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78
78. 무기 상인 (3)
김세인은 고모할머니에게 자신의 정보력을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혹시라도 좋지 않은 일에 연루될까 염려되어 로사리오 켄팅턴에 대한 것을 슬쩍 물어보았다.
“그 작자, 상당히 음흉한 자라 인사는 하지만 그리 친하게 지내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내가 가지 않으면 안 될 아주 중요한 자리에는 꼭 나타나는 통에 가끔 얼굴은 마주치지. 내 와이너리 부근에 와이너리도 있고. 한데 중남미나 유럽에 자주 가 있어 자주 만나지는 않아. 나와 하는 일도 다르고.”
“듣기에 뭔가 뒤로 좋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던데 사실일까요? 무기 상인이라는 말도 있고 블랙랜스라는 PMC의 주인이라는 말도 있고요.”
“블랙랜스의 주인은 맞을 거야. 주류회사는 블랙랜스의 위장조직이라는 말도 있고. 그런 일을 하면서 뒤로 무기나 군수물자를 거래한다는 소문도 있고. 심지어는 멕시코 갱 두목과 이상한 파티를 한다는 말도 있으니.”
그러면서 나이 70이 되어서도 온갖 추문이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절대 가까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너무나 위험한 인물이라고 경고했다.
“고모할머니랑 친분이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군요.”
“그 잡놈을 안지 40년 가까이 되었으니 그런 말이 나올만 하지만 특별한 거래도 없었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뒤로 엄청나게 지저분한 짓을 하는 놈이지. FBI에서도 요주의 인물로 지정하여 주시하고 있어. 그놈이 하는 행동을 보면 에렌 허벌린 같은 놈이지.”
고모할머니도 그의 본색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중생활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간파하고 있었고, 연루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상류층의 모임에서는 만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요즘 중동에서 무기와 군수물자를 거래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사실은 어떻게 알게 된 거야?”
김세인이 그런 사실을 아는 것에 의아한 기색으로 반문했다.
“저도 나름대로 정보조직이 있어요. 해외 정보를 취합하다 보니 그런 내용까지 들어오더군요. 특히나 고모할머니와 연관이 된다고 생각하니 좀 더 알아봤고요.”
김세인은 자신의 정보조직이 따로 있음을 은근히 언급했다. 사실은 수지가 모든 정보의 출처이지만 정보조직으로 말했다.
“그래? 어지간한 능력으로는 그런 사실은 알기 어려울 것인데 제법 능력이 있구나. 언제 만든 거야? SI 홀딩스라는 회사에 그런 조직을 만든 거야? 위험한 일은 하지 마라. 피 묻은 돈을 벌어서 좋을 것 없다.”
“투자하기로 하면서 아는 사람을 영입하여 작업했죠. 분쟁에 개입해서 좋을 것 없죠. 그저 유가 선물을 조금 구입했어요. 상당히 올라서 꽤 돈이 되는 것도 같아요.”
중동의 불안이 커지면서 유가는 수직상승을 했다. 김세인도 유가에 직접 투자하도록 했고 수익을 내고 있었다. 물론 그런 상황을 파악한 수지는 단기 거래로 큰 수익을 내고 있었다.
“로사리오 켄팅턴과 접점은 없으니 염려할 것은 없다. 안에서는 멀쩡한 인간이니 위험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선량한 미국시민으로 행동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 안에서는 불법을 행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만일 미국 내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정보기관에서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김세인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일을 매일 보고받고 있었다. 이장우 사장이나 황진우 소장에게 전화해서 업무 현황을 파악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수지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임직원의 횡령인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특별한 조짐도 없었다.
고모할머니는 미국에 온 다음날 그렌 플로이드 드림호프 CEO를 해임하고 레이튼을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한국에 가 있는 동안 동태를 살폈는데 여전히 고모할머니와 김세인이 정한 지침에 불만을 표하며 소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했다.
“드림호프의 지분을 세인에게 전부 다 넘기라는 말인가요?”
레이튼은 김세인과 고모할머니를 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일부 지분은 넘길 것이라 봤지만 전부는 예상외였다.
“그렇게 하게. 내가 가진 현금도 절반 정도 넘기고. 그 정도라면 세금을 내도 문제가 없을 거야.”
