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61
61. 우주인 (4)
‘그들은 혐의사실 대부분 밝혀진 상황이야. 그런데 여전히 증거를 은닉하고 법리적으로 저항을 하고 있어. 재판에 가면 결국 증거불충분이 되겠지. 세인은 그들이 죄를 인정하고 반성을 하면 살려주고 싶은 거야?’
‘그랬으면 하는데 그건 어렵겠지?’
그러자 수지가 몇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병원에서 아파 죽겠는데도 측근과 변호사를 불러 대책회의를 하면서 증거인멸을 하면서 증인회유나 협박을 모의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들을 어렵게 만든 사람으로 넬리 킴 회장과 김세인을 지목하고 기회만 된다면 보복할 궁리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 손을 써. 회복불능으로 만들어.’
김세인은 개전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 생각하여 사형선고를 내렸다. 자신이 그런 결정을 하고 실행할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지만 용서하고 풀어주면 나중에 어떤 보복을 할지 몰랐다.
‘알았어. 저들은 늦어도 2주 정도 지나면 정리가 될 거야.’
이미 자신을 노리고 방한한 킬러부터 소냑 일당과 에렌 허벌린, 박민상을 처리한 상황이기에 그들 넷을 더 제거하는 것도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두렵기도 했다.
‘독살설이 나돌지는 않아?’
‘각기 다른 병원에 흩어져 입원한 상황이고 증세도 모두 다 다르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공통점이라면 면역력 저하인데 그거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문제는 아닐 거야.’
‘어쨌든 넷이 다 죽으면 온갖 소문이 돌 건데 그건 걱정이야. 어쨌든 조용히 넘어가면 좋겠는데.’
‘차라리 적당히 소문을 내는 것은 어때?’
그러면서 무속에서 말하는 것들을 설명했다. 신벌이나 저주에 관해서 언급하면서 고모할머니나 김세인을 그런 존재로 소문내면 어떨지 물었다. 도시괴담 수준이지만 괜찮아 보였다.
‘그런 이야기가 돌면 귀찮게 하려던 자들도 꺼림칙하여 함부로 행동에 나서지 못할 것 같은데. 한두 번만 그런 상황이 더 벌어지면 미신이라 생각하면서도 다들 두려워할 것도 같은데.’
‘그러면 다음 대상은 벼락으로 처리하면 좋겠다.’
‘알았어. 일단 박민상의 장례식이 온 자들을 대상으로 휴먼해킹을 하여 그런 소문을 내도록 하지. 죄진 자 옆에는 죄진 자가 우글거리고 그들도 불안할 것이니.’
수지는 섬뜩한 내용을 말하면서도 평소와 다르지 않는 어조로 말을 했다. 김세인은 사람의 생사를 이야기하느라 여전히 조마조마한 마음인데 달라진 것이 없었다.
마정길 교수와 만나 부탁받은 일을 황진우와 논의하기 전에 슬쩍 유희원에게 이야기했다. 같이 학교를 다녔기에 다소 민감한 이야기지만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청탁일 수도 있지만 괜찮을 수도 있어 보이는데. 평가도 괜찮고 연구능력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들었어. 그래서 능력우선주의로 과제를 배정하자고 한 것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자기한테 불이익이 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지.”
보통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해고를 한 이후에는 앞길마저 가로막는 것이 일종의 룰이었다. 해고나 좌천을 시켰는데 그만두고 더 좋은 자리로 가면 징벌의 의미가 없었다. 그렇기에 온갖 음해를 하고 영향력을 행사하여 취업마저 방해했다.
“나한테 불이익을 준다고?”
“교수들이 학부생 하나 병신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잖아. 자기야 아무 힘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가잖아. 미운털이 박히면 이상한 짓을 할 수도 있지.”
유희원의 지적에 설마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었다. 교수에게 찍혀 고생하다 휴학하고 군대 가는 것은 룰이라고 할 정도로 과에 하나 정도는 있었다.
“그렇게 한다면 가만히 둘 수는 없지. 그런 일이 생기면 굳이 끝까지 다녀야 하나 싶기도 하고. 물론 그런 일이 발생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해야지.”
