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or of an Alien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95
95. SI 리조트 (10)
추석을 앞두고 주주총회 소집이 이루어졌다. 예정대로 10월 5일이었다. SI 홀딩스는 최종적으로 47.3% 지분을 확보했다. 확보할 수 있는 최대치를 긁어모았지만 50%를 넘기지는 못했다.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휴면계좌에 들어있는 주식이 약 4.2%야. 그렇기에 주주총회에 올 수 있는 사람은 최대 95.8%이지. 하지만 그 정도 참석은 불가능할 거야. 대략 90% 온다면 많이 오는 편이지. 보통은 80%도 쉽지 않아.”
“그러면 뒤집히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 문제가 되면 다시 더 주식을 확보해서 내년 정기주총을 노리면 되니 우린 급할 게 없어. 그러면 저들은 내내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그거야 그 사람들 사정이고.”
“알았어. 내일 우리 청첩장 나오지?”
“그렇지. 요즘에는 청첩장 돌리기보다 대부분 문자나 디지털 청첩장을 이메일로 보내는 경우가 많지. 아니면 친지들은 직접 전화해서 초청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는 아버지나 엄마가 지인들에게 직접 돌린다고 하니.”
“하긴 그렇겠다. 나는 아버지 지인은 장준익 고문님에게 부탁할까 해. 열 명 안쪽이겠지만.”
“그런데 예물이나 예단은 어떻게 해야 해?”
“그거야 알아서 하겠지만 고모할머니 말씀은 필요 없다고 하시지 않았어? 굳이 챙겨야 하나?”
“그렇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냥 말기는 또 그렇잖아. 울 엄마는 걱정이 많아. 어지간히 해서는 티도 안 난다고.”
“내 생각인데 어머님께서 고모할머니께 괜찮은 한복 한 벌 맞춰 드리면 어떨까 싶어. 그 정도면 될 거 같아.”
“자기 예물은?”
“필요 없어. 시계도 귀찮아서 차지 않는 사람인데. 집에 있는 명품 시계만 해도 네 개야. 아버지 시계도 세 개나 있고. 반지 같은 보석은 굳이 필요할까 싶고. 커플 반지나 하나 하자. 네 패물은 고모할머니가 준비한다고 하시는데.”
“엄마는 너무 하지 말라고 해서 오히려 불안한 것 같아.”
“우리 부자야. 나나 고모할머니 재산 다하면 30조가 넘어. 그러니 굳이 네 혼수나 예물을 받을 필요 없지.”
“그거야 그렇지만….”
“우리는 되었으니 나중에 형님 결혼식이나 처제 결혼식 때 잘 챙기시라고 해. 대신 고모할머니가 적당히 예물은 준비하신다고 하니 있다가 주는 대로 받으라고 전해.”
결혼식은 예식장을 준비하고 사진, 드레스, 신부 화장만 준비하고, 신혼여행만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김세인이었다. 그 외에는 굳이 더 필요하지 않았다.
추석을 보내고 그다음 주말에 고모할머니와 같이 잠시 미국에 가서 하루 정도 드림호프의 일을 살피고 한국으로 다시 왔다. 고모할머니는 김세인이 대학교에 다니는 동안 한국에 있을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결혼식 끝나면 미국에 갈 것이니 걱정할 거 없다. 신혼은 둘이 보내도록 해야지. 네가 11월에 한 번 왔다 가면 될 거다. 12월경에 내가 잠시 왔다가 방학 내면 미국에 가자.”
“그냥 한국에 계시죠. 집도 넓은 편인데.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있으니 힘들 것도 없고요.”
“생각해 보마. 혼자 미국에 있는 것보다야 재미는 있지만, 희원이 입장에서야 내가 있으면 옹색할 것이니.”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집에 다른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회사 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니 아침, 저녁에나 얼굴 볼 텐데요.”
“그건 상황 봐서 결정하자. 그건 그렇고 GH 그룹과 타협을 한 거냐? 주주총회 일자를 합의로 정했다면서?”
“막기 어려우니까 저들도 어쩔 수 없죠. 버티다가 우리 쪽 감정이 상하면 결국 자기들만 힘들어지니 타협하려는 거죠. GH 반도체 인수까지 언급이 된 상황입니다. 허벌린 일가에서 트라이얼 펀드에게 지분을 넘긴 것도 그런 이유일 겁니다.”
“그러면 지분을 교환하는 것으로 그들의 잘못을 묻어두려는 거야? 은폐했다고 문제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은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파헤치지 않는 정도이니 문제는 아니죠. 적극적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에요. 그리고 세무 당국에서 먼저 조사한다면 협조를 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면 되는 일이죠. 물론 법인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은 책임져야겠지만.”