드림호프는 고모할머니의 재산 절반 정도였다. 거기에 현금 50%까지 증여하면 전 재산의 60% 이상을 증여한다고 보면 되었다. 남은 재산은 현금 절반과 부동산, 투자회사 지분 정도였다.
“알겠습니다.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21%를 증여하고 나머지 49%를 증여하도록 하겠습니다. 편법이지만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기에 그렇게 분리하여 증여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세금이 줄어듭니다.”
21%와 49%의 분리 증여가 70%를 한꺼번에 증여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었다. 최대 주주 변동, 경영권 문제가 있기에 그런 꼼수가 필요할 수도 있었다.
“그거야 변호사들과 협의하여 진행하도록 해. 그냥 한 번에 통째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그렇게 해도 상관은 없지만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여러 번 하려면 번거로울 수도 있으니 그냥 해요. 나중에 세무조사를 나와서 귀찮게 할 수도 있으니. 포괄주의니, 실질주의니 해서 문제 될 수도 있으니.”
“알겠습니다. 세금은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분 증여에 관한 이야기가 끝나자 김세인이 나서서 운영 방향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종종 단타매매를 해도 괜찮은 종목의 목록과 투자 방법에 관해 지침을 주면 그대로 이행했으면 한다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제가 제법 미래에 대한 예측이 정확한데 한국의 SI 홀딩스에서만 진행하는 것은 아쉬운 것 같아서요.”
“그것도 괜찮은 방식 같군요. 회사가 안정이 되면 전담 직원을 지정하여 진행해 보도록 하지요.”
전임 CEO라면 김세인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기에 온갖 핑계를 대면서 하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레이튼은 김세인의 요구를 수락했다.
종종 몇 가지 종목을 통보하고 그것을 실시간으로 수신하여 투자를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다. 방법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그렌 플로이드가 투자한 것 중에 부실한 업체가 몇 군데 있는데 감사청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레이튼은 김세인의 말에 놀란 표정이 되었다.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어 조사할 예정이었는데 김세인이 먼저 그 점을 지적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별도의 정보조직이 없는 김세인이 그런 사실을 아는 것이 이상하다는 표정이지만 그걸 바로 묻지는 않았다. 고모할머니도 말이 없었다.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뭔가 있어 보였다.
“바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투자한 업체의 임직원이 횡령한 정황이 있으니. 물론 단순한 의혹일 수도 있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니.”
“단순 과실이라면 책임을 묻는 것이 가혹하지만 고의라면 끝까지 책임을 묻도록 하세요. 능력 있는 변호사들을 고용하세요.”
김세인은 느슨하게 운영되는 드림호프를 보다 효율적인 조직으로 바꾸기로 했다. 단순히 주요 주식 몇 종목만 관리하고 소소한 투자를 하는 식의 운영을 계속할 생각이 없었다.
“자기자본만 운용하고 타인의 투자는 고모할머니 자금만 유치하고 있는데 차후에는 타인의 투자를 받아 운용할 수도 있으니 그에 관련된 준비를 해주세요.”
김세인은 공격적인 경영으로 회사를 키울 계획이었다.
드림호프의 지분 증여가 진행되는 동안 김세인과 고모할머니, 유희원은 나파밸리에 있는 포도 농장을 방문했다. 작년에도 방문했지만, 그냥 살펴보는 정도였고 이번에 제대로 구경을 했다.
드림호프의 일로 바쁜 레이튼 대신에 캐시가 수행했고 역시 식사를 담당할 요리사도 동행했다. 그들이 같이 움직인 덕분에 김세인과 유희원은 고모할머니의 개인적인 수발을 들지 않고 별도로 관광에 나설 수도 있었다.
“저번에 말한 51구역을 살펴보고 싶다.”
야간 훈련을 마치고 난 후에 김세인은 그동안 잊고 있던 사실을 언급했다. 한국에 있을 때도 궁금했지만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할까 염려되어 조사하지 않았다. 미국에 왔으니 마침내 조사하기로 했다.
“그럴까? 사실 안드로이드를 침투시켜보려고 했지만 뭔가 걸리는 바가 있어 보류한 상태이다. 이런 작전, 전쟁이나 잠재적인 적군의 기지를 수색하는 경우, 함장이나 선임승무원의 승인 없이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가 없거든. 혹시라도 우주선이 여전히 작동되는 상황이라면 내 존재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맘대로 해도 되지 않아? 중동에서 다 하잖아?”
