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104)
〈 104화 〉 104. 신의 아틀란티스
104. 신의 아틀란티스
「퍼스트 킬!」
「EF739 튜토리얼 구역 최초로 퍼스트 킬을 달성했습니다.」
「‘퍼스트 킬러’가 주어집니다.」
「근력이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보너스 능력치 포인트 1을 획득합니다.」
「100 AP를 획득합니다.」
「시계탑의 살인귀가 당신에게 흥미를 보입니다.」
퍼스트 킬에 대해선 알고 있었다.
원작에서도 김명진이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죽이고 퍼스트 킬을 달성해 칭호와 보너스 능력치 포인트를 얻으니까.
‘난 별로 퍼스트 킬을 노릴 생각이 없었는데.’
설마하니 이렇게 쉽게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시계탑의 살인귀라. 벌써부터 신좌가 나를 주목할 줄이야. 운이 좋은 건가…? 아니, 나쁜 건가?’
신좌.
이 세계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존재들을 말한다. 흔히 말하는 신(神)뿐만이 아니라 영웅이나 위인들도 신좌인 경우가 많다. 다만 신좌들 중에도 급이 나눠진다.
‘시계탑의 살인귀. 잭 더 리퍼는 원작에서도 나왔어. 계약하면 주어지는 신좌 특성이 밤안개(B)였나.’
밤안개(B)는 자신 주위에 밤안개를 일으키는 특성이다. 또 밤안개 속을 꿰뚫어 볼 수 있다.
시계탑의 살인귀는 신좌의 급이 낮다.
신좌는 일종의 빽이며, 후원자이며, 물주다. 웬만하면 태생이 신인 신좌와 계약하는 것이 좋다.
‘그건 그렇고 이 여자도 운은 더럽게 없구만.’
나는 죽은 여자의 시체를 힐끗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아니지. 미래에서 엄청 고생할게 뻔하니… 이 여자의 입장에선 차라리 지금 죽는 게 더 나을지도.’
아틀란티스는 좋은 곳이 아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딱 그 말이 어울리는 곳이다. 나름의 사회 질서가 존재하지만 결국은 강자들을 위한 세계다.
‘헤이더는 어디에 있으려나.’
헤이더.
현재 튜토리얼 구역에 있는 몬스터다. 죽이면 50AP를 얻을 수 있다. 이놈들은 식량이 있는 곳에 있기 마련이라서 식량을 얻으려면 헤이더를 죽여야 한다.
내 목표는 하이 헤이더다.
D등급의 강함을 가지고 있는 하이 헤이더를 마나를 이용해 잡는 게 내 목표다. 하이 헤이더를 사냥하며 마나를 다루는 실전 감각을 익힐 생각이다
.
‘여기선 죽어도 돼. 어차피 이 세계에 미련은 없으니까.’
나는 마나를 이용해 영천류의 보법을 밟았다. 내 발걸음이 빨라지고 은밀해졌다. 그러나 나는 곧 마나 사용을 멈췄다.
‘…마나 양이 왜 이렇게 적어.’
세계관 패널티.
현재 나는 능력치의 일부만 적용되고 있다.
‘상태창.’
「이름: 성유진
클래스: –
칭호: 퍼스트 킬러.
신좌: –
소속: AL 401 지구.
근력: 8 민첩: 8 체력: 11 마나: 9 행운: 17
보너스 능력치 포인트: 1
고유 특성: 기만(A)」
‘마나에 보너스 능력치를 사용할까.’
잠깐 고민하던 난 행운에 보너스 능력치 포인트를 사용했다.
능력치를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보너스 능력치 포인트는 아주 희귀하게 얻을 수 있다.
마나는 수련을 하면 올라가고 아이템과 영약 등을 이용해 비교적 쉽게 올릴 수 있다. 반면에 행운은 수련같은 통상적인 방법으로 올릴 수 없는 희귀한 능력치다. 당장 도움은 안 되더라도 희소성을 생각한다면 행운을 올리는 게 맞다.
‘행운은 이 세상에서 여러 요소에 영향을 끼치니까.’
알게 모르게 대단한 능력이 행운이다.
아까 여자가 바로 내 근처에 있었던 것도 이 행운 능력치 때문일지도 모른다.
‘마나는 영약으로 올리면 돼. 이참에 마나 영약부터 찾으러 가자.’
•••
나는 숲을 약간 헤매다가 시냇물을 발견했다.
‘튜토리얼의 구조는 모두 똑같아. 나무의 숫자나 존재하는 식량의 양도 다른 튜토리얼 구역과 똑같지.’
시냇물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호수를 발견했다. 나는 호수 주위에 사람들이 있나 한 번 살펴봤다.
아직 사람들이 없는 걸 확인하고 옷을 벗은 뒤 인벤토리에 넣고 손에 화련비도만 쥔 채로 호수에 뛰어들었다.
‘아가미 호흡 사용.’
[아가미 호흡을 사용합니다. 1시간 동안 유지됩니다.]나는 호수 속에서 편하게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서툰 수영으로 호수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호수 바닥 어딘가에 있다고 했는데.’
