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7
7. 모하비 사막 (2)
“일단 로펌의 리엔 변호사에게 서류를 전달했습니다. 서류를 검토한 후에 처리방향을 정할 것입니다. 아울러 샌안토니오 병원에 검사의뢰를 했습니다. 변호사들 의견에는 이민국에서는 한국에서의 검사결과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물론 회복된 국적이나 혈연관계도 의문을 표명할 것이고요.”
“보수주의적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국정부마저 불신하는 것은 의문이군요. 하긴 워낙 사기꾼들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나도 그런 사람으로 취급할 것이라니.”
“변호사들 의견이지만 워낙 큰 재산이 걸려있으니 어쩔 수가 없을 것입니다. 물론 담당자가 달리 판단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판례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클라인 스미스 주지사는 뭐라고 합니까? 한국에 가기 전에 협조를 부탁했는데 말입니다.”
“최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연방의 권한이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자신이 나서서 반대하지 않는 정도가 최선이라고 합니다.”
“이러면 캘리포니아 희망재단을 다른 주로 옮겨야 할까요?”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요? 검사결과를 제출하면 달리 말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카 손자라면 그리 먼 관계도 아니고요. 그렇게 후계자를 내세우는 경우는 허다하지 않습니까? 잘 해결이 될 것입니다.”
“알겠어요. 이번에도 다시 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이군요.”
“직접 방문하여 공증인의 입회하에 검체를 채취해야 할 것입니다. 그나마 생전에 처리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만일 사후라면 골치가 아플 수가 있습니다. 법원에서 검사를 허가하지 않았을 것이니 말입니다.”
신빙성이 없다고 법원에서 검사를 허가하지 않으면 결국 증명할 방도가 없어 인정을 받을 수가 없었다. 검체를 채취하려면 유골에서 검체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것부터 문제였다.
그런 상황이 예측되기에 수속을 서두르는 것이기도 했다. 그렇게 재산을 강탈해가는 경우도 많았다.
“유언장으로 명시를 해도 인정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죠?”
“상속자의 동일성을 부정하는 경우도 있죠. 유언장에 언급된 사람과 실제 인물이 다른 사람이라고 부정하면 증명이 쉽지 않죠. 증거가 있어도 인정하지 않고요. 어떻게 하건 하자를 제기하고 그걸 관철하고요. 그걸 하라고 월급을 주는 거고요.”
당장은 그럴 의도를 보이지 않지만 막상 죽고 유언 집행의 단계에 돌입하면 돌변할 수가 있었다. 그렇기에 그 전에 문제가 될 것은 해결해 놓는 것이 좋았다.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해요? 권리는 없지만 자신들과 연관이 되는 일이라 뭐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인데….”
20년 전에 동업자들과 지분을 정리했지만 워낙 지분이 컸기에 아직도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곳도 몇 군데 있었다. 더구나 여전히 연락을 하는 상황이라 한국의 혈족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고 말았다.
“축하한다는 분위기이지만 뭔가 다른 것을 기대한 사람도 있던 것 같습니다. 회장님 사후에 지분을 헐값에 양도받을 것이라 기대한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경호를 좀 더 강화하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당분간 조심할 필요도 있습니다.”
레이튼의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20년 전에 LA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온 이면에는 경호를 하는 문제도 있었다. 두 번이나 원인모를 사고를 경험하기도 했고 누군가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과감히 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런 다음 회수한 자본으로 투자자로 변신을 했고 그 덕분에 엄청난 재산이 불어나기도 했다. IT관련 버블이 발생하기 전에 투자를 했고 버블이 발생할 때 정리했다. 그 후에 살아남은 종목에 다시 투자를 하여 지금은 지분가치가 부동산의 몇 배였다.
“한국의 동향은 어떤가요?”
“한유석 변호사와 연락을 했는데 아직 특별한 말은 없었습니다.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았고 설사 보도가 되었더라도 시간이 지난 일이라 그리 주목을 받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세금을 납부하고 등기를 완료한 것도 벌써 1주일 전이었다. 그렇기에 설사 보도가 되더라도 단신으로 끝날 것 같았다.
“한국도 이제는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출하지 않는 것 같군요.”
“그런데 세인은 어떻게 할 예정입니까? 한국에 있나요?”
김세인이 미국에 왔지만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한 것 같았다.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다들 궁금해 하는 편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올 생각인데. 내 생각에도 그것이 좋을 것 같고요. 나야 전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했지만 세인은 한국에서도 활동할 수 있고요.”
미래에 대해서 정한 것은 없지만 지금 당장 미국에 건너온다면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것을 인정받기 어려워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편입도 방법이지만 명문대학에 편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차라리 졸업하고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는 것이 나았다.
“그러면 경호원을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일이니 말입니다.”
“그 부분도 한유석 변호사에게 알아봐 주세요. 한국의 치안이 좋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취약한 부분도 있으니.”
모두가 총기를 소지할 수가 없는 것은 장점이지만 경호원이 총기를 소지하지 못하는 부분은 문제였다. 흉수가 불법으로 총기를 소지한 경우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언제 돌아갈 것입니까? 가기 전에 처리해놓겠습니다.”
“1월 중에 간다고 하니 그렇게 알고 준비하도록 해요. 여기 일을 처리하는 것도 한두 달은 걸려야 할 것이니.”
레이튼은 회장인 넬리 킴의 의사를 존중하여 매사에 만전을 기할 생각이지만 이런 조치에 불만을 가질 인사가 많기에 걱정이 되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자산가인 넬리 킴의 상속인이 등장하는 것을 싫어할 자들이 많았다.
