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58
58. 우주인 (1)
월요일 강릉에서 오전 관광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서울로 돌아왔다. 금요일부터 시작한 3박4일의 여행이 끝났고 집에 당도하자 유희원이 다른 경호원들과 같이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히 저녁을 같이 먹고 집에 가기 전에 유희원과 따로 이야기할 시간을 냈다. 계속 전화를 했지만 여전히 아쉬웠다.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집에 무슨 일이 있었어?”
집안일이라고 했지 자세한 내막은 말하지 않았기에 따로 자리를 하자 그 사연을 물었다. 유희원이 한동안 말이 없이 망설이다가 말문을 열었다.
“특별한 것은 아니고 일요일이 예원이 생일이었어. 그냥 여행을 가면 좀 그런 것 같아서. 그래서 말하지 않았지. 나도 같이 가야한다고 하면서 여행을 나중으로 미룰까 걱정도 되고.”
“그걸 알았다면 예원이 생일선물이라도 보냈을 것인데.”
“적당한 선물을 주었으니 걱정하지 마. 사실 할머니에게 받은 선물 하나를 주기도 했으니. 그냥 모른 척 해.”
여동생의 생일이라면 중요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어서 말하기가 조심스러웠던 것 같았다. 고모할머니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집안일이라고 얼버무린 것 같았다.
“그런 일이 있으면 그냥 말해. 괜히 나나 고모할머니 이상한 사람 만들지 말고. 그걸 이해하지 못할 거라 생각한 거야?”
“그건 아니지만 조금 그렇잖아. 고모할머니의 연세도 많은 편이고. 누군가 옆에서 수발을 들어 주는 것이 좋을 텐데.”
“어쨌든 앞으로 그러지 마. 예원이랑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우리 날 잡은 사이야. 그래서 너도 기일에도 왔던 것 아니야?”
“그건 그렇지만. 알았어. 앞으로는 말할게. 사실 결혼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생일이고 내가 결혼하면 우리 가족끼리 모이는 것도 마지막일 것이니….”
김세인은 그런 말에 유희원이 여전히 거리를 두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라고 할 성질의 것도 아니기에 김세인은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탓하거나 뭐라고 말하는 것도 우스웠다.
“알았어. 그걸 굳이 말하려고 하지 마. 무슨 의미인지 아니까.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는 일이라 생각해. 조금씩 알아가는 거지.”
김세인은 유희원의 말을 들으면서 사는 것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절감했다. 둘이 있을 때는 편하지만 가족이라는 문제가 개입되자 고려할 것이 많았다. 그렇다고 더 말을 해서 득이 되지 않기에 그냥 어깨에 손을 얹어 끌어당겨 가볍게 안아주었다.
유희원도 김세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면서 가만히 있었다. 서로 가벼운 스킨십을 가졌지만 더 나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까 분위기가 왜 그랬어?”
조금 기분이 가라앉아 보여서 그 이유를 물었다.
“그냥, 매일 너를 보다가 3일간 보지 않으니 허전해서. 매일 전화를 했지만 따로 있으니 그렇고. 그냥 같이 따라서 여행을 갔어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족들과 같이 있지만 전처럼 재미가 있지 않고 뭔가 겉도는 느낌도 들었어. 이래서 자식 낳아서 길러야 다 소용 없다고 하나 싶기도 하고.”
유희원도 며칠간 떨어져 지내면서 고민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에 대한 원망은 아닌 것 같아 그나마 안도했다.
김세인은 유희원을 데려다 주었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방에서 마침내 우주선 내부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는 것은 워프를 통해서 가는 것이라 특별한 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김세인이 눈을 감았다가 뜨자 넓은 대합실이 아닌 작은 침실이 나타났다. 승무원 대기실이라고 해서 넓은 공간을 상상했지만 진짜로 대기실이었다.
김세인은 한동안 수지가 지시하는 대로 절차를 진행했다. 그렇게 하여 정식 사용자로 등록했다. 그 과정이 꽤나 복잡했다. 신체 스캔도 하고 각종 테스트까지 다양한 것을 재차 확인했고 1시간 정도 지나서야 마칠 수 있었다.
“이 전투함에는 총 560개의 전투원 숙소와 50개의 승무원 숙소가 있다. 아울러 560개의 소형전투함도 있다.”