튜토리얼에는 숨겨진 것들이 제법 있다. 튜토리얼에서만 얻을 수 있는 히든 클래스도 존재한다. 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엄청나게 좋은 클래스는 아니지만.
눈앞에 커다란 상어가 내 쪽으로 헤엄쳐 온다.
‘호수에 웬 상어가… 아니. 깊게 생각하지말자.’
어차피 여긴 소설 속 세계다. 세세한 걸 신경 쓰면 오히려 내가 손해다.
나는 영천기공의 방법으로 내 몸 안의 마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나를 다룰 때 주의해야하는 점은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사용해야 하는 점이다. 마나가 과하면 반발력으로 인해 오히려 내 몸이 위험해진다. 부족하면 반응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진세영은 차라리 과한것보다 부족한 편이 더 낫다고 했다.
나는 마나를 이용해 온몸을 활성화시켰다. 모든 감각이 날카로워지고 몸이 한층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상어가 내 앞에서 입을 쩌억 벌렸다. 흉악한 이빨과 마치 심연같은 목구멍이 보였다.
영천류 실전기 서광(曙光).
내 칼은 마치 빛살처럼 움직였다. 여기가 물속이긴 하지만 나는 마나를 사용하고 있다.
칼날이 상어의 입을 위에서 아래로 양단했다. 나는 멈추지 않고 칼을 휘둘러 상어의 몸을 베어냈다.
상어 한 마리를 작살낸 나는 희열에 몸을 떨었다.
「20 AP를 획득합니다.」
‘캬아! 이거지 이거!’
마나를 사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손맛이 전혀 달랐다. 마나를 사용한 쪽이 단연 압도적으로 뛰어났다. 뭐라고 해야 할까. 10년 전의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새로 나온 부품으로 조립한 컴퓨터로 사용한 느낌이다.
‘이젠 마나 없인 칼도 휘두르기 싫다니까.’
또 다른 상어가 보였다.
상어는 배라도 부른 건지 내게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나는 상어에 관심이 있었다. 내가 상어 쪽으로 다가가 상어를 썰어 죽였다.
‘크흐흐.’
마나 뽕맛은 참을 수 없다.
나는 상어가 더 없나 몇 번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호수 밑바닥에 있는 구멍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구멍 속으로 들어가자 신기하게도 물이 없는 동굴이 나왔다. 동굴 안에는 공기가 가득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랜턴을 꺼내 주위를 밝혔다.
“찾았다. 마나 나무.”
벽 한 쪽에 검푸른색의 나무가 있었다. 잎은 존재하지 않고 앙상한 가지만 있었다. 가지에는 은은하게 빛나는 파란색 열매가 맺혀있다. 겉보기에는 자두처럼 생겼다.
“총 5개. 원작대로군.”
이름은 마나 열매다. 원작에서 그렇게 나왔다. 먹으면 마나가 늘어난다.
‘이거 마나 각성 효과도 있나?’
없을 것이다. 원작에서도 마나 각성 효과가 있다는 말은 없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이 유희 세계는 내가 레벨 35가 되는 순간에 열렸지. ‘백환’ 세계보다 빨랐다면 실험해볼 수 있었겠지만….’
나는 이미 마나를 각성했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었다. 마나가 늘어난다는 사실에 만족하기로 한다.
고민 좀 해봤다. 마나 열매는 꼭 튜토리얼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틀란티스에서도 흔하지 않지만 마나 열매를 구할 수 있다. 또한 AP를 소모해 구입할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이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좀 있어. 튜토리얼 이후도 생각한다면….’
이득을 따져본 결과. ‘신의 아틀란티스’의 세계에 투자를 하기로 정했다.
‘마나 열매 2개를 여기서 복용한다.’
나는 마나 열매 1개를 입에 넣었다.
「마나 열매를 복용했습니다. 마나가 5 상승합니다.」
하나 더 먹는다. 맛은 새콤달콤했다.
「마나 열매를 복용했습니다. 마나가 3 상승합니다.」
「이름: 성유진
클래스: –
칭호: 퍼스트 킬러.
신좌: –
소속: AL 401 지구.
근력: 8 민첩: 8 체력: 11 마나: 17 행운: 18
고유 특성: 기만(A)」
나는 상태창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나는 거의 2배가량 상승했다.
‘아마 이번에 먹으면 마나가 1 오를 거야. 먹을수록 효과가 줄어드니까.’
원작의 강명진도 마나 열매 3개를 먹고 2개는 아껴둔다.
‘현실로 가서 2개 먹고… 1개는 유리아 줘야지.’
현실의 나는 마나 열매 2개를 먹고 마나가 2 상승했다. 마나 열매 1개에 1씩 오른 게 아니었다. 처음 마나 열매를 먹었을 때 마나 능력치 2개가 상승했고, 2개째 마나 열매에선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설마 이 정도로 효과가 떨어질 줄은 몰랐다.
