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83
83. 독심 (2)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국산차와 외제차의 경우처럼 비슷한 사양의 가격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그것처럼 국산과 외제는 가격차이가 큽니다. 어쨌든 세계에서 A사 스마트폰 하나만 있을 때와 경쟁제품이 있을 때는 다를 겁니다. 독점은 소비자에게도 좋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할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든 스마트폰 외에 대안이 없잖아요?”
김세인은 이익을 놓고 싸우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면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라고 압박했다. 두루뭉술하게 도움을 주겠다는 말은 의미가 없었다.
“우리가 가진 특허 중에 SI 연구소에서 필요하다면 최상의 조건으로 사용하도록 해주겠습니다. 하지만 기술까지 공개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아울러 소부장 분야에서 적절한 품질이 되고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납품을 받을 수 있고 일성전자 외에 협력업체인 천성반도체도 소개를 해줄 것이요.”
박정국 사장이 이건주 회장의 눈치를 보다가 협력 조건을 언급했지만 전에 만났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저 천성반도체를 언급한 정도가 새로웠다. 구체적으로 어떤 특허의 사용이 가능하고 어떤 품목을 구매할 것인지 언급해야 했다.
“노광기나 감광액이나 불화수소, 웨이퍼 등 반도체와 관련된 소재, 부품, 장비라면 테스트하고, 경제성이 있다면 도입하도록 할 걸세. 아울러 SI 연구소에서 반도체 개발이나 제조에 진출한다면 최소 5년간 방해를 하지 않도록 하지.”
김세인이 여전히 불만스러운 기색을 보이자 이건주 회장이 직접 방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 부분이 말로만 하는 협조보다 더 시급한 것일 수도 있었다. 나머지는 이후에 구체적인 일이 발생할 때 처리하면 되었다.
김세인과 수지는 심야에 훈련했다. 이미 격투술이나 검술 모두 에스퍼를 사용하는 단계이고 마법도 위력이 강하기에 다른 장소에서 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빈 깡통이지만 뭔가 활용할 여지는 없을까?”
51구역에 있는 하이퍼연합의 우주선을 탐사하다가 활용할 여지가 없는지 물었다. 당장 그 재질 자체가 파괴가 불가능해 활용할 수만 있다면 득이 될 수 있었다.
“비슷한 재질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 세인의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야. 알다시피 유피르 제국의 기술은 함부로 전할 수가 없어. 세인이 습득한 수준의 기술만 전해줄 수 있어.”
“내가 마도공학을 이용하여 분석하고 제조하면 그 때는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지?”
“그렇지. 지금도 강한 물리력으로 파괴하여 검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구성물질을 파악하기 어려울 거야. ‘해체’라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어야 원자 단위로 분석이 가능할 거야. 아직은 불가능해.”
“수지는 활용할 필요 없어? 자원을 채취한다거나 하는 것 말이야. 저것도 자원의 일부인데.”
“물론 그럴 필요도 있지만 이번에 가져온 소형전투함에 적용된 재질이 더 고급, 고가의 재질이라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야. 그리고 해체하면 형체가 붕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그 때문에 지금 상태로 두는 것이 최선이야.”
“그러면 당분간은 더 이상 조사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네.”
“당장은 시간 낭비야.”
“다른 우주선의 탐사는 불가능한 거야?”
“그것도 방도가 없어. 방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가 있기에 사용이 불가능해.”
그러면서 왜 사용할 수 없는지 설명을 했다. 탐색을 하는 자체가 하이퍼연합의 우주선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행동이고 그렇게 되면 어디선가 숨죽이고 있을 우주선을 일깨워서 적을 불러올 수 있었다.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괜한 짓을 해서 재앙을 초래할 필요는 없지. 그런데 B0 등급이 되려면 뭘 더 해야 하지?”
“마도공학을 열심히 익혀야지. 지금 익히는 것을 완성하고 몇 가지 마법을 더 배워야지. 1~2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수지는 지금도 진도가 상당히 빠르다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안심을 시키려고 했다.
무기 상인인 로사리오 켄팅턴이 별도로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 고모할머니는 굳이 그런 사람을 만날 필요가 없다면서 만류했지만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단순히 이야기만 듣기로 하고 만날 약속을 잡았다.
물론 수지는 만나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듣기를 원했다. 뭔가 논란거리 자체가 생기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그런지 신난 기색이 역력했다.
“진짜로 만나기만 할 거야. 고모할머니의 오랜 지인이라 만나는 것이라는 자세를 유지할 생각이야.”
