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1)
〈 1화 〉 001. 능력 각성
나는 이불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다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11시.
생각했던 대로 너무 늦게 일어났다.
‘오늘이… 박 교수 강의였나. 또 나중에 지랄하겠군.’
국천대학교 헌터과.
내가 다니는 대학교이자 학과다. 웃기는 이름의 학과지만 의외로 인기가 있는 학과다.
현대 사회에서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헌터는 거의 영웅 취급이고, 헌터가 벌어들이는 평균 수익이 대기업 사원 뺨칠 정도다. 거기다 실력이 좋으면 연예인급의 스타까지 될 수 있다.
그러니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헌터과는 꿈과 희망이 가득한 곳이다.
다만 헌터과는 일반인이 지원한다고 갈 수 있는 학과가 아니다.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하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 이 세상에선 능력을 사용하는 사람만이 헌터가 될 수 있다. 헌터는 다른 말로 초능력자였다.
다른 하나는 능력을 개화할 잠재력을 가질 것. 내가 바로 이 케이스다. 나는 헌터과에 다니는 헌터 지망생이다.
‘시발. 난 도대체 언제 각성하는 거야?’
잠재력은 있다. 국가가 직접 인증했다. 혹시 몰라 서로 다른 병원을 찾아 3번이나 신체검사를 받았고 모두 판단은 똑같았다.
그러나 21살인 지금. 학과 내에서 유일하게 나 혼자 비각성자다.
당연히 학교 다닐 맛이 나지 않았다. 선배들은 불쌍하다는 눈으로 보고, 동기들은 멸시하고, 후배들은 무시한다.
‘각성! 각성! 각성!’
혼자서 몸을 꿈틀거렸다.
각성이 너무 하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느 순간 각성한다는데 자신은 왜 그 어느 순간이 안 찾아오는지 모르겠다.
‘으아아아아악!’
마음속으로 소리를 지른다.
이 원룸의 방음이 시원찮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금요일 밤마다 옆집 남자의 여친의 신음소리로 확인했다.
‘나도 각성해서! 잘나가고 싶다! 클럽에 가서! 원나잇 하고 싶다고!’
헌터는 인기가 좋다. 단지 헌터라는 이유만으로 여자를 꼬시기 쉬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동기 놈이 헌터라며 손쉽게 여자를 꼬시는 걸 보았다. F급인 주제에 잘도 여자를 꼬셨다.
‘제엔장!’
생각할수록 좆같다.
그렇게 한참을 지랄하며 이불 위에서 꿈틀거릴 때였다.
내 몸 전체가 하얗게 빛났다.
“각성!”
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각성의 전조. 그것이 지금 내 몸에서 발현하고 있었다.
꿀꺽.
몸은 한동안 빛나더니 이윽고 사그라들었다.
나는 즉시 두 눈을 감았다.
각성자는 각성하는 즉시 머릿속으로 자연히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다.
‘내 능력은….’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들어온다. 강제로 주입되고 있는 느낌은 빈말로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참았다. 참아야 했다.
‘유희생활(遊戲生活)! …놀고 즐기는 삶? 뭐야 이게!’
머릿속에선 계속해서 능력에 대한 정보가 주입된다.
‘자세한 건 어플을 확인하세요. ……뭐? 시발! 이건 뭐야.’
나는 어이가 없어 욕을 내뱉으면서도 서둘러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유희생활’이란 어플이 있었다. 어플 아이콘은 빨간 하트 모양이었다. 뭐 이딴 게 다 있나 싶었다.
‘뭐지. 원래 능력을 이런 식으로 각성하나…? 시발! 그럴 리가 없잖아. 불을 내뿜거나! 신체가 강해지거나! 투시가 되거나! 대부분 그런 능력이잖아! 나만 왜 이래?!’
투덜거리면서도 손은 움직였다.
유희생활 어플을 눌렀다.
솔직히 내 능력이지만 자세한 능력은 잘 모르겠다. ‘자세한 건 어플을 확인하세요.’는 개뿔.
