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6
6. 모하비 사막 (1)
김아현이나 김세인이 할 일은 별로 없었다. 각종 문서를 제출하고 승인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드디어 실종처리가 취소되고 주민등록까지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지.”
이런 일은 변호사가 작성한 서류에 서명하여 접수하고 본인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전부였다.
“다행이네요. 이제 법적으로도 친척임을 공인받은 거네요.”
“그렇지. 아직도 몇 가지 처리해야 하지만.”
각종 신고는 하나의 절차가 처리되어야 진행이 가능했다. 절차가 마무리 되어야 서류가 발급되고 그 서류가 있어야 접수할 수 있어 작성만 했지 접수도 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학교는 다음 학기에 등록하고? 굳이 그 대학을 졸업할 생각이야?”
“저야 병역도 마무리 했으니 한국에서 활동하지 못할 이유는 없으니 대학교까지는 한국에서 마칠까 합니다. 편입도 방법이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차라리 2년 정도 더 준비해서 건너가는 것이 어떨까요?”
고모할머니 마음이야 미국으로 같이 가서 지내고 싶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았다.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그게 편하다면 그렇게 하지. 미국에 온다면 스탠포드나 UCLA, USC나 UC버클리 정도가 좋겠지.”
“캘리포니아의 명문대학으로 간다면 좋겠죠. 그러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요.”
그렇게 말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식으로 가려면 준비할 것이 많았고 결국 앞으로 편한 생활은 어려웠다.
“너는 여자 친구는 없어. 연구 결과를 보면 배우자는 동일한 인종, 민족인 경우가 낫다는데.”
고모할머니의 말에 김세인은 뭐라고 대답을 할지 난감했지만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활동하더라도 외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나을 것도 같았다.
“제대하고 몇 개월이 되었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 때문에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잖아요. 그리고 심적으로 왠지 그러는 것도 부담이 되고요.”
“군대 가기 전에는 없었어? 헤어진 거야?”
“그런 것은 아니고요. 그냥 사귀지 못한 거죠.”
결국 계속 솔로인 것을 이실직고할 수밖에 없었다. 썸을 타는 경우는 있었지만 제대로 사귄 경우는 없었다. 여자를 만나도 말 그대로 만나기만 한 것이 전부였다.
“멀쩡하게 생겨서. 미국에 오기 전에 결혼할 신붓감이나 찾아봐. 가급적이면 한국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좋아.”
“그렇게 되면 좋지만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죠.”
“그동안 서울 시내는 돌아다녔는데 다른 곳도 가보자. 바다도 보고 산도 좀 보고.”
“그러면 지금 단풍이 한창이니 내장산으로 해서 남해, 부산으로 돌다 올까요? 아저씨들도 같이 가죠?”
처음에야 집사인 레이튼만 같이 온 것으로 알았는데 네 명이나 되는 경호원이 별도로 따라왔고 한국에서도 10여 명에 달하는 경호원을 추가로 고용하여 배치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집 주변에 밴 두 대가 상주하고 있었다.
“그것도 좋겠다. 강행군 하지 말고 천천히 돌다가 오자.”
노인이라 무리하게 움직일 이유는 없었다. 그저 천천히 관광을 할 생각이었다. 서류를 제출한 상황이고 그것도 처리가 되려면 최소 5일은 기다려야 했다.
김세인은 10월에 왔던 고모할머니와 같이 11월 중순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국에서 처리해야 할 일은 전부 처리를 했고 각종 서류를 한글과 영문으로 발급받았다.
“이 저택이 할머니 거라고요? 엄청난 규모인데요.”
“LA 시내에도 꽤나 큰 펜트하우스가 하나 있지만 굳이 번잡한 곳에 있기 싫어 여기에 집을 하나 장만했다. 건축비로 5백만 달러 정도 들였어.”
대지 가격은 그리 높지 않기에 대부분 건축비로 사용이 되었으니 완전 대궐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외관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고 내부도 아주 화려한 것은 아니었다. 대신에 중앙의 본관을 비롯하여 2층짜리 건물이 10여 동에 달했다. 건물마다 쓰임이 달랐다. 경호원이 머물기도 하고 사무실로 사용하기도 했다.
“여기도 LA에요?”
한국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한 후에 거리감이 사라졌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물었다. 또한 고모할머니도 김세인의 질문에 감추지 않고 사실대로 말을 해주었다.
“LA는 아니고 좀 떨어진 곳이야. 바스토라는 곳의 인근이지. 행정구역상 LA 카운티의 일부이고. 15번 고속국도의 중간이야. 공항에서 온 시간을 보면 서울에서 대충 천안 정도라고 보면 돼. 현업에서 은퇴한 후, 한 20년 전부터 여기에 살고 있다.”
