황을 깨닫고 다시 영어로 의역하여 말을 전했고 둘 다 약간 멍한 표정으로 보았다. 너무 황당한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우연히 그런 일이 벌어진 거지. 어디 가서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 괜히 이상한 사람이 됩니다.”
김세인은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하자 얼른 수습을 하려고 했다. 진실에 가까운 말이지만 노망이 났다고 욕먹을 수 있었다. 고모할머니가 그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어쨌든 적당한 수준에서 지원할 방도를 찾았고 고소인에게 변호인을 소개해 주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수사기관에서 흐지부지 넘기지 못하도록 만들 겁니다.”
고소를 해도 고소인이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불기소처분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소를 하더라도 약식 기소를 하여 사실상 면죄부를 주기도 했다.
특히 피의자가 권력자나 재벌이라면 더 심했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언론을 동원하여 지속적으로 여론을 환기시켜야 했고 변호사를 내세워서 법리적으로 싸워야 했다. 그래야 제대로 기소를 하여 단죄를 할 수가 있었다.
“살인교사도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박민상의 경우 세 건이나 청부살인의 혐의가 있다면서?”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라 정황증거는 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증언이 있다고 해도 물증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에는 증거로 채택이 되지 않고요. 살인죄는 당사자이기에 입증이 가능하지만 살인교사는 입증이 쉽지 않습니다.”
레이튼이 한지석 변호사에게 들은 내용을 설명했다. 설사 살인을 교사한 증거가 있을지라도 살인 의뢰가 아니라고 부인하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가 되는 경우도 많았다.
“한국의 경우에 부패 스캔들이 드러나도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수사기관에서 중간에 그냥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우리가 나설 필요가 있다.”
꺼진 불도 다시 살피는 것처럼 철저하게 응징해야 후환이 없다는 말을 했다. 어설프게 시작했다가 나중에 반격을 당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자신과 주변을 위해 기회가 되었을 때 결단하라고 닦달했다.
“마찬가지로 황지원이란 자도 깨끗이 정리를 하거나 다시는 허튼 짓을 하지 않는다는 다짐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 에렌 허벌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상 로라라는 동업자의 얼굴을 봐서 놔두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리했을 것이라 말을 했다. 아울러 김세인을 만나기 전이었기에 의욕이 없어 무르게 처신했는데 그것이 실수였다고 자책을 했다.
“싸움을 겁내면 결국 누군가에게 짓밟히고 만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싸워서 이기고 끝을 봐야 한다. 그것이 너나 네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는 길이다.”
고모할머니는 김세인이 좀 더 모질어지라고 당부했다.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지 않고 지켜만 보는 태도를 질책했다.
“작살을 내야지. 너를 음해하고 주변을 염탐하고 있는 행동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같이 그럴 수는 없으니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버릇을 고쳐야지. 할 수 있는 것은 하면서 결과를 기다려야 해.”
“그러면 GH그룹 주식이라도 매입하라는 말씀인가요?”
“그렇다. 어느 계열사 지분 10% 정도라도 확보한 후에 귀찮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 정도는 능력이 되잖아? 능력이 되는데 왜 가만히 있어? 당하고만 있으면 그건 호구지.”
그런 다음에 레이튼에게도 그들을 응징하는데 한 손 보태라고 지시를 했다. 그것은 역외 법인에 있는 자금을 동원하라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김세인과 협력하여 작업할 것을 지시했다.
사실 수지와 같이 은밀하게 작업을 진행 중이었지만 그런 방식이 아닌 보이게 작업할 필요도 있었다. 주식을 매집하는 것은 불법이 아닌 합법적으로 응징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했다.
일행은 한동안 이야기를 하다가 각자의 침실로 들어갔다. 김세인의 성격 때문에 열을 내서 그런지 고모할머니는 피곤한 기색이었고 그렇기에 바로 자리를 파했다.
김세인은 준비해온 책을 읽다가 11시가 넘자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사실은 잠자리에 들었지만 옷을 갈아입고 외출을 준비했다. 약 30분 정도 지난 후 조용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고 수지의 안내에 따라 주변의 야산을 향해 이동했다.
경호원들이 교대로 경비를 서고 있지만 에스퍼를 사용하는 김세인의 탈출을 알아차릴 수는 없었다. 자신의 집에서도 은밀히 탈출할 수는 있지만 연습할 적당한 장소가 없었다.
마침내 20여 분 정도 이동하여 한 골짜기에 도착했다. 산의 정상이 아닌 골짜기로 이동한 것은 지형지물이 EMP의 확산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었다.
