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90
90. SI 리조트 (5)
생일 파티는 무난하게 진행이 되었다. 그런 행사를 치르지 않아 헤매기도 했지만, 파티만 전문적으로 치르는 업체가 있었고 그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파티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참석 의사를 확인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초청장을 발송하고 그걸 받았는지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참가자 명단을 완성하고 좌석까지 배정했다.
“아휴, 정신 사나워라. 매일 파티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한두 번이니 하지.”
“저도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김세인은 고모할머니와 나란히 서서 손님을 맞이했다. 그러다가 잠깐 시간이 나자 그렇게 속삭였다.
“힘드시면 그냥 앉아 계세요. 내가 할게요.”
“아니다. 이 정도는 그리 힘들지 않아. 몸이 좋아졌으니.”
전에 비해 건강해진 상황이라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김세인이 안마를 해주는 덕분에 건강해졌고 꾸준히 저택의 정원에서 산책해서 몸이 좋아졌다.
“왜 허벌린 일가도 초청했어요? 아까 그들이 와서 좀 놀랐어요? 괜히 오라고 해서 시끄러워질까 걱정이에요.”
“비즈니스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어. 설사 감정이 상했다고 해도 격식은 차려야지. 초청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진짜로 상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행동이야.”
결국 껄끄러운 상대지만 초청을 했고 그들도 초청을 받았으니 참석했다는 말이었다.
“헤르난 허벌린이 가업을 이어받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SC T&T를 상실한 상황이라 그리 상황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3억5천만 달러에 트라이얼 펀드에 지분 전부를 매각했다. 헐값에 넘긴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여러 가지 약점을 잡힌 상황이라 헐값에 넘겨야 했다.
더구나 M&A가 끝나고 후유증으로 주가가 폭락한 상황이라 불가피했다. 거의 50%에 가깝게 주가가 하락하고 말았다.
“그래도 가진 재산이 있으니 알아서 하겠지. 이제 더 이상 그들과 관련된 것도 없으니 오다, 가다 가끔 보는 사이가 되겠지.”
그렇게 말하고 다시 들어오는 손님을 맞이했다. 적당히 시간이 되고 초청한 손님이 대부분 당도하자 그들은 헤드 테이블로 이동했다. 그런 다음 인사말을 했다.
“미국에서 60년 가까이 살았습니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도미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실 어떻게 하다 보니 혈혈단신이었는데 운이 좋아 조카손자를 찾게 되었습니다. 전쟁 중에 헤어진 오빠와 조카도 세상을 떠나 조카손자도 혈혈단신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침 애 생일도 되었기에 아는 사람들을 불러 평생 처음으로 이런 파티도 열게 되었습니다. 우리 세인 킴을 소개합니다.”
고모할머니가 말을 한 다음에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인사부터 한 후에 역시 인사말을 했다.
“바쁘신 가운데서도 이렇게 외진 곳에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작년 8월 말에 고모할머니를 처음 만났습니다. 호적에 이름이 있지만 생전 보지도 못한 분이라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같이 생일도 보내게 되어 정말 기쁘기 짝이 없습니다. 이렇게 만난 사실을 알리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모쪼록 고모할머니의 조카손자로 살아갈 것이니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세인은 간략하게 인사를 했다. 세세하게 말해봤자 들을 사람도 없었다. 곧이어서 레이튼이 건배사를 해주었고 그러자 악단이 연주를 다시 시작했다.
김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레이튼과 캐시의 안내를 받아서 각 테이블을 돌면서 다시 한 번 인사했다. 물론 유희원도 동행하여 약혼자임을 알렸다. 그렇게 하여 스캔들을 유발하려는 사람을 차단하여 귀찮은 일을 방지하려고 했다.
중간에 답가 형식으로 피아노 연주도 선보여 그런대로 격식을 갖추었다. 처음이라 긴장했지만 에스퍼 수련을 해서 그런지 그렇게 떨지 않고 잘 마칠 수가 있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한 넬리 킴 회장과 조카손자를 보게 된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는 가운데 고모할머니가 드림호프의 지분 전부를 김세인에게 증여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한 김세인이 일본과 엔화에 투자해서 엄청난 자산을 모은 사실마저 재차 알려졌고 최근에는 유가 선물에 투자해서 그만큼 큰돈을 번 사실마저 언급이 되기도 했다.