김세인은 수지가 원하는 것이 로사리오 켄팅턴의 재산이나 조직에 대한 강탈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럴 생각이 없음을 먼저 언급했다.
“세인이 그럴 생각이 없어도 이미 로사리오란 작자가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야. 저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
그러면서 고모할머니와 김세인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해칠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 내용이 섬뜩하기 짝이 없었다. 김세인에게 접근하는 것도 그 목표를 위해 밑밥을 까는 행위였다.
“역외 법인부터 접근하고 있어. 그걸 가지고 협박하려는 것도 같아. 레이튼이나 몇몇 측근의 해외여행기록마저 입수하여 분석하는 중이야. 저렇게 조사하면 일부는 드러날 수밖에 없어.”
“무서운 자들이군. 왜 갑자기 저렇게 나서는 거야?”
“세인이라는 약점이 생겼기 때문이지.”
“그거야 그렇지만 내가 무슨 살이 찐 돼지인지 다 잡아먹을 생각만 하고 있으니.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김세인은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럴 것이라면 김세인이 나타나기 전부터 그렇게 해야 했는데 난데없이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김세인이 마치 불운의 아이콘이 된 것도 같았다.
그러자 수지는 고모할머니만 있을 때는 공격을 해서는 얻을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상속자 없이 죽으면 국가에 귀속되거나 유언으로 유산을 처분할 것인데 득이 없어. 하지만 지금은 세인이 재산을 이미 증여받은 상황이고 상속을 받을 거야. 고모할머니는 큰 욕심이 없기에 유혹을 해도 넘어가지 않지만, 세인은 혈기 왕성하기에 사기를 칠 수도 있고 사기 치지 않더라도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어.”
그러면서 난데없이 이건주 회장과 박정국 사장이 김세인을 평가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거기서 김세인을 평가하기를 다른 재벌가의 젊은이들이 하는 실수를 할 것이라 전망했다.
마찬가지로 로사리오도 막내아들 슈비스케와 김세인을 공략할 계획을 짜면서 김세인은 젊기에 욕심이 있어 실수할 것이고 그걸 공격하여 이익을 취할 것이라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고모할머니는 만만하지 않은데 나는 만만하다는 말이네. 어떻게든 실수를 하면 돌이킬 수 없으니 그걸 노리는 거고. 하여간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그러니 세인은 싸울 일이 많다는 거야. 이런 표현도 있더라. ‘어린이에게 왕관을 씌워 봐, 전부 목 디스크가 걸린다.’ 세인이 바로 그런 꼴이야. 많은 재산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보는 거지. 그러니 만만하게 보고 달려드는 거지.”
김세인이 경험이 없는 풋내기이기에 표적으로 삼았다.
“내가 마치 실에 매달린 홍시가 된 상황이군.”
“그렇지. 그러니 먼저 공격해서 이득을 취해야 해. 널 해치고 강탈하려는 자들이니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는 거야. 그러니 저들이 가진 것을 홀라당 다 빼앗아버려.”
수지는 역시 호전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김세인이 적극적으로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먼저 공격해오는 자에게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 일어날 일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보다 모산나 기계에 대해 조사한 것부터 보여줘.”
김세인의 말에 수지가 내밀한 것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드리고 엘리스 회장을 비롯한 엘리스 가문의 사람이 회사를 살리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여기에도 로사리오 켄팅턴의 촉수가 드리어져 있어. 그 회사의 모든 기술은 멕시코 티후아나에 있는 칼리하리 공작소라는 곳에 다 넘어간 상황이야. 거기는 바로 로사리오 켄팅턴의 둘째아들인 이그니아가 운영하는 무기공장이야.”
“그게 가능해?”
“공작기계에 관련된 기술이야 첨단 기술도 아니니 직원 몇 명만 데려가면 되는 일이야. 공작기계도 헐값에 구입할 수도 있고. 수출이니 문제 될 것은 없었지.”
수지의 보고에 의하면 오래전부터 로사리오는 모산나 기계를 상대로 작업을 했었고 최종적으로 고모할머니와 김세인이 그 대상이 된 것 같았다.
“그러니 고민하지 말고 작업을 하자.”
김세인은 수지에게 로사리오 켄팅턴을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물론 그냥 죽이라는 말은 아니었다.
“두 아들은 대역을 내세워서 사업을 정리하게 만들고 일이 끝나는 대로 실종으로 처리해. 대신 두 아들의 일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에렌 허벌린이나 박민상처럼 정리해.”
김세인은 독하게 마음먹고 셋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알았어. 그런데 로사리오를 만날 거야?”
