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79
79. 무기 상인 (4)
“보통 우주선은 이런 형상이야. 승무원이 머무는 구역이 가장 중심에 있어. 그래야 원심력을 받지 않거든. 중심에서 멀어지면 선회를 할 때 원심력이 커져 위험하지. 물론 중력발생장치가 작동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밖으로 외각에 창고가 있었다. 소형전투함의 격납고였다. 거기에 소형 정찰기도 보관했다. 한편으로 우주선의 동력장치도 곳곳에 있었다.
“격벽이 있어 아마 공개가 되지 않아 안에 그대로 있을 수도 있어. 파손이 되지 않은 소형전투함도 있을 수가 있어. 추락할 때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온전할 수도 있고.”
그러자 소형 정찰기가 격납고 안으로 투입되었다. 통로가 없어도 워프로 투입이 가능했다. 그러자 화면에 더 많은 장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직후 소형 정찰기와 안드로이드 몇 대가 다시 투입되었다. 바닥에 나뒹군 전투함도 있었다.
“보이지? 저게 바로 소형전투함이야.”
금속재질을 파악하여 마침내 안으로 워프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안드로이드가 소형전투함의 옆으로 가서 하나씩 살폈다. 뭔가를 하는지 수지가 잠시 대화를 멈추었다.
“다행히도 해킹이 가능할 것 같아. 암호가 걸려 있지만 강제접속이 가능해. 통제장치가 인공지능이 아니라서 제압을 할 수가 있어. 우주선의 인공지능이 살아있다면 통제를 할 것인데 사라진 상황이라 가능할 것 같아.”
“일부는 바닥에 떨어졌는데 고장 난 것 아니야?”
“그 정도로 고장이 난다면 운항을 할 수 없지. 우주선이 워프 반동을 흡수한 덕분에 크게 충격을 받지 않은 상황이야. 하이퍼 연합의 신기술을 엿볼 수 있기도 해. 걔네는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세부적인 부분은 많이 달라.”
수지가 신이 난 어조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기회는 거의 없고 김세인에게도 관련 기술을 전수해줄 수 있다고 했다. 유피르 제국의 기술이 아니라 획득한 것이기에 제약이 없다고 했다.
“다 가져와야겠어. 나중에라도 차단된 격벽을 뚫으면 저것들이 발견될 수 있고 그러면 해체가 될 수 있고 신기술이 알려질 소지가 다분해.”
“분석이 가능할까?”
“어느 정도는 가능할 거야. 소형전투함에 적용된 기술은 그리 높은 것이 아니라서. 현재 지구의 기술이라면 전부는 분석이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 실마리는 찾을 거야. 인간이 얼마나 집요한지 알 거야. 샘플이 한두 개라면 문제지만 저 정도로 많으면 오래지 않아 전부 다 분석이 되고 말 거야.”
에스퍼를 운용하지는 못하지만 단초를 발견하고 연구하면 마도공학으로 입문할 수도 있었다.
“저걸 보관하려면 공간이 필요한데 우주선에 공간은 있어?”
“충분해. 우주선의 70%는 빈공간이니 저것들을 다 가져와도 50% 정도만 차지할 거야. 소형전투함은 꽤 공간을 차지하지만, 정찰용 드론은 공간을 그리 차지하지 않을 것이고.”
“본체에 남아 있는 첨단 기술은 없어?”
“있지. 에스퍼 충전장치인데 우리와 비슷한 기술이지만 약간 차이가 존재해. 그건 시간을 두고 분석할 생각이야. 하지만 지구의 기술로 분석은 쉽지 않아. 접근도 어렵고.”
“네 말로는 적 전투함 3대도 차원붕괴에 휩쓸린 것 같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면 나머지 2대도 어딘가 있는 것 아닐까?”
“지구에 있지 않을 거야. 가장 근처에 있던 것만 근처로 휩쓸렸을 것이고 있다고 해도 태양계 안이나 다른 곳으로 갔겠지. 물리적인 거리는 큰 의미도 없고.”
“고장이 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그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어. 고장이 나지 않았다면 저들을 찾을 가능성도 상당히 커졌어. 저들과 통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 지금도 작동이 되고 있다면 수색이 가능할 것 같고.”