그렇게 말하면서 한편으로 사전에 유희원에게 말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일을 처리했다가 뒤통수를 맞고 대처를 하면 어쨌든 타격을 입었을 것 같았다. 그런 일은 없어야 했다.
“굳이 껄끄러운 사람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한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것도 모양새가 우습기는 하다. 필요하다면 채용을 해.”
유희원도 조건부로 찬성을 했다. 물론 여전히 걱정스러운 기색이기도 했다. 귀찮은 일은 피하는 것이 좋았기에 분란을 조장하라고 부추기고 싶지 않아 보였다.
“오늘 박민상이란 자가 죽었다고 하더라.”
김세인이 자리에 앉자 특이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가장 먼저 김세인을 표적으로 움직인 거물 정치인이니 고모할머니도 박민상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런 자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그건 어렵겠죠. 하늘의 심판을 피하지 못한 거라 생각합니다.”
김세인은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반응하면서 마정길 교수를 만나 나누었던 이야기나 김세인이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을 소지가 다소 있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조언을 부탁했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많이 발생할 것이다. 그런 것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안 한다면 그것만큼 멍청한 것도 없다.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피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네 판단에 따라서 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귀찮다고 해서 피하지마.”
고모할머니에게 상의를 하니 그렇게 말했다. 자신은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필요하면 역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 필요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런 것은 선악의 문제보다는 생존의 문제라는 식으로 강하게 반응했다.
“알았어요. 일단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아보고 판단하겠습니다. SI홀딩스와 황진우 소장에게도 상황을 파악하도록 하고요.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최종적으로 정리하도록 하죠.”
“물론 그들의 의견을 듣고 참고하는 것은 좋지만 휘둘리지 않도록 해. 사람이란 객관적으로 말하는 것 같지만 은연중 자신의 입장을 반영하여 말할 수밖에 없으니.”
김세인은 고민을 하다가 먼저 이장우 사장과 최영석 이사에게 상황을 말하고 조용히 상황을 파악하여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물론 그러면서 그들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피도록 수지에게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들이 어떤 보고를 하는지 살펴 그들에 대한 평가를 할 생각이었다.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심사숙고해야 했다.
서초한양빌딩 부동산 임대사업자 사무실에서 레이튼 집사와 같이 GH그룹의 주식을 매집하는 일에 대하여 논의를 하고 있었다. 사장실에서 유희원도 배제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레이튼이 수기로 직접 작성한 서류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종의 비자금이라 전자문서로 만들어 놓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는 조세 회피처에 만든 역외법인과 그곳에서 운용하는 자금의 내역이 적혀 있었다.
“전에 18억 달러 정도 되었는데 이번에 그 규모가 배는 커졌군요. 얼마 전 엔화에 투자해서 수익을 낸 것 때문인가요?”
고모할머니는 김세인이 거둔 수익에 버금갈 정도로 엔화투자로 많은 수익을 낸 상황이었다. ‘드림호프’나 본인 명의의 투자도 성공했지만 역외법인까지 투자하여 규모를 키웠다.
“고모할머니는 역외법인의 투자를 제가 관장하라고 하더군요. 가급적이면 명의도 제 앞으로 변경하고요.”
고모할머니의 재산 중에 역외 법인의 통제권도 이제는 넘겨받으라고 한 상황이었다. 이런 재산은 상속절차를 밟아서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권한을 넘겨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물론 현재 관리하는 레이튼은 주인이 아닌 관리자이지만 김세인이 없다면 주인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제대로 인수인계를 받으려면 레이튼의 협조가 필요했다.
“그거야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고 이번 기회에 정리를 하죠. 여름방학이 되면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죠?”
역외법인을 김세인의 영향 하에 두려면 김세인이 직접 나서서 신분을 정리해야 가능했다. 그런 작업을 하려면 직접 방문하여 작업할 필요도 있었다.
비자금을 관리할 때 비밀계좌에 보관하기도 하지만 역외법인을 만들어서 법인 명의로 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고 고모할머니는 그런 방식으로 일부 재산을 조성한 상황이었다.
“연구소 설립과 운영 정도가 문제인데 그거야 내가 없어도 진행이 되는 일이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면 몇 군데 같이 여행을 다니도록 하시죠. 몇 개의 새로운 신분도 확보하고요. 아마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상도 보고요.”