지도를 보면 모하비 사막의 서쪽 외곽이었다. 인근은 온통 거대한 농장들이 있었다. 초겨울이지만 날씨는 여전히 따뜻하지만 주변은 다소 건조하고 황량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공기가 먼지를 머금고 있었다.
“포도 농장은 여기가 아닌 나파벨리라는 곳에 있다. 샌프란시스코 북쪽이지. 여기도 포도를 가꾸지만 와인이 아닌 식용이지. 일부는 오렌지도 가꾸고.”
농장의 면적이 넓어 지도가 없이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오래 근무한 직원들도 지도를 보면서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저택도 농장에 딸린 토지였는데 저택을 지으면서 농장과 필지를 분할했다는 설명을 했다.
“저기 있는 산은 꽤나 높지. 한국은 산에 등산로가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가 않아 올라가기 어려울 거야. 길이 없어. 등산로를 낼 수도 있겠지만 그럴 필요도 없고. 더구나 황량한 산을 올라갈 이유도 없고. 올라가다 붕괴라도 하면 위험하지.”
“요즘에는 한국도 산에 길이 사라진 경우가 많아요. 주민들이 사용하던 오솔길이 사람이 다니지 않아 우거져 막혔다고 하니까요. 등산로도 안식년이 지나면 다시 정비해야 다닐 수 있고요.”
“등산보다는 사막 트래킹이 그나마 나을 거야. 물론 농장만 한 바퀴 도는 것도 시간이 엄청 걸리겠지만. 차로 한 30분 달리면 진짜로 사막이야.”
그러면서 모하비 사막은 산이 아니기에 트래킹이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그것도 방울뱀이나 다른 위험한 것 때문에 혼자 가는 것은 위험하고 전문적인 가이드와 같이 다녀야 했다.
“내일이나 시간이 나면 근처나 한 바퀴 돌아보자. 드라이브를 하면 그 광활함에 놀랄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 김세인이 머물 방을 지정해 주었다. 방이 아니라 객실을 주었는데 일종의 호텔 스위트룸이나 마찬가지였다. 방도 세 개이고 거실도 넓고 화장실도 상당히 호화로웠다. 마치 넓은 아파트처럼 독립된 공간이었다.
“여기는 의상실로 쓰고 여기는 집무실이나 작업하는 공간으로 쓰면 될 거야. 그리고 주방도 있으니 음식을 하거나 라면 끓여 먹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되고.”
그렇게 말하고 냉장고와 라면 박스를 보여주었다. 냉장고에는 각종 과일과 술도 있었다. 물론 한쪽에는 한국 식재료도 있었다.
“당분간 여기를 네 공간으로 둘 것이니 한국에 가더라도 그렇게 알고 있어. 영주권은 바로 신청을 하자. 어떤 것으로 신청할지 검토 중이니. 서류를 접수한 후에 면접도 필요할 것이고.”
일종의 특례를 이용하여 최대한 기간을 단축하려고 한다고 했다. 특례가 여러 가지 있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려고 한다고 했다. 상속인 지정과도 맞물려 있다고 했다.
고모할머니는 장거리 비행으로 피곤한지 간단히 저녁 식사만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김세인도 침실로 와서 잠자리에 들었다. 비행기에서 잠을 자기도 했지만 막상 침대에 누우니 잠이 오지 않았지만 참고 자리에 누워있었더니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자 고모할머니가 먼저 일어나 있었고 같이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식당에서 요리사가 아침을 준비 중이었다.
식사를 마칠 무렵 전날 얼굴만 잠깐 봤던 중년 여인이 나타났다. 밤에 피곤한 상황이라 소개를 받지 않았었다.
“여기는 부집사인 캐시일세. 여기는 한국에서 온 내 조카손자, 세인 킴. 오늘 집과 농장을 안내해 줘요.”
캐시라고 하는 여인은 40대 중반으로 보였다. 비서 역할과 고모할머니가 여자이기에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일을 주로 처리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집사인 레이튼 크로마가 대외적인 일을 한다면 저택 내부의 일은 그 여자의 담당이었다.
“오늘 농장을 소개해줄 걸세. 같이 다니면서 설명을 해줄 것이야. 레이튼은 오늘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이고. 그렇다고 다른 애들을 붙이기는 그렇고.”
캐시 프로운이 저택을 한 바퀴 돌면서 간단히 설명을 한 후에 픽업트럭을 가져왔다. 농장 내부는 비포장도로도 많기에 일반 승용차가 아닌 트럭을 주로 이용한다고 했다. 더구나 먼지가 많아 승용차를 끌고 가면 세차를 하는 것이 귀찮았다.
“미국의 경우 면적의 단위는 에이커acre를 사용합니다. 우리 농장은 대략 1천 에이커 정도 됩니다. 가로세로 2마일 정도, 3km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중간에 농사를 짓지 못하는 돌산도 있고요.”