절차를 마무리 짓고 나자 승무원복장을 입은 여자가 홀로그램 방식으로 등장하여 육성으로 설명했다. 수지와 처음으로 대면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자 신기하기도 했다.
조금 야한 모습의 스튜어디스 형상이라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럽기도 했고 그런 모습에 수지가 웃기도 했다. 사람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라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아울러 소형전투함이 어떤 형상인지 홀로그램으로 보여주었다. 제원까지 보여주자 대충 어떤 크기인지 알 것도 같았다.
“반경 8m, 상하 4m 되는 원반형 형상이다. 우주로 나가면 0.1광년 정도 워프를 할 수 있다. 작전 반경이 대략 5광년 정도이기에 태양계와 인접한 항성계까지 커버가 가능해. 하지만 굳이 이 우주선을 벗어나 우주로 나가서 작전을 할 필요는 없어.”
“그러면 왜 필요한데.”
“항성계나 행성 내에서 점령이나 수색작전을 할 때 필요해.”
“사람이 직접 탑승해서 조종하는 거야?”
“생명체도 탑승이 가능하지만 안드로이드가 탑승할 수도 있고 무인으로 내가 운용도 가능해. 드론처럼 운용이 가능하다. 물론 드론처럼 생긴 소형 정찰기도 500개가 있다.”
그러면서 다섯 가지 종류의 소형정찰기를 보여주었는데 손바닥 크기의 드론이 300개이고 나머지는 기종 하나당 50개인데 가장 큰 것이 직경 1m 정도가 되었다.
소형전투함이나 정찰기도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 중에 하나만 출동을 해서 공격을 한다면 지구의 어떤 방어체계로도 방어가 불가능했다.
“지금 이렇게 서 있는데 항상 이런 상태야? 우주선이라면 상하가 흔들릴 수도 있어 보이는데. 각종 비품이 고정되어 있지만 일부는 그렇지 않는데?”
“아, 그건 중력발생장치가 있기에 가능해. 마법진이 우주선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에 상하가 고정이 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원심력 때문에 난리가 나지. 거대 우주선을 만들 때 가장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 중에 하나야.”
대충 이해가 되기도 했다. 반경만 2.5km 되는 우주선이 어느 한 지점을 중심으로 회전을 한다면 끝부분에서 발생할 원심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고 그걸 제어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공부해 봐. 물론 쉽게 해석할 수도 없고 이해도 쉽지 않을 거야. 그 때문에 중심 일부 지역만 생명체가 머물 수 있어. 나머지 지역은 가동을 멈추고 정지해야 출입이 가능하지. 물론 끝부분이라고 해도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 승무원 및 승객 전용구역이 중심부에 있다고 했다. 그 공간이 우주선의 10% 정도도 되지 않았다.
“저것은 뭐야?”
침대가 있는데 그 옆에 원통형 침대 같은 것도 하나 있었다.
“장기 수면장치야. 최소 유피르 제국 표준시간 100일부터 최장 30년 정도까지 수면을 취할 수 있지. 워프를 하더라도 은하를 가로지르면, 길면 20년 이상 걸리거든.”
그러면서 워프가 만능은 아니고 워프반동과 워프손실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 대략 100회 정도 워프를 계속하면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 시간이 100일 정도 소요된다는 말을 했다. 생명체만 아니라 우주선 자체도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회복시간이 1년 이상이었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단축했기에 그 정도라고 했다. 그렇기에 수면 장치의 기간이 최단 100일이었다.
물론 중간에 깰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최소 하루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수면장치에 들어가 있으면 워프반동이 최소가 되고 노화가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전투원의 경우 수면장치 사용시간만큼 정년이 연장된다는 설명도 했다.
“이 우주선에 보통 몇 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는 거야?”
“전투를 할 때는 함장 1명만 탑승을 하지. 인공지능인 내가 있기에 우주전쟁을 할 때는 그 이상은 필요가 없지. 특정 항성계로 개척단이나 다른 사람을 이동시키는 수송선 형태로 운용할 때만 전투원이나 승무원이 탑승을 해. 우주에서 전투할 때는 소형전투함을 운용할 필요가 없으니. 소형전투함은 주로 항성계 내에 저항세력이 있을 때 운용해. 지구를 정복한다고 할 때 이 우주선으로 전투를 하는 것은 효율적이니 못하니. 이 전투함의 주력 무기로 공격을 하면 지구 자체가 파괴되고 말 거야.”