“위협적인, 즉 워프를 방해거나 우주선에 피해를 줄 정도의 강적을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적이 아니지.”
그런 설명을 마치고 안드로이드가 출동했다. 소형 정찰기가 배치되어 실시간으로 현장의 상황이 중계되고 있었다.
안드로이드는 은밀하게 접근하고 있었다. 그곳을 경비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닌 첨단 장비도 있었지만, 그걸 무력화시키면서 접근했다. 드론과 인공위성까지 동원하여 경비를 하고 있지만 그런 것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안드로이드는 소리 없이 지하통로로 진입해 들어갔고 대략 1km 정도 전진하여 지하광장에 도착했다. 엄청난 보안장치가 설치되어 있기에 침투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10여 분 만에 안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저기부터는 무선통신이 차단되는 공간이야. 일종의 마법 결계가 설치되어 있어 에스퍼의 왜곡이 발생하고 있어”
수지가 모니터의 한 지점을 빨간 원을 그려서 보여주었다.
“그러면 저기까지 밖에 들어가지 못하는 거야?”
“아니. 더 들어갈 수 있지. 저기 보면 굵은 케이블이 몇 개 있지. 무선통신이 되지 않아 유선으로 통신을 하기 위해 설치한 장치이지. 저걸 이용하여 안드로이드와 교신을 하면 될 거야.”
수지가 말하는 사이에 안드로이드가 에스퍼의 왜곡이 벌어지는 곳으로 진입했고 그때부터 오직 안드로이드가 보내오는 영상만 모니터에 나타났다.
지하광장은 화물선이나 항공기의 내부처럼 보였다. 수지는 조용히 상황을 살피고 있었고 안드로이드는 조심스럽게 탐색했다.
“우주선이야. 하이퍼 연합의 것으로 보인다. 우리랑 같이 온 것도 같아. 그래서 지구에 추락할 것도 같아.”
“고장이 났을 것이라 했지?”
“그래. 특유의 형상이 있는데 일치하는 것 같아. 그리고 입구와 표면에만 에스퍼 왜곡장치가 작동하고 있어. 사실 그건 우주선의 재질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야. 안에는 완전히 엉망이 되어 깡통이 된 것 같아.”
그러면서 안드로이드가 이동하면서 안의 몇 군데를 보여주었다. 기능이 서로 비슷한지 수지의 내부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우주선이기에 비슷한 형상이었다.
“뒤집혀 있기에 더 엉망이야. 원래 우주선은 중력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위치를 잡는데 추락하는 과정에 역방향이 되면서 더 이상한 모습이 되었어. 지붕이 사실은 바닥이야.”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을 듣고 살피니 위아래가 뒤집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의 높이가 다르고 문턱이 높아 이해되지 않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니 정상으로 보였다.
“뒤집힌 상태에서 30도 정도 다시 방향이 기울어진 모습이야. 그런 상황에서 내부의 모든 장치는 다 부식이 되었지. 금속으로 된 것만 빼고 전부 사라졌어. 미국 정부가 내부 탐사를 했어도 건진 것이 없을 거야. 일부 마법금속도 사라지고.”
“혹시 저 안으로 워프하여 들어갈 수는 없어?”
“가능해. 안전한 곳에 워프 포인트를 설치하면 에스퍼 차단을 해제할 수 있어. 기초적인 에스퍼 왜곡이기에 가능해. 우주선 재질은 고유한 에스퍼 파장이 있는데 그걸 맞춰야 통과가 가능해.”
“안에 사람은 없는 거야?”
“그런 것 같은데. 무인경비시스템만 있는데 그것도 작동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아. 건질 것이 없으니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아. 지금은 연구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금속을 제외한 모든 것이 부식되어 사라진 상황이니 탐사를 해도 도움이 될 것이 없어 보였다.
“오우, 뭔가 건질 것이 있어 보이는데. 내부의 크기가 이상하지 않아?”
화면에 표시되는 내부는 반경 200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건 승무원이 머무는 중심에 불과했다. 나머지 지역은 개방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