어쩌면 정말 대단한 능력일지도 모른다. 나는 기대감을 담았다.
[유희생활을 시작합니다.]화면에는 나를 그대로 옮긴 듯한 캐릭터가 있었다.
3D로 된 캐릭터였다.
적당히 근육이 있는 몸뚱어리와 평범에 가까운 얼굴. 거기다 알몸이다. 사타구니 사이에 달려 있는 성기까지 현실의 나와 동일했다.
순간 소름이 끼쳤으나, 내 능력으로 만들어진 어플이라 생각하니 그러려니 했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투성이란 걸 알고 있다.
[성유진레벨: 1
근력: 4 체력: 2 민첩: 3 지능: 1 정력 2
보유 포인트: 10]
“지능 1? 시발놈이! 내가 좀 멍청하긴 해도 1은 아니지! 1은! 그리고 내 정력은 왜? 나 정도면 평균인데. …아. 2가 평균이구나. 그럼 이해가 가지.”
나는 스스로를 위안했다.
사실은 내 정력이 쓰레기란 걸 알고 있었다. 옛날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요즘은 딸딸이를 쳐도 영 시원찮게 사정한다.
화면 속에 있는 내 캐릭터의 가슴을 클릭해봤다.
[포인트를 투자해 문신을 새기거나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머리를 눌러봤다.
[포인트를 투자해 문신을 새기거나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포인트로 성형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나는 야리꾸리한 기분으로 성기를 터치했다.
[포인트를 투자해 문신을 새기거나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성기를 한 번 더 클릭하자 확대되었다. 남의 꼬추였다면 당장 욕을 내뱉었을 테지만, 내 꼬추라 생각하니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혹시 늘릴 수도 있나?”
꼬추를 드래그하자 늘어났다.
[1포인트당 1cm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길이뿐만이 아니라 두께도 마찬가지로 늘릴 수 있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솔직히 내 거기가 좀 작긴 해. 어디까지나 평균보다 아주 약간. 아주 약간 작지만.’
물론 길이만 그렇다는 거다. 나는 두께에 자신 있었다.
나는 고민하다가 5포인트를 투자해 성기의 길이를 눌렸다.
반응은 바로 왔다. 성기가 간질간질 거린 것이다.
나는 잠옷 바지를 벗고 팬티를 내렸다. 성기가 커졌다.
“오오오…!”
쪼물락 쪼물락.
몇 번 주물러 보지만 발기가 되지 않았다. 이참에 정력에 나머지 5포인트를 투자했다.
[성유진레벨: 1
근력: 4 체력: 2 민첩: 3 지능: 1 정력 7]
이번에도 반응은 곧바로 일어났다. 아무 반응 없이 축 늘어져 있던 그곳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꼈다. 조금 만지작거리자 훌륭하게 발기했다. 대충 봐도 16cm는 되는 길이다.
한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길이. 대한민국 평균을 아득히 넘는 길이.
‘이렇게 보니 두께에도 더 투자하고 싶은데… 그건 차차 하면 될 일이고.’
나는 성기에서 손을 뗐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딸딸이가 아니라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화면 아래에 있는 메뉴를 눌렀다.
[보유 특성 목록] [보유 스킬 목록] [보유 소지품 목록] [랜덤 뽑기] [캐릭터 소환] [유희 시작] [유희 관리]총 7개의 메뉴 창이 있었다. 나는 차례대로 다 눌러볼 생각이었다.
특성과 스킬에는 비어있었다. 기본 특성이나 스킬은 없는 모양이다.
소지품 목록은 총 3개의 칸이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비어 있었다. 나는 칸을 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감이라고 할까.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나는 설마설마 하는 심정으로 이불 옆에 있는 물통을 들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화면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물통이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비어 있는 칸에 물통이 하나 그려졌다.
“와우…. 내 능력 개쩌는 거 같은데.”