유령회사처럼 유령신분을 획득하고 그 신분으로 페이퍼컴퍼니의 소유자로 등록하면 되었다. 물론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위장을 해야 했기에 상당히 복잡했다. 그런 일은 상당한 스킬이 필요하고 인맥이 있어야 가능했다.
“그렇게 합시다. 그보다 이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지 결정하도록 하죠. 그 방법은 세 가지 정도죠?”
“일단 개별적으로 운용을 하다가 적절한 시점에 세인이 한국에서 운용하는 자금과 같이 행동에 들어가도록 하죠.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활동하기 유리한 면도 있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 운신의 폭이 넓을 것 같습니다.”
김세인도 레이튼이 운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기에 찬성했고 한국에 들어와서 GH그룹의 지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확보할지 궁리했다.
“괜히 지분의 가치만 상승시켜 GH그룹 오너 일가와 일부 주주의 자산만 불려주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레이튼도 섣부르게 나서다가 남 좋은 일만 시킨다고 걱정했다. M&A를 시도하다 실패하면 지분가치가 올라 그 과정에 제 3자가 이익을 보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지분 확보를 위해 쓴 돈 자체가 다른 자의 수익이 되었다.
“일단 한국에 들어올 때는 건전한 투자자로 위장을 하도록 하죠. 블루칩 주식을 매입하여 안정적으로 자금을 이동시키죠.”
그러면서 세 가지 방식의 자금 이동에 대해 언급했다.
“법인이 직접 진출하여 금융 사업을 전개하자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여기 3개 법인은 미국에 진출하여 금융업에 진출을 했고 정식으로 투자금융으로 영업 중이지 않습니까? 이들의 자회사를 서울에 만들어서 기관투자가가 되도록 하죠.”
기관투자가가 되면 유리한 점이 많았다. 각종 정보를 일반 투자자보다 훨씬 빨리 획득할 수 있었다. 그 외에 다른 기관투자가와 각종 거래를 교섭하는데 유리했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한국의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하여 GH그룹의 주식을 매집하는 것입니다. 금융업 면허가 없는 법인 명의로 증권계좌를 만드는 것입니다. 가용자금은 법인 하나당 5천만 달러 정도로 하죠.”
전형적인 외국인 투자자의 진출방식이었다. M&A를 할 때도 그런 방식으로 지분을 매집했다. 사후에 실질관계를 조사해도 동일인이라는 입증이 어려워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지막은 직접 투자, 그것도 경쟁업체에 투자하자는 말씀이죠? GH그룹과 같은 업종에 말입니다.”
레이튼이 먼저 그 방식을 언급했다. 이런 방식은 자금이 풍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조커 카드였다. 단순히 상장된 주식을 매집하는 것보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그렇습니다. 삼화C&S 같은 경우 GH유통의 강력한 경쟁업체이고 HY리조트의 경우에는 GH리조트의 경쟁업체이죠. 또한 SH전자의 경우에는 파운드리 회사로 GH반도체의 경쟁업체입니다.”
500억 정도씩만 직접 투자를 해도 제한적인 자원을 가지고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그렇게 하면 GH그룹이 자금을 빼낼 수 없도록 만들 수도 있었다.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유보금을 빼내 지분을 확보에 나서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면 세인은 어떻게 움직일 것입니까?”
“일단 제 계좌에 있는 자금으로 국내의 주식에 투자할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서 GH그룹의 주식도 최대한 확보하죠. 너무 많이 확보하면 주가가 너무 오를 수가 있으니 대략 5% 정도가 좋을 것 같습니다. 가급적이면 기관에서 보유한 지분을 블록딜로 넘겨받는 방식이 좋겠죠.”
김세인은 이미 수지를 통해 주식의 소유자를 파악해둔 상황이고 그 중에 당장 경영상태가 어려워서 수익을 실현해야 할 금융기관을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접근하여 약간의 프리미엄을 주고 넘겨받을 예정이었다.
“GH그룹도 세인이 나서면 마음이 급해지겠군요. 그런 사이 역외법인의 자금도 들여오고요. 시장점유율도 챙겨야지 지분도 챙겨야지 정신이 없겠군요.”
레이튼과 김세인은 세부적인 방향까지 결정하고 바로 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해 자칫 제살 깎아먹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