수지는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상당히 고무된 것 같았다. 이렇게 우주선을 제대로 나포한 경우는 없다는 말을 했다. 우주선에는 자폭장치가 있어 최후의 순간에는 자폭을 한다는 설명도 했다. 물론 51구역의 우주선은 자폭 장치도 사라진 상황이었다.
“아울러 우주공간에서 나포할 정도로 고장이 나면 저절로 분쇄가 되고 말아. 우주에서 받는 압력은 엄청나거든. 빅뱅이 발생하는 것처럼 폭사가 되고 말아.”
그러면서 우주선에 소형전투함을 하나둘 워프시켜 보관하기 시작했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전부 다 이동을 시켰다. 물론 정찰용 드론도 역시 다 이동을 시켰다.
“여기는 우주선의 동력장치야. 본체의 공간은 C등급 사용자에게는 공개되지 않지만 유피르 제국이 아닌 하이퍼 연방이기에 가능해. 외부에서 획득한 정보이니.”
그러면서 내부의 정경을 보여주었다. 우주선에서는 김세인이 가보지 못했던 공간이었다.
“고장이 나서 작동이 정지하자 마법금속으로 이루어진 부품 대부분 분해가 되었어. 구멍이 뚫린 부분은 바로 그 때문이야. 이제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지.”
자세히 살피니 커다란 동체에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었다.
“몇 개가 있는 거야?”
“총 6개가 있을 거야.”
그러면서 여섯 군데 전부를 다 살폈고 비슷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양이 조금씩 달랐다. 세 개는 크고, 세 개는 조금 작았다.
“큰 것이 우주선의 워프를 담당하는 동력장치이고 작은 것이 평상시 우주선을 유지하는 장치라고 보면 될 거야. 사용하는 에스퍼의 양이 훨씬 적어.”
“에너지, 에스퍼 보관 장치는 없어?”
“음, 있는데 그곳은 공간이 없어서 이동이 불가능해. 여전히 그 장치는 남아 있고. 작동 여부는 판단이 어려워.”
그러면서 동체의 몇 군데를 보여주었다. 동력장치실이라고 하는 곳 외곽에 있는데 에스퍼 충전장치였다. 철저하게 차단이 되어 있고 개폐장치가 고장이 난 상황이라 개방을 하려면 파괴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건 위험했다.
“에스퍼 충전장치는 상당히 민감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기에 폭발할 수 있어. 배터리가 폭발하는 것과 비슷하지.”
김세인은 한동안 그곳을 살펴보았다. 그 우주선도 표면에 에스퍼 충전을 위한 장치가 되어 있다는 설명도 했다.
“태양계에 하이퍼연합의 우주선이 더 있을 수 있다는 말이지? 당시 얼마나 가까이 있었던 거야?”
“이게 가장 가까이 있었는데 대략 50만㎞ 정도 떨어져 있었을 거야. 다른 두 대는 100만㎞ 근처까지 접근했고. 하지만 그 정도라면 오차가 크기에 태양계 외곽으로 갈 수도 있어.”
“안티매직필드 마법이 전개된 상황이라 물리적인 공격밖에는 불가능했다고 했지.”
“그래서 육탄전이 벌어질 상황이었지.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격추되거나 자폭할 상황이라 위험을 무릅쓰고 안티 안티매직필드를 전개하고 워프를 시도한 거야.”
김세인은 수지로부터 그 정도만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난 후에 더 이상 시간을 낼 수가 없어 숙소로 돌아왔다. 추가적인 조사는 나중에 더 하기로 했다.
와인 공장을 돌아보고 농장을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다가 그들은 새크라멘토로 이동했다. 새로 주지사에 취임한 래쉬튼 로디안이 저녁 식사에 초대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주지사 선거에서 도움을 준 후원자를 초대하여 감사를 드리기 위한 자리로 비공식적인 연회였다. 취임식이 끝나고 선거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든 상황에서 갖는 회합이었다.
차에서 내린 후에 고모할머니, 김세인, 유희원, 캐시 등 네 사람만 들어가고 나머지는 별도의 대기실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킴 회장님. 그리고 킴 주니어도 반가워요. 오랜 세월 만나지 못한 가족을 만난 것도 축하드립니다.”
주지사인 래쉬튼 로디안과 고모할머니는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는지 반가운 기색으로 인사말을 건넸다.