김세인은 적절하게 타협한다면 굳이 무리하게 일을 키울 생각은 없었다. 잡음이 커지면 사법당국에서 개입할 수 있고 그래서는 인수한 이후에도 골치 아플 수 있었다.
“현재 지분을 인수하고 있지만 확보한 지분의 절반 정도, 각 계열사당 15% 정도만 홀딩스 명의로 변경하는 중입니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교환하기 애매한 실정이고요. 그래서 레이튼이 관리하던 지분을 우선 홀딩스에서 매입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보유하고 있을 거야?”
“처분할 수 있으면 처분하고 바로 매각하면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시간을 두고 정리해야죠.”
“그거야 네가 알아서 하겠지. 전에도 말했지만 그런 거래를 할 때는 계산을 철저히 해.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아야 해.”
여전히 문제가 생길까 걱정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정을 말하지 않은 것에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연구소 이사를 한다던데?”
“본부만 우선 건축이 완료되었어요. 일부만 준공하고 나머지는 여전히 공사 중이죠. 이번에는 별도의 행사는 하지 않고 입주만 하고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봄에 개소식을 할 예정입니다.”
“인허가 문제는 잘 처리가 되고 있어?”
“일성에서 방해하지 않으니 문제가 없어요. 거기서 방해하면 골치가 아플 것인데. 오히려 도움을 주는 면도 있고요.”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나중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것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그럴 생각입니다. 하지만 당장 문제는 없을 겁니다. MOS라고 스마트폰 프로그램의 최적화 작업을 같이 하기로 했으니. 제가 그런 쪽에 좀 능력이 있어서요.”
“그래? 진짜 그럴 실력이 있는 거야?”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직접 할 수 있으니 연구소도 만든 거예요. 그것만 해도 연구소는 밥값은 할 겁니다. 2~3년 안에 최고 수준의 반도체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어요. 생산은 몰라도 기술은 그럴 거예요.”
그런 말에 조금 안심하는 기색이었다.
이장우 사장, 최영석 이사와 한지석 변호사는 GH 그룹의 황성후 회장, 황지택, 고문변호사를 만나고 있었다. 그들은 리조트의 인수 후에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협상을 하고 있었다. 더 이상의 M&A 시도하지 않는 조건으로 빅딜을 하기로 했다.
물론 리조트의 인수 후에 적극적인 조사를 하지 않는 것에 암묵적인 합의를 하기도 했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기에 그런 내용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런 전제하에 만났다.
“반도체까지 달라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요?”
사전 접촉에서 반도체까지 협상테이블에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막상 대표끼리 만나자 볼멘소리를 했다.
“그렇다고 그대로 지분만 교환해서는 우리 SI 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 15%중에 5% 정도만 가져갈 수 있을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우리도 손해가 막심하죠. 그럴 바에는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요.”
이장우 사장이 계획대로 한다고 협박을 했다. 판이 깨지면 곤란한 것은 황성우였다.
“그러면 얼마나 쳐줄 겁니까?”
“비상장회사이니 적정한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울 것이니 실사를 해야 할 거라 봅니다. 확인도 하지 않고 GH 그룹에서 주장하는 가격을 그대로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간략하게 요약된 내용을 보면 GH 반도체의 가치는 1조6천억 원, 부채 7천억 원, 부채를 제외한 가치는 9천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방적인 주장이라 조사가 필요했다.
“영업권, 특허권 등의 무형자산을 무려 5천억 원이나 계상했는데 이건 실사를 하고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실물 자산가치만 따진다면 1조1천억 원 정도가 고작이었다.
“비상장이라 그렇지 상장만 했다면 2조는 훌쩍 넘어갈 겁니다. 우리의 상황이 어렵기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했고 이 정도 가격이라면 2~3천억 원은 무조건 남을 겁니다.”
“어쨌든 확인을 하도록 하죠. 우리도 조사할 것이지만, 두 군데 감정평가법인에 용역을 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단가 산정의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고요.”
“그렇습니다. 거래된 후에도 낮다, 높다 말이 나올 수 있고, 세무 당국에서도 문제 삼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한지석 변호사도 실사해야 한다는 이장우 사장의 말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절차가 상당히 복잡했다.
“이 거래로 내야 할 세금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렇기에 확실하게 처리합시다.”
포괄적으로 지분을 교환하기로 했지만, 형식은 개별 거래였다. 모든 거래의 당사자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동시에 모든 거래를 해야 했다. 그한동안 거래 주체나 개별 지분의 가격을 놓고 갑론을박을 했다.
“혹시 지분이 더 있는 겁니까?”
“일단 SI 홀딩스 명의로 된 지분은 이게 전부입니다.”