김세인은 격투술과 검술을 전개하여 에스퍼의 운용이 원활해지자 마법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밤이라 불 마법은 전개할 수 없었다. 마법을 전개하면 에스퍼가 고갈되기에 바로 라이트닝계열 마법을 전개했다.
김세인은 기본 라이트닝 마법부터 전개하다가 차츰 마법을 약하게 전개하기 시작했다. 라이트닝 계열의 마법은 마도공학의 입문을 위해서는 반드시 익혀야 했다. 그렇게 하려면 강하게 내리치는 것이 아니라 약하게 실처럼 내뿜어 라이트닝 라인을 형성하여 마법진을 만들고 그것을 마법금속에 고정시켜야 했다.
‘현재 세인이 마법을 전개할 경우 500m까지 영향을 미친다. EMP의 발생을 줄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마법전개 시에 사용하는 에스퍼의 양을 줄여야 한다.’
마법이 발현하려면 적정량의 에스퍼가 필요했고 라이트닝 계열은 마법이 발현되면서 EMP가 발생했다. 결국 EMP를 줄이려면 사용하는 에스퍼의 총량을 최대한 낮추어야 가능했다.
‘일단 지금의 10% 정도까지 줄여야 한다. 그 이후에 실처럼 가느다랗게 라이트닝 라인을 형성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연속하여 10여 회에 걸쳐 마법을 전개하자 에스퍼가 고갈되어 간당간당했고 그 때부터 진짜로 총량을 줄이는 훈련을 시작했다. 에스퍼의 양이 적기에 최소한의 에스퍼를 사용하여 라이트닝마법을 전개하는 노력을 했고 그러면서 요령을 터득했다.
무려 세 시간 가까이 마법을 전개면서 훈련했다. 마침내 처음 전개할 때의 에스퍼 총량보다 10% 정도까지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나니 이미 새벽 4시가 지난 상황이라 그 정도로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갔다.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다시 여행을 했다. 설악산으로 가서 산 아래에서 간단히 구경을 하다가 점심을 먹고 계곡에서 놀다가 산을 넘어 속초로 갔다.
속초에 갔다가 다시 펜션에 묵기로 하고 전날처럼 움직였다. 저녁을 먹고 간단히 펜션 근처를 산책했다. 이번에도 밤 11시경에 잠자리에 들었고 이후에 펜션을 탈출하여 인적이 없는 곳으로 이동했다.
전날 에스퍼 총량을 줄이는 훈련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바로 되지 않아 약간의 복습시간이 필요했다. 이후에 에스퍼를 변환하여 실처럼 가느다란 라이트닝 라인을 형성하는 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라이트닝 마법이 발현되었지만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마법의 발현이 지체되고 그렇게 하자 라이트닝 라인이 모양을 이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가락 굵기의 형상이었지만 몇 번 시도하자 점점 가늘어져 철끈 정도의 두께가 되었다. 그렇게 되자 수지가 길게 뽑아내라고 하여 1m 정도까지 뽑아낼 수가 있게 되었다.
‘더 멀리 보낸다고 생각해. 저기 3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를 향해 발출해. 의지, 정신력으로 연결을 해야 해. 의지가 구현되면 적당히 가늘어질 거야.’
김세인은 한동안 헤매다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한동안 연습을 하다가 새벽 4시가 지났다고 하여 다시 멈추었다.
‘아차, 오늘은 EMP가 영향을 주는 거리는 얼마나 되지?’
‘아직 반경 15m 정도는 영향을 미쳐. 5m 이내에서는 전자제품을 고장 낼 정도이고. 너도 그건 느낌으로 알 것 같은데.’
‘대충 알 것도 같아. 내가 에스퍼와 마법을 제대로 통제하면 EMP가 발생하지 않는 것 같더군. 아니 방향성과 범위를 통제하는 것 같아. 잘하면 돌아가서도 훈련이 가능할 것 같아.’
‘한동안 주의해야 할 거야. 내일 한 번 더 훈련하면 시내에서 훈련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거야. 물론 그렇게 하려면 라이트닝 계열의 마법을 전개하기 전에 다른 계열 마법을 전개하여 에스퍼를 대부분 비워야하겠지만.’
에스퍼가 많이 있을 때는 여전히 약하게 전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부 고갈이 되어 약간 남았을 때만 실수를 하지 않고 라이트닝 라인을 형성할 수가 있었다.