“만나서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려고. 반면교사라고 거기서도 뭔가 얻을 것이 있겠지. 더구나 조만간 처리할 예정인데 괜히 낯을 붉히면 수사기관의 용의선상에 오를 수도 있고.”
김세인이 중간에 약속을 취소하면 로사리오 켄팅턴이 무리할 수도 있고 그러면 문제가 생겼을 때 의심을 받을 여지도 있었다.
잠자리에 들어간 중년 남성은 순식간에 어디론가 이동되었고 그 자리에 다시 방금 사라진 남자가 나타났다.
“지난 일주일간 휴먼해킹으로 남자의 정보를 빼내었고 지금 다시 개조작업을 하는 곳으로 넘겼어. 물론 사용자나 보조사용자 신분이 아닌 포로 신분으로 넘긴 거야.”
“포로라? 그러면 어떤 조치가 가능해?”
“알고 있는 정보를 전부 다 추출할 수 있지. 가상의 공간에서 심문이 이루어지고 알고 있는 정보 대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거야. 사실 뇌 전부를 스캔한다고 보면 될 거야. 그 정보를 토대로 하여 대역이 움직일 것이고.”
“사생활이 상당히 복잡한데 어떻게 할 거야?”
대역을 내세우는데 가장 걸림돌이 바로 남녀관계였다. 그것은 미묘한 차이만 있어도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간 생체활동을 조작하여 여자를 멀리하도록 조치를 취했어. 캐서린이라는 여자의 질투심을 자극하여 난리를 피우도록 했고. 그 결과 여자에게 넌더리가 난 모습을 보이게도 했고. 그러니 한동안 여자를 멀리해도 문제가 없을 거야.”
안드로이드가 중년 남자의 대역을 하기로 했다. 그렇기에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해야 했다.
화면의 한쪽에 다른 장면이 나타났다. 거기에는 홍콩에 간 슈비스케가 나타났다. 역시 그도 호텔에서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대역이 나타났다.
“둘은 몇몇 현지 법인을 만들어서 자산을 옮길 거야. 그런 일은 종종 하는 일이라 의심을 하지 않을 거야.”
수많은 법인을 만들어서 사업을 하고 있었다. 단순한 거래도 복잡하게 하여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2~3년 사용하다 거래를 줄이고 다시 2~3년이 지나면 법인을 없애는 방식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있었다.
“3개월 정도면 껍데기만 남기고 모든 자산을 옮길 수 있을 거야. 2개월 후에 로사리오 켄팅턴을 처리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야. 3개월 후에 두 사람은 실종이 될 거고.”
자신을 마약과 도박에 빠지게 하여 몰락시킬 음모를 꾸미는 자들이었다. 심지어 자신이 그들의 의도대로 되지 않으면 암살하거나 테러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하는 상황이니 어떤 행동을 해도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수지가 알아서 처리해. 나는 신경 쓸 여력이 없으니.”
“걱정하지 마. 완벽하게 처리할 것이니.”
수지는 김세인에게 작업에 대한 승인을 받은 것이 즐거운 기색이었다. 로사리오와 슈비스케가 모의하는 장면을 본 상황에서 더 이상 그들을 용인할 수는 없었다.
“그들의 재산은 얼마나 되는 것 같아?”
“운용자산이 70억 달러 정도 되는 것 같고 절반인 35억 달러 정도는 회수가 가능할 것 같아. 문제는 두 아들이 실종되면 벌어질 혼란인데, 아깝기도 하고. 한동안 그냥 두는 것이 어떨까?”
그러면서 현재의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고 그 둘이 사라지면 발생할 힘의 공백에 대해서 언급했다. 버려질 조직이 그냥 흩어지면 문제가 아닌데 통제력의 상실로 인해 엄청난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계속 둬도 문제가 없을까?”
“정말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안드로이드를 회수하여 그냥 실종된 것으로 하면 그만이지. 사실 완벽하게 흔적을 지우려면 시간도 필요하고. 아무리 해도 흔적이 남기 마련이니.”
말을 하는 수지의 모습은 뭔가 아쉬운 기색이었다. 그 둘은 완벽한 신분을 가진 인간이니 활용할 여지가 많았다. 더구나 미국 상류층이라 인맥도 좋았다.
“알았다. 이미 GH그룹을 공략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한 상황인데 그 정도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 들키지 않도록 해.”
김세인은 안드로이드 둘이 더 활동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니 그렇게 허가했다. 허가를 받은 수지는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인공지능이지만 감정도 느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