이장우 사장이나 한지석 변호사는 그렇게 답변했다. 추가로 얼마나 더 있는지는 그들도 알지 못하기에 대답을 할 수도 없었다. 그건 김세인만 알고 있는 극비 정보였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실사를 끝내고 주주총회 직후에 정리하도록 하죠.”
황성후 회장이 그 작업을 서둘자고 했다. SI 홀딩스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5% 정도만 가져온다면 M&A 위협은 사라진다고 봐야 했다. 그러니 SI 홀딩스의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다 매각하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길이었다.
주가의 변동이 크기에 만나는 날 직전 3거래일 기준 가중평균가격으로 정했다. 주가의 변동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미래의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어느 쪽에서 주가를 조작하려고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하여 반도체 회사의 가치만 결정되면 모든 거래가 가능하도록 계약서 초안이 작성되었다. 물론 반도체 회사의 가치가 결정되면 모든 거래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알다시피 몇 번의 거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괄거래가 사실 불가능하니 말입니다.”
거래에 참여하는 회사만 해도 수십 개에 달했다. GH 그룹의 전 계열사가 전부 다 참여해야 했다. 각 계열사가 보유한 리조트의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일부 회사는 내부의 승인 절차도 진행해야 했다.
“복잡할 수 있으니 대금은 현금으로 치르도록 하죠. 그래야 세무 신고할 때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렇게 합시다. 그것이 깨끗할 것 같고요.”
그렇기에 개별 회사나 황씨 일가의 사람들에게 지분을 개별로 매입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나중에 서명만 하면 될 정도로 하나하나 계약서를 작성해 나갔다.
마침내 10월 5일이 되고 GH 리조트의 주주총회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현 임원진 전부가 먼저 사의를 표명하여 해임안에 대한 표결이 없이 해임 처리가 되었다. 이후에 대표이사와 7명의 이사에 대한 선임이 마무리되었다.
사실 충돌이 있을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해임안이 가결되기 전에 먼저 사의를 표명하자 사람들은 뭔가 이면 합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해임안의 통과가 아닌 사의를 내고 수리하는 것으로 해임 처리한 것은 모양새가 훨씬 좋았다.
물론 혹시라도 절차상의 하자가 발생할 수가 있기에 해임에 대한 승인 절차를 총회에서 처리하기도 했다. 나중에 해임무효소송이 제기되면 문제의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결판이 나고 말았어.”
“당연한 거지. 표결로 가서 강제로 해임하는 것보다 사임하는 게 그나마 모양새가 좋지. 85% 참석이었는데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상황이었고.”
“지분은 어떻게 배분할 거야? 회사와 네 명의로 나눌 거지?”
“증자를 너무 많이 해도 돈이 묶이는 것이기에 리조트 지분 절반은 내 돈으로 매입할 예정이야. 반도체 지분도 60% 정도만 홀딩스에서 매입하고 나머지는 내 명의로 매입하려고. 결국 상장해야 하는데 그때 20% 정도 보유하고 나머지는 매각해야지.”
“반도체 회사를 실사가 끝났는데 어떻게 할 거야?”
“9천억 원을 다 인정할 수는 없어. 너무 부풀려져 있으니 8천억 원만 인정할 생각이야. 그 이상을 주장하면 협상을 그만둬야지. 영업권이나 특허권 같은 무형자산을 너무 높게 평가했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보수적으로 평가하면 7천억까지 깔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리조트까지 뺏겼는데 좀 그렇지.”
수지도 김세인이 다소 배려해준 면이 있음을 알았지만, 더 이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문제는 SI 연구소와 GH 반도체인데 어떻게 할 거야? 두 회사를 합병시킬 거야?”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같은 회사일지라도 나누는 게 좋은데 굳이 합칠 필요는 없지.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따로 있는 것이 맞아. 합쳐지면 영업에 문제가 생겨. 대신 GH 반도체 대신이 SI 반도체로 사명을 바꿀 거야.”
“그러면 홀딩스 밑에 연구소와 반도체 회사가 있는 거지?”
“그렇지. 대등한 회사로 존재하고 필요하다면 사안별로 협력하도록 할 거야.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부거래는 지양해야지. 그보다 황씨 일가의 동정은 어때?”
“지금 거긴 초상집이지. 임원도 세 명인가 짤렸고. 직원은 다섯 명인가 좌천되었지. 황성후 회장은 집에서 두문불출하고 있고 황지택은 내일 담판을 앞두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바쁘고. 문제는 황지원인데 이번 일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태도이고.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세인에 대한 욕만 잔뜩 하고 있어.”
입에 담기도 민망한 욕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김세인은 황씨 일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사라지고 말았다.
“일단 지켜보자고. 일이 마무리된 후에 손을 쓰면 될 거야.”
수지의 말에 김세인은 한 달 정도 후에 정리할 생각을 했다. 물론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다면 모르지만 하는 순간 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