펜션에 가니 경호원들이 야간 불침번을 서고 있지만 김세인의 침투를 막을 정도는 아니었다. 일반인이 침투하기 어려운 경로로 침투를 했기에 들키지 않고 들어갔다. 사실 높은 담을 뛰어 넘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 그런 부분의 경계는 느슨했다.
다음날도 동해안 관광을 하고 난 다음 강릉 외곽의 펜션에서 머물렀고 전날과 동일하게 저녁에 나와 라이트닝 라인을 변화시키는 훈련까지 마무리했다. 대략 2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연결할 수가 있었고 여러 줄기를 동시에 뽑아내는 것까지 성공했다.
‘다음에는 이걸 곡선으로 만들어야 해.’
실을 감는 것처럼 라이트닝 라인을 변화시켜야 했고 그것을 일정한 규칙성을 갖도록 모양을 잡아갔다. 몇 번 시도를 하여 어렵게 성공했고 하나가 아닌 두 개를 가지고 옷감을 짜듯이 작업을 하거나 꽃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아직 멀었어. 라이트닝 라인을 형성하고 변화를 한다고 해서 마도공학에 입문한 것은 아니야. 그저 입문할 준비가 된 정도에 불과해. 라이트닝 라인을 자유롭게 통제하여 마법진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을 마법금속에 고정시켜야 하니.’
‘마법금속이 반도체 역할을 하는 거야?’
‘반도체 역할만이 아니라 고도로 집약하면 인공지능의 기능도 할 수 있지. 반도체는 식각을 거쳐야 하지만 이건 원자나 분자구조에 그대로 담는 것이라 훨씬 제조가 용이하지. 어떻게 보면 USB에 파일을 저장하는 것과 비슷해.’
‘마법금속이 반도체 역할을 하는 것이군.’
‘그렇지. 그렇기에 마도공학의 중요한 한 축이 마법금속을 다루는 연금술이야. 지구에서 보면 재료공학이나 금속공학이 이에 해당이 되지. 반도체에서 식각을 하는 불화수소의 순도를 99.999%까지 높이고 다시 99.9999%까지 높이는 것처럼 금이나 텅스텐, 리튬 같은 순수금속이나 합금의 순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 하지만 마법에 있어서는 순도도 중요하지만 다른 한 가지가 더 중요해. 지구의 과학문명의 수준에서는 아직 힘들 거야.’
‘그게 뭐지? 순도 외에 다른 것도 있어?’
‘입자의 균질성, 원자나 분자단위에서 동일한 원자나 분자일지라도 마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차이가 있지. 같은 금 원자일지라도 차이가 존재해. 물 분자도 구성하는 수소나 산소의 마법적인 성향이 다르지. 그것에 대해서는 시간이 나는 대로 알려줄 거야. 원자라도 다 같은 원자가 아니야. 마치 사람이라도 다 다른 것처럼 말이야. 그걸 균일하게 만들 필요가 있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규정을 이유로 말하지 않았잖아? 그걸 말해도 되는 거야?’
‘말해도 되지. 왜 말해도 될까?’
수지가 장난스러운 어조로 질문을 던졌다.
‘설마? 내가 C0 등급이 된 거야? 정식 사용자가 되었어?’
그런 언질을 사전에 받았기에 수지의 태도에서 바로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확인을 했다.
‘맞아. 마침내 기준에 맞는 라이트닝 라인을 만들었고 그걸로 조건이 충족되었어. 에스퍼 총량이나 정신력, 무력, 마법 모두 통과가 된 거지. 물론 지적능력은 세인의 학습수준이 높아 시작할 때 이미 충족을 한 상황이고.’
‘정식 사용자가 되면 뭐가 달라지는 거야?’
‘일단 우주선 안에 있는 승무원 대기실을 이용할 수가 있지. 물론 C급 일반 승무원 대기실이지만. 하지만 세인은 주 사용자이기에 함장이 보유한 일부 권한도 부여가 되고. 거기다 승무원이 훈련할 때 사용하는 훈련장도 사용이 가능하지. 각종 편의시설도 사용이 가능하고.’
‘지금 우주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너무나 궁금하다.’
‘가능은 한데 당장은 문제가 있어. 대기실에 들어가면 우주선 출입 관련하여 몇 가지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게 한 시간 정도 시간이 걸려. 이미 새벽 4시가 넘었는데 그걸 하다가는 세인이 사라진 것을 들킬 수 있지.’
김세인은 우주선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했지만 나중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결국 다시 펜션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