농장을 둘러본 세인은 점심 무렵에 집으로 왔다. 고모할머니와 같이 점심 식사를 했다. 간단히 식사를 한 후에 같이 티타임을 가지면서 농장을 둘러본 소감을 말했다.
“조금만 잘못 경영하면 적자를 볼 수도 있겠더군요. 한국에서도 청년들이 귀농하여 영농 법인을 만들어서 성공을 하지만 나중에 큰 어려움에 봉착하여 파산하는 것처럼.”
“그래서 정리를 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농장장이 잘 경영을 하지만 실수할 수도 있으니.”
김세인의 우려가 기우는 아닌 것 같았다.
“시설 재배를 하던데 그건 노동집약적인 사업이라 리스크도 커 보이던데요. 판로도 문제이고 수급불안정이 발생하여 가격이 폭락하면 문제일 것 같던데요.”
김세인은 대충 보기만 해도 앞으로 어려울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다 어렵겠지만 농업은 큰 비전이 없었다.
“그것도 없으면 채산성이 맞지를 않으니 문제이지. 사내 유보금을 적립하여 리스크를 줄이고 각종 보험도 이용해야지. 보기에 쉬워 보여 시작을 했는데 쉽지가 않아. 무슨 사업을 하건 마찬가지이지. 하지만 실패할 게 두려우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지.”
“그렇기야 하지만.”
재산이 많다고 해도 언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여 사라질지 몰랐다. 농장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다면 문제였다.
“그렇게 걱정할 것은 없어. 다들 그런 쪽에 전문가들이니. 농장에는 일꾼들도 있지만 사무를 보는 사람도 여럿 있고 그들이 신중하게 검토하여 운영을 하고 있으니. 한국과는 달라.”
김세인이 걱정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피상적인 것만 본 것이라고 하면서 설명을 하기도 했다. 주변에 비슷한 농장이 많고 그들처럼 운영을 하는 것이기에 안정적이었다.
“그런데 나파벨리 말고 다른 농장도 하나 더 있지 않아요? 세 개라고 들었는데.”
“시간이 되면 샌프란시스코 쪽도 가보자. 그 주변에 같이 있으니. 거긴 밀농사를 하기에 그리 사람이 많지 않아.”
농사를 짓는데 가장 용이한 것이 밀농사라는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 가장 기계화가 잘 된 작물이 벼농사인 것처럼 미국에서는 밀농사가 그렇다고 했다. 벼농사보다도 훨씬 용이했다.
“그보다 오후에는 동쪽으로 같이 드라이브나 갈까? 사막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
“그렇죠. 간다면 모하비 사막 쪽인가요?”
“한국 사람들이 제일 신기하게 생각하는 자연경관이 열대 밀림과 사막이라는 것 같더라.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겠지. 한여름에는 차를 타고 에어컨을 켜도 푹푹 찌는데 지금은 초겨울이라 다니는데 문제는 없을 거야.”
“한 번 보고 싶기는 하네요.”
“가서 한 번 둘러보면 그걸로 끝이지. 이후에는 그게 그것이고. 나도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이제는 그저 그래. 바닷가에 처음 갔을 때야 신기하지만 조금 지나면 어디나 비슷하고.”
“그렇기야 하죠. 오늘 농장도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조금 지나니 똑같은 것 같아요. 시설 재배 쪽은 한국이나 비슷하고요.”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지. 하지만 사막이나 그랜드캐니언을 보면 다르지. 그랜드캐니언은 조금 거리가 있으니 나중에 가도록 하고. 일단 길이 난 곳으로 가서 둘러보면 되는데 현지 사람이 아니라면 보는 것이 쉽지 않을 거야.”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농장 직원 한 사람의 안내를 받아 출발했다. 모하비 사막의 목장 출신이라서 통행이 가능한 도로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내가 그 쪽을 가본지도 한 5년은 된 것 같군.”
캐시가 지프를 가져왔다. 트럭보다도 오프로드를 달리는데 좋다고 말했다. 사람도 6인까지 탑승할 수가 있었다. 농장 직원이 운전석에 앉았고 캐시가 조수석에 앉았고 고모할머니와 김세인은 뒷좌석에 앉았다.
또한 두 대의 지프가 추가로 따라왔다. 그들이 가는 곳이 오지는 아니지만 외부로 나가는 것이라 경호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 곳에서 공격을 받으면 위험하기에 상당히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도 그것을 알 수 있었다.
“고속도로로 가다가 빠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캘런 목장으로 가지요. 캘런 목장 주변까지 가면 볼만한 풍경은 다 볼 것이라 봅니다. 그랜드캐니언보다는 못하지만 레건캐니언도 비슷한 풍경을 보일 것입니다.”
“레건캐니언이요?”
“우리끼리 붙인 명칭입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인데 비슷한 지형을 가진 곳입니다. 그랜드캐니언이 가파르게 깎여 있지 않습니까? 캘런 목장 주변에도 그런 곳이 있습니다. 그랜드캐니언이 형성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형성된 지형입니다.”
사막을 본다는 것이 기대가 되었다. 모하비사막은 국립보호지역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기에 경내로 출입하려면 일종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지금 가는 곳처럼 허가를 받지 않고도 일반인의 통행이 가능한 지역도 있었다.
그들은 저택을 나와 농장 전용의 사도를 따라서 이동을 하다가 30분 정도 가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차가 그리 많지 않았고 황량한 벌판이 보였다. 중간에 돌산이 보였다. 나무가 없고 암석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