“나는 여기만 올 수 있는 거야?”
“그건 아니야. 몇 군데 허가된 곳은 이동이 가능해. 보통은 워프로 이동하지. 개인구역은 바로 이동은 불가능하고.”
“밖으로 나갈 때는 어떻게 해?”
“여기 보면 마법진이 있지? 여기에 서서 워프라고 외치면 내가 알아서 이동을 시키지. 특별한 곳을 지정하지 않으면 이곳으로 워프 했던 장소로 이동을 하지. 하지만 원한다면 다른 곳으로도 워프가 가능해. 이게 쌍방향 워프게이트야. 지구 내라면 어디든, 어디서든 워프로 이동이 가능하지. 필요하다면 달 정도도 갈 수 있어.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장비가 필요하겠지만.”
“지구 내에 다른 지역으로도 갈 수 있다는 말이야?”
“물론이지. 필요하면 당장 LA의 저택으로 이동할 수도 있지. 필요하면 북극점이나 남극점으로도 이동이 가능해. 그냥가면 얼어죽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우주선 안에 다양한 의복과 신발 등을 비치해 놓아야 해. 우주인 슈트도 있으니 사용이 가능해.”
그러면서 우주인 슈트라고 하는 것도 보여주었고 침실 한쪽에 있는 옷장에 있는데 잠수복 비슷한 의복이 하나 있었다. 공기가 없거나 무중력 상태에서도 활동이 가능한 특수 장비였다.
“하루에 몇 번이나 워프가 가능해?”
“무한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사람은 무한하게 워프를 할 수는 없지. 워프반동이 있으니. 세인의 경우에는 연속하여 두 번 전개하는 것이 고작이고 그 후에는 6시간 정도 시간을 두어야 해. 그러니 하루에 5~6회 정도가 한계야. 네 몸이 워프반동이나 워프손실을 버티지 못해. 일반인은 한 번 워프를 하는 것도 심각한 피해를 주지. 방사선에 노출되면 인체에 상당한 손상이 누적되는데 그런 현상과 비슷해. 물론 그걸 방지하는 방법이 있는데 우주선 안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B등급으로 올라가면 얼마나 가능해?”
“대충 연속하여 4회 정도, 하루에 30번 정도까지 가능하지. 하지만 굳이 그렇게 많이 사용할 필요는 없지. 하루에 5~6회 정도만 사용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건 그렇지만 여러 번 사용할 필요도 있지. 만일 한국에 있으면서 미국에 가서 몰래 일을 보고 올 수도 있겠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몰래하는 것이라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면 되지. 드러내야 하면 그냥 다른 방법으로 이동해야지.”
순간 김세인은 안드로이드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드로이드는 얼마나 있는 거야?”
“딱 200기, 그 이상은 굳이 있을 필요는 없지. 하지만 C0 승무원은 딱 1기만 사용이 가능해. C1과 C2는 2기, C3는 3기, C4는 4기이지. 물론 나의 경우 우주선과 사용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안드로이드의 사용이 가능해.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그렇게 필요한 것은 아니야. 있다고 해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니. 지구에서라면 경호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니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아니면 세인 대신 대역을 내세울 필요가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
김세인은 10평 정도 되는 승무원 대기실을 둘러보고 난 다음에 다른 곳은 볼 수 없는지 물었다.
“함장실 중에 일정구역도 사용이 가능하지. 주사용자는 함장은 아니지만 사실상 함장이나 마찬가지이기에 함장대리, 선임승무원 사무실을 사용할 수가 있어.”
그렇게 말하고 김세인에게 워프를 위한 마법진에 오르라고 했다. 마법진에 오르자 워프가 작동했고 일종의 통제실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각종 모니터가 빼곡하게 있었다. 모니터에는 몇몇 장면이 보이고 있었다. 주로 소형정찰기가 사용이 되고 있었다.
선임승무원은 함장이 불의의 사고로 부재한 상황에서 정식 절차를 거쳐 함장이 임명되지 않았을 경우, 승무원 중에 가장 선임이 우주선을 지휘할 때 부여되는 명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