꺼내기도 쉬웠다. 화면 속의 물통을 두 번 클릭하니 자연스레 꺼내졌다.
나는 웃으며 물통과 철검, 운동복을 집어넣었다.
헌터과는 종종 실습을 한다. 고블린 같은 하급의 몬스터를 상대로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
비능력자였던 나는 이것들을 들고 대학교에 가는 게 힘들었다. 그렇다고 철검을 대학교에 놔둘 수는 없다. 무려 70만 원이 넘는 물건으로 누군가가 훔쳐 갈 수도 있었으니까.
“이제 가볍게 학교에 갈 수 있겠군.”
[랜덤 뽑기]물음표가 그려진 박스가 나타났다.
1포인트로 뽑기 1번을 할 수 있었다.
[초회 한정 무료 3 뽑기!]“거참, 존나 고맙구만.”
나는 망설임 없이 랜덤 박스를 눌러 뽑기를 시작했다.
나는 참는 걸 잘 못 했다. 이런 걸 보면 그냥 확 지른다.
화면 속의 박스가 흔들리며 빛을 냈다. 그 안에서 동그란 무언가가 나왔다.
[소환단.모든 능력치가 1 증가합니다.]
“좋은 아이템인가? 애초에 뭐가 나오는지 전혀 모르니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어.”
나는 화면을 클릭했다.
[소지품 목록이 가득 찼습니다. 자동으로 현물화합니다.]스마트폰에서 동그란 알약이 툭 하고 나왔다. 나는 그걸 들고 이리저리 살펴봤다. 그냥 봤을 땐 검은색 알약으로 토끼 똥 같았다.
“음. 그냥 먹자. 내 능력인데 뭐.”
입안에 그냥 넣었다. 소환단은 혀에 닿자마자 스르륵 녹았다.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몸이 시원해지고, 활력이 돌았다. 능력치를 확인하니 1씩 올라 있었다.
[성유진레벨: 1
근력: 5 체력: 3 민첩: 4 지능: 2 정력 8]
“오. 좋네. 그럼 다음 뽑기다.”
[하얀 손목 보호대자위를 하면 기분이 더 좋아진다.]
“씨발.”
확신할 수 있었다. 꽝이다.
나는 현물화 된 손목 보호대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벽을 향해 내던졌다.
“소환단이 좋은 거였어! 제발 소환단 같은 거 떠라!”
마지막 뽑기를 시작했다.
[스킬, 완전 회복을 획득합니다!] [완전 회복 Lv.1완전히 회복합니다. 모든 상태 이상이 풀리고 상처가 회복됩니다.
쿨타임: 24시간]
나는 두 눈을 부릅떴다. 머릿속으로 스킬의 사용법이 들어왔다.
잠시간 고민하던 나는 실험정신을 발휘했다.
사용법은 간단했다. 내가 스킬을 사용하려고 생각하면 된다.
“완전 회복!”
나는 내 몸을 쳐다봤다. 게임 속 스킬처럼 화려한 이펙트는 없었다. 그러나 내 몸의 변화는 있었다.
“내 몸에 있던 흉터가 전부 사라졌어….”
배꼽 위에 있던 작은 화상 자국. 모기 물린 곳이 그대로 흉터가 된 종아리. 얼굴에 남아 있던 여드름 흉터까지 전부 사라진 것이다.
“거기다 피부까지 좋아졌다. 아, 상태 이상을 완전히 회복한다는 게 이런 건가?”
추측건대 몸속의 내장 상태가 좋아진 것일 거다. 이전에 신체검사에서 간이 좋지 않다고 했는데 이번에 회복된 것이 아닐까.
그 때문인지 내 얼굴이 좀 잘생겨졌다. 이전에는 그냥 평범한 얼굴이었는데 지금은 좀 훈남이 된 것 같았다.
여드름 흉터와 깨끗한 피부는 그만큼 악질적이었다.
“개쩐다. 이거 회복 능력이잖아! 헌터 중에서도 가장 귀한 회복 능력을 가진 헌터…! 나도 귀족이…….”