한 바퀴를 도는데 대략 10마일은 된다고 했다. 도로가 직선이 아니기에 8마일보다도 꽤나 더 된다고 했다. 그렇기에 일반인이 걸어서 돌면 하루 꼬박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정도면 가격이 얼마나 되나요?”
“그리 가격이 높지 않아요. 농지는 비싸야 1에이커에 2만 달러 정도이죠. 토지가격은 2천만 달러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각종 설비나 장비, 건축물 농작물을 합해서 2천만 달러 정도, 4천만 달러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그 외에 법인에 현금도 있고 부채도 있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언급하기 그렇습니다.”
외부에서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은 알려 주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았다. 고모할머니가 자세히 안내를 해주라는 말을 했지만 그런 내용은 말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았다.
농지로 개발이 된 곳은 가격이 꽤나 되지만 농지로 개발이 되지 않은 곳은 아주 낮은 가격이라는 말도 했다. 그런 토지는 가지고 있어도 아무런 이득이 없으니 당연했다.
더구나 사막기후라 광산이라도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자갈과 모래, 거기다 암석으로 된 토지를 농지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스프링클러가 없다면 농사를 짓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곳곳에 스프링클러가 있었다. 급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작물들은 그냥 말라비틀어진다고 했다. 관개수로가 없다면 이 지역은 농장의 개발도 불가능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기계로 모든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기계가 없다면 농사를 짓지 못합니다. 직원들을 고용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그래도 대도시인 LA 인근이니 직원모집이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죠.”
LA라는 도시는 인구가 400만 정도이고 인근 롱비이치나 애너하임을 합하여 광역 LA, LA 카운티(군)를 이룬다고 했다.
농장은 광활했다. 군대에 가기 전에 친구들과 같이 서해안으로 피서를 갔을 때 봤던 벌판처럼 넓었다. 지평선은 없지만 끝에 산봉우리가 보였다. 사방에 다른 농장과 창고가 보였지만 어쨌든 한 번도 보지 않은 경치였다.
캐시는 몇 군데 다니면서 안내를 했다. 일정한 포인트가 있는지 주저하지 않고 이동을 했다.
“농장 일은 농장장이 따로 있어서 그가 운영을 합니다. 저는 저택에서 근무하기에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회장님이 농장을 가끔 둘러보기에 같이 시찰을 합니다.”
농장장과 같이 시찰을 하지 않고 따로 둘러보는 편이라고 말을 했다. 그들이 타고 다니는 트럭을 주로 이용하기에 농장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알고 있다고 했다.
“매출액은 얼마나 되나요?”
“토지에서 나오는 산물의 매출액이 토지와 설비투자의 40%는 되어야 채산성이 맞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적자를 보기 마련이죠. 병충해가 심하거나 작물의 가격이 폭락하면 적자를 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곡물이나 작물의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적자가 커져 파산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는 말을 했다.
“저기는 시설재배를 하는 곳입니다. 돈이 되는 것은 시설재배인데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수급불안정 때문에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도 많고요.”
시설재배는 주로 식용으로 사용하는 각종 야채나 열매채소를 재배하는데 기술도 필요하다는 설명을 했다. 시설재배라고 하는 것은 한국의 하우스재배와 비슷했다.
처음에야 신기했지만 농촌이라는 것이 거기서 거기였다. 이런 곳에서 사는 고모할머니가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이런 곳에 와서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외진 곳에 살면 불편하지 않아요?”
“처음에야 조금 외롭거나 심심했지만 적응이 되니 오히려 좋아요. 오늘이야 이렇게 농장을 돌지만 저택에서 할 일도 많고요. 생각보다 일이 많아요. 여기 말고도 관여하는 일도 많고요.”
“다른 일도 해요?”
“직접 관리하는 사업체도 몇 개 있어요. LA에는 마트도 있고요. 빌딩이나 부동산도 관리해야 하고요. 다른 농장의 상황도 관리해야 하고요. 거기에 회장님이 투자한 업체의 주가도 살펴야 하고 필요한 사무 처리도 해야 하고요.”
저택을 옮긴 초기에는 전화와 팩스로 일을 했고 지금은 인터넷으로 모든 일을 처리한다는 말을 했다. 저택에 서버도 있다는 말을 했다.
“농장에 헬리콥터도 있어요. 급할 때면 사용을 하기도 해요. 전용기도 살까 고민했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아 보류했죠.”
돈이 없어서 자가용 비행기를 사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아 구입하지 않은 것을 강조했다.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정도로 재산과 소득이 있다고 했다.
“타보지 않았다면 회장님에게 말씀드려 보세요.”
헬리콥터가 있다니 타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한국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럴 기회가 없었다.
한편 김세인이 농장을 구경하는 동안 전날 외출을 했던 집사 레이튼이 돌아왔다. LA에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 외출했었다.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김아현은 레이튼이 들어오자 바로 질문부터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