그 덕분에 많은 사람이 다가와서 투자 관련하여 문의하기도 했다. 김세인은 그들의 질문에 착실하게 응대했다.
이건주 회장은 새네제이에 있는 넬리 킴 회장의 저택에 들어가면서 역시 슈퍼리치는 격이 다름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사는 저택도 꽤 큰 편이지만 미국 부자의 스케일에는 견주기 어려웠다. 거의 두 배 이상의 규모였다.
호텔 그랜드볼룸에 뒤지지 않는 넓은 연회장은 기를 죽이기 딱 알맞았다. 평소에는 사용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말을 했다. 한때 그 저택에서 넬리 킴 회장이 살기도 했지만 20여 년 전에 LA 근교로 옮겨 가고 지금은 1년에 며칠 정도 묶는다고 했다.
“멀리서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초대해 줘서 좋은 경험을 하는 것 같습니다.”
김세인이 호스트가 되어 사람을 맞이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큰 키 때문에 눈에 띄는 외모였는데 제대로 치장하고 만나니 멋진 정도가 아니라 위압감마저 주고 있었다.
“우리가 남의 잔치에 감 놔라 배 놔라 무리한 요구를 했는데 다 들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넬리 킴 회장이 알고 지내는 사람과 샌프란시스코 광역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같으면서도 달랐다. 그런 상황에서 일성그룹에서 만나기를 원하는 30여 명을 초청하려면 별도의 노력이 필요했다.
“말 그대로 다 차린 상에 수저만 놓는 일이라 그리 문제 될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회장님 덕분에 새로이 떠오르는 귀한 분들을 알고 모실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일성그룹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뭔가 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을 알게 된 자체가 새로운 인맥을 쌓는 기회였다.
“그렇습니다. 나야 이미 과거의 사람이라 오래전에 활동하던 사람만 알았는데 요즘 잘 나가는 사람을 알게 되니 다행입니다.”
넬리 킴 회장도 그렇게 말해 아무런 생각 없이 한 일이 아님을 표명했다. 아울러 그들을 초대했지만 계속 관리할 것임을 밝혀 일성그룹의 약점이 무엇인지 슬쩍 언급했다.
파티 시작 20분에 입장한 이건주 회장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인사를 했다. 난데없는 이건주 회장의 등장으로 그 자리에 온 사람들은 놀란 기색이 되었고 이미 당도한 A사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김세인이 소유한 드림호프가 일성전자의 경쟁회사인 A사의 대주주이기도 하기에 부사장이 대표로 참여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건주 회장이 온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초청대상 중에 IT업계의 VIP도 있는 상황이라 이번 일이 소송에 끼칠 영향을 생각하면 간단치가 않았다.
김세인은 이건주 회장이 온 것만으로 파티장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을 보면서 호가호위하는 것 같아 찝찝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졌다. 사람들이 고모할머니와 자신을 그저 돈만 많은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그런 것만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드림호프가 A사의 대주주라니 놀랐습니다.”
“고모할머니께서 IT버블이 발생했을 때 지분을 확보했고 이후에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했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일성전자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주주이기도 합니다.”
김세인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중요 IT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실에 놀라고 말았다. 10년도 전에 그런 투자를 했다니 놀라웠다. 넬리 킴 회장이 그런 식견을 가지고 있기에 투자가로 성공한 것인지도 몰랐다.
“어쨌든 이런 자리가 있어 우리의 입장에 대해 알릴 수가 있었습니다. 이후에 소송의 결과야 어떻게 나오건 최소한의 노력은 했기에 아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생색을 내는 것 같아서 어떻게 대답할지 난감했기에 그저 멋쩍은 웃음만 짓고 말았다.
‘LA에서는 세인의 등장을 알리는 파티라면 여기서는 세인이 제법 영향력 있는 가문의 후계자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 특히 이건주 회장마저 참석했으니 다들 놀라고 있어.’
김세인이 중간에 피아노 연주를 마치고 헤드 테이블 자리에 앉아 숨을 돌리자 수지가 나타나서 그렇게 평가했다.