나는 입을 다물었다.
완전 회복 능력은 자신에게만 통용되는 능력이었다. 게다가 24시간에 한 번 밖에 못 쓴다. 이래서는 헌터의 능력치곤 무척 초라했다.
나는 안타까움의 한숨을 쉬며 다음 메뉴로 넘어갔다.
소환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넘어갔다.
[유희 시작] [현재 하나의 유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20레벨마다 진행할 수 있는 유희의 수가 늘어납니다.] [선택한 창작물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레벨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창작물이 한정됩니다.] [선택 가능한 창작물 목록] -비바람을 피해서 (소설)-1999년의 어느 날 (드라마)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소설)
-악마가 있었다. (영화)
-슈퍼 정력의 흥부와 놀부 (소설)
-백설공주 (동화)
-SV-7495 (AV)
-서바이벌 제로 (만화)
-애마여인 5 (영화)
-너를 보았어 (드라마)
-여대괴담 (영화)
-꼴릿꼴릿 3화 (애니메이션)
-페일드 전기 (소설)
-얼어붙은 왕국 (영화)
…….
선택 가능한 창작물은 수십 개가 넘었다.
하지만 내 눈을 끄는 건 단 하나의 창작물뿐이다.
그것은 일주일 전에 보았던 영상. 그걸 보고 나는 얼마나 감탄했던가.
“…이, 이건.”
나는 내 능력이 무엇인지 감을 잡았다. 그러나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확신을 가지기 위해선 실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딱 맞는 실험물이 여기에 있었다.
나는 SV-7495를 눌렸다.
[SV-7495를 선택했습니다.] [아바타가 생성됩니다.] [유희를 시작합니다.]스마트폰이 강렬한 빛을 냈고, 나는 스마트폰 안으로 정신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
내 눈앞에는 하얀 벽의 2층 주택이 있었다.
나는 가로등 뒤에서 멍하니 입을 벌리고 주택을 보았다. 그러다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앞에 있는 주택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SV-7495는 AV다.
Adult video.
간단히 말해서 일본의 야동이다.
나는 지금 야동 속에 들어와 있다. 눈앞에 있는 이 주택이야말로 증거다.
SV-7495의 타이틀 명은 ‘괴한, 유부녀 집에 침입하다!’로 AV 배우인 쿠토모리 레아의 작품이다.
‘지, 진정해라, 성유진! 아직 여기가 현실이라 생각할 수는 없어!’
나는 심호흡을 했다. 그러지 않으면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았다.
그때, 주택의 현관문이 열리고 한 명의 여성이 쓰레기봉투를 한 손에 들고나왔다.
‘허억!’
나는 경악했다.
몸에 쫙 달라붙는 청바지와 셔츠를 입고 앞치마를 걸친 유부녀가 나왔다.
오뚝한 코와 붉은 입술. 새하얀 피부. 흑갈색 머리카락을 뒤로 한데 묶은 헤어 스타일. 풍만한 엉덩이와 가슴.
모니터로만 보았던 AV배우가 눈앞에 있었다.
‘지, 진짜 쿠토모리 레아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혹시 여긴 AV 촬영 장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다 한 남자를 발견하고 뜨거웠던 머리가 싸늘하게 식었다.
담벼락 뒤쪽에 숨어서 유부녀를 훔쳐보고 있는 아저씨를 발견했다.
‘AV에 자주 나오는 아저씨!’
나는 이를 악물었다.
이 전개.
모를 리가 없었다.
‘야동에선 저 아저씨가 집에 쳐들어가 유부녀를…. 젠장!’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린 유부녀는 집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전개는 뻔했다. 그녀는 문을 잠그지 않을 것이고, 아저씨는 집안으로 침입할 것이다.
‘……정했다.’
나는 짧은 시간 아주 깊게 고민하고 결론을 내렸다.
아저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아저씨를 향해 달려가.
‘아저씨.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드롭킥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