“재작년에 돌아가신 크랜이 래쉬튼을 봤다면 아주 좋아했을 것인데 아쉽군요.”
“오히려 킴 회장님보다 한 살 적은데 먼저 가셨죠.”
“크랜은 좀 아쉽죠. 운이 좋았다면 하원의원이나 상원의원이나 주지사도 되었을 것인데 운이 좋지 않아 주의원, 주장관에 머물렀으니. 그래서 항상 아쉬웠는데 래쉬튼이 그 아쉬움을 해결해준 것 같아요.”
“다 킴 회장님이 후원해준 덕분이죠. 아버지 때부터 지지해주신 덕분에 제가 있는 거죠.”
“그저 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성의를 보인 것에 불과하니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
김세인은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기에 달리 말을 하지 않았고 조용히 뒤를 따라갔다. 유희원은 그런 자리가 익숙하지 않으니 옆에서 김세인의 팔만 꽉 잡고 따라오고 있었다.
“킴 주니어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다고 들었는데 캘리포니아에는 좋은 대학이 많습니다.”
“일단 학부 과정을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할 때 오려고 합니다. 중도 편입은 그동안의 시간을 헛되게 만들 수도 있고요.”
김세인은 그 정도로 말하고 멈췄다. 당장 시민권을 획득하라는 비공식적인 요청이 있었기에 시민권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재촉할 수도 있었다.
저녁 식사를 위한 연회장에 당도하자 몇몇 사람이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지사는 김세인 일행을 안내하고 손님을 맞으러 다시 입구로 갔고 고모할머니와 김세인은 초대된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 자리는 캘리포니아의 슈퍼리치나 유력자의 가족들만 초대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초청대상은 많지 않았다.
고모할머니는 그 자리에 온 캘리포니아 슈퍼리치들 중에서 최연장자이어서 그런지 다들 먼저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 김세인은 그들과 같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로사리오, 잘 지내나?”
맨 마지막으로 건장한 체구의 노인이 다가왔다. 190㎝ 정도의 키에 엄청난 체중을 가진 사람으로 그 모습 자체로 위압감을 주고 있었다. 김세인은 그를 보자 별로 맘에 들지 않았지만, 겉으로 내색을 하지 않았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근처에 왔으면 연락이라도 주시지?”
“자네를 만나서 할 말도 없는데 귀찮게만 하는 것이지. 우리 애들과 놀기도 바빠.”
그렇게 말하고 김세인, 유희원, 캐시를 소개해 주었다. 그러면서도 탐탁지 않은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라서 그런지 로사리오는 자극적인 어휘를 사용하여 도발하기도 했다.
고모할머니는 그런 말에도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그러니 하다가 마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와인의 수입이 많아 몇 번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세진통상이라고 하는 주류회사가 한국총판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넬리 킴 회장은 한국에 진출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크로스와이너리와 제휴를 하여 그들에게 판매를 위탁하고 있으니 굳이 그런 번거로운 일을 할 필요가 없네. 굳이 우리가 한국에 진출하여 아웅다웅할 이유도 없고.”
고모할머니는 로사리오의 경쟁자나 마찬가지인 회사를 언급하여 관심이 없음을 표명했다. 로사리오는 고모할머니가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기에 심통이 난 표정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일본에 투자해서 제대로 한탕 했다는데 그런 건이 있으면 나도 좀 알려주시지.”
약간 배가 아프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번에 있었던 투자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자 주변의 사람들마저 그들을 바라보았다. 김세인은 그런 로사리오 켄팅턴의 행위에 눈살이 저절로 찡그려졌다. 중인의 질투를 유발하는 짓이었다.
“나야 우리 애가 하는 것 따라서 한 것에 불과하네. 설사 말을 했어도 다들 망하려고 작정했다고 할 걸세.”
그러면서 그런 투자에 대한 세간의 평을 전하기도 했다. 만일에 투자에 실패했다면 천하의 멍청이로 놀림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요? 킴 주니어에게 부탁해야겠군요. 그런 좋은 투자처가 있다면 나에게 정보 좀 달라고 말이요.”
그러면서 김세인을 탐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마치 먹이를 눈앞에 둔 뱀 같은 눈길이었다. 김세인은 그런 포식자의 눈길을 받자 기분이 나빠졌다. 살기보다 더 느낌이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