‘그래도 올랐잖아. 만족하자. 만족.’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떠나기 전. 마나 열매가 달려 있던 나무를 쳐다봤다. 나무는 천천히 부서지고 있었다. 다시 열매를 피우는 건 불가능해보였다.
‘미련은 접자.’
나는 다시 호수로 들어갔다. 수면 위에 머리만 내밀어 바깥을 살펴봤다.
“꺄아아아악!”
“도망치지 마! 싸워야해! 저 놈들 과일을 가지고 있어! 식량이야!”
“돌멩이라도 던져!”
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무리가 튜토리얼의 몬스터 헤이더 셋과 맞닥뜨렸다. 나는 조용히 숨을 죽이고 그 장면을 지켜봤다.
‘저 새끼들은 글러먹었다. 각성전의 나보다 더 병신같네.’
헤이더는 온몸이 빨간 인간형 몬스터다. 팔과 다리가 비이상적으로 길쭉하고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이 주 무기다. 일반인 이상의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막 추방자가 된 저들이 헤이더를 죽이려면 전술을 짜거나 전투형 고유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헤이더한테 다 죽겠네. 안 봐도 뻔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액션빔!’
저들을 구해줄 생각? 전혀 없다. 저들이 죽어도 딱히 내 기분이 나빠지는 일은 없고, 반대로 저들을 살려도 내 기분이 좋아지지도 않는다.
나는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것 마냥 상황을 지켜봤다.
“아아아악!”
“오준 씨!”
“씨, 씨발.”
처참했다. 나무 막대기를 든 남자 둘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헤이더에게 죽었고, 다른 남자 한 명은 고유 특성을 발휘했는지 빠른 속도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허나 헤이더도 민첩한 몬스터다. 헤이더 한 마리가 도망치는 남자의 등에 달라붙어 손톱으로 몸을 갈가리 찢어버렸다.
‘1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다른 1명은 쫄아서 싸울 의지가 전혀 안 보이고, 유일한 여자는 남자를 껴안고 뭐하는… 음?’
자세히 보니 여자가 제법 예뻤다. 오피스 룩을 입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얼굴이 좀 예뻤다. 내 취향이었다.
‘가슴도 크네.’
나는 빠르게 헤엄치며 뭍으로 향했다.
헤이더가 남은 일원들을 죽이기 위해 움직이려고 한다. 나는 큰 소리를 내질렀다.
“잠깐! 잠깐!! 멈춰봐!”
어그로는 성공적으로 끌렸다. 3마리의 헤이더가 나를 보더니 달려들기 시작했다. 뭍으로 나온 나는 곧장 마나를 활성화했다.
‘굳이 마나를 사용 안 해도 죽일 놈들이지만…. 난 마나 뽕맛을 느낄려고 이 세계에 왔거든.’
헤이더의 움직임이 느릿하게 보인다. 저들이 느려진 게 아니라 내가 빨라진 것이다.
나는 매끄럽게 칼을 휘둘렀다. 칼은 헤이더의 몸을 부드럽게 베어내 토막친다. 3마리의 헤이더가 죽기까지 3초도 걸리지 않았다.
「50AP를 획득합니다.」
「50AP를 획득합니다.」
「50AP를 획득합니다.」
칼을 허공에 휘둘러 묻은 피를 털어내고 살아있는 3명에게 다가간다.
“가, 감사합니다!”
오른쪽 허벅지에 깊은 상처를 입은 남자가 내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피가 흥건하게 흐르고 있다. 지혈조차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모양이다.
“첫날부터 그 상처면 어차피 얼마 못 가 죽어.”
“네?”
“그냥 죽으라고.”
남자의 목을 베어냈다. 머리가 바닥에 데굴데굴 굴렸다.
「100AP를 획득합니다.」
나는 칼을 찌르는 것보다 베는 것을 선호했다. 이유는 별거 없다. 칼을 찔러 넣은 뒤에 빼낼 때가 좀 귀찮다.
‘세영이 누나의 말로는 전투 중에 칼로 몬스터를 찔렸다가 바로 휘두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던가.’
확실하게 죽일 수 없다면 찌르는 것보다 베는 게 낫다.
나는 남은 남자와 여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가까이서 보니 여자 쪽이 상당한 미인이다. 남자 쪽도 제법 잘생겼다.
‘둘이 얼굴이 좀 닮았군. 남매인가?’
남자가 남동생 쪽으로 보였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듯한 새내기다. 어린 티를 벗지 못했다. 곱게 자랐는지 나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며 벌벌 떨고 있다.
내가 그들을 향해 한 발자국 다가갔다.
“사, 살려주세요! 인하야 너도 빨리…!”
롱 헤어의 여자는 곧장 무릎을 꿇고 목숨을 빌기 시작했다. 남자도 뒤늦게 여자를 따라 무릎을 꿇었다.
“살려주세요! 뭐든지 할게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여자는 제법 머리가 돌아갔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나는 씨익 웃었다.
“뭐든지 한다고? 마침 잡일을 할 놈들이 필요했는데 잘 됐네.”
「마천의 왕이 웃으며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이 새낀 또 뭐야.