‘지금 분위기는 너와 고모할머니가 만들어 놓은 잔치에 이건주 회장이 활개를 치는 모습이야. 하지만 너나 고모할머니의 존재감이 사라진 것은 아닌 것이 다행이다.’
‘여긴 고모할머니가 20년 이상 활동한 공간이야. 대다수는 고모할머니의 지인들이야. 그러니 저들이 아무리 날뛰어도 우리의 권위만 높여주는 것이지. 사실 저렇게 하라고 이 파티를 여는 것이기도 하고.’
일성그룹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이곳 새너제이까지 와서 파티를 개최할 일은 없었다. 양측의 목적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런 자리를 만든 것이기도 했다.
파티를 한 다음 날 김세인과 고모할머니는 이건주 회장과 박정국 이사를 만났다. 이건주 회장 일행은 전날부터 저택의 별관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에 일성전자의 이화영 이사와 캐시가 협의하는 과정에서 캐시가 실수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었다.
좀 더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그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 저택의 별관에 이건주 회장이 머무는 것이 거론되었고 그걸 캐시가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하여 고모할머니도 동의했고 바로 추진이 되었다.
그렇게 하려니 경호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이 대두되었지만 어떻게든 해결을 했고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다.
“괜찮은 성과를 거둔 것 같습니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얻었고 충분히 그들에게 실상을 알렸습니다. 결과야 어떻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박정국 사장이 나서서 인사말을 했다. 이건주 회장이 말하는 것보다 아랫사람인 그가 나서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여 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전날 말했듯이 서로 돕는 것이죠. 소송은 아직 준비기일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죠?”
“그렇습니다. 소장이 제출되고 재판부가 배정되고 우리에게 소장이 통보된 상황입니다. 우리는 이제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재판부에 소송대리인 신고를 한 상황입니다.”
이런 소송은 청구대금이 워낙 크기에 법원에서도 철저하게 준비해야 했다. 더구나 향후 IT 업계의 향방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소송이라고 평가하는 상황이라 신중했다.
“지금 그런 이야기는 더 해봤자 큰 의미가 없고 이번에 발표한 모바일 게임에 대해 몇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그걸 들을 수 있을까요? 전에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물을 보지 않은 상황이라 평가할 수가 없었는데 직접 보니 뭔가 달라서….”
김세인은 그 말에 속으로 웃고 말았다. 전에 말할 때는 믿지 못하다가 진짜로 게임을 론칭하니 조사했고 진가를 알게 되면서 김세인에 대한 평가를 달리 한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언제 용건을 꺼낼까 궁금하던 참인데 기회가 되자 바로 이야기를 했다.
“소프트웨어에서 최근에 가장 대두되는 부분이 슬림화인데 그걸 달성한 것 같습니다. 그 방법이야 오래전부터 논의가 되었지만 실제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잘하면 되죠. 그건 감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그 이상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군요.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김세인은 재능이나 능력에 관계된 부분이라 그렇게 말을 했다. 누군 가능하고 누구는 불가능했다. 그걸 왜 그런지 설명하려고 하면 역시 마찬가지로 쉽지 않았다.
김세인의 대답에 박정국 사장이나 이건주 회장의 얼굴이 확 변했다. 그런 대답을 하는 사람을 몇 번 접했던 적이 있었다. 흔히 천재라고 하는 부류들이 그런 식이었다. 하니까 된다. 난 되던데. 몰라요, 설명하는 것이 더 어렵네요. 그런 부류로 보였다.
“알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가 사용하는 모바일 운영체계를 분석해 봤습니까?”
“물론입니다. 그걸 파악하지 않고 게임을 제작하는 것은 쉽지 않죠. 일성만이 아니라 A사의 OS도 분석한 상황입니다. 혹시 프로그램 슬림의 대상이 그 OS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가능할까요? 한정된 자원을 사용해야 하는데 파일 용량이 너무 커서 속도가 느려지고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여 결국 배터리가 가열되고 빨리 닳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다 그런 문제가 있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성능이 뛰어난 것도 비교우위에 불과했다.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은 